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7.


《잘 왔어 우리 딸》

 서효인 글, 난다, 2014.7.10.



높녘(북녘)을 떠난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귀순자·꽃제비·새터민·탈북민’이 있는데, 따로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나는 어쩐지 ‘봄제비’로 새로짓고 싶다. 철빛을 헤아려 먼먼 바닷길을 씩씩하게 가르는 제비마냥, 봄을 그리는 작은새라는 뜻으로 ‘봄제비’ 같은 이름이 어울린다고 느낀다. 지난날 ‘망명정부’도, 오늘날 ‘망명자’와 ‘이주민’도 나란히 ‘봄제비’이지 싶다. ‘이·만·갑’이라는 풀그림에서 “대북방송과 삐라” 이야기가 나온 적 있는 듯하다. 문득 1995∼97년에 강원 양구 ‘완전무장지대(DMZ)’에서 날마다 귀청이 떨어지듯 들어야 하던 펑펑소리가 떠오른다. 그래, 그때 싸울아비로 뒹굴면서 용케 대북방송 펑펑소리를 날마다 견뎌내고 귀도 멀쩡하구나. 《잘 왔어 우리 딸》을 읽었다. 아이를 낳아서 곁에서 지켜본 바를 이럭저럭 풀어낸 꾸러미라고 느낀다. 아이곁에 있기 앞서까지 아이를 헤아린 적이 없는 분이 참으로 많다. 이 나라는 어린배움터와 푸른배움터에서 ‘성교육’은 있되 ‘아이돌봄’은 없다. ‘살섞기’를 할 적에 아이가 태어나는 줄 못 배운다. 푸른배움터를 마친 스무 살은 마구마구 놀아대기 바쁘니, ‘아이생각’은 아예 없을 만하고, 일자리를 얻으면 일하고 쉬고 노느라 바쁘니 더더욱 ‘아이살핌’도 없을 만하다. 이러다가 뚝 낳는 아이일 테니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비롯해서 ‘아이랑 어울리는 하루살림’에는 새까맣게 마련이다. 푸른씨뿐 아니라 나이든 모든 사람 누구나 ‘아이곁’이 무엇인지 새로 배우고 익힐 노릇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민언련 활동가 전원 집단사직…"치열한 운동 뒤 권력 사유화, 존엄 사라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32815?sid=102


"전횡·폭력적 언사에 탈퇴"…민언련 일부 구성원 '집단 사직'

https://n.news.naver.com/article/448/0000571092


[단독] 민언련 활동가 '전원 사직' 예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556454?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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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8.


《날마다, 출판》

 박지혜 글, 싱긋, 2021.11.11.



바람이 잠들면서 어제보다 살짝 포근한 듯싶다. 하루치 일을 쉬엄쉬엄 한다. 어제 못 끝낸 꾸러미(보고서) 하나를 아침에 마무르고서 낮밥을 짓고 차린다. 설거지를 하고서 물살림까지 돌본다. 어깻죽지가 살짝 결리지만, 낮일을 조금 더 하고서 조금 더 쉬면 된다. 집에서는 일과 살림과 글과 해바람마실을 찬찬히 잇는다. 우리집에 날마다 찾아오는 새는 날마다 감을 조금씩 쫀다. 뭇새가 감알 하나를 여러 날을 두고서 쪼는데 “너도 한 입, 나도 한 입!” 하고 노래하는 듯하다. 작은아이는 굴뚝새를 다시 보았다며 즐거워한다. 《날마다, 출판》을 돌아본다. 날마다 읽고 쓰고 살피는 하루를 돌보는 사람으로서 “날마다 책”을 다루는 줄거리에 눈이 갈밖에 없다. 날마다 숱한 책이 태어나고 스러진다고 하는데, ‘올해책’에 뽑히더라도 이듬해에 단돈 500∼1000원에 쏟아지는 지스러기가 많고, 올해책은커녕 ‘MD와 신문기자’ 손끝에 걸린 적이 없으나 차분히 오래 사랑받는 책도 많다. 틀림없이 아름책이지만 열 해나 스무 해 가까이 느낌글 하나 제대로 못 받는 책이 수두룩하다. 우리는 안 아름답기를 바랄까? 우리는 돈이 되거나 이름을 팔거나 힘을 쥐면 그만일까? 어느 책이건 “한 해 5만 자락까지 찍을 수 있음!” 같은 눈금을 세워야 한다고도 느낀다. 글쓴이 스스로 ‘글’을 써서 ‘책’을 낸다고 한다면, 엮는이와 펴는이 스스로 ‘책’을 다룬다고 한다면, 팔림금(판매 한도)은 꼭 있을 노릇이라고 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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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9.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김진향 글, 슬로비, 2019.1.21.



