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에 앉은 나비 마음

 


  비바람이 드세게 몰아치는데 조그마한 부전나비 두 마리 부추꽃에 앉는다. 앉아서 쉰 지 오래되었을까. 비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부추 꽃대에 앉은 부전나비 두 마리는 꼭 부추꽃잎이랑 하나된 듯하다. 이렇게 꽃잎이랑 살가이 붙었으니 바람이 몰아쳐도 이리 흔들리거나 저리 살랑이더라도 안 떨어지겠지.


  참으로 작아 눈여겨보아야 알아볼 만한 부전나비인데, 그러고 보면 부추꽃잎 하얀 빛깔도 참으로 작기에 눈여겨보아야 알아볼 만하다. 작은 꽃잎에 작은 나비이다. 서로서로 기대며 서로서로 동무가 된다. 한참 지그시 바라본다. 내 눈썰미는 언제나 내 모습이되, 내 마음이 아이들한테 살가이 닿을 때에 비로소 서로 말문을 열며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옆지기하고 마주할 적에도 이와 같다. 내 눈결을 늘 내 모습으로 아끼면서, 내 마음이 옆지기한테 사랑스레 닿도록 예쁘게 살아갈 나날이라고 느낀다.


  비바람이 그예 드세게 몰아치기에 우산을 접고 집으로 들어간다. 부전나비 두 마리는 비바람 몰아치는 바깥에서 부추꽃잎이랑 잘 쉴 수 있을까. 비바람을 씩씩하게 맞아들이고서 이듬날 찾아올 맑은 햇살을 실컷 누릴 수 있을까. (4345.8.25.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모시풀 나물비빔 책읽기

 


  마당 가장자리 꽃밭에서 자라는 부추풀 언저리에 모시풀이 함께 자란다. 모시풀은 키가 아주 잘 자란다. 어느새 어른 키높이가 된다. 어른 키높이쯤 되면 모시풀 줄기는 몹시 억세다. 아마 옛사람은 어린 모시풀은 잎을 뜯고 줄기를 꺾어 나물비빔으로 먹었을 테며, 이렇게 먹고도 잘 자라서 억센 줄기가 높이높이 자랐을 때에는 천을 짤 실을 얻었겠지.


  여린 잎을 똑똑 딴다. 여른 줄기를 톡톡 끊는다. 물에 잘 헹구어 토막토막 썬다. 다른 풀과 섞어 맛나게 나물비빔 먹는다. 모시풀잎은 깻잎과 다르다. 참깻잎이랑 들깻잎이랑 서로 다르다. 모양새랑 크기도 다르지만 잎사귀를 쓰다듬는 느낌하고 냄새도 다르다.


  그렇지만 모시풀을 나물비빔으로 즐겁게 먹은 지 아직 얼마 안 된다. 어느 풀이든 맛나게 먹을 수 있는데, 맛나게 먹는 풀이라고 느끼지 못한 채 키만 멀뚱멀뚱 자라도록 내팽개치기 일쑤였다.


  모시풀꽃은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 구경하지 못했다. 즐겁게 뜯어먹다가 가을을 맞이하면 집 둘레 모시풀이 맺는 몽우리랑 봉오리를 구경할 수 있겠지. 모시풀은 나물비빔이 되어 내 몸으로 들어온다. 모시풀이랑 나랑 한몸이 되고, 내 마음은 모시풀 푸른 잎사귀 되어 하늘바라기를 한다. (4345.8.25.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산들보라 누나와 사진 구경 하고파

 


  누나는 사진을 찍을 줄 알지만, 동생은 아직 사진을 찍을 줄 모른다. 사진기를 켜서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도 동생은 아직 낯설다. 누나가 혼자 들여다보며 좋아하기에, 동생이 곁에 붙어 같이 구경하자고 한다. (4345.8.25.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복숭아 먹는 사진쟁이 어린이

 


  입에는 복숭아 조각을 물고, 한쪽 손에는 연필을 쥐며, 두 손으로 사진기를 드는 어린이는 무엇을 하는 어린이인가. 참 바쁘구나. (4345.8.25.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내 책 ‘교정’하기

 


  2012년 한글날에 맞추어 나올 내 책 글을 ‘교정’한다. 출판사 일꾼이 손본 대목을 살피며 내가 보태거나 다듬을 글월을 매만진다. 내 글을 이래저래 깎거나 고친대서 서운하거나 섭섭하지 않다.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마주하면서 손질하는가에 따라 내 마음이 달라진다. 글 하나로만 읽을 적이랑, 책 하나로 묶을 적은 다르다. 책꼴을 헤아리며 이 글꾸러미를 알뜰히 추스르려고 하는 손길이 고맙다고 느낀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이 같은 손길을 잘 아로새기고 생각해야지 싶다. 내 곁 좋은 손길을 생각하고, 내 좋은 손길을 생각해야지 싶다. 한손에는 사랑을 싣는다. 다른 한손에는 꿈을 싣는다. 사랑과 꿈이 곱게 얼크러지며 믿음이 샘솟는다. 믿음은 천천히 타오르며 이야기로 거듭난다. 이 이야기는 씨앗이 되어 널리널리 퍼지겠지. 맑은 이야기씨앗 온누리에 씩씩하게 뿌리내리면서 밝은 넋이 자라는 밑거름이 되리라 느낀다. (4345.8.24.쇠.ㅎㄲㅅㄱ)

 

..

 

2012년 한글날에 나올 책은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임시 이름)"입니다~~~ ^__^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2-08-24 21:47   좋아요 0 | URL
또 새로운 책이 나오시네요.축하드립니당^^

파란놀 2012-08-25 06:58   좋아요 0 | URL
아직 한 달 반쯤 남았어요.
미리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