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나’라는 사람



부산 송정에서 하루를 묵는데

새벽 06:12까지 술노래가 길가에 쩌렁쩌렁

멍하니 씻고 추슬러서 1003버스를 탄다

기장으로 오는 길에 손님은 나 하나


교리초등학교 앞에서 내려 걷는다

젓가락마냥 가지가 사라진 나무가 있네

아! 칡냄새!

호박꽃과 수세미꽃도 본다

노랑나비가 난다


이곳 이 마을 꽤 재미나다


2025.9.20.흙.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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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9.


《기후 미식》

 이의철 글, 위즈덤하우스, 2022.8.17.



새벽 02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연다. 04시에 씻고서 짐을 꾸린다. 06시 즈음에 글일을 마치고서 07시에 집을 나서려는데 작은아이부터 잠에서 깨고는 “언제 오셔요?” 하고 묻는다. “오늘 모레 글피 일하고서 달날에 돌아오지.” 하고 얘기하고는 등을 토닥토닥한다. “언제나 즐겁게 배우고 놀고 살림하는 하루 누리셔요.” 하고 속삭인다. 논둑길을 걸어서 옆마을로 간다. 고흥읍을 거쳐서 부산으로 간다. 어제(9.18.) 갓 열었다는, 부산 사하구 마을책집 〈마음서가〉를 찾아간다. 마을빛을 누리고서 보수동으로 건너가는데 감천마을에 구경손님이 엄청나네. 버스가 이런 길을 지나가는 줄 몰랐다. 다시 전철을 갈아타서 〈책과 아이들〉에 닿는다. 오늘 펴는 ‘내가 쓰는 내 사전’ 모임은 ‘사람·사랑’ 두 낱말을 우리 나름대로 풀이하는 자리이다. 그야말로 까다롭거나 힘들 수 있지만, 우리는 바로 ‘사람·사랑’부터 마음에 고이 말씨(말씨앗)로 새기고서 하루를 살아갈 노릇이라고 본다. 《기후 미식》을 읽는 내내 아쉬웠다. 독일말을 옮겼다는 ‘기후 미식’인데, ‘날씨맛·날씨와 밥·날씨를 먹다·날씨맛빛·날씨꽃’처럼 ‘날씨’를 바라볼 노릇이다. 또한 언제 어디에서나 손수짓기를 하면 된다. ‘사먹는’ 길만 다룬다면 안 바뀐다. 날과 철과 해에 따라 어떤 풀꽃나무가 자라는지 살펴야 날씨꽃을 알 텐데.


ㅍㄹㄴ


은행권 노사,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합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0672?sid=101


'억대 연봉' 은행원 파업하더니…은행 창구 1시간 빨리닫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93776?sid=10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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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9.18.


《원전집시, 피폭 하청 노동자의 기록》

 호리오 구니에 글/고노 다이스케 옮김, 무명인, 2017.3.11.



아침에 뒷간을 치운다. 집안일을 하고, 밥을 차리고, 씻고, 글살림을 여미고서, 〈책숲 1023〉을 글자루에 담는다. 읍내 나래터(우체국)로 부치러 나간다. 큰아이랑 함께 시골버스를 탄다. 거님길과 길섶을 몽땅 차지하는 쇠(자동차)를 언제나처럼 본다. 은행나무 곁에서 조그맣게 싹트는 작은 은행나무를 본다. 집으로 돌아오고서 저녁을 먹고, 씻고, 둘러앉아 이야기하다가 함께 촛불보기를 한다. 촛불보기를 하면, 촛불을 거쳐서 빛살이 스며들고 이야기가 흘러들면서 앙금이 녹는다. 이러면서 스스로 바라보는 꿈그림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 촛불이 들려주는 말을 한참 이야기하고서 자리에 누워 풀벌레노래를 듣는다. 《원전집시, 피폭 하청 노동자의 기록》을 되읽는다. 이 책이 갓 나온 지 벌써 여덟 해로구나. 얼마나 읽혔을까. 눈여겨보는 이웃은 무엇을 느낄까. ‘피폭 하청노동자’라는 이름을 어느 만큼 헤아릴까. 돈터(은행)에서 일하는 사람은 ‘나흘쯤일(주4.5일제)’을 바란다고 한다. 그런데 숱한 사람은 ‘이레일(주7일노동)·엿새일’을 할 뿐 아니라 ‘하루 열두 시간’을 가볍게 일하기도 한다. 일을 덜 하려고 하기보다는 “일자리 나눔”을 할 노릇이지 않을까? 일자리 품을 넓히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찾아야 맞지 않을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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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싸울 가치가 있다 3
코다마 하츠미 지음, 김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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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4.

책으로 삶읽기 1059


《이 세상은 싸울 가치가 있다 3》

 코다마 하츠미

 김수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8.30.