이웃고을 푸른씨한테 띄울 노래꽃을 흰종이에 글붓으로 옮겨적는다. 열 몇 자락을 옮겨적어도 한나절이 슥 간다. 이튿날 마저 옮겨적기로 하고서 나래터를 다녀온다. 날은 더 얼어붙을 동싶더니 살짝 풀린다. 오늘도 뭇새는 우리집에 감을 쪼려고 찾아온다.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는 높녘(북녘)하고 마녘(남녘)이 어울리는 길을 찾겠다는 줄거리 같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높녘을 모셔야 한다 + 개성공단은 훌륭했다고 띄우기”라는 두 얼거리로 흐른다. 얕으면서 뜬금없는 자랑에 가득한 분이 ‘카이스트 교수’라니 몹시 아리송하다. 벼슬자리를 거머쥔 눈에는 ‘입벙긋(언론자유)’조차 못 하면서 ‘돌바라기(우상숭배)’에 가득한 높녘이 안 보이는 듯하다. 높녘과 마녘 모두 무엇이 어긋나고 틀려먹었는지 찬찬히 못 짚거나 안 짚는 책은 그저 외곬로 기운 벼랑끝일 뿐이다. 작은아이가 ‘곰취’ 이야기를 묻기에, 1995∼97년에 강원 양구 멧골짝에서 싸움터살이(군대생활)를 하며 겪은 바를 조금 들려준다. ‘사단장 DMZ 순시’ 따위를 나온다고 하면 한 달 남짓 길닦기(도로보수)를 하는데, 이레쯤 앞서부터 ‘곰취작전’을 한다. 양구 멧골짝을 ‘땅개(육군보병)’가 훑고 다니면서 ‘곰취뜯어서 사단장·군단장·연대장·행보관한테 바치기’를 해야 했다. 그때 싸움터에서는 “만 삽 뜨고 허리 펴기” 따위로 시달렸다. 주먹과 눈금(계급)으로 억누르던 그들은 이제 어디에서 뭘 하고 살까?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덤글 ++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난각번호 4번' 달걀 한판이 1만5000원?…이경실 "품질 높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483898?sid=102


"난각번호 4번인데 왜 1번 가격?"…이경실 달걀 사업 '논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435794?sid=103


‘한판 1만5000원’ 이경실 달걀, 논란 일자 판매 사이트 폐쇄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2417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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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반대한다 - 우리시대에 고하는 하워드 진의 반전 메시지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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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11.21.

인문책시렁 461


《전쟁에 반대한다》

 하워드 진

 유강은 옮김

 이후

 2003.2.19.



