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명상 冥想


 명상에 잠기다 → 생각에 잠기다 / 고요에 잠기다

 명상 속에 빠져들었다 → 오솔빛에 빠져들었다 / 비웠다 / 돌아보았다

 선을 명상해 보았다고 → 고요꽃에 잠겨 보았다고


  ‘명상(冥想/瞑想)’은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 또는 그런 생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마음갈이·마음길·마음닦기·마음세우기·마음돌봄’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고요길·고요닦음’이나 ‘고요·고요귀·고요넋·고요꽃’이나 ‘고요빛·고요숨·고요잠·고요쉼’으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감은눈·감은빛·감은님·감은넋·감은얼’로 손볼 만하고, ‘길·길눈·길꽃·그리다·비우다’로 손봐요. ‘돌아보다·보다·바라보다’나 ‘살피다·살펴보다·헤아리다·생각하다’로도 손봅니다. ‘새근새근·자다·잠길·잠빛·잠꽃’이나 ‘오솔·오솔빛·오솜소리’로 손볼 수 있어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명상’을 셋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명상(名狀) : 1. 이름과 형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사물의 상태를 말로 나타냄

명상(名相) : 1. 정사에 뛰어나서 이름난 재상 = 명재상 2. 이름난 관상쟁이

명상(名相) : [불교] 망상을 일으키고 미혹하게 하는, 들리고 보이는 모든 것



당신이 승려였을 때는 머리로 명상만 해서, 손을 움직여 생산적인 일을 하는 건 상상도 못했겠죠

→ 네가 중이던 때는 머리로 마음만 돌봐서, 손을 움직여 하는 일이란 생각도 못했겠죠

→ 그대가 중이던 때는 머리로 고요숨만 해서, 손으로 짓는 일이란 생각도 못했겠죠

《사티쉬 쿠마르》(사티쉬 쿠마르/서계인 옮김, 한민사, 1997) 86쪽


우리의 그릇된 생각이 더 높은 경지로 향하도록 언제나 결가부좌 자세를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명상을 했다

→ 그르친 마음이 더 높이 나아가도록 언제나 반듯하게 앉지는 않았지만 으레 차분히 돌아보았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헬렌 니어링/이석태 옮김, 보리, 1997) 203쪽


정좌명상 동안 주의가 안정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계속하여 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 바르게 앉아서 마음을 차분히 다스릴 수 있다면 이대로 있는다

→ 반듯하게 앉아 마음을 고요히 달랠 수 있다면 이대로 있는다

《마음 챙김》(장현갑, 미다스북스, 2007) 97쪽


손에 관한 명상

→ 손 돌아보기

→ 손을 생각하기

→ 손에 얽힌 길

→ 손을 생각함

→ 손을 헤아림

→ 손을 바라봄

→ 손바라기

→ 손보기

→ 손넋

《손에 관한 명상》(전민조, 눈빛, 2014) 책이름


명상을 처음 접하면

→ 고요를 처음 하면

→ 마음길이 처음이면

→ 처음 마음을 닦으면

→ 첫 고요길이면

《애니멀 레이키》(혜별, 샨티, 2014) 57쪽


오늘 나의 산책과 명상에는 무늬가 없다

→ 오늘 나는 무늬가 없이 걷고 고요하다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이근화, 창비, 2016) 9쪽


그 이유는 명상을 통해 내 마음속에 쌓인 긴장을 풀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고요히 다스리면 여태 곤두서던 마음을 풀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차분히 달래면 그동안 옥죄던 마음을 풀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치유, 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켈리 누넌 고어스/황근하 옮김, 샨티, 2020) 195쪽


조용하고 평온하게 명상하는 것 같은 산행이었어

→ 조용하고 차분하게 돌아보는 듯한 멧마실이었어

→ 조용하게 참하게 마음을 닦는 듯한 멧길이었어

《산과 식욕과 나 5》(시나노가와 히데오/김동주 옮김, 영상출판미디어, 2020) 42쪽


나무 아래 앉아 명상을 했어

→ 나무 밑에 앉아 마음을 봤어

→ 나무 곁에 앉아 마음을 닦아

《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제니퍼 글로솝/강창훈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21) 50쪽


명상을 깊이 한 나머지 유체이탈을 했던 것일까

→ 마음을 깊이 닦은 나머지 몸을 벗었을까

→ 고요빛이 깊은 나머지 몸에서 나갔을까

《신령님이 보고 계셔》(홍칼리, 위즈덤하우스, 2021) 77쪽


변했네. 네가 명상 수련이라니

→ 바꿨네. 네가 마음닦기라니

→ 달라졌네. 네가 고요꽃이라니

《드래곤볼 슈퍼 22》(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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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과 열심 - 나를 지키는 글쓰기
김신회 지음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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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0.5.

