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방패 防牌
화살을 방패로 막았다 → 화살을 담으로 막았다
활과 방패는 → 활과 막이는
여론을 방패로 삼다 → 목소리를 핑계로 삼다 / 뭇소리를 내걸다
‘방패(防牌/旁牌)’는 “1. 전쟁 때에 적의 칼, 창, 화살 따위를 막는 데에 쓰던 무기. 원방패(圓防牌)와 장방패(長防牌)가 있다 ≒ 간로 2. 어떤 일을 할 때에 앞장을 세울 만한 것.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막다·막이·가로막다·바람막이’나 ‘지키다·품다·볼모·안다’로 고쳐씁니다. ‘내세우다·앞세우다’나 ‘담·담벼락·담쌓기·돌담·돌담벼락’으로 고쳐쓰고, ‘울·우리·울타리·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덤불·쇠가시담’으로 고쳐써요. ‘돌보다·보살피다·보듬다’나 ‘감싸다·싸고돌다·두남두다·둘러치다·휘감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핑계·볼모·걸다·내걸다·토·토씨·토달다’나 ‘버티다·내버티다·마주받다·맞받다·맞붙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방패(方牌)’를 “[역사] 조선 시대에, 관아의 하인들이 허리에 차던 네모진 나무패”로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나의 창과 당신의 방패는 서로 다른 전쟁을 하고 있지
→ 내 가시와 그대 담은 서로 다르게 싸우지
→ 나는 찌르고 넌 막으며 서로 다르게 다투지
《칸트의 동물원》(이근화, 민음사, 2006) 74쪽
설득을 포기하고 진압과 통제로 국민을 상대하기로 한 권력의 명령이, 곤봉과 방패와 레이저건과 또다른 무기들을 펄떡이게 하는 걸 우리가 압니다
→ 달래지 않고서 사람들을 누르고 막기로 한 이 나라가, 방망이와 가시울 빛줄쏘기와 또다른 주먹질을 하는 줄 압니다
→ 다독이지 않고서 우리를 밟고 가두기로 한 이 나라가, 몽둥이와 돌담과 빛살쏘기와 또다른 총칼을 쥐는 줄 압니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이철수, 삼인, 2009) 126쪽
방패막이가 될 만한 부차적인 이유를 내세우지 않는다
→ 막아설 만한 까닭을 더 내세우지 않는다
→ 막을 만한 덧소리를 내세우지 않는다
→ 맞붙을 만한 덧말을 내세우지 않는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25쪽
방패막을 치는 것도
→ 막아도
→ 둘러쳐도
《나는 초민감자입니다》(주디스 올로프/최지원 옮김, 라이팅하우스, 2019) 40쪽
졸도 방패도 아니다
→ 잔챙이도 바람막이도 아니다
→ 꼬마도 담도 아니다
《노부나가의 셰프 14》(니시무라 미츠루·카지카와 타쿠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39쪽
내가 당신의 방패가 되어주었다면
→ 내가 너를 감싸 주었다면
→ 내가 너를 막아 주었다면
→ 내가 자네를 보듬었다면
→ 내가 그대를 돌봤다면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3쪽
내 또래 남자들은 징발병이라고 해서 원정군 맨 앞에 세우고 방패막이로 써먹어
→ 또래 사내는 붙들려서 먼길 싸울아비 맨앞에 세우고 가로막이로 써먹어
《천막의 자두가르 1》(토마토수프/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123쪽
총도 방패도 없이 전쟁터에 나온 병사처럼 암담하기 그지없었다
→ 맨몸으로 싸움터에 나온 사람처럼 까마득하기 그지없었다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이혜미, 톰캣, 2024) 1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