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온기 溫氣
방바닥의 온기가 가셨다 → 따스한 바닥이 가셨다
온기가 다시 돌기 시작하였다 → 다시 따뜻하다 / 다시 포근하다
후텁지근한 온기가 → 후텁지근한 기운이 / 후텁지근한 바람이
‘온기(溫氣)’는 “따뜻한 기운 ≒ 난기(暖氣)”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따뜻하다·따스하다·따사롭다·다사롭다·다스하다·다솜’이나 ‘포근하다·푸근하다·포근날·푸근날’로 손질합니다. ‘폭하다·푹하다·폭신폭신·푹신푹신’이나 ‘덥다·더운날·더운꽃·후덥다·후덥지근’으로 손질하지요. ‘여름·뜨끈하다·뜨듯하다·뜨듯하다’나 ‘너르다·너그럽다·넉넉하다·낙낙하다·사주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사람답다·살내음·살갑다·곰살갑다’나 ‘살뜰하다·알뜰하다·아늑하다·오붓하다·오순도순’으로 손질하고, ‘볕·볕살·볕뉘·볕자락·볕날·볕마루’나 ‘불·불길·눈금’으로 손질해도 어울려요. ‘마음·맘·몸기운·몸볕’으로 손질하고,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붙이·숨소리’로 손질해요. ‘베풀다·건하다’나 ‘손길·손빛·손길꽃·손빛꽃·손끝’으로 손질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온기(溫器)’를 “음식을 끓이거나 데우는 데 쓰는 그릇”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따스한 온기가 잡혀와
→ 따스한 기운이 잡혀와
→ 따스함이 잡혀와
→ 따스해서
《찬란》(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0) 10쪽
사랑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소중한 온기도 기억하고 있다
→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다. 값진 볕살도 떠오른다
→ 사랑을 안 하고 싶지 않다. 따스한 기운도 떠올린다
《솔로 이야기 1》(타니카와 후미코/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2) 120쪽
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
→ 네 가슴에 뜨거운 여름날을 간직해라
《나대로 살아라》(정송희, 씨네21북스, 2013) 114쪽
차량 안에서 나오는 따뜻한 온기가 너무 좋아서
→ 차에서 나오는 따뜻한 기운이 아주 좋아서
→ 차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매우 좋아서
《서른 여행은 끝났다》(박현용, 스토리닷, 2016) 83쪽
햇살 같은 존재가 되어 작은 동네에 온기를 공급한다
→ 햇볕 같은 사람이 되어 작은마을에 따스히 베푼다
→ 햇볕 같은 숨결이 되어 작은골목을 따스하게 감싼다
→ 햇볕처럼 따스하게 작은고을을 어루만진다
《거짓말하는 어른》(김지은, 문학동네, 2016) 51쪽
하나의 온기 없이 따뜻한 음식이 회전벨트에 실려 배달된다
→ 하나도 안 따뜻하되 김이 나는 밥을 돌돌띠에 실어 나른다
→ 안 살뜰하지만 따뜻한 밥을 돌돌돌 띠에 실어 나른다
→ 안 따뜻하게 김이 나는 밥을 돌돌돌 띠에 실어 나른다
→ 따뜻하지 않은 모락모락 밥을 도르르 띠에 실어 나른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92쪽
앞사람의 온기 때문에 의자가 따뜻하게 느껴졌던 기억 있지 않아?
→ 앞사람 기운 때문에 걸상을 따뜻하게 느낀 일 있지 않아?
→ 앞사람이 남긴 기운 때문에 걸상이 따뜻하다고 느낀 일 있지 않아?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안민영, 책과함께어린이, 2017) 5쪽
희미하지만 온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 어렴풋이 따스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 옅지만 포근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무》(고다 아야/차주연 옮김, 달팽이, 2017) 20쪽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온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 말하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따스함을 다르게 느낀다
《행복한 타카코 씨 1》(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 comics, 2017) 110쪽
나무는 곧 따뜻한 온기가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 나무는 곧 따뜻한 기운이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 나무는 곧 따뜻한 불길이 되어서 방을 데울 테고
《안녕, 동백숲 작은 집(하얼과 페달, 열매하나, 2018) 54쪽
손으로 만지면 온기가 느껴질 것만 같았다
→ 손으로 만지면 따뜻할 듯했다
→ 손으로 만지면 포근하겠구나 싶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무라야마 사키/류순미 옮김, 클, 2018) 123쪽
포시랍다는 말의 온기로 그 말의 사랑으로 그 말의 넉넉함으로 나는 여전히 철딱서니가 없고
→ 포시랍다는 따뜻한 말로 사랑으로 넉넉하여 나는 아직 철딱서니가 없고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67쪽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엷은 온기가 있었고
→ 그렇지만 어머니는 따스했고
→ 그러나 어머니는 포근했고
→ 그런데 어머니는 살가웠고
《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김명남 옮김, 바다출판사, 2020) 30쪽
하지만 조약돌도 가져간다, 손 안에 고인 온기를
→ 그러나 조약돌은 따뜻한 손을 잡는다
→ 그렇지만 조약돌은 포근한 손을 쥔다
《은엉겅퀴》(라이너 쿤체/전영애·박세인 옮김, 봄날의책, 2022) 23쪽
바깥 견사의 개들은 온기 없는 고요를 끌어 덮은 채
→ 바깥 개집에 개는 차갑게 고요를 끌어 덮은 채
→ 바깥 개우리에는 싸늘히 고요를 끌어 덮은 채
《돌아올 곳 없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김명기, 걷는사람, 2022) 46쪽
여름의 온기가 찾아오면
→ 여름이면
→ 여름에 더우면
→ 여름이 오면
《나무 내음을 맡는 열세 가지 방법》(데이비드 조지 해스컬/노승영 옮김, 에이도스, 2024) 23쪽
그곳에도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
→ 그곳도 따뜻하기를 바라
→ 그곳도 따뜻해야 해
《볼륨디카시선 1 독창》(강미옥과 아홉 사람, 커뮤니케이션볼륨, 2024) 15쪽
나의 온기를 나누거나 타인의 온기를 인식하는 것은 감각의 영역 같기도 하다
→ 내 숨결을 나누거나 이웃 숨결을 느끼는 삶은 마음길 같기도 하다
→ 내 숨꽃을 나누거나 다른 숨꽃을 느끼는 길은 마음살이 같기도 하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2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