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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대마경 11 - S코믹스
이시구로 마사카즈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0.4.
책으로 삶읽기 1061
《천국대마경 11》
이시구로 마사카즈
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5.9.17.
《천국대마경 11》(이시구로 마사카즈/천선필 옮김, 소미미디어, 2025)를 읽다가 문득 느낀다. 이 그림꽃은 첫걸음부터 열한걸음에 이르도록 ‘망가진 나라’를 다루는데, 정작 이 줄거리에 나오는 사람 어느 누구도 ‘짓기’를 안 한다. 다들 ‘얻기’나 ‘훔치기’로 살아간다. 물은 어떻게 마시는가? 꼭지만 틀면 줄줄줄 나와야 하나? 빛(전기)은 어떻게 쓰는가? 단추만 딸깍 누르면 반짝반짝 나와야 하나? 가게에는 어떻게 온갖 먹을거리와 살림이 있는가? 이미 망가진 나라인데 누가 뚝딱뚝딱 만들어서 실어나르는가? 땅이 드넓어도 땅을 일구는 사람은 아무도 안 나온다. 모두 서울(도시)에 스스로 갇힌 채 남이 도와주거나 베풀기를 기다린다. 나이가 몇 살 안 되는 푸름이조차 아무렇지 않게 목숨을 앗는 죽임질을 할 줄 알고, 살섞기에 마음을 빼앗긴다. 땀흘리는 사람이 없고, 땅과 땀이 나란한 줄 알아채는 사람이 없고, 기름도 그냥 어디에서 솟는 듯싶고, 망가진 나라에서조차 이제부터 철들고 넋차려서 살림해야 한다는 길을 찾아나서지 않는데, 이런 줄거리가 ‘모험’이라 할 만한가?
ㅍㄹㄴ
“제대로 장례를 치러 주자.” (42쪽)
“마을은 장소나 비축물자 같은 게 아닙니다. 하이에나가 우리에게서 장소를 빼앗았다 하더라도 그곳은 마을이 아니에요. 마을은 우리의 머리입니다. 천국은 몇 번이든 만들 수 있어요! 우리가 살아남기만 한다면!” (160쪽)
+
마을은 장소나 비축물자 같은 게 아닙니다
→ 마을은 터나 쟁인 살림이 아닙니다
→ 마을은 자리나 쌓은 살림이 아닙니다
160쪽
최근 두개골이 섞여 있는 걸 보니 이곳은 방치된 게 아니야
→ 요새 머리뼈가 섞였으니 이곳은 버려둔 데가 아니야
16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