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0.


《묻다》

 문선희 글·사진, 책공장더불어, 2019.3.8.



왼팔뚝이 두 달 즈음 찌릿거린다. 지난날(1998년)에는 두바퀴를 달리다가 쇠(자동차)한테 치여서 길바닥에 구르는 바람에 왼어깨랑 왼팔뚝이랑 왼무릎이 바보가 되어 열 몇 해를 앓은 적이 있다. 이러다가 시골로 삶터를 옮겨서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숲살림을 품으면서 어느새 나았고, 올해에 이래저래 서울(도시)로 바깥일을 자주 다니면서 왼팔뚝이 도졌다. 언뜻 보면 왼팔에 이모저모 ‘손대야(수술)’ 한다고 여길 테지만, 집안일과 숲빛을 알맞게 맞이하면서 찬찬히 돌보는 길이 제대로 이바지한다고 느낀다. 밥을 하거나, 빨래를 하거나, 짐을 나르거나, 책이나 붓을 쥐거나, 작은아이랑 놀거나, 이래저래 팔을 쓸 적에 멀쩡할 때하고 찌릿해서 처질 때가 있다. 그러니까 마음뿐 아니라 몸은 스스로 다루고 놀리고 살피는 동안 ‘낫는길’을 스스로 알아채서 바꿀 수 있다. 《묻다》를 되새긴다. 가두리로 살점은 찌우려 하니 소도 돼지도 닭도 파묻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고기짐승만 가두리가 아니다. 논밭도 가두리요, 서울과 배움터(학교·학원)도 가두리에, 글밭도 가두리이다. 온통 온곳이 가두리로 숨막힌다. 해바람비가 드나들지 못 하는 가두리에서 꿈싹이 메다르지만, 어느새 너도 나도 잊고 팽개치고 등진다.


RFK Jr: We have the 'sickest country' in the world

https://www.youtube.com/watch?v=as5LcyuPTek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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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9.


《피카소는 미쳤다!》

 리타 페르스휘르 글/유혜자 옮김, 두레, 2001.8.6.



나래터를 다녀오려고 읍내에 간다. 가랑비가 오기에 슈룹을 챙기지만 쓰지는 않는다. 빗물을 즐기며 걷는다. 빗줄기가 굵을 무렵에 등짐이 안 젖도록 슈룹을 편다. 아니, 걸으면서 책을 읽으려고 슈룹을 폈다. 종이는 빗물에 젖으니까. 저잣마실까지 마치고서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내가 나를 보기에도 나는 참 책벌레이다. 어쩜 빗방울이 굵다는 핑계로 슈룹을 겨드랑이에 끼고서 책을 펴는가. 다만 이렇게 쪽틈을 내어 읽을수록 책맛이 더 달다. 《피카소는 미쳤다!》를 새삼스레 들춘다. 여러모로 살갑게 줄거리를 펴는 어린이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읽히기 어려웠지 싶다. 아이어른이 나란히 걷고 살림하고 마주하는 하루를 그리는 수수한 이야기일수록 안 읽거나 밀치는 우리나라 같다. ‘다투거나 싸우면서 앙금을 푸는 배움살이(학교생활)’를 꼭 짚거나 다뤄야 한다고 얽매이기까지 한다. ‘창비어린이’에서 마을책집에까지 보낸 ‘창비어린이 공모전 알림글’을 보니 ‘어린이문학에 담아야 할 글감’까지 아주 못박더라. 왜 이래야 할까? 왜 이러나? 시골에서 손수 살림짓는 푸른어린이 삶을 그리면 ‘공모전 자격미달’이네. 멧골이나 바다에서 스스로 살림을 펴는 아이들 삶을 아이 눈빛으로 담아도 ‘공모전 참가금지’이고.


#아빠의만세발가락 #JuBeltenen #RitaVerschuur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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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준지의 고양이일기 욘&무
이토 준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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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0.

만화책시렁 667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

 이토 준지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0.3.15.



