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65 : 내가 순간 대화를 나누는 것


내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누워서 누구 하나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

→ 누워서 누구 하나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얘기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 누워서 누가 먼저 잠들 때까지 멈추지 않고 수다를 떨 때가 가장 즐거웠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204쪽


이 보기글처럼 임자말을 ‘내가’가 아닌 “내가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으로 잡고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다”로 맺는 얼개는 우리말씨가 아닌 옮김말씨입니다. “나는 + (이렇게 저렇게) + 얘기할 때가 + 가장 즐거웠다”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이때에는 ‘나는’은 덜어낼 만합니다. “누워서 + 누가 먼저 + 잠들 때까지 + 멈추지 않고 + 수다를 떨 때가 + 가장 즐거웠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말하는 결을 살려서 글을 쓰면 되는데, 요새는 말결부터 흔들리면서 글결이 나란히 어긋나는구나 싶어요. ㅍㄹㄴ


순간(瞬間) : 1. 아주 짧은 동안 ≒ 순각(瞬刻) 2.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대화(對話) :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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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66 : 학벌 가장 중요한 혜택 중 호의적 시선 환대


학벌로 얻는 가장 중요한 혜택 중 하나는 호의적 시선과 환대다

→ 배움끈이 있으면 다들 좋게 보고 반긴다

→ 줄이 있으면 무엇보다 좋아하고 모신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171쪽


옮김말씨인 “가장 (무엇한) 중 하나”입니다. 이 옮김말씨는 ‘무척·아주·몹시·매우·더없이·참으로’대단히·무엇보다’로 고쳐씁니다. 일본말씨인 “호의적 시선과 환대”는 “좋게 보고 반긴다”나 “좋아하고 모신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배워서 얻은 끈이나 줄이 있으면 둘레에서 좋게 본다는데, 얄궂거나 엉성하구나 싶은 눈길과 굴레는 차근차근 털고 끊고 씻어낼 노릇입니다. ㅍㄹㄴ


학벌(學閥) : 1. 학문을 닦아서 얻게 된 사회적 지위나 신분. 또는 출신 학교의 사회적 지위나 등급 2. 출신 학교나 학파에 따라 이루어지는 파벌

중요하다(重要-) : 귀중하고 요긴하다

혜택(惠澤) : 은혜와 덕택을 아울러 이르는 말

중(中) : [의존명사] 1. 여럿의 가운데 2. 무엇을 하는 동안 3.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 4.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 5. 안이나 속

호의적(好意的) : 좋게 생각해 주는

시선(視線) : 1. 눈이 가는 길. 또는 눈의 방향 2. 주의 또는 관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환대(歡待) : 반갑게 맞아 정성껏 후하게 대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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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78 : - 개의 가면


내게 서너 개의 가면이 있습니다

→ 나는 탈이 서넛 있습니다

→ 난 서너 가지 탈이 있습니다

→ 난 서너 얼굴이 있습니다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70쪽


탈이 서넛 있으면 “탈이 서넛 있다”라 하면 됩니다. “서너 가지 탈이 있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사람들 앞에서 바뀌는 얼굴이 여럿이라면 “서너 얼굴이 있다”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개(個/箇/介) : 1. 낱으로 된 물건을 세는 단위 2. [광업] 무게의 단위. 한 개는 지금(地金) 열 냥쭝이다

가면(假面) : =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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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2279 : 새로워지는 혁명 -었


날로 새로워지는 혁명은 아직 한참 멀었고

→ 날로 새롭기는 아직 한참 멀고

→ 날로 갈아엎기는 아직 한참 멀고

→ 날로 거듭나기는 아직 한참 멀고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99쪽


새롭게 나아가거나 살기에 한자로 ‘혁명’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새로워지는 혁명”은 잘못 쓰는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새롭기는”으로 바로잡거나 “갈아엎기는”이나 “거듭나기는”으로 손봅니다. “한참 멀었고”는 ‘-었-’을 덜어야 어울려요. ㅍㄹㄴ


혁명(革命) : 1.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 기초, 사회 제도, 경제 제도, 조직 따위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 2. 이전의 왕통을 뒤집고 다른 왕통이 대신하여 통치하는 일 3. 이전의 관습이나 제도, 방식 따위를 단번에 깨뜨리고 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급격하게 세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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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온기 溫氣


 방바닥의 온기가 가셨다 → 따스한 바닥이 가셨다

 온기가 다시 돌기 시작하였다 → 다시 따뜻하다 / 다시 포근하다

 후텁지근한 온기가 → 후텁지근한 기운이 / 후텁지근한 바람이


  ‘온기(溫氣)’는 “따뜻한 기운 ≒ 난기(暖氣)”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따뜻하다·따스하다·따사롭다·다사롭다·다스하다·다솜’이나 ‘포근하다·푸근하다·포근날·푸근날’로 손질합니다. ‘폭하다·푹하다·폭신폭신·푹신푹신’이나 ‘덥다·더운날·더운꽃·후덥다·후덥지근’으로 손질하지요. ‘여름·뜨끈하다·뜨듯하다·뜨듯하다’나 ‘너르다·너그럽다·넉넉하다·낙낙하다·사주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사람답다·살내음·살갑다·곰살갑다’나 ‘살뜰하다·알뜰하다·아늑하다·오붓하다·오순도순’으로 손질하고,  ‘볕·볕살·볕뉘·볕자락·볕날·볕마루’나  ‘불·불길·눈금’으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마음·맘·몸기운·몸볕’으로 손질하고,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붙이·숨소리’로 손질해요. ‘베풀다·건하다’나 ‘손길·손빛·손길꽃·손빛꽃·손끝’으로 손질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온기(溫器)’를 “음식을 끓이거나 데우는 데 쓰는 그릇”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따스한 온기가 잡혀와