  총칼을 쥔 싸움도 바보짓이지만, 말싸움(토론)도 바보짓입니다. 두싸움(젠더 워)도 나란히 바보짓입니다. 모든 싸움은 “이쪽만 옳기에 이쪽만 싸고돌” 적에 터집니다. 한쪽만 감싸면서 맞은쪽은 손가락질에 탓질에 호통에 불씨에 주먹질까지 일삼으니, 그만 둘 사이가 쩍쩍 갈리면서 윽박지르고 피가 튀고 목숨까지 잃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총칼만 물리칠 수 없습니다. 말다툼도 물리칠 일입니다. 등돌리거나 고개돌리는 모든 바보짓도 물리칠 노릇입니다. 저놈이 여태 우리한테 굴레를 씌우고 수렁으로 몰아댔기에, 이제부터 저놈한테 굴레를 씌우거나 수렁으로 몰아넣어야 하지 않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굴레와 수렁이 아닌, 꽃길과 숲길과 들길과 푸른길을 함께 걸어가는 보금자리를 일굴 살림살이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푸른별에서 우리가 사람빛을 스스로 팽개치거나 잊은 채 헤매는 얼뜬짓을 차근차근 짚습니다. 총칼로만 싸우지 않는다는 대목을 짚으면서, “어디에도 바른길은 없다”고 나즈막이 속삭여요. 나도 너도 바르거나 옳지 않다고, 나도 너도 서로 배우고 새로 익히면서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서로 모여서 마음을 나눌 때에 싸움박질이 아닌 어깨동무로 첫발을 내딛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모여도 뜻있을 테지만, 처음부터 다 모이기보다는 조촐히 조용히 모이는 조그마한 자리를 멧숲에서 나눌 적에 즐거울 만합니다. 손을 맞잡고서 두레를 펼 사람부터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울 일입니다. 하나씩 풀어내면서 집·마을·둘레를 푸른숲으로 일구려는 풀사람·흙사람·숲사람·작은사람이 만나고 어울릴 줄 알아야 합니다.


  걷는 사람은 싸울 일이 없습니다. 두바퀴를 달려도 싸울 일은 없는데, 두바퀴를 마구마구 내달리려고 하면 싸웁니다. 쇠(자동차)를 몬대서 싸우지 않으나, 웬만한 사람은 쇠에 앉아서 손잡이를 쥐면 싸움꾼으로 탈바꿈하더군요. 그러니까, 우리는 스스로 착하고 참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다스리기 앞서까지 쇠를 거느려서도 몰아서도 안 됩니다. 걸어야 하고, 거니는 삶이어야 하며, 아이랑 손잡고 걷는 하루를 지을 때에 모든 싸움박질을 녹여낼 만합니다.


  하워드 진 님이 쓴 책은 워낙 “On War”입니다. 하워드 진 님이 들려주려는 이야기는 싸움박질을 거스르는 길입니다만, “전쟁에 반대한다”고 외치지 않아요. “다들 싸운다”고 속삭입니다. “넌 입으로는 평화와 평등과 민주를 들먹이지만, 너부터 싸우잖아?” 하면서 가볍게 나무랍니다. ‘목소리(주의주장)’만 높이기에 싸웁니다. 목소리를 높일 일이 아니라, 목소리를 나눌 일입니다. 서로 목소리를 나누려 안 하고, 이녁 목소리만 높이려 하니까 불똥과 불씨와 불티가 흩날리면서 그만 불바다와 불늪으로 뒤바뀌어 잿더미로 화르르 타버립니다.


ㅍㄹㄴ


그 주장이 아무리 ‘정당’하거나 ‘인도적’일지라도, 모든 전쟁의 변치 않는 고갱이는 국가 지도자들의 거짓말을 동반한 무고한 이들에 대한 계획적인 살육이기 때문이다. (17쪽)


이라크 폭격에 사용된 크루즈미사일은 모두 한 기당 가격이 백만 달러에 달하는 것이었는데, 국방부는 약 250기를 사용했다 … 그리하여 우리의 무기가 해외에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 동안에 이 나라에서는 집 없는 사람들이 얼어죽고 있다. (40쪽)


베트남 참전군인들에게 물어보라. 죽은 이의 가족들에게 물어보라. 수족이 잘린 사람들과 걸어다니는 부상자들에게 물어보라. 그렇다. 누군가는 그것이 훌륭한 대의였다고 주장할 것이다. (118쪽)


결국 우리의 유일하고도 진정한 방위력은 시체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이고, 파괴적인 분노가 아니라 창의적인 에너지이며, 이는 우리를 죽이려는 다른 나라 정부들뿐만 아니라 역시 우리를 죽이려 하는 우리 자신의 정부에 맞섬을 통해 가능하다. (126쪽)


