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1 : 위해 주변의 사물 위해 세상 존재 과거 속의 역사 위해 질문을 던지


나를 알기 위해, 내 주변의 사물을 알기 위해, 나를 둘러싼 세상과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 속의 역사를 알기 위해 반짝이는 눈으로 질문을 던지는 아이를 보며

→ 나를 알려고, 둘레를 알려고, 온누리와 내가 없던 지난날을 알려고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 아이를 보며

→ 나와 둘레와 온누리를 알려고, 또 내가 없던 어제를 알려고 눈을 반짝이며 묻는 아이한테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김슬기, 웨일북, 2018) 203쪽


나를 알려면 나를 보아야 하고, 둘레를 알려면 둘러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묻는 말을 가만히 받아들이면서 온누리를 나란히 헤아립니다. 지나온 날을 곱씹고, 아직 내가 없던 이 별에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기도 합니다. 보고 묻고 받아들이면서 생각하기에 차근차근 배웁니다. 배울 수 있기에 눈을 밝히고, 차곡차곡 익히면서 새삼스레 눈뜨고 싹틉니다. ㅍㄹㄴ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주변(周邊) : 1. 어떤 대상의 둘레 2. = 전두리

사물(事物) : 1. 일과 물건을 아울러 이르는 말 2.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 3. [법률] 사건과 목적물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3.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 4. 절, 수도원, 감옥 따위에서 바깥 사회를 이르는 말 5. = 세상인심 6. ‘지상’을 천상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7. ‘비할 바 없이’, ‘아주’의 뜻을 나타내는 말 8. ‘도무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존재(存在) : 1. 현실에 실제로 있음 2. 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3. [철학]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外界)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 자인 4. [철학] 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인 실재 5.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역사(歷史) : 1.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 ≒ 사·춘추 2.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이 존재해 온 연혁 3. 자연 현상이 변하여 온 자취 4. 역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 = 역사학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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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0 : 불안 역시 피할 기제 작동


불안 역시 피할 수 없는 기제로 작동한다

→ 걱정도 떨칠 수 없다

→ 근심도 버릴 수 없다

→ 걱정도 안 할 수 없다

→ 근심도 꼭 한다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김슬기, 웨일북, 2018) 66쪽


“불안 역시 + 피할 수 없는 + 기제로 작동한다” 얼거리인 보기글은 무늬한글인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걱정도 + 떨칠 수 + 없다”처럼 단출하게 쉽게 말하거든요. “근심도 + 꼭 + 한다”처럼 수수하게 풀어내는 우리말씨입니다. ㅍㄹㄴ


불안(不安) : 1.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 2. 분위기 따위가 술렁거리어 뒤숭숭함 3. 몸이 편안하지 아니함 4. 마음에 미안함

역시(亦是) : 1. = 또한 2. 생각하였던 대로 3. 예전과 마찬가지로 4. 아무리 생각하여도

피하다(避-) : 1. 원치 않은 일을 당하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하다 2. 행사에 불길한 날을 택하지 않다 3. 비, 눈 따위를 맞지 않게 몸을 옮기다 4. 몸을 숨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어 드러나지 않도록 하다

기제(機制) : 1. 기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이나 공식 따위의 내부 구성 = 기구機構 2.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의 작용이나 원리

작동(作動) : 기계 따위가 작용을 받아 움직임. 또는 기계 따위를 움직이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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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오른죽지



  어제하고 오늘 이틀에 걸쳐서 손글씨로 노래꽃을 옮겨적는다. 날마다 쓰는 노래꽃이지만, 몰아서 스물두 꼭지를 종이에 옮겨쓰자니 오른죽지가 결린다. 글자루에 담는다. 읍내 나래터로 나가서 부치기 앞서 살짝 눕는다. 등허리를 펴고 꾹꾹 주무른다. 눈을 스르르 감고, 자칫 14:00 시골버스를 놓칠 뻔한다.


  어제는 읍내길을 걸으며 책을 읽다가 전봇대에 이마를 쿵 찧었다. 오늘도 책을 읽으며 걷는데,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앞을 살핀다. 아무래도 어제는 너무 빨리 걸은 듯싶다. 어제는 14:00 시골버스가 아닌 15:00 시골버스로 읍내에 나온 터라 좀 서둘러야 했다. 안 느긋하면 박거나 부딪히거나 미끄러진다.


  하루 볼일을 모두 마친다. 집으로 돌아갈 시골버스를 타러 걷는다. 읍내 버스나루에 가까울 즈음 우뚝 선다. 손이 가벼운 줄 느끼고는 “아차! 오늘 자루감을 장만하기로 했지!” 읽던 책을 얼른 덮고서 달린다. 아까 보아둔 감집으로 간다. 단감과 주먹감 사이에서 살피다가 주먹감으로 집어든다. 단감은 70알에 1만 원, 주먹감은 50알에 2만 원을 부른다.