다듬읽기 274


《심심과 열심》

 김선희

 민음사

 2020.7.10.



  글밥을 먹은 지 열세 해 동안 이모저모 길어올린 ‘글쓰기 길잡이’를 담은 꾸러미인 《심심과 열심》이라는데, 글쓰기로 먹고살고 싶은 뜻에다가, 글밭과 책밭에서 글쓴이를 높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뜻을 나란히 담습니다. 글밥을 먹는 글일도 뭇일 가운데 하나입니다만, 왜 굳이 ‘글밥’을 먹어야 하는지 찬찬히 밝히는 줄거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높고 좋은 데에서 나를 알아보기를 바라는” 줄거리는 그저 아리송합니다. 글쓰기를 왜 하는지요? 돈·이름·힘을 거머쥐려는 뜻으로 글쓰기를 한다면 그야말로 부질없을 텐데요. 먼저 스스로 삶을 짓는 하루를 그릴 노릇이고, 언제나 스스로 하루하루 새롭게 짓는 살림을 펼 노릇이며, 삶과 살림을 사람으로서 사랑으로 가꿀 적에 “내가 이곳에 태어난 까닭과 길”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때에 ‘이야기’가 저절로 샘솟아요. 글은 이때부터 쓰면 됩니다. 언제나 삶·살림·사람·사랑·숲이라는 다섯 가지를 잇고 나면서 스스로 배워서 익히는 이야기가 깨어난 뒤에 쓰면 될 글입니다. 마냥 글부터 쓰려고 하기에 꾸밈글과 치레글이 넘칩니다. 게다가 일본말씨에 옮김말씨가 출렁입니다. ‘뭘’ 쓰려고 하기보다는 ‘뭘’ 품고서 살아야 스스로 즐거울는지 살필 노릇입니다. ‘글감’부터 찾으려 하지 말고 ‘삶’부터 찾아야지요.


ㅍㄹㄴ


《심심과 열심》(김선희, 민음사, 2020)


누군가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 누가 여쭙기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누가 물어서 이렇게 들려준 적이 있다

5쪽


에세이를 쓰면서 산 지 13년이 됐다

→ 글을 쓰면서 산 지 열세 해가 된다

→ 삶글을 쓰면서 산 지 열세 해이다

6쪽


목차를 작성하는 일은 곧 소재를 모으는 일이다

→ ㄱㄴㄷ를 쓰면 곧 글감이 모인다

→ 벼리를 짜면 곧 쓸거리가 모인다

→ 길눈을 매기면 곧 글감이 보인다

→ 앞뒤를 놓으면 곧 쓸거리를 찾는다

22쪽


초고는 빈 종이를 채우는 데 의의를 두고

→ 첫글은 빈종이를 채운다는 마음으로

→ 애벌글은 빈종이를 채우려는 뜻으로

23쪽


부연 설명이 필요할 때는 쉽고 명료한 문장으로 다시 쓴다

→ 곁들여야 하면 쉽고 단출히 다시 쓴다

→ 덧말을 달 적에는 쉽고 짧게 다시 쓴다

25쪽


첫 문장을 읽어 보면 그 문장만으로 글 한 편이 만들어질 거라 호언장담한 내가 있다

→ 첫줄을 읽어 보면 첫줄만으로 글 한 자락이 태어난다고 떵떵거린 티가 난다

→ 첫자락을 읽으면 첫자락만으로 글 하나가 나온다고 뽐내는 티가 난다

31쪽


그렇게 글쓰기가 일상 속의 작은 즐거움이 된다면

→ 그렇게 글쓰기가 이 삶에서 즐겁다면

→ 그렇게 글을 쓰는 삶이 즐겁다면

→ 그렇게 글을 쓰면서 즐겁다면

43쪽


그 일기가 책으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 하루글을 책으로 묶은 적이 있다

→ 하루쓰기를 책으로 낸 적이 있다

44쪽


요즘 들어 원고 노동자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 요즘 들어 글일꾼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 요즘 글바치라는 말을 자주 쓴다

