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9.


《피카소는 미쳤다!》

 리타 페르스휘르 글/유혜자 옮김, 두레, 2001.8.6.



나래터를 다녀오려고 읍내에 간다. 가랑비가 오기에 슈룹을 챙기지만 쓰지는 않는다. 빗물을 즐기며 걷는다. 빗줄기가 굵을 무렵에 등짐이 안 젖도록 슈룹을 편다. 아니, 걸으면서 책을 읽으려고 슈룹을 폈다. 종이는 빗물에 젖으니까. 저잣마실까지 마치고서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내가 나를 보기에도 나는 참 책벌레이다. 어쩜 빗방울이 굵다는 핑계로 슈룹을 겨드랑이에 끼고서 책을 펴는가. 다만 이렇게 쪽틈을 내어 읽을수록 책맛이 더 달다. 《피카소는 미쳤다!》를 새삼스레 들춘다. 여러모로 살갑게 줄거리를 펴는 어린이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읽히기 어려웠지 싶다. 아이어른이 나란히 걷고 살림하고 마주하는 하루를 그리는 수수한 이야기일수록 안 읽거나 밀치는 우리나라 같다. ‘다투거나 싸우면서 앙금을 푸는 배움살이(학교생활)’를 꼭 짚거나 다뤄야 한다고 얽매이기까지 한다. ‘창비어린이’에서 마을책집에까지 보낸 ‘창비어린이 공모전 알림글’을 보니 ‘어린이문학에 담아야 할 글감’까지 아주 못박더라. 왜 이래야 할까? 왜 이러나? 시골에서 손수 살림짓는 푸른어린이 삶을 그리면 ‘공모전 자격미달’이네. 멧골이나 바다에서 스스로 살림을 펴는 아이들 삶을 아이 눈빛으로 담아도 ‘공모전 참가금지’이고.


#아빠의만세발가락 #JuBeltenen #RitaVerschuur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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