실제로 미국은 파시즘의 팽창을 별 강력한 대응 없이 지켜보기만 했었다. (242쪽)


제2차 세계대전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면서, 또 그 전쟁이 만들어낸 세계와 우리 세기를 사로잡고 있는 공포를 바라보면서, 정당한 전쟁이라는 생각을 영원히 묻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277쪽)


#HowardZinnOnWar #HowardZinn #OnWar


+


《전쟁에 반대한다》(하워드 진/유강은 옮김, 이후, 2003)


일구이언하는 데 있어서 클린턴과 쌍을 이루는

→ 딴소리로는 클린턴과 짝을 이루는

→ 뜬금없기로는 클린턴과 나란한

→ 한입두말로는 클린턴과 똑같은

→ 오락가락으로는 클린턴과 맞먹는

2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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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1.21.

숨은책 1065


《지용文學讀本》

 정지용 글

 박문출판사

 1948.2.5.첫/1949.3.5.재판



  1988년에 “읽기가 풀린 글” 가운데 ‘정지용’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열네 살 푸른씨였어요. “배움책에 가득한 따분하고 틀에 박혀서 삶과 동떨어진 글”만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배워야 하느라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이른바 ‘납북문인’이 남겼다는 글이 여러 펴냄터에서 쏟아지듯 나왔고, 1993년에 처음 치른다는 수능을 앞두고서 “정지용도 수능 언어영역에 문제가 나오리라” 여겼습니다. 이래저래 정지용이며 백석이며 이용악이며 임화이며 김남천이며 외우듯이 읽었습니다. 지긋지긋한 불굿(입시지옥)이 지나간 뒤로는 모든 높녘글붓(월북작가)이 남긴 글은 더 들여다보지 않았어요. 《지용文學讀本》을 2024년 11월에 처음 만났습니다. 닳고 낡아 나달거리는 책을 한참 뒤적이는데, 1948년에 낸 책이면서도 한글이 아닌 일본한자말을 아주 즐겨쓴 대목에 다시 지끈지끈합니다. 문득 알아보니 이이는 ‘오유미 오사무(大弓修)’라는 일본이름이 있습니다. 그렇구나. 일본이 이 나라를 집어삼켜 숱한 사람이 굶주리고 헐벗고 끌려가고 죽는 마당에도 술집에서 꼬장부리는 꼴을 손수 적바림하는 나리였으니, 이이가 쓴 글이 허울스럽고 겉멋에 가득할밖에 없었네 하고 뒤늦게 깨닫습니다.


ㅍㄹㄴ


一一히 가져오라고 해야만 가져온다. 招人鐘으로 재차 불러오니 역시 뻣뻣하다. “느집에 술 있니?” “있지라우.” “술이면 무슨 술이야?” “술이면 술이지 무슨 술이 있는가라우?” “무엇이 어째! 술에도 種類가 있지!” “日本酒면 그만 아닌가라오?” “日本酒에도 몇十種이 있지않으냐!” 正初에 이女子가 건방지다 소리를 들은것이 自取가 아닐수 없다. “麥酒 가져오느라!” “몇병인가라오?” “있는대로 다 가져 와!” 號令이 效果과 있어서 훨석 몸세가 부드러워져 麥酒 세병이 나수어 왔다. 센뻬이를 가져오기에도 溫泉場거리에까지 나갔다 오는 모양이기에 거스름돈을 받지 않았더니 고맙다고 좋아라고 절한다. 눈갓에는 눈물자죽인지도 몰라 젖은대로 있는가 싶다. “성 났나?” “아아니요!” 사투리가 福岡이나 博多近處에서 온 모양인데 몸이 가늘고 얼굴이 파리하여 心性이 꼬장꼬장한 편이겠으나 好感을 주는것이 아니요 옷도 滿洲추위에 빛갈이 맞지않는 봄옷이나 가을옷 같고 듬식 듬식 놓인 불그죽죽한 冬柏꽃 문의가 훨석 쓸쓸하여 보인다. (185∼18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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