→ 따스한 기운이 잡혀와

→ 따스함이 잡혀와

→ 따스해서

《찬란》(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0) 10쪽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소중한 온기도 기억하고 있다

→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다. 값진 볕살도 떠오른다

→ 사랑을 안 하고 싶지 않다. 따스한 기운도 떠올린다

《솔로 이야기 1》(타니카와 후미코/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2)  120쪽


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

→ 네 가슴에 뜨거운 여름날을 간직해라

《나대로 살아라》(정송희, 씨네21북스, 2013) 114쪽


차량 안에서 나오는 따뜻한 온기가 너무 좋아서

→ 차에서 나오는 따뜻한 기운이 아주 좋아서

→ 차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매우 좋아서

《서른 여행은 끝났다》(박현용, 스토리닷, 2016) 83쪽


햇살 같은 존재가 되어 작은 동네에 온기를 공급한다

→ 햇볕 같은 사람이 되어 작은마을에 따스히 베푼다

→ 햇볕 같은 숨결이 되어 작은골목을 따스하게 감싼다

→ 햇볕처럼 따스하게 작은고을을 어루만진다

《거짓말하는 어른》(김지은, 문학동네, 2016) 51쪽


하나의 온기 없이 따뜻한 음식이 회전벨트에 실려 배달된다

→ 하나도 안 따뜻하되 김이 나는 밥을 돌돌띠에 실어 나른다

→ 안 살뜰하지만 따뜻한 밥을 돌돌돌 띠에 실어 나른다

→ 안 따뜻하게 김이 나는 밥을 돌돌돌 띠에 실어 나른다

→ 따뜻하지 않은 모락모락 밥을 도르르 띠에 실어 나른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92쪽


앞사람의 온기 때문에 의자가 따뜻하게 느껴졌던 기억 있지 않아?

→ 앞사람 기운 때문에 걸상을 따뜻하게 느낀 일 있지 않아?

→ 앞사람이 남긴 기운 때문에 걸상이 따뜻하다고 느낀 일 있지 않아?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안민영, 책과함께어린이, 2017) 5쪽


희미하지만 온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 어렴풋이 따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 옅지만 포근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무》(고다 아야/차주연 옮김, 달팽이, 2017) 20쪽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온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따스함을 다르게 느낀다

《행복한 타카코 씨 1》(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 comics, 2017) 110쪽


나무는 곧 따뜻한 온기가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 나무는 곧 따뜻한 기운이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 나무는 곧 따뜻한 불길이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안녕, 동백숲 작은 집(하얼과 페달, 열매하나, 2018) 54쪽


손으로 만지면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았다

→ 손으로 만지면 따뜻할 듯했다

→ 손으로 만지면 포근하겠구나 싶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무라야마 사키/류순미 옮김, 클, 2018) 123쪽


포시랍다는 말의 온기로 그 말의 사랑으로 그 말의 넉넉함으로 나는 여전히 철딱서니가 없고

→ 포시랍다는 따뜻한 말로 사랑으로 넉넉하여 나는 아직 철딱서니가 없고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67쪽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엷은 온기가 있었고

→ 그렇지만 어머니는 따스했고

→ 그러나 어머니는 포근했고

→ 그런데 어머니는 살가웠고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2020) 30쪽


하지만 조약돌도 가져간다, 손 안에 고인 온기를

→ 그러나 조약돌은 따뜻한 손을 잡는다

→ 그렇지만 조약돌은 포근한 손을 쥔다

《은엉겅퀴》(라이너 쿤체/전영애·박세인 옮김, 봄날의책, 2022) 23쪽


바깥 견사의 개들은 온기 없는 고요를 끌어 덮은 채

→ 바깥 개집에 개는 차갑게 고요를 끌어 덮은 채

→ 바깥 개우리에는 싸늘히 고요를 끌어 덮은 채

《돌아올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김명기, 걷는사람, 2022) 46쪽


여름의 온기가 찾아오면

→ 여름이면

→ 여름에 더우면

→ 여름이 오면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23쪽


그곳에도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

→ 그곳도 따뜻하기를 바라

→ 그곳도 따뜻해야 해

《볼륨디카시선 1 독창》(강미옥과 아홉 사람, 커뮤니케이션볼륨, 2024) 15쪽


나의 온기를 나누거나 타인의 온기를 인식하는 것은 감각의 영역 같기도 하다

→ 내 숨결을 나누거나 이웃 숨결을 느끼는 삶은 마음길 같기도 하다

→ 내 숨꽃을 나누거나 다른 숨꽃을 느끼는 길은 마음살이 같기도 하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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