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5.25. 보는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꽤 지난 이야기인데, ‘보는눈’과 ‘듣는귀’ 같은 낱말을 엮은 적이 있습니다. 둘레에서는 으레 띄어서 “보는 눈”이나 “듣는 귀”처럼 씁니다만, 두 낱말은 하나로 여겨야 어울리겠다고 느꼈습니다. 그저 ‘눈’이나 ‘귀’라고 할 적에는, 보거나 듣기도 할 테지만, 안 보거나 안 듣기도 합니다. 따로 ‘보는눈’과 ‘듣는귀’처럼 새말을 쓸 적에는, 우리 스스로 눈과 귀를 새삼스레 마주하고 느끼면서 편다는 뜻입니다.


  문득 ‘보는틈’과 ‘듣는틈’처럼 새말을 여밉니다. 누구나 눈과 귀를 열면서 널리 배우고 살뜰히 익힐 텐데, 보거나 들을 틈을 낼 줄 알아야 배움길과 익힘길로 나아가겠구나 싶어요. 틈을 내기에 눈과 귀를 열어요. 틈을 안 내거나 못 내기에 눈과 귀를 못 열거나 닫습니다.


  우리말 ‘틈’은 1초나 1분이나 1시간뿐 아니라 한 달이나 한 해나 열 해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스스로 기울이려는 마음에 따라서 늘 다르게 맞아들이는 틈입니다. 틈을 내기에 틔우고, 틔울 줄 알기에 싹트고 움틀 수 있어요.


 2025.5.26. 서울 화곡동 〈악어책방〉 ― 19:30부터 “마음글 쓰기” 두걸음


 2025.5.27. 서울 숭실대 옆 〈라이브러리 두란노〉 ― 10:00부터 “섬섬꽃” 석걸음


 2025.5.27. 부천 원미동 〈용서점〉 ― 16:00부터 “사읽어용” 새걸음 (+ 로자 파크스)


  이틀에 걸쳐서 서울과 부천 사이를 오가면서 이야기꽃을 폅니다. 이야기씨앗을 함께 누릴 이웃님은 사뿐히 마실해서 즐겁게 어울리는 늦봄빛을 오순도순 주거니받거니 할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용서점〉에서 다달이 여는 이야기꽃은 이달부터 새걸음으로 꾸리려고 합니다. “숨은사람찾기”마냥 우리가 스스로 잊으면서 그만 놓치거나 지나친 아름길 이야기를 다루려는 자리입니다. 이 첫걸음으로 ‘로자 파크스’를 다룹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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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47 : 사전 -져 있


사전에 풀어져 있어

→ 낱말책에 풀었어

→ 낱말책에 풀이해

→ 낱말풀이를 해

→ 말뜻을 풀이해

→ 말책에 풀이를 해

《생각이 깊어지는 열세 살 우리말 공부》(변택주, 원더박스, 2025) 42쪽


낱말책은 뜻풀이를 담습니다. 낱말책은 뜻을 풀이합니다. 뜻풀이가 ‘담기다’나 ‘실리다’처럼 쓰기도 하고, ‘담다’나 ‘싣다’처럼 쓰기도 합니다. “사전에 풀어져 있어”는 옮김말씨입니다. “낱말책에 풀었어”나 “낱말책에 풀이해”쯤으로 바로잡습니다. “말뜻을 풀이해”나 “낱말풀이를 해”처럼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사전(辭典) :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 말광·사림·사서·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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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48 : 만들어진 공간감 -기 마련


잘 만들어진 옷에는 반드시 공간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 잘 지은 옷은 반드시 부피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 잘 지은 옷은 반드시 부피가 드러난다

《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김정, 호밀밭, 2025) 46쪽


우리는 옷을 짓습니다. 요사이는 뚝딱뚝딱 찍어낸다고 여기면서 “옷을 만들다”처럼 말하는 분이 늘지만, 밥과 옷과 집은 ‘짓다’로 나타냅니다. 잘 지은 옷은 몸을 알맞게 보듬을 테니, 몸하고 부드럽게 어울리면서 부피가 드러날 테지요. “-기 마련이다”는 “-게 마련이다”로 바로잡습니다. ㅍㄹㄴ


공간감 : x

공간(空間) : 1. 아무것도 없는 빈 곳 2.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 3. 영역이나 세계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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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53 : 위 거 진짜


지붕 위에 올라가는 거 진짜 좋아했는데

→ 지붕에 올라기기 참 즐겼는데

→ 지붕에 참말 즐겨 올라갔는데

→ 지붕에 참 자주 올라갔는데

《매일 휴일 8》(신조 케이고/장혜영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189쪽


지붕에는 그냥 올라갑니다. “지붕 위”는 하늘이라서 “지붕 위를 날다”처럼 씁니다. 지붕‘으로’ 올라가고, 지붕‘에’ 앉습니다. “올라가는 거”에 붙는 ‘것’은 군더더기입니다. 어떤 일이나 놀이를 즐길 적에는 ‘즐기다’를 써야 어울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지붕에 자주 올라갔는데”처럼 적어도 됩니다. ㅍㄹㄴ


진짜(眞-) : 1. 본뜨거나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참된 것 2. =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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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854 : 공정 기하기 위해 한번


공정을 기하기 위해 다시 한번 말하지만

→ 똑바르게 다시 말하지만

→ 올바르게 다시 말하지만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숀 비텔/이지민 옮김, 책세상, 2022) 49쪽


말은 똑바로 하면 됩니다. 길은 올바로 가면 됩니다. 뜻은 바르게 펴면 됩니다. 마음은 곧바로 세우면 됩니다. “다시 한번”은 겹말입니다. ‘다시’만 쓰면 되어요. 힘주어 밝히고 싶다면 ‘또다시’나 ‘다시다시’나 ‘다시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공정(公正) : 공평하고 올바름

기하다(期-) : 1. 기일을 정하여 어떠한 행동이나 일의 계기로 삼다 2. 이루어지도록 기약하다

위하다(爲-) : 1. 이롭게 하거나 돕다 2. 물건이나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다 3.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하다

한번(-番) : 1. 지난 어느 때나 기회 2.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을 나타내는 말 3. 기회 있는 어떤 때에 4. 어떤 행동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5. 일단 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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