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양가적


 양가적인 감정의 원인은 → 두마음이 생기는 까닭은 / 마음이 엇갈리는 까닭은

 양가적 선택의 고민에 빠져 있는 → 둘 사이에서 무엇을 고를지 걱정인

 양가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다 → 엇갈린 두 얼굴을 선보이다


  ‘양가적’은 낱말책에 없는데 ‘兩價的 ’처럼 쓰지 싶어요. 그런데 ‘양가(兩價)’란 한자말도 낱말책에 없어요. 일본 낱말책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누가 이런 한자말을 지었는지 모르나, ‘두·둘·두빛·두동지다·두동강·두조각’이나 ‘두마음·두생각·두가름·두갈래·두느낌’으로 고쳐씁니다. ‘엇갈리다·어긋나다·어그러지다’로 고쳐쓰고요. “둘 사이·앞뒤 다르다·말과 삶이 다르다·다른말삶”이나 ‘이런저런·이래저래·이랬다저랬다’로 고쳐쓰고, ‘흔들리다·뒤죽박죽·갈팡질팡’으로 고쳐쓸 만해요. ‘나풀거리다·나불거리다·기울다’나 ‘뒤뚱거리다·떨어지다·벌어지다’로 고쳐씁니다. ‘망설이다·서성이다·얼쩡거리다’나 ‘엉거주춤·오락가락·주춤거리다’나 ‘틀리다·틀어지다·휘청’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뭐 저런 개차반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양가적인 감정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개밥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두 가지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개똥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이런저런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개 같은 녀석이 있어?” 하는 이 생각 저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몹쓸 녀석이 있어?” 하는 두마음에 시달릴 수 있음

→ “뭐 저런 더러운 녀석이 있어?” 하는 엇갈린 생각에 시달릴 수 있음

《열정시대》(참여연대 기획/김진아와 아홉 사람, 양철북, 2009) 14쪽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고 있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양가적인 감정을 품게 된다

→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두마음을 품는다

→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엇갈린 마음이 된다

→ 생각하면 할수록 빚지는 듯하면서도 왠지 얄미운, 흔들리는 마음이 된다

《당신에게 말을 건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김영건, 알마, 2017) 35쪽


그 양가적인 감정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서재에 대한 집착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다

→ 그 두 마음 사이에서 시나브로 책터에 얽매였는지도 모르겠다

→ 그 엇갈린 마음 사이에서 저절로 책칸에 끌려들었는지도 모르겠다

→ 그 뒤죽박죽인 마음 사이에서 어느새 책마루에 사로잡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서재》(김윤관, 제철소, 2017) 88쪽


그가 내게 분명히 양가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 그가 내게 틀림없이 두모습을 보이는 줄을 헤아릴 때

→ 그가 나한테 아무래도 두동지게 구니

→ 그가 나한테 이래저래 엇갈린 모습을 보이니

→ 그가 나한테 여러모로 어긋난 모습이니

《밈 : 언어가 사라진 세상》(앨리너 그래이든/황근하 옮김, 겊은숲, 2017) 200쪽


요새 뮤지컬을 자주 번역하면서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 요새 춤노래를 자주 옮기면서 두 마음이다

→ 요새 판노래를 자주 옮기면서 둘을 느낀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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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경력 經歷


