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풀 나물비빔 책읽기

 


  마당 가장자리 꽃밭에서 자라는 부추풀 언저리에 모시풀이 함께 자란다. 모시풀은 키가 아주 잘 자란다. 어느새 어른 키높이가 된다. 어른 키높이쯤 되면 모시풀 줄기는 몹시 억세다. 아마 옛사람은 어린 모시풀은 잎을 뜯고 줄기를 꺾어 나물비빔으로 먹었을 테며, 이렇게 먹고도 잘 자라서 억센 줄기가 높이높이 자랐을 때에는 천을 짤 실을 얻었겠지.


  여린 잎을 똑똑 딴다. 여른 줄기를 톡톡 끊는다. 물에 잘 헹구어 토막토막 썬다. 다른 풀과 섞어 맛나게 나물비빔 먹는다. 모시풀잎은 깻잎과 다르다. 참깻잎이랑 들깻잎이랑 서로 다르다. 모양새랑 크기도 다르지만 잎사귀를 쓰다듬는 느낌하고 냄새도 다르다.


  그렇지만 모시풀을 나물비빔으로 즐겁게 먹은 지 아직 얼마 안 된다. 어느 풀이든 맛나게 먹을 수 있는데, 맛나게 먹는 풀이라고 느끼지 못한 채 키만 멀뚱멀뚱 자라도록 내팽개치기 일쑤였다.


  모시풀꽃은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 구경하지 못했다. 즐겁게 뜯어먹다가 가을을 맞이하면 집 둘레 모시풀이 맺는 몽우리랑 봉오리를 구경할 수 있겠지. 모시풀은 나물비빔이 되어 내 몸으로 들어온다. 모시풀이랑 나랑 한몸이 되고, 내 마음은 모시풀 푸른 잎사귀 되어 하늘바라기를 한다. (4345.8.2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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