  고양이는 걸어다닙니다. 이따금 휙 달려들어 사냥할 때가 있되, 으레 차분히 걷습니다. 낯설거나 달갑잖은 사람이 자꾸 다가서면 종종걸음을 치는데, 어쩐지 좇아온다고 느끼면 휙 몸을 돌려서 얼른 떼놓습니다. 우리는 고양이마냥 느긋이 걷지 않습니다. 자꾸 달리고, 새치기를 하고, 밀치거나 우르르 몰려다니는데, 크고 묵직한 쇳덩이에 몸을 싣고는 부릉부릉 매캐한 방귀를 잔뜩 내뿜기까지 합니다.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를 보면, 어쩌다가 집에 들인 고양이 두 마리하고 어떻게 하루하루 살아가는가 하는 줄거리가 흐릅니다. 그런데 어떤 고양이라 하더라도 “구태여 사람한테서 사랑받을 마음”이지 않습니다. 사람이 나(고양이)를 귀여워하거나 좋아하거나 대수롭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짝 귀찮거나 꽤 성가시지만 “으레 사람을 귀엽게 보아준다”고 할 만합니다. 사람이 내어주는 밥도 그냥그냥 받아먹되, 언제나 스스로 사냥해서 “제대로 맛있게 밥살림”을 즐기는 고양이입니다. 그러나 온누리 뭇숨결이 다 고단해요. 사람들이 들숲메를 함부로 밀면서 새가 줄고 쥐가 줄고 사냥감이 나란히 줄거든요. 사냥터와 사냥감을 빼앗기고 잃은 고양이는 들빛을 잃어갈밖에 없는데, 사람도 나란히 사랑이라는 빛을 잃는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쭈쭈해! 나한테도 쭈쭈해!” “후후후, 쭈쭈는 나한테밖에 안 해.” “끄으으으으.” (22쪽)


“강아지풀 장난감은 고양이의 마음을 자극해 줘야 해. 잘 봐. 우선 멈춘다. 그리고 움직인다! 무조건 흔든다고 되는 게 아냐. 한번 해 봐.” (33쪽)


‘욘은 A코의 친정에서 여라 차례 탈출을 감행. 바깥세상의 즐거움을 알고 있단 말이지!’ (71쪽)


#いとうじゅんじ #伊藤潤二 #伊藤潤二の猫日記 #よん&む


+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이토 준지/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0)


난 개도 좋아하지만, 역시 고양이파야

→ 난 개도 좋지만, 고양이가 더 좋아

→ 난 개도 좋지만, 좀더 고양이 쪽이야

4쪽


J군, 캣타워 왔으니까 조립해도 좋아

→ ㅈ씨, 괭이돼 왔으니까 맞춰도 돼

→ ㅈ씨, 냥이돼 왔으니까 붙여도 돼

5쪽


그리고 지구전이 시작되었다

→ 그리고 버티기이다

→ 그리고 뻗대기이다

64쪽


이렇게 욘의 대탈주는 실패로 끝났다

→ 이렇게 욘은 달아나려다 막혔다

→ 이렇게 욘은 빠져나가려다 못했다

66


드디어 천하를 얻었구나

→ 드디어 다 얻었구나

→ 드디어 모두 얻었구나

78


거세할 시기가 다가왔다

→ 뗄 때가 다가왔다

→ 없앨 때가 다가왔다

→ 지울 때가 다가왔다

83


시내의 동물병원으로

→ 한길 들돌봄터로

→ 큰길 들돌봄울로

83


고양이가 실례를

→ 고양이가 쉬야를

→ 고양이가 오줌을

102


식사제한을 좀 해야겠어

→ 밥을 좀 줄여야겠어

→ 군살을 좀 덜어야겠어

104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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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cm의 풍경 2
히루노 츠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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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9.20.

만화책시렁 767


《133cm의 풍경 2》

 히루노 츠키코

 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4.11.25.