《이 세상은 싸울 가치가 있다 3》(코다마 하츠미/김수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을 가만히 읽는다. ‘불타오르던 아이’는 이제 조금씩 주먹을 내려놓는다. 아니, 주먹에서 힘을 뺀다. 주먹을 휘두르면서 앙갚음하려는 마음을 하나하나 풀면서 “나는 어떻게 살고 싶지?” 하고 묻는다. 그토록 마음으로 감추고 닫아걸던 응어리가 정작 하나같이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아채면서 “굳이 더 살아야 하지 않”으면서도 “애써 일찍 죽어야 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바야흐로 삶을 바라보는 자리에 선다. 여태 안 쳐다보던 삶을 물끄러미 되새길 틈을 느긋이 둔다. 얼핏 보니, 요새는 싸움터에 들어간 젊은사내가 옷가지를 이쁜 꾸러미에 담아서 집으로 보낸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그냥 누런종이에 싸서 '받는몫(착불)'으로 후줄그레하게 보냈다. 예전처럼 누런종이에 후줄그레하게 싸서 보내면 어버이로서는 울컥할 만할 수 있겠구나 싶은데, 반듯한 꾸러미에 차곡차곡 담아서 보내주니 아무렇지 않게 느낄 만하다. 바꾸려는 마음이란 가꾸려는 마음이다. 살려는 마음이란 배우려는 마음이다. 죽으려는 마음이란 안 배우려는 마음이니, 언제나 차근차근 오늘 하루부터 즐겁게 누릴 노릇이지 싶다.


ㅍㄹㄴ


“즐거워 보여서 치사하다고는 생각해요.” (12쪽)


“아니, 그치만 주임님. 그 회사에서 그런 짓거리를 하고 다니면서 스트레스 쌓일 일이 있었어요? 와? 진짜 그냥 먼저 태어났을 뿐인 인간인 거네요. 무섭다.” (57쪽)


“아버지는 ‘아픈 아이를 간호하며 살아가는 올바른 아버지’의 모습을 필사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납득하고 싶어서 너무 미화시킨 건지도 모르지만.” (77쪽)


“대체 뭐가 정답인데! 젠장∼∼!” (142쪽)


“누구나가 다 꾸밈없는 본래의 자신과, 장소에 맞춰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갖고 있으니까.” (147쪽)


#この世は戰う價値がある

#こだまはつみ


+


심지어 우리가 개시 손님이네∼

→ 게다가 우리가 마수손님이네!

→ 더구나 우리가 첫손님이네!

27쪽


2탄째로 들어가네요

→ 두 발째네요

→ 다음이네요

41쪽


화학반응이 오는 그 순간을 뇌리에 잘 새기고 와

→ 들끓는 그때를 머리에 잘 새기고 와

→ 끓어오르는 때를 마음에 잘 새기고 와

15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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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대마경 11 - S코믹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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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4.

책으로 삶읽기 1061


《천국대마경 11》

 이시구로 마사카즈

 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5.9.17.



《천국대마경 11》(이시구로 마사카즈/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5)를 읽다가 문득 느낀다. 이 그림꽃은 첫걸음부터 열한걸음에 이르도록 ‘망가진 나라’를 다루는데, 정작 이 줄거리에 나오는 사람 어느 누구도 ‘짓기’를 안 한다. 다들 ‘얻기’나 ‘훔치기’로 살아간다. 물은 어떻게 마시는가? 꼭지만 틀면 줄줄줄 나와야 하나? 빛(전기)은 어떻게 쓰는가? 단추만 딸깍 누르면 반짝반짝 나와야 하나? 가게에는 어떻게 온갖 먹을거리와 살림이 있는가? 이미 망가진 나라인데 누가 뚝딱뚝딱 만들어서 실어나르는가? 땅이 드넓어도 땅을 일구는 사람은 아무도 안 나온다. 모두 서울(도시)에 스스로 갇힌 채 남이 도와주거나 베풀기를 기다린다. 나이가 몇 살 안 되는 푸름이조차 아무렇지 않게 목숨을 앗는 죽임질을 할 줄 알고, 살섞기에 마음을 빼앗긴다. 땀흘리는 사람이 없고, 땅과 땀이 나란한 줄 알아채는 사람이 없고, 기름도 그냥 어디에서 솟는 듯싶고, 망가진 나라에서조차 이제부터 철들고 넋차려서 살림해야 한다는 길을 찾아나서지 않는데, 이런 줄거리가 ‘모험’이라 할 만한가?


ㅍㄹㄴ


“제대로 장례를 치러 주자.” (42쪽)


“마을은 장소나 비축물자 같은 게 아닙니다. 하이에나가 우리에게서 장소를 빼앗았다 하더라도 그곳은 마을이 아니에요. 마을은 우리의 머리입니다. 천국은 몇 번이든 만들 수 있어요! 우리가 살아남기만 한다면!” (160쪽)


+


마을은 장소나 비축물자 같은 게 아닙니다

→ 마을은 터나 쟁인 살림이 아닙니다

→ 마을은 자리나 쌓은 살림이 아닙니다

160쪽


최근 두개골이 섞여 있는 걸 보니 이곳은 방치된 게 아니야

→ 요새 머리뼈가 섞였으니 이곳은 버려둔 데가 아니야

16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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