 경력이 있다 → 일살림이 있다

 경력이 짧다 → 자취가 짧다

 경력을 쌓다 → 걸음을 쌓다

 편집장의 경력을 가진 사람 → 엮음빛으로 일한 사람

 농사꾼 경력의 과거가 남긴 → 논밭을 일군 어제가 남긴


  ‘경력(經歷)’은 “1. 여러 가지 일을 겪어 지내 옴 ≒ 열력·월력 2. 겪어 지내 온 여러 가지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일자취·일걸음·일바탕’이나 ‘길자취·길너울’ 같은 말을 지을 수 있습니다. 수수하게 ‘자국·자취·발자국·발자취·발걸음·걸음·걸음새·걸음꽃·걸어온길’이라 할 만하고요. 일을 해온 깜냥을 밝힌다면 ‘하다·있다·지내다’나 ‘일·일구다·일살림·일솜씨’라 하면 됩니다. ‘가다·나아가다·거치다·뚜벅’이나 ‘바·날·지난날·해적이’라 할 만하고, ‘여태·오늘까지·이때껏’이나 ‘삶·삶길·살림길·제 이야기’라 해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경력’을 둘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경력(經力) : [불교] 경문(經文)이 지니고 있는 공덕의 힘 ≒ 경힘

경력(經歷) : 1. [역사] 고려 충선왕 때에, 문하부(門下府)에 잠깐 둔 벼슬 2. 고려 시대에, 삼군도총제부에 속한 사품 또는 오품 벼슬 3. [역사] 고려 시대에, 경력사의 으뜸 벼슬. 인원은 삼품이나 사품의 벼슬아치 1명이었다 4. [역사] 조선 시대에, 각 부(府)에서 실제적인 사무를 맡아보던 종사품 벼슬



전문적인 경력도 없고, 학력은 낮은데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 일을 딱히 한 적도 없고 적게 배웠는데 집안을 맡아야 하는

→ 잘하는 일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살림을 꾸려야 하는

→ 잘하는 일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살림을 도맡아야 하는

→ 솜씨도 없고 배움꾼은 짧은데 돈을 벌어야 하는

→ 일솜씨도 없고 배움끈은 짧은데 돈을 벌어 살림해야 하는

《부서진 미래》(김순천, 삶이보이는창, 2006) 18쪽


경력단절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 걸음멎이를 하는 까닭이 된다

→ 일을 멈추는 탓이 된다

《키다리아저씨의 약속》(정몽준, 미다스북스, 2012) 108쪽


맑스의 경력은 검열에 대한 글을 쓰면서 시작되었지만, 그 글도 검열로 출판이 금지되었다

→ 맑스는 억눌리는 글부터 썼는데, 이 글도 억눌려서 펴낼 수 없었다

→ 맑스는 가위질 이야기부터 썼는데, 이 글도 잘려서 내놓을 수 없었다

《공부하는 혁명가》(체 게바라/한형식 옮김, 오월의봄, 2013) 32쪽


솔로 경력은 물론 처녀 경력도 33년이라는 걸 알면

→ 혼자로뿐 아니라 아가씨로도 서른세 해인 줄 알면

→ 혼살이뿐 아니라 못 사귄 지 서른세 해인 줄 알면

→ 짝이 없을 뿐 아니라 어느새 서른세 해인 줄 알면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1》(후지무라 마리/송수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3) 8쪽


육아 경력 10년 차. 놀이동산, 키즈카페, 미술관, 박물관

→ 아이돌봄 열 해째. 놀이터, 아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 아이랑 열 해째. 놀이터, 어린이찻집, 그림터, 옛살림터

《엄마도 행복한 놀이터》(이소영·이유진, 오마이북, 2017) 22쪽


경력을 비롯해 개인 정보는 일절 불명

→ 걸음을 비롯해 하루는 하나도 모름

→ 발자취를 비롯해 혼살림은 수수께끼

→ 나날을 비롯해 삶은 다 아리송

《마메 코디 2》(미야베 사치/이수지 옮김, 소미미디어, 2018) 76쪽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 최저 시급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 해온 일을 안 받아주어 밑겨를삯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 걸어온길을 안 받아들여 밑삯을 벗어나기 어렵고요

《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이수정·홍윤표, 철수와영희, 2023) 106쪽


경력 페이지 늘리는 재미를 얼마나 좋아했냐면

→ 길자취 늘리기를 얼마나 재미나게 했냐면

→ 걸음꽃을 늘리며 얼마나 좋아했냐면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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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호사 豪奢


