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16 : 좋은 서평지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좋은 서평지를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 책이야기책을 잘 엮으려고 밤낮 애쓰는

→ 책노래책을 알뜰히 여미려고 늘 땀흘리는

→ 책수다책을 알차게 묶으려고 그토록 힘쓰는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김두얼 엮음, 알렙, 2025) 5쪽


‘서평’이란 ‘책글’을 가리킵니다. 책을 다루는 글이라 ‘책글’이기에, 책글을 다루는 책이라면 ‘책글책’일 테지요. 일본말인 ‘서평지’를 그대로 쓰는 분이 많습니다만, ‘책이야기책’이나 ‘책노래책·책수다책’처럼 우리말씨로 풀어내는 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책이건 달책이건 ‘만들’지 않아요. 책은 엮거나 여미거나 묶습니다. 또는 ‘짓다’로 나타냅니다. 밤낮 애쓰는 손길을 타고서 별빛처럼 태어납니다. 늘 땀흘리는 손끝을 거쳐서 푸른숲처럼 피어납니다. ㅍㄹㄴ


서평(書評) : 책의 내용에 대한 평

-지(誌) : ‘잡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불철주야(不撤晝夜) : 어떤 일에 깊이 빠져서 조금도 쉴 사이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아니함. ‘밤낮없이’로 순화 ≒ 야이계주·주이계야

노력(努力) :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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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17 : -ㅁ 안 불편함들 -고 있


이 어려움을 넘어서서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불편함들이 기다리고 있다

→ 이 어려운 고비를 넘어서 들여다보면 또 힘겨운 고비가 있다

→ 이 어려운 길을 넘어서 들어서면 또 거북한 길이 나온다

→ 이 어려운 늪을 넘어서면 또 고단한 늪이 있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7》(김두얼 엮음, 알렙, 2025) 106쪽


어느 책을 읽을 적에 가시밭길처럼 어려운 줄거리를 넘어서고 나서 새삼스레 힘겹거나 고단하다고 느낄 줄거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책읽기는 “안으로 들어가기”가 아닌 “들여다보기”인데, 이 보기글에서는 “고비를 넘어서 들어서면”처럼 빗대어도 어울립니다. 이 보기글은 워낙 “어려움을 넘어서서”와 “불편함들이 기다리고 있다” 같은 옮김말씨를 앞뒤로 쓴 터라, 이 대목을 통째로 다듬을 노릇입니다. ㅍㄹㄴ


불편(不便) : 1.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이 거북하거나 괴로움 2. 몸이나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괴로움 3. 다른 사람과의 관계 따위가 편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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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18 : 타자 구별 즉각적 동일시 연민 타자 외형 종 종류 공동체 분류 생명체 인식


나와 타자를 구별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동일시하는 연민은 타자를 외형에 따라 종, 종류, 공동체로 분류하지 않고 다 같은 생명체로 인식한다

→ 나와 너를 가르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으로, 남을 겉모습에 따라 씨·갈래·무리로 가르지 않고 다같이 숨결로 여긴다

《동물주의 선언》(코린 펠뤼숑/배지선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9) 12쪽


나와 너를 가르지 않는 눈이라면, 나와 남이 언제나 다르되 하나인 숨빛인 줄 알아봅니다. 나랑 너를 한마음으로 느끼니, 서로 어떤 씨나 갈래이나 무리이건 대수롭지 않아요. 늘 다같이 빛나는 숨결로 헤아립니다. 온누리 뭇숨결은 이 별에서 함께 어울립니다. 문득문득 느껴 봐요. 누가 높거나 낮지 않기에, 누구를 불쌍하거나 딱하게 여길 일이 아닌, 나란히 사랑으로 이을 마음입니다. 겉모습이 아닌 속빛을 살피면서 서로 새롭게 만날 사이입니다. ㅍㄹㄴ


타자(他者) : 자기 외의 사람

구별(區別) :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남. 또는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갈라놓음

즉각적(卽刻的) : 당장에 곧 하는

동일시(同一視) : 1. 둘 이상의 것을 똑같은 것으로 봄 ≒ 동일화 2. [심리] 정신 분석학에서, 다른 개인이나 집단의 특징을 자신의 것과 동일하게 여기는 정신적 조작

연민(憐憫/憐愍) :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

외형(外形) 1. 사물의 겉모양 2. 겉으로 드러난 형세

종(種) : 1. 식물에서 나온 씨 또는 씨앗 = 종자(種子) 2. 사물의 부문을 나누는 갈래 = 종류(種類) 3. 종류를 세는 단위 4. [논리] = 종개념 5. [생물] 생물 분류의 기초 단위. 속(屬)의 아래이며 상호 정상적인 유성 생식을 할 수 있는 개체군이다

종류(種類) : 1. 사물의 부문을 나누는 갈래 2. 갈래의 수를 세는 단위

공동체(共同體) : 1. [사회 일반]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하는 집단 2. [사회 일반] 인간에게 본래 갖추어져 있는 본질 의사에 의하여 결합된 유기적 통일체로서의 사회 = 공동 사회

분류(分類) : 1. 종류에 따라서 가름. ‘나눔’으로 순화 2. [논리] 유개념의 외연에 포함된 종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

