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18.
《날마다, 출판》
박지혜 글, 싱긋, 2021.11.11.
바람이 잠들면서 어제보다 살짝 포근한 듯싶다. 하루치 일을 쉬엄쉬엄 한다. 어제 못 끝낸 꾸러미(보고서) 하나를 아침에 마무르고서 낮밥을 짓고 차린다. 설거지를 하고서 물살림까지 돌본다. 어깻죽지가 살짝 결리지만, 낮일을 조금 더 하고서 조금 더 쉬면 된다. 집에서는 일과 살림과 글과 해바람마실을 찬찬히 잇는다. 우리집에 날마다 찾아오는 새는 날마다 감을 조금씩 쫀다. 뭇새가 감알 하나를 여러 날을 두고서 쪼는데 “너도 한 입, 나도 한 입!” 하고 노래하는 듯하다. 작은아이는 굴뚝새를 다시 보았다며 즐거워한다. 《날마다, 출판》을 돌아본다. 날마다 읽고 쓰고 살피는 하루를 돌보는 사람으로서 “날마다 책”을 다루는 줄거리에 눈이 갈밖에 없다. 날마다 숱한 책이 태어나고 스러진다고 하는데, ‘올해책’에 뽑히더라도 이듬해에 단돈 500∼1000원에 쏟아지는 지스러기가 많고, 올해책은커녕 ‘MD와 신문기자’ 손끝에 걸린 적이 없으나 차분히 오래 사랑받는 책도 많다. 틀림없이 아름책이지만 열 해나 스무 해 가까이 느낌글 하나 제대로 못 받는 책이 수두룩하다. 우리는 안 아름답기를 바랄까? 우리는 돈이 되거나 이름을 팔거나 힘을 쥐면 그만일까? 어느 책이건 “한 해 5만 자락까지 찍을 수 있음!” 같은 눈금을 세워야 한다고도 느낀다. 글쓴이 스스로 ‘글’을 써서 ‘책’을 낸다고 한다면, 엮는이와 펴는이 스스로 ‘책’을 다룬다고 한다면, 팔림금(판매 한도)은 꼭 있을 노릇이라고 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