 호사를 누리다 → 배부르다 / 잘먹다 / 떵떵거리다

 호사를 부리다 → 흥청망청 / 돈잔치 부리다

 분수에 넘치는 호사를 부린다는 건 → 주제에 넘친다면 / 주제모르고 호강한다면


  ‘호사(豪奢)’는 “호화롭게 사치함. 또는 그런 사치 ≒ 분사”를 가리킨다지요. ‘멋·멋길·멋꽃·멋살림’이나 ‘뉘·호강’으로 손질합니다. ‘달달하다·달콤하다·단꿈·봄꿈·사랑꿈’이나 ‘배불리·배부르다·등 따습고 배부르다’로 손질하고, ‘돈지랄·돈잔치·헤프다’나 ‘흔전만전·흥청망청·떵떵거리다’로 손질해요. ‘걱정없다·근심없다·좋다’나 ‘잘살다·잘먹다·잘 있다·잘 지내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넉넉하다·넘치다·들어차다’나 ‘가득하다·건하다·그득하다·흐드러지다’로 손질해도 되어요. ‘지나치다·차고 넘치다·흘러넘치다’나 ‘탕·팡·팡팡·펑·펑펑·퐁·퐁퐁·펑펑 쓰다’로도 손질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호사’를 다섯 가지 더 실으나 몽땅 털어냅니다. ㅍㄹㄴ



호사(好士) : 훌륭한 사람

호사(好事) : 1. 좋은 일 2.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

호사(好詞) : 좋은 글귀나 시가

호사(胡使) : 예전에, 중국 청나라에서 오던 사절 = 호차

호사(豪士) : 호기롭고 날랜 사람



호령하며 권세부리며 호사한 글방에서 멍든 세상 구경하면서

→ 을러대며 거머쥐며 돈지랄 글칸에서 멍든 나라 구경하면서

→ 으르렁 뽐내며 배부장나리 글집에서 멍든 삶터 구경하면서

《님은 이렇게 오더이다》(김명식, 학민사, 1989) 102쪽


저녁 식사에 약간의 호사를 부리는 것이 허락되어 있다

→ 저녁자리에 살짝 멋을 부려도 된다

→ 저녁밥을 조금 넉넉히 즐겨도 좋다

→ 저녁을 꽤 배불리 먹어도 봐준다

《책이 모인 모서리 여섯 책방 이야기》(소심한책방·손목서가·고스트북스·달팽이책방·유어마인드·동아서점 쓰고 펴냄, 2019) 8쪽


평생 꿈도 못 꿀 호사다

→ 꿈도 못 꿀 호강이다

→ 꿈도 못 꿀 봄꿈이다

→ 꿈도 못 꾸도록 넘친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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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기저 基底


 그런 사상을 기저에 깔고 있다 → 그런 생각을 깔아놓는다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저의 갈등 구조를 포착할 수 있어야 → 올바로 알려면 밑에서 다투는 얼개를 읽을 수 있어야


  ‘기저(基底)’는 “1. 어떤 것의 바닥이 되는 부분 2. = 근저(根底) 3. [수학] 주어진 벡터 공간에 속하는 원소의 모임으로, 임의의 벡터를 그 집합에 속하는 벡터들의 일의적(一意的)인 일차 결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 집합”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기둥·기틀·들보·대들보·큰들보’나 ‘띠·띳장·말뚝·바닥’으로 다듬습니다. ‘바탕·바탕길·바탕꽃·바탕틀·바탕판’이나 ‘받치다·받침·받침판·받침나무·받나무·받이’로 다듬어요. ‘밑·밑동·밑빛·밑거름·밑바닥·밑바탕’이나 ‘밑절미·밑꽃·밑짜임·밑틀·밑판·밑받침’으로 다듬고, ‘밑밭·밑밥·밑뿌리·밑싹·밑씨·밑자락·밑줄기’로 다듬지요. ‘깔다·깔판·깔나무·베다·베개’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단물·엄지·자위’나 ‘돋다·솟다·뿌리·섶’으로 다듬고, ‘모·싹·싹눈·싹트다’나 ‘움·움트다·트다·틔우다’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자말 ‘기저(機?)’를 “1. 베틀의 북 2. 문사(文辭)의 결구(結構)를 이르는 말”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모든 감각의 기저에서 촉각(觸覺)을 발견한다