생명체(生命體) : 생명이 있는 물체

인식(認識) : 1.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앎 2. [심리] 자극을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일련의 정신 과정. 지각, 기억, 상상, 개념, 판단, 추리를 포함하여 무엇을 안다는 것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용어로 쓴다 = 인지 3. [철학]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물에 대하여 가지는, 그것이 진(眞)이라고 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개념. 또는 그것을 얻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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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19 : 자연상태 장기 비행 전 자연스런 방법 당연 비행 적합 정도 절제


자연상태에서 오리나 거위는 장기 비행을 하기 전에 자연스런 방법으로 살을 찌우는데, 당연하게도 비행에 적합한 정도로만 절제한다

→ 들숲에서 오리나 거위는 오래 날기 앞서 차근차근 살찌우되, 날기 알맞게 먹는다

→ 들오리나 들거위는 오래 날기 앞서 천천히 살을 찌우되, 날 수 있을 만큼 먹는다

《동물주의 선언》(코린 펠뤼숑/배지선 옮김, 책공장더불어, 2019) 109쪽


들이며 숲에서 살아가는 오리나 거위가 있습니다. 들오리나 숲거위는 오래오래 날려면 살찌워야 하는 줄 압니다. 그러나 게걸스레 먹지 않아요. 하늘을 날기에 알맞도록 찬찬히 먹고 삼갈 줄 압니다. 들빛으로 몸을 북돋웁니다. 숲빛으로 몸을 돌봐요. 날갯짓뿐 아니라 걷기와 달리기를 하는 누구나 매한가지입니다. ㅍㄹㄴ


자연(自然) : 1.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2.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3.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7. 사람의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 자연히

상태(狀態) : 사물·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장기(長期) : 긴 기간 = 장기간

비행(飛行) : 공중으로 날아가거나 날아다님

전(前) : 1. 막연한 과거의 어느 때를 가리키는 말 2. ‘이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 ‘앞’의 높임말 4. 이전의 경력을 나타내는 말 5. ‘이전’ 또는 ‘앞’, ‘전반기’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자연스럽다(自然-) : 1.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 2.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 3. 힘들이거나 애쓰지 아니하고 저절로 된 듯하다

방법(方法) : 어떤 일을 해 나가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

당연하다(當然-) : 일의 앞뒤 사정을 놓고 볼 때 마땅히 그러함

적합(適合) : 일이나 조건 따위에 꼭 알맞음 ≒ 의합

정도(程度) : 1. 사물의 성질이나 가치를 양부(良否), 우열 따위에서 본 분량이나 수준 2. 알맞은 한도 3. 그만큼가량의 분량

절제(節制) : 정도에 넘지 아니하도록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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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카시 장의사 2
Yukiko AOTA 지음, 박소현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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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17.

책으로 삶읽기 1057


《아야카시 장의사 2》

 아오타 유키코

 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3.30.



《아야카시 장의사 2》(아오타 유키코/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을 돌아본다. 마음을 읽지 못 한다고 여겨서 마냥 슬퍼하는 이웃이 있고, 마음을 읽지 못 한다고 여기지 않으면서 ‘어떤 다른 몸인 숨결’하고도 동무하려는 이웃이 있다. 쓰는 말이 다르기에 마음을 못 읽지 않는다. 먼나라 사람하고 처음 마주하더라도, 서로 쓰는 말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몸짓과 얼굴빛과 기운으로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다. 서로 쓰는 말은 같지만, 꾸미거나 속이거나 감추거나 치레하거나 덮어씌우느라 마음이 도무지 못 만나기 일쑤이기도 하다. 참으로 우리는 서로 모를 수 없다. ‘모르는 시늉’이나 ‘모르는 척’을 한다고 보아야 맞다. 내가 너한테 말을 하는 만큼, 나는 네가 들려주는 말을 들으면 되고, 네가 나한테 말을 하는 만큼, 너도 내가 들려주는 말을 들으면 된다. 이렇게 말을 나누다 보면 차츰차츰 마음이 흐르면서 ‘이야기(잇는 말)’을 이루니, 뜻도 길도 다르다지만 한마음과 새마음을 이루게 마련이다. 다가서기에 마음을 느끼고, 다가오기에 마음을 헤아린다.


ㅍㄹㄴ


“난 언제든 아름답게 빛나고 싶거든. 쓰레기라는 소리를 들어도, 흉터가 있어도, 할머니가 되어도, 죽는다고 해도.” (63쪽)


“그런데 아니었어. 정말 소중한 건 이미 저 아이 안에 있었던 거야.” (104쪽)


“이사라는 아직 어려서 잘 쓸 수 없지만, 어른이 되면 이사라도 누군가를 치유해 주렴.” (157쪽)


“그들이 내 언어를 알아차려 준 거겠지.” (206쪽)


#あやかしの葬儀屋 #あおたゆきこ


+


사체의 기억을 본다는데

→ 주검 옛일을 본다는데

→ 송장 옛생각을 본다는데

19쪽


우린 인간에 비해 단명하는 종족이야

→ 우린 사람보다 짧게 사는 겨레야

→ 우린 사람보다 일찍 죽는 겨레야

80쪽


이미 화장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

→ 이미 불살라서 이곳에 있지 않아

→ 이미 불태워서 이 터에는 없어

88쪽


외톨이인 내게 무상의 사랑을 나눠줬어요

→ 외톨이인 내게 그냥 사랑을 나눠줬어요

→ 외톨이인 내게 사랑을 나눠줬어요

15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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