  등판은 땀으로 젖는다. 큰고장으로 책마실을 갈 적에도 한겨울은 땀바가지요, 시골에서 저잣마실을 할 적에도 늘 땀빛이다. 이 땀으로 살고, 이 땀으로 씻고, 이 땀으로 쉬고, 이 땀으로 노래한다. 땀냄새를 풍기며 걷고, 땀방울을 마치 씨앗처럼 길바닥에 뿌리면서 걷는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땀사람이자 땅사람이었으나, 요즈음은 땀아이나 땀어른을 스치기 어렵다.


  저녁이 일찍 온다. 밤이 길고 고즈넉하다. 겨우내 고요히 흐를 밤빛일 테고, 별빛만 마당과 지붕과 뒤꼍을 어루만질 테지. 오늘밤도 별내가 하얗게 흐를 듯싶다. 돌아가는 시골버스에 오른다. 등짐과 자루감을 바닥에 놓는다. 숨을 돌리고서 하루글을 손으로 쓴다. 하루글을 맺을 무렵 마을 앞에 다다르려 한다. 마지막 두 줄은 집에 가서 적자. 등짐을 다시 메고, 자루감을 품에 안고서 내린다. 2025.11.20.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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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노래가 좋아 그림책♬
김현철 지음, 최정인 그림 / 스푼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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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1.

그림책시렁 1682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김현철 글

 최정인 그림

 스푼북

 2022.11.18.



  “어린이도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쓰겠다는 뜻은 안 나쁩니다. 그러나 ‘키즈 송’이란 참 덧없습니다. 어린이한테 ‘마음·함께·같이·나눔·눈빛·하루’가 피어나는 ‘놀이’하고 ‘노래’를 들려주려면, “어른끼리 듣고서 따라부르는 대중가요”가 아니라, 말 그대로 “놀며 부르는 노래”여야 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은 한겨울에 포근하게 품는 촛불과 같은 빛을 검은고양이를 따라서 어린돌이가 어린순이랑 눈이 맞는 줄거리를 담는구나 싶습니다만, 에스파냐나 네덜란드나 프랑스 같은 하늬녘 골목집 한켠을 멋스러이 여기면서 담은 ‘한겨레 아이’ 얼굴과 몸짓하고는 너무 안 어울린다고 느낍니다. 더구나 아이들이 무슨 ‘그대’나 ‘당신’ 같은 말씨를 쓰나요? 아이들은 ‘나·너·우리’입니다. 아이들은 허물없이 뛰고 달리고 놀고 어울리고 노래하고 웃고 손을 흔듭니다. 너무 거룩하게 꾸미지 않기를 빕니다. 그저 우리 곁에서 아이어른이 나란히 노래하고 손잡고 웃고 떠드는 조촐한 살림집을 그려내면 됩니다. 먼나라가 멋있다고 여기는 바람에, 그만 빛도 길도 잃고 잊어요. 모든 사랑은 저마다 마음자리에 있습니다. 기쁘고 슬프면서 이 삶에 흐르는 마음은 늘 너랑 나 사이에 있어요.


ㅍㄹㄴ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김현철·최정인, 스푼북, 2022)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 섣달꽃에는 기쁘게

→ 거룩잔치에는 밝게

→ 포근잔치에는 늘웃음

3


당신과 만나는 그날을 기억할게요

→ 너랑 만나는 날을 떠올릴게요

8


창틀 위의 촛불이 까만 밤을 수놓으며

→ 바람틀 곁에 촛불이 까만 밤을 더하며

9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가겠죠

→ 온누리가 하얗게 눈으로 덮이겠죠

→ 온통 하얀눈으로 덮여 가겠죠

11


헤어져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도 나에겐 아무 상관없어요

→ 헤어질 때나 함께할 때에도 대수롭지 않아요

→ 난 헤어지거나 함께해도 걱정하지 않아요

13


아직도 내 맘은 항상 그대 곁에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 아직도 내 맘은 늘 그대 곁에 그대로

→ 아직도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고이

17


온 세상이 그대 향기로 가득하네요

→ 온누리가 그대 꽃내로 가득하네요

→ 온누리에 그대 기운이 가득하네요

21


그대 오시는 그 길 위에 기도할게요

→ 그대 오시는 길에서 빌게요

→ 그대 오시는 길에서 바랄게요

27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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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같이



네가 태어난 곳하고

내가 자라난 자리는

참으로 멀고 다른데


우리는 여태 같이 놀았고

서로 나란히 뛰고 달렸고

이 말 저 말 주고받았어


너는 나랑 같이 놀며 즐겁니?

나는 너하고 얘기하며 오붓해

너는 늘 별이랑 같이 사네

나는 언제나 바람하고 어울려


2025.11.23.해.


ㅍㄹㄴ



문득 돌아보니

'같이'라는 낱말이 들어간 책이

뜻밖에 그리 많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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