  누구나 익히면서 알고 나눌 길이라면 ‘살림’입니다. 살림을 여는 길은 언제나 ‘집’입니다. 집이란, “짓는 곳”입니다. 우리는 먼저 집부터 지어 놓고서, 바로 이 집에서 온살림을 차근차근 짓고 누리고 나누고 베풀고 즐기면서 스스로 빛나고, 곁님하고 반짝이며, 아이를 낳아 눈부십니다. 다만 꼭 짝을 맺거나 아이를 낳아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짓는 곳인 ‘집’”은 있어야지요. 《133cm의 풍경》은 얼핏 어린이처럼 보이는 작은 키와 몸으로 살아가는 아가씨가 둘레를 어떻게 보고 느끼고 마주하면서 ‘새마음으로 자라는가’ 하는 나날을 들려줍니다. ‘133cm 아가씨’를 겉몸으로만 흘깃 본다면 속마음뿐 아니라 사랑을 도무지 못 읽어요. 이와 달리 ‘이름이 ○○인 사람’으로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할 적에는, 함께 즐겁고 나란히 새로우며 다같이 살림꽃을 피우는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날에는 ‘집’을 너무 잘못 다루고 잘못 볼 뿐 아니라 잘못 말하기 일쑤입니다. ‘집사람’이란 ‘집지기’와 같은 뜻이면서 ‘집꽃’으로 여겨야 할 텐데, 가시내를 얕보거나 억누르거나 들볶던 얼뜬 굴레를 ‘집’이라는 낱말에 함부로 들씌우기까지 합니다. 아이어른 모두 집부터 포근히 누려야 사랑을 알아보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ㅍㄹㄴ


“나오미가 더 크다는 이유만으로 투덜거리는 인간이면, 우리가 따끔하게 야단쳐 줄게.” (21쪽)


‘내 몸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오답이란 말을 듣는 것 같아.’ (55쪽)


“다들 작고 귀엽고 얌전한 여자를 좋아하잖아. 키가 커서 좋다고 생각한 적 없어.” (99쪽)


“나는 인기를 얻으려고 사는 게 아니야. 그런 건 관심 없어.” (109쪽)


#133cmの景色 #ひるのつき子


+


《133cm의 풍경 2》(히루노 츠키코/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4)


나 같은 게 오면 안 될 것 같아서

→ 내가 오면 안 될 듯해서

6쪽


모두가 연애 감정을 키워 가는 가운데 나는 웃으면서 방관자를 연기하고 있었다

→ 모두가 가슴뛰는데 나는 웃으며 구경하는 척한다

→ 모두가 설레는데 나는 웃으며 모르는 체한다

→ 모두가 들뜨는데 나는 웃으며 딴청을 한다

48쪽


나는 이와미 군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은 것 같아

→ 나는 이와미 씨를 거의 몰라

→ 나는 이와미 씨를 잘 몰라

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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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8.


《교실 수면 탐구 생활》

 정지은 글·그림, 우리학교, 2019.7.26.



가을로 접어든 철에는 미닫이를 열면 된다. 그러나 조금만 덥구나 싶으면 찬바람(에어컨)을 틀어놓는 분이 많다. 바깥바람이 들어와서 훅 바뀌기까지 살짝 기다리면 될 텐데, 둘레를 보면 이만 한 짬을 못 기다리기 일쑤이다. 순이돌이는 언제나 ‘하나 + 하나’라는 결에 맞추어 태어난다. 사내바보(남아선호)에 사로잡힌 나머지 딸을 함부로 굴린 슬픈 굴레에 갇힌 터라 삶길이 흔들릴 뿐이다. 온누리 암수(여남)는 고루 태어나서 자라고 어울려서 새롭게 한빛을 이루기에 들숲메바다가 푸르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서울(행정수도)을 ‘서울’도 ‘세종’도 아닌 ‘부산’으로 삼을 노릇이지 싶다. 아니, ‘서울(수도)’을 해마다 옮겨야지 싶다. 나라지기와 나라일꾼은 해마다 일터를 골고루 돌면서 온나라를 살펴야지 싶다. 해마다 뭇고을을 돌면서 일하면 막삽질이 사라지면서 서로돕기와 어깨동무가 저절로 피어날 테지. 《교실 수면 탐구 생활》을 읽었다. 배우러 나온 아이들이 배우지 않고서 자는 이 나라는 더없이 딱하다. 왜 아이들은 안 배우고서 엎드리거나 꾸벅꾸벅 졸아야 하는가. 이 아이들은 푸른철에 왜 살림도 사랑도 숲도 등진 채 수렁(대학입시)에 얽매여야 하는가. 누가 아이들 발을 묶는가. 이제는 길(학교·집·마을·나라·일터)을 새로 짤 노릇이라고 본다. 종이(졸업장)를 따서 돈벌이를 찾아나서는 틀이 아닌, 스스로 살림을 짓도록 북돋우고 이끄는 ‘참살림터’로 바꿔야지 싶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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