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된 이 책을 지난해 헌책방에서 찾았다. 장만한 지 여덟 달쯤 되었나? 이제서야 책을 찬찬히 넘긴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는 다른 책들 바지런히 내놓는다. 아무래도 이 책은 그닥 사랑받지 못했으니 더는 지키지 못하고 절판을 시켰으리라. 그러나 어떠랴. 새책으로 사랑받지 못했어도, 누군가 이 책을 즐겁게 읽고 헌책방에 내놓으면, 헌책방마실 하던 어느 날 기쁘게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고운 사람들이 고운 눈길로 고운 책 알아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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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어 아저씨의 정원
수잔 코이네 지음, 연진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4년 4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13년 06월 09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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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과 다락방

 


  조그마한 헌책방 하나 있습니다. 조그마한 헌책방에 책시렁 조그맣게 갖추고 조그마한 사람 하나 깃들어 조그마한 책손을 마주합니다. 한 해가 흐르고 두 해가 흐릅니다. 책손이 천천히 늘고, 책이 조금씩 늡니다. 열 해가 흐르고 스무 해가 흐릅니다. 책방을 조금씩 넓히고, 책손 또한 시나브로 늘어납니다. 이제 헌책방지기는 조그마한 꿈을 하나 엽니다. 조그마한 헌책방 곁에 조그마한 다락방을 꾸밉니다. 한 해 걸려, 두 해 걸려, 세 해 네 해 차근차근 나무를 자르고 깎고 다듬고 붙이고 세우면서 ‘헌책방 옆, 시 다락방’을 일굽니다.


  2007년 여름부터 문을 연 ‘헌책방 옆, 시 다락방’이 일곱 해째 접어듭니다. 지난 일곱 해 동안 조그마한 헌책방 조그마한 헌책방지기는 조그마한 손길로 요모조모 가꾸고 돌보면서 일합니다. 살아가는 사람들 가슴에 빛이 드리우기를 바라는 꿈을 다락방에 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에 씨앗이 자라기를 바라는 꿈을 헌책방에 얹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도 아름답지요. 책을 쓰는 사람도 아름답고요. 책을 짓는 사람과 책을 지키는 사람과 책을 만지는 사람도 아름답습니다. 책방지기는 책을 살리면서 아름다운 넋 됩니다. 4346.6.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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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09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예쁜, 의미도 큰 곳이군요.
언제 친구와 인천 아벨서점, '헌책방 옆, 시 다락방'에 즐겁게
다녀와야 겠어요.~^^

파란놀 2013-06-09 15:22   좋아요 0 | URL
이곳 시다락방 정식 이름은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이고, 말하기 좋게 '시다락방'이라고만 하는데,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있기에, "헌책방 옆 시다락방"이 된답니다~

다달이 마지막주 토요일 낮 두 시에 시낭송회를 열어요. 언제 짬 나면 나들이를 해 보셔요~~~

카스피 2013-06-10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있죠.예전에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같을적에 보니 문이 닫혀 있어서 문을 닫은줄 알았는데 계속 운영하고 있나 보네요^^

파란놀 2013-06-11 00:22   좋아요 0 | URL
일찍 닫거나 아직 안 열어서 문이 닫혔겠지요 ^^;;;
 

책아이 8. 2013.6.8.

 


  밥보다 책에 폭 빠진 아이가 자꾸자꾸 묻는다. 책에 적힌 글이 무엇이냐 하고 묻는다. 궁금해서 묻겠지. 그림으로 살피며 어떤 이야기인지 얼추 헤아리기는 하지만, 막상 글을 못 읽으니 속내를 살피지 못해 궁금할 테지. 아이한테 그림책뿐 아니라 만화책도 읽어 주어야겠다고 느낀다. 차근차근 읽어 주고, 똑똑히 읽어 주면서, 아이가 마음속으로 이야기꾸러미 일구도록 도와야겠다고 느낀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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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7. 2013.6.7.

 


  인천 큰아버지네 마실 마치고 고흥집 돌아온 큰아이, 집에서 맨 먼저 한 일은 ‘도라에몽’ 만화책 집어서 읽기. 집에 오자마자 ‘도라에몽’ 만화책 그토록 보고 싶었니? 다음에 마실 갈 적에는 ‘도라에몽’ 만화책 한 권 꼭 챙길까?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와 밥 차리기 힘들어, 너희들 잘 먹는 짜장면 끓였는데, 너는 짜장면 그릇도 안 쳐다보고 ‘도라에몽’ 만화책에 폭 빠졌구나.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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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09 14:35   좋아요 0 | URL
아유~얼마나 책이 재미있으면
짜장면을 앞에 두고도 저렇게, 책에 콕 빠져있을까요~? ^^
음, 근데 저도 짜장면 먹고 싶네요. ^^;;

파란놀 2013-06-09 15:23   좋아요 0 | URL
오늘은 즐겁게 집에서 볶아서 함께 드셔 보셔요~~

도라에몽은...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만화예요 @.@
 

[시로 읽는 책 7] 시골 흙일꾼 삶

 


  시골에서 흙 만지는 사람은 모두 흙일꾼
  새내기도 헌내기도, 초보도 원로도 없이
  서로서로 사랑스러운 흙 만지는 삶.

 


  시골에서 지내며 둘레를 살피면, 시골마을 어르신은 ‘나이 여든’이건 ‘나이 일흔’이건 아무렇지 않게 흙일을 합니다. 흙 만진 지 쉰 해가 넘었건 예순 해가 넘었건 이녁 스스로 ‘전문가’라든지 ‘고수’라든지 ‘원로’라고 여기지 않아요. 그저 흙일꾼(농사꾼)이에요. 이와 달리, 도시에서는 모두 전문가요 고수요 원로예요. 시를 쓰거나 기자로 일하거나 법을 다루거나 정치를 하거나 컴퓨터를 만지거나 사진을 찍거나 사회운동을 하거나 무엇을 하든, 온통 ‘-가(家)’나 ‘작가(作家)’ 같은 이름 얻으려 애써요. 스스로 ‘님’이 되어요. 기자님, 판사님, 대통령님, 간호사님, 요리사님, …… 되지요. 농사꾼더러 농부님처럼 가리키는 분이 더러 있지만, 참말 농사꾼 들은, 또 아이들 보살피며 사랑하는 살림꾼(주부) 들은, ‘님’도 ‘-가’도 ‘작가’도, 또 ‘선생님’도 바라지 않아요. 농사꾼과 살림꾼한테는 이런저런 높임말이랑 꾸밈말이 어울리지 않아요. 흙을 만지고 물을 만지며 숨결 푸르게 북돋우는 자리에 서면, 누구라도 빙그레 웃으며 가장 맑은 넋 되는구나 싶어요. 4346.6.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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