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일구이언



 일구이언은 할 바가 아니다 → 한 입으로 두 말은 할 바가 아니다

 그는 일구이언을 밥 먹듯 하여 → 그는 한 입으로 두 말을 밥 먹듯 하여

 일구이언하는 사람 →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사람

 일구이언하는 자들 → 이랬다저랬다 하는 이들


일구이언(一口二言) :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에 대하여 말을 이랬다저랬다 함을 이르는 말 ≒ 일구양설



  입은 하나인데 말은 둘이라 할 적에는 ‘한입두말·한입석말·한입넉말·한입닷말’처럼 새말을 여미어도 되어요. “말과 삶이 다르다·말과 삶이 어긋나다”처럼 수수하게 풀어서 쓰면 되고요. ‘다르다·다른빛·다른결·또다른’이라고만 해도 되고, ‘다른말삶’처럼 새말을 짓거나 ‘오락가락·왔다갔다·이랬다저랬다’라 할 만합니다. ‘고개돌리다·얼굴돌리다·눈돌리다·등지다·등돌리다’나 ‘바꾸다·바꿔타다·뒤바꾸다·뒤엎다·뒤집다’로 나타낼 만합니다. ‘입닫다·입다물다·입씻이·갈다·갈아타다’나 ‘엇나가다·엇가락·엇말·엇글·어긋나다·일그러지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고꾸라뜨리다·기우뚱·기울다’나 ‘나몰라·돌아서다·돌리다·동떨어지다’라 할 만하지요. ‘비틀거리다·비칠거리다·삐걱·삐끗’이나 ‘떨어지다·떨구다·떨어뜨리다’라 해도 됩니다. ‘엎다·엎지르다·옮겨타다’나 ‘틀어지다·쿵짝이 안 맞다’라 할 수 있고, ‘절다·절뚝이다·절름대다·절름발이·절름오리’나 ‘빈돌이·헛돌이·휘청거리다’라 하면 됩니다. ‘흔들다·흔들리다·흔들흔들·흔들오리’라 하면 되어요. ㅍㄹㄴ



일구이언하는 데 있어서 클린턴과 쌍을 이루는

→ 딴소리로는 클린턴과 짝을 이루는

→ 뜬금없기로는 클린턴과 나란한

→ 한입두말로는 클린턴과 똑같은

→ 오락가락으로는 클린턴과 맞먹는

《전쟁에 반대한다》(하워드 진/유강은 옮김, 이후, 2003) 25쪽


이 외교적 수완, 아니 일구이언의 결과

→ 이 다리놓기, 아니 한입두말 하기로

→ 이 사잇길, 아니 이랬다저랬다로

→ 이 너름새, 아니 말바꾸기로

《내추럴 히스토리》(존 앤더슨/최파일 옮김, 삼천리, 2016) 29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대중매체



 대중매체에서 종종 다뤄지는 주제이다 → 새뜸에서 가끔 다루는 얘기이다

 대중매체를 활용한 수업으로 → 글붓을 살려서 가르치고


대중매체(大衆媒體) : [매체] 신문, 잡지, 영화, 텔레비전 따위와 같이 많은 사람에게 대량으로 정보와 사상을 전달하는 매체 ≒ 대중매개자·매스미디어



  온갖 이야기를 널리 알린다고 할 적에는, 자리와 때를 헤아리면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낼 만합니다. ‘글길·글붓·글판’이나 ‘붓·붓길·붓판’이라 하면 됩니다. ‘길·말·말씀·말길·목소리·소리·외침’이라 할 만합니다. ‘그릇·도마질·도마에 오르다’나 ‘눈·눈꽃·눈귀·입·입방아’이기도 합니다. ‘새뜸·새뜸판·새뜸길’이라 해도 어울려요. ㅍㄹㄴ



적어도 대중매체는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면 누구나 막힘없이 읽을 수 있도록 되어야 할 것이다

→ 적어도 새뜸은 어린배움터만 나온 사람이면 누구나 막힘없이 읽을 만해야 한다

→ 적어도 글붓은 씨앗배움터만 나온 사람이면 누구나 막힘없이 읽게 써야 한다

《인물과 사상 2》(강준만, 개마고원, 1997) 193쪽


대중매체들은 ‘원하는 대로 누릴 권리가 있다’는 핑계로 자극적이고 왜곡된 성 문화가 담긴 정보를 만들어 내고

→ 붓판은 ‘바라는 대로 누릴 수 있다’는 핑계로 낯뜨겁고 뒤틀린 밤놀이가 담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 새뜸판은 ‘하고 싶은 대로 누릴 만하다’는 핑계로 뜨겁고 비틀린 밤일이 담긴 꾸러미를 만들어 내고

《10대와 통하는 성과 사랑》(노을이, 철수와영희, 2012) 19쪽


미디어는 매체라는 본디 뜻과 대중매체라는 뜻을 모두 지니고 있는 말이라고 이해하면 정확합니다

→ 붓은 그릇이라는 제뜻과 새뜸이라는 뜻이 나란하다고 여기면 됩니다

→ 새뜸은 길이라는 속뜻과 목소리라는 뜻이 함께한다고 보면 됩니다

《10대와 통하는 미디어》(손석춘, 철수와영희, 2012) 34쪽


대중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북한사람들의 억양을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는 우리는

→ 새뜸길이 아니라면 높녘사람 말씨를 들을 짬이 좀처럼 없는 우리는

→ 붓판이 아니라면 높녘사람 목소리를 들을 틈이 좀처럼 없는 우리는

《북한 여행 회화》(김준연·채유담, 온다프레스, 2019) 1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읽기 / 숲노래 책빛

