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099 : -의 여행 유구 -의 여행 지난


눈의 여행은 유구하고 눈의 여행은 지난하지

→ 눈길은 깊고 눈길은 모질지

→ 눈길은 깊고 눈길은 멀지

→ 눈마실은 길고 눈마실은 고되지

《자꾸만 꿈만 꾸자》(조온윤, 문학동네, 2025) 92쪽


일본말씨로 멋부리는 “눈의 여행 + -은 + 유구하고”에 “눈의 여행 + -은 + 지난하지” 얼개인 보기글입니다. 앞뒤로 짝을 맞추겠다면 “눈길 + -은 + 깊고”나 “눈길 + -은 + 모질지”처럼 적을 수 있어요. “눈마실 + -은 + 길고”에 “눈마실 + -은 + 멀지”처럼 적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여행(旅行) :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 ≒ 객려(客旅)·정행(征行)

유구(悠久) : 아득하고 오램

지난하다(至難-) : 지극히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0 : 시간 청년 시 -게 하였


시간은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

→ 젊은이는 살면서 노래를 믿는다

→ 삶은 꽃한테 노래를 베푼다

→ 봉오리는 살아가며 노래를 본다

→ 젊은이는 노래를 삶으로 품는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9쪽


“시간은 + (누가) + (무엇을) + -게 하였다” 같은 얼거리인 보기글은 잘못 쓰는 옮김말씨입니다. 어쩐지 우리말씨가 아닌 옮김말씨를 써야 멋스럽다고 여기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듯합니다. 아니, 이미 잔뜩 늘어났다고 할 만합니다. 옮김말씨는 우리가 마음을 나누는 말씨하고 멀어요. 이웃말을 헤아리면서 받아들이려는 징검다리로 삼다가 미처 덜 손보았기에 옮김말씨입니다. 우리가 서로 마음을 나누려면 “덜 손본 옮김말씨”를 “차분히 다듬고 추스르고 고치고 손볼” 노릇입니다. 여태껏 노래를 안 믿던 젊은이라지만, 하루하루 살면서 어느새 노래를 믿는다고 합니다. 이제껏 노래는 안 거들떠본 듯한 꽃망울인데, 삶을 누리면서 어느새 노래를 품는다고 합니다. 봉오리가 노래를 봅니다. 삶이 베푸는 노래를 맞아들입니다. ㅍㄹㄴ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6. [물리]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7. [불교] 색(色)과 심(心)이 합한 경계 8. [심리] 전후(前後), 동시(同時), 계속의 장단(長短)에 관한 의식(意識) 9. [철학]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무한히 연속되는 것 10. [북한어] [언어] ‘시제(時制)’의 북한어 11.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

청년(靑年) : 1.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2. 성년 남자

시(詩) : 1. [기독교] 구약 성경 〈시편〉의 글 2. [문학] 문학의 한 장르.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다. 형식에 따라 정형시·자유시·산문시로 나누며, 내용에 따라 서정시·서사시·극시로 나눈다 ≒ 포에지 3. [문학] 한문으로 이루어진 정형시. 고대 중국에서 이루어진 양식으로, 평측과 각운에 엄격하며, 한 구(句)는 네 자, 다섯 자, 일곱 자로 이루어진다. 고시, 절구, 율시, 배율 따위가 있다 = 한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1 : 대설주의보 전하려 대설 속


대설주의보를 전하려 대설 속으로 들어간다

→ 눈보라를 알리러 눈보라를 맞는다

→ 큰눈을 알리러 큰눈을 맞이한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18쪽


눈이 많이 올 적에는 ‘큰눈’이라 합니다. ‘함박눈’이나 ‘소낙눈’이나 ‘벼락눈’일 때가 있습니다. ‘눈보라’가 친다고도 여깁니다. 일본옮김말씨인 “대설 속으로 들어간다”는 “눈보라를 맞는다”로 고쳐씁니다. 우리는 “장마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별빛 속으로 들어가”거나 “봄비 속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장마가 오고, 별빛이 드리우고, 봄비가 내립니다. 이제는 날씨를 우리말씨로 나타낼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대설주의보(大雪注意報) : [지구] 눈이 많이 내려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함을 알리는 기상 주의보. 스물네 시간 동안 5cm 이상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전하다(傳-) : 1. 후대나 당대에 이어지거나 남겨지다 2. 어떤 것을 상대에게 옮기어 주다 3. 남기어 물려주다 4. 어떤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다

대설(大雪) 1. 아주 많이 오는 눈 2. 이십사절기의 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02 : 누군가는 그것 시간 부릅


누군가는 그것을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 누구는 이를 때라고 합니다

→ 이를 하루라고 합니다

《청년이 시를 믿게 하였다》(이훤, 난다, 2025) 33쪽


‘누 + -가’이기에 ‘누가’요, ‘누구 + -가’라서 ‘누구가’입니다. 토씨 ‘-는’을 붙일 적에는 ‘누구는’ 꼴로 적습니다. 영어라면 ‘it’일 테지만, 우리는 ‘그것을’이 아닌 ‘이를’로 받습니다. 저쪽에 있는 누구한테 말을 할 적에 ‘부르다’라 합니다. 어느 곳이나 일에 이름을 붙일 적에는 ‘하다’나 ‘나타내다’나 ‘가리키다’나 ‘일컫다’라는 낱말을 씁니다. 잘못 쓰는 옮김말씨인 “누군가는 그것을 시간이라고 부릅니다”는 통째로 손질합니다. 단출히 “이를 하루라고 합니다”로 적을 만합니다. ㅍㄹㄴ


시간(時間) : 1.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 2. = 시각(時刻) 3. 어떤 행동을 할 틈 4. 어떤 일을 하기로 정하여진 동안 5. 때의 흐름 6. [물리] 지구의 자전 주기를 재서 얻은 단위 7. [불교] 색(色)과 심(心)이 합한 경계 8. [심리] 전후(前後), 동시(同時), 계속의 장단(長短)에 관한 의식(意識) 9. [철학] 과거로부터 현재와 미래로 무한히 연속되는 것 10. [북한어] [언어] ‘시제(時制)’의 북한어 11. 하루의 24분의 1이 되는 동안을 세는 단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로열젤리royal jelly



로열젤리(royal jelly) : [동물] 여왕벌이 될 새끼를 기르기 위하여 꿀벌이 분비한 하얀 자양분의 액체 = 왕유

royal jelly : 로열 젤리

ロイヤルゼリ-(royal jelly) : 로열 젤리, 왕유(王乳)



영어 ‘로열젤리’를 그냥 우리 낱말책에 싣는데, 한자말로는 ‘왕유(王乳)’라 한다는군요.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이름을 붙일 만합니다. 어미벌이 새끼벌을 살리는 밑힘을 이룬다면 ‘벌젖’이라 할 만하고, ‘꽃젖·살림젖’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으뜸벌이 누리는 물이기에 ‘꼭두젖·임금젖’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일벌이 만들어 주는 로열젤리를 먹어요

→ 일벌이 내주는 벌젖을 먹어요

→ 일벌이 내놓는 꽃젖을 먹어요

→ 일벌이 짜내는 꼭두젖을 먹어요

→ 일벌이 베푸는 임금젖을 먹어요

《와, 달콤한 봄 꿀!》(마리 왑스/조민영 옮김, 파랑새, 2009) 1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