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85 : 신 국한된 감정 좋을


슬픔은 신에게만 국한된 감정이면 좋을 뻔했다

→ 하늘만 슬퍼하면 될 뻔했다

→ 님만 슬프면 될 뻔했다

→ 하느님만 슬프면 될 뻔했다

《6》(성동혁, 민음사, 2014) 16쪽


슬플 적에는 ‘슬픔’이라 합니다만, 이 글월처럼 “슬픔은”을 임자말로 놓으면 얄궂게 마련입니다. “슬픔은 + 신에게만 국한된 + 감정이면 + 좋을 뻔했다” 같은 옮김말씨는 “하늘만 + 슬퍼하면 + 될 뻔했다”로 다듬습니다. ㅍㄹㄴ


신(神) : 1. 종교의 대상으로 초인간적, 초자연적 위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 2. 사람이 죽은 뒤에 남는다는 넋 = 귀신 3. [기독교] ‘하느님’을 개신교에서 이르는 말 = 하나님 4. [민속]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산아(産兒)를 돌보는 세 신령 = 삼신 5. [철학] 세계의 근원,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실체

국한(局限) : 범위를 일정한 부분에 한정함

감정(感情) :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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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84 : 건 게


슬픈 건 나쁜 게 아니에요

→ 슬프면 나쁘지 않아요

→ 슬퍼서 나쁘지 않아요

→ 슬퍼도 안 나빠요

→ 슬프다고 안 나빠요

《25시의 바캉스》(이치카와 하루코/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5) 84쪽


‘것’은 우리말이되 함부로 붙이는 ‘것’은 우리말씨가 아닙니다. “슬픈 건 나쁜 게 아니에요”는 일본말씨일 뿐입니다. 우리말씨는 토씨와 말끝을 살립니다. “슬프면 나쁘지 않아요”나 “슬퍼서 나쁘지 않아요”나 “슬프대서 나쁘지 않아요”나 “슬프더라도 안 나빠요”처럼 살짝살짝 달리 붙이는 말끝으로 뜻과 결을 살릴 노릇입니다. “슬퍼도 안 나빠요”나 “슬프지만 안 나빠요”나 “슬프긴 한데 안 나빠요”처럼 새록새록 살려쓸 노릇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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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183 : 노트 정리 메모의 확장판


노트 정리는 메모의 확장판이다

→ 글적이를 늘려 배움적이다

→ 적바림을 넓혀 익힘적이다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정경오, 양철북, 2018) 156쪽


“노트 정리는 + 메모의 확장판”은 일본말씨입니다. “글적이를 늘려 + 배움적이”로 다듬습니다. “배움적이란 + 글적이를 넓힌 판이다”로 다듬어도 됩니다. 처음에는 ‘적바림’일 테고, 나중에는 배우고 익힌 결을 옮길 테니 ‘배움적이’나 ‘익힘적이’를 합니다. ㅍㄹㄴ


노트(note) : 1.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도록 백지로 매어 놓은 책 = 공책 2. 어떤 내용을 기억해 두기 위하여 적음 3. [음악] 악보에서, 음의 장단과 고저를 나타내는 기호 = 음표

정리(整理) : 1. 흐트러지거나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는 것을 한데 모으거나 치워서 질서 있는 상태가 되게 함 ≒ 교칙(校飭) 2.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종합함 3. 문제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거나 없애서 말끔하게 바로잡음 4.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하지 아니하고 끝냄 5. 은행과의 거래 내역을 통장에 기록으로 나타냄

메모(memo) :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거나 자신의 기억을 돕기 위하여 짤막하게 글로 남김. 또는 그 글. ‘기록’, ‘비망록’, ‘적바림’, ‘쪽지 기록’으로 순화

확장(擴張) : 범위, 규모, 세력 따위를 늘려서 넓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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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틀렸어



틀린 줄 알고도 그냥 가면

아주 밑바닥까지 바보로구나 싶다


폭 고개숙이고서

고스란히 뒤돌아나오고 뉘우치는데

이다음에 또 틀린짓을 하고 나면

난 왜 이다지도

틀려먹었나 싶은데


틈을 내지 않느라

빈틈없이 하겠노라 미느라

오히려 귀를 틀어막았네 싶더라


길없는 데로 갔으니

길틀고서 새로 선다


2025.10.12.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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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주저없다·주저 말고 躊躇-


 주저없이 진행한다 → 휙휙 한다 / 바로바로 한다

 주저 말고 통보해 준다 → 제꺽 알려준다 / 거침없이 알려준다


  낱말책에 없는 한자말 ‘주저없다’입니다. ‘망설이다·머뭇거리다·멈칫하다·서성이다·쭈뼛거리다’를 가리키는 한자말 ‘주저(躊躇)’에다가 ‘-없다’만 붙인 얼거리인데, ‘곧장·곧바로·막바로’나 ‘바로·바로바로·바로길·바로꽃·바로빛’으로 다듬습니다. ‘두말없다·내리쓰다·한붓·한붓’이나 ‘냉큼·닁큼·대뜸·댓바람’으로 다듬을 만합니다. ‘제꺽·제꺼덕’이나 ‘한달음·한달음에·한숨에·한걸음에’나 ‘한칼·한칼에’로 다듬지요. ‘‘거침없다·거칠것없다’나 ‘윙·윙윙·휭·휭휭’으로 다듬고, ‘확·확확·훅·훅훅·휙·휙휙’이나 ‘착·착착·척·척척·팍·팍팍’으로 다듬어도 되어요. ㅍㄹㄴ



약간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주저없이 토마토 밭으로 향한 아이는

→ 살짝 비틀거리면서도 곧장 땅감밭으로 가는 아이는

→ 살짝 비틀비틀 냉큼 땅감밭으로 가는 아이는

《수작사계》(김소연, 모요사, 2014) 144쪽


나는 내가 믿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목숨을 버릴 수 있어

→ 나는 내가 믿는 사람을 헤아린다면 바로 목숨을 버릴 수 있어

→ 나는 내가 믿는 사람을 헤아린다면 냉큼 목숨을 버릴 수 있어

《아르슬란 전기 10》(아라카와 히로무·타나카 요시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9)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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