47걸음



  2025년 5월부터 11월 사이에 고흥을 벗어나 부산에서 자그마치 47걸음에 이르는 이야기꽃을 지폈다. 참 용한 녀석이로구나 싶다. 이동안 모든 하루에 다 다르게 노래를 1∼4꼭지를 꼬박꼬박 썼다. 하루쓰기도 용케 끈덕지게 쓰고 또 썼다. 읽은 책도 산 책도 많은데, 부산 〈책과아이들〉 이웃님한테 드릴까 싶어서 “사라진 만화책”을 어젯밤 누리책집에서 실컷 산다. 책값을 적잖이 들였는데, 이야기꽃을 지피며 누리고 나눈 사랑을 헤아려 보면 30만 원쯤은 대수롭지 않다.


  어느 곳이나 보금자리를 이룬다. 그리운 님 마음속이란 가장 아늑한 데이지 싶다. 나는 두멧시골에서 살며 바깥일을 보느라 집에 세 사람을 놓고서 혼자 움직일 때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마음으로 이은 빛이야” 하고 속삭이고 되새긴다. 참으로 우리는 서로 빛인걸. 서로 빛인 줄 모른면 서로 빚이고 마는데, 아직 서로 빛 아닌 빚이라면, 나란히 손모아서 새날을 빚으려고 이슬과 눈물과 빗물을 흙(땅)에 담아서 가만히 비비고 빌면 된다.


  비기에 빚는다. 비우기에 비친다. 빈손에 빈몸에 빈마음이라서 빛이 스밀 틈이 있고, 빛씨가 스며들면 누구나 꿈을 그리고는 살며시 눈뜨는 새싹으로 비추면서 푸릇하다.


  바람과 비와 바다를 어떤 빛갈래로 그리려는가? 밭과 바탕과 밑동은 어떤 빛깔로 물들이려는가?


  시외버스 짐칸에 등짐과 책집을 다 둔다. 부산서 서울 가는 07:00 시외버스는 널널하다만, 나는 더 널널하게 가려고, 두 짐도 호젓이 쉬라고, 따로 자리를 잡고서 움직인다. 동트는 하늘을 보는데, 나도 내 옷도 내 책도 내 가방도 내 고무신도 내 붓과 종이도 노상 온곳을 함께 떠돌며 이 별을 굽이굽이 누비네. 눈부터 붙이고 나서 읽고 쓰자. 그동안 잘 읽고 썼으니, 이제부터 모두 또 새롭게 읽고 쓰자. 2025.11.24.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읽을 하루



  “네가 추운 까닭은 하나야. 넌 추위만 쳐다보거든. 내가 즐거운 까닭은 하나야. 여름에는 햇볕이 기쁘고, 겨울에는 찬바람이 반갑단다.” 스스로 곱씹고 마음에 담는다. 아이하고 주고받고 이웃하고 얘기한다.


  엊저녁에 장만한 책꾸러미 가운데 시외버스에서 읽을 몇 가지를 추스른다. 긴긴 길에 천천히 읽고 되새긴다. 쉬고 읽고 자고 쓰고, 다시 쉬고 읽고 자고 쓴다.


  처음 태어난 책에는 처음 쥐고 살핀 옛사람 손길이 흐른다. 고이 이은 책에는 숱한 나날에 이르는 손끝이 어린다. 새로 태어나는 책에는 이제부터 나누고 싶은 숨결이 돋는다. 오래 흐른 책에는 너랑 내가 오늘 곰곰이 짚을 씨앗 한톨이 잠들어서 기다린다.


  읽는다. 쓴다. 쉰다. 잔다. 생각한다. 본다. 느낀다. 바라고 그린다. 이윽고 바람이 불고, 곧 해가 넘어가고 슬슬 별이 반짝인다. 하루는 언제나 새롭다. 쓰다듬고 덮는 모든 책이 고맙다. 2025.11.25.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길목


 하루의 길목에 서면 → 하루 길목에 서면

 인생의 길목에서 → 삶이란 길목에서

 귀향의 길목에서 방황하는 → 돌아가는 길목에서 헤매는


  ‘-의 + 길목’ 얼거리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라는’이나 ‘-이라는’ 같은 토씨로 고쳐쓸 만합니다. ‘-하는’이나 ‘가는’으로 고쳐써도 되어요. “죽음의 길목”이라면 “죽는 길목”처럼 고쳐씁니다. ㅍㄹㄴ



차이나타운에서 업타운까지 거대한 애버뉴의 길목마다

→ 중국골목에서 가생이까지 커다란 애버뉴 길목마다

→ 중국거리에서 꽃거리까지 우람한 애버뉴 길목마다

《작은 평화》(한대수, 시공사, 2003) 책머리에


우리나라에서 태풍의 길목이다

→ 우리나라 회오리바람 길목이다

→ 우리나라 돌개바람 길목이다

《제주 북쪽》(현택훈, 21세기북스, 2021) 36쪽


촌 동네의 생활을 하품이 날정도로 지루해하는 동안 준비 없어 어른의 길목에 들어섰다

→ 시골살이는 하품이 날 만큼 따분했고 어느새 어른이란 길목에 들어선다

→ 하품이 날 만큼 심심한 시골에서 살다가 문득 어른이란 길목이다

→ 하품이 나도록 지겨운 시골에서 보내다가 덜컥 어른이란 길목이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류예지, 꿈꾸는인생, 2022) 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