→ 모든 밑느낌에서 더듬새를 찾는다

→ 모든 바탕결에서 손빛을 본다

《신지식의 최전선》(최혜실, 한길사, 2008) 202쪽


나는 앞으로 많은 형식의 변화를 겪겠지만, 그 기저만큼은 변치 않을 것이다

→ 나는 앞으로 많이 달라지겠지만, 내 바탕만큼은 바뀔 뜻이 없다

→ 나는 앞으로 여러모로 바뀌겠지만, 내 뿌리만큼은 그대로 가려 한다

→ 나는 앞으로 이래저래 달라지겠지만, 내 밑틀만큼은 바꾸지 않으려 한다

《아무튼, 서재》(김윤관, 제철소, 2017) 12쪽


기저질환을 가진 어린이들과 보호자들 또한 긴장 속에서 지내고 있다

→ 밑앓이인 어린이와 어버이도 애태우며 지낸다

→ 속앓이인 어린이와 엄마아빠도 떨면서 지낸다

《뉘앙스》(성동혁, 수오서재, 2021) 189쪽


결국 터지지도 못하는 휴화산이면서 기저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는 거다

→ 끝내 터지지도 못한 주제에 밑에선 부글부글한다

→ 뭐 터지지도 못하면서 밑바닥에선 끓는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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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어 死語


 사어가 있다 → 옛말이 있다 / 묵은말이 있다

 사어를 복원하다 → 죽은말을 살리다


  ‘사어(死語)’는 “[언어] 과거에는 쓰였으나 현재에는 쓰이지 아니하게 된 언어. 또는 그런 단어 ≒ 죽은말·죽은언어·폐어”를 가리킨다고 합니다만, ‘죽은말·죽다·죽어가다’나 ‘숨진말·묵은말’로 고쳐쓸 만합니다. ‘옛말·옛날말·지난말’이나 ‘사라진말·스러진말’로 고쳐씁니다. ‘사라지다·그냥 사라지다·없다·없어지다’로 고쳐써도 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사어’를 다섯 가지 더 싣는데 싹 털어냅니다. ㅍㄹㄴ



사어(司馭) : [역사] 조선 시대에,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

사어(沙魚/?魚) : 1. [동물] 잉엇과의 민물고기

사어(私語) : 1. 드러나지 아니하게 가만히 속삭임. 또는 그런 말

사어(射御) : 활쏘기와 말타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전체 보기

사어(梭魚) : [동물] 꼬치고깃과의 바닷물고기



어떤 사람의 사어가 다른 사람에게는 여전히 살아 있는 단어라는 사실을

→ 어떤 사람한테 옛말이 다른 사람한테는 아직 삶말인 줄을

→ 어떤 사람한테 숨진말이 다른 사람한테는 아직 살림말인 줄을

《영어의 탄생》(사이먼 윈체스터/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2005) 209쪽


사어死語가 있으면 신어新語도 있다

→ 죽은말이 있으면 새말도 있다

→ 묵은말이 있으면 새말도 있다

→ 지난말이 있으면 새말도 있다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 4쪽


이제는 아예 사어死語가 되어버렸다

→ 이제는 아예 묵은말이 되어버렸다

→ 이제는 아예 옛말이 되어버렸다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이병철, 천년의상상, 2021) 177쪽


언중에 의해 사용되지 않는 말은 사실상 사어死語다

→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옛말이다

→ 사람들이 안 쓰면 죽은말이다

→ 사람들이 안 쓰는 말은 죽는다

→ 사람들이 안 쓰면 사라진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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