51쪽


특히 독자를 넘어 문학계나 출판계에서 인정받고 싶었다

→ 그리고 글벗을 넘어 글밭과 책밭이 받아들이길 바랐다

→ 게다가 글이웃보다 글밭과 책밭에서 알아주길 빌었다

65쪽


가슴 깊은 곳의 이야기까지 꺼내 보여주는 것은 솔직함이 아닌 적나라함이 될 수도 있다

→ 가슴 깊은 이야기까지 보여주면 꾸밈없기보다는 발가벗을 수도 있다

→ 가슴 깊은 이야기까지 들려주면 고스란보다는 민낯일 수도 있다

71쪽


어느새 이 루틴에 습관이 붙어서 책 원고를 쓰는 기간이 되면 매일 비슷한 양을 일하고

→ 어느새 이런 버릇이 붙어서 책을 쓸 적에는 날마다 비슷하게 쓰고

→ 어느새 이렇게 길을 들여서 책을 쓸 때에는 나날이 비슷비슷 일하고

86쪽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 온누리에는 두 사람이 있다

→ 둘레에는 두 갈래가 있다

187쪽


서점 매대 위에 놓인 걸 볼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 책집에 놓인 모습을 볼 때마다 야릇하다

→ 책집 시렁에 놓인 책을 볼 때마다 낯설다

19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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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39 : 그 -ㅁ에 명료 뭔가가 것


그 나긋함에 명료하지 않은 뭔가가 묻어나는 것이다

→ 나긋하지만 뭔가 또렷하지 않다

→ 나긋한데 어쩐지 흐릿하다

→ 나긋하다만 뭘 감추는 듯하다

《왜 학교는 질문을 가르치지 않는가》(황주환, 갈라파고스, 2016) 161쪽


“그 나긋함에 + 명료하지 않은 뭔가가 + 묻어나는 것이다”는 엉성하구나 싶은 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첫머리를 ‘나긋하지만’이나 ‘나긋한데’나 ‘나긋하다만’으로 손보고, 사잇말을 “뭔가 또렷하지”나 “뭘 감추는”으로 손볼 만합니다. 뒷말과 묶어서 “어쩐지 흐릇하다”처럼 단출히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명료하다(明瞭-) : 뚜렷하고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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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38 : 사실 명료 답을 주었


이제는 사실 꽤 명료한 답을 주었다

→ 이제는 꽤 또렷이 풀이해 준다

→ 이제는 여러모로 똑똑히 풀이한다

《수학의 수학》(김민형·김태경, 은행나무, 2016) 73쪽


“답을 주다”는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풀이하다’나 ‘알려주다’나 ‘들려주다’로 바로잡습니다. “이제는 사실”로 여는 첫머리는 겹말이라 할 만합니다. ‘이제는’ 하나만 쓰면 되어요. 그래서 이제는 꽤 또렷이 풀이합니다. 이제는 여러모로 똑똑이 들려주고, 이제는 참으로 환하게 밝힙니다. ㅍㄹㄴ


사실(事實) :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이 옳다고 강조할 때 쓰는 말

명료하다(明瞭-) : 뚜렷하고 분명하다

답(答) : 1. 부르는 말에 응하여 어떤 말을 함. 또는 그 말 = 대답 2. 질문이나 의문을 풀이함. 또는 그런 것 3. 물음이나 편지 따위에 반응함. 또는 그런 반응 = 회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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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137 : 번 -ㄴ 안료 필요 개월 주문


한 번에 많은 안료가 필요한 사람은 2, 3개월 치를 주문할 수 있어

→ 물감을 많이 쓰는 사람은 두세 달치를 바랄 수 있어

→ 빛물감을 많이 쓰는 사람은 두세 달치를 여쭐 수 있어

《극채의 집 1》(빗케/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8) 37쪽


물감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두세 달치나 여러 달치를 미리 마련할 만합니다. 빛물감을 잔뜩 쓰니까 미리 챙기려고 여쭙니다. 넉넉히 추스르지 않으면 제때 못 씁니다. 알뜰히 장만하지 않으면 붓질을 멈춰야 하겠지요. 많이 드니까 많이 살핍니다. 잔뜩 쓰니까 잔뜩 들입니다. ㅍㄹㄴ


안료(顔料) : 1. 색채가 있고 물이나 그 밖의 용제에 녹지 않는 미세한 분말. 첨가제와 함께 물이나 기름으로 이겨 도료나 화장품 따위를 만들거나 플라스틱 따위에 넣는 착색제로도 쓴다 2. 얼굴에 단장으로 바르는 연지, 분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필요(必要) :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이삼(二三) : 그 수량이 둘이나 셋임을 나타내는 말

개월(個月) : 달을 세는 단위 ≒ 삭

주문(注文) : 1. 어떤 상품을 만들거나 파는 사람에게 그 상품의 생산이나 수송,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요구하거나 청구함. 또는 그 요구나 청구 2.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도록 요구하거나 부탁함. 또는 그 요구나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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