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최소 最小


 최소 범위 → 적어도 / 못해도 / 이나마

 최소 크기 → 가장 작은 / 조그마한 / 자그마한

 최소 집단 → 작은 모둠 / 한줌


  ‘최소(最小)’는 “수나 정도 따위가 가장 작음”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작다·자그맣다·조그맣다·조금·어리다’나 ‘못해도·적어도·그나마·이나마’로 손봅니다. ‘얼추·아무래도·아무려면·안돼도’나 ‘그쯤·그뿐·그러니까·그래도·하다못해’로 손봐요. ‘이뿐·이쯤·이루다’나 ‘밑·밑동·밑바닥·밑바탕·바탕’으로 손보고, ‘밑자리·밑칸·밑밥·밑판·밑틀’이나 ‘무릇·먼저·모름지기·무엇보다·뭐’로 손볼 만합니다. ‘다만·다문·마땅히’나 ‘맨끝·맨뒤·맨밑·터럭·털·털끝만큼’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몇·몇 가지·몇몇·몇 곳·몇 군데’나 “몇 없다·몇 가지 있는·몇 안 되다”로 손볼 수 있어요. ‘씨앗·씨알’이나 ‘얼마·얼마 없다’로 손보지요. ‘살짝·살며시·살그머니’나 ‘슬쩍·슬며시·슬그머니’로도 손봅니다. ‘하나·한·한줌·한주먹’으로 손봐도 되어요. ㅍㄹㄴ



이 집의 높이는 2.5m이다(최소 규정의 스케일이다)

→ 이 집 높이는 2.5m이다(적어도 이 크기여야 한다)

→ 이 집은 높이가 2.5m이다(적어도 이만 해야 한다)

《작은 집》(르 꼬르뷔제/황준 옮김, 미건사, 1994) 12쪽


최소 한 시간은

→ 다만 한 각단은

→ 얼추 한 깃은

《작업실 탐닉》(세노 갓파/송수진 옮김, 씨네북스, 2010) 60쪽


최소 조건 : 3년간 1,000권을 읽는다

→ 적어도 : 세 해 1,000자락을 읽는다

→ 못해도 : 세 해 1,000자락을 읽는다

《48분 기적의 독서법》(김병완, 미다스북스, 2011) 282쪽


최소 한 문제는 맞출 수 있을 거란 잔꾀가 원시적이야

→ 적어도 하나는 맞출 수 있으리란 잔꾀가 케케묵어

→ 못해도 하나는 맞출 수 있으리란 잔꾀가 고리타분해

《치이는 조금 모자라》(아베 토모미/정은서 옮김, 박하, 2018) 21쪽


최소 두 달이 지나서도 기억한다는 사실까지 발견했지요

→ 두 달이 지나서도 떠돌리는 대목까지 알아냈지요

《샤크 레이디》(제스 키팅·마르타 알바레스 미구엔스/정수진 옮김, 청어람아이, 2018) 25쪽


식물 그림은 그리는 식물 종에 대해 깊이 조사하고 전 생애를 관찰하여 최소 1년에 걸쳐 제작됩니다

→ 풀꽃을 살피고 온삶을 들여다보며 적어도 한 해에 걸쳐서 그립니다

→ 풀을 그리기까지 온살이를 살피며 적어도 한 해를 들입니다

→ 풀꽃을 그리려면 온살림을 들여다보면서 적어도 한 해를 보냅니다

《식물학자의 노트》(신혜우, 김영사, 2021) 5쪽


이 책의 주인은 제가 아니라 말의 최소단위인 단어이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 이 책은 제가 아니라 말에서 밑동인 낱말이 임자이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 이 책은 제가 아니라 말을 이루는 낱말이 기둥이기를 바라기 때문이에요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 2021) 6쪽


전지로 최소 다섯 장은 필요했다

→ 큰판 다섯 자락을 사야 했다

→ 적어도 한판 다섯을 사려 했다

→ 온판으로 다섯을 갖추려 했다

《우표의 세계》(서은경, 현암사, 2023) 25쪽


최소 세 마리다. 느낌적(?) 느낌으로는 다섯 마리쯤 되는 듯하다

→ 적어도 셋이다. 아마 다섯 마리쯤 되는 듯하다

→ 적어도 셋, 얼추 다섯 마리쯤 되는 듯하다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방윤희, 생각정원, 2023)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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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파티시에patissier



파티시에 : x

patissier : (페이스트리, 케이크를 만들거나 판매하는) 파티시에, 페이스트리 주방장

パティシエ(프랑스어 patissier) : 파티시에; 과자나 케이크, 또는 쿠키 같은 제과류를 만드는 사람.



조금 단단한 주전부리를 마련하는 사람을 프랑스말로 ‘파티시에’라 한다지요. 한자말 ‘과자’나 영어 ‘쿠키’를 곁들인다면 ‘과자지기·과자굽기’나 ‘쿠키지기·쿠키굽기’인 셈입니다. 우리는 우리말로 풀어낼 수 있어요. ‘강정지기·강정꽃’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바삭지기·바삭꽃’이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파티시에와 바리스타가 한 명씩 늘었더군요

→ 강정지기와 잎물지기가 하나씩 늘었더군요

→ 바삭지기와 내림지기가 한 분씩 늘었더군요

《오늘의 커피 2》(기선, 애니북스, 2009)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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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칭찬


 누구의 칭찬도 원하지 않아 → 누가 추키길 바라지 않아

 아빠의 칭찬을 듣고서 → 아빠 얘기를 듣고서 / 아빠가 북돋아 주어서

 나의 칭찬은 불필요하니 → 내가 노래 안 해도 되니


  ‘칭찬(稱讚)’은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 또는 그런 말 ≒ 찬칭·칭미·칭양·칭예”를 가리킨다지요. ‘-의 + 칭찬’ 얼거리라면 ‘-의’부터 털고서 “높이 사다·높이 여기다”나 ‘기리다·노래하다’나 ‘돋보다·도두보다’로 손볼 만합니다. ‘부풀리다·불리다·북돋우다’나 ‘올리다·받들다·떠받들다’로 손보거나, ‘추다·추키다·추켜세우다·치켜세우다·치킴질’로 손보아도 돼요. ‘좋다·좋아하다’나 ‘말·말씀·이야기·얘기’로 손볼 자리도 있습니다. ㅍㄹㄴ



무언의 칭찬을 하는 거구나

→ 말없이 치켜세우는구나

→ 넌지시 추키는구나

→ 조용히 북돋우는구나

→ 살며시 높이는구나

→ 말은 없어도 올리는구나

→ 말은 안 해도 띄우는구나

→ 에둘러 받드는구나

→ 마음으로는 기리는구나

《사진으로 생활하기》(최광호, 소동, 2008) 138쪽


엄마의 칭찬이 좋아서

→ 엄마가 높이 사니 좋아서

→ 엄마 말씀이 좋아서

《오늘도 핸드메이드! 3》(소영, 비아북, 2017) 3쪽


하지만 사슴벌레의 칭찬은 두더지에게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어

→ 그렇지만 사슴벌레가 추켜도 두더지는 마음이 낫지 않아

→ 그런데 사슴벌레가 달래도 두더지는 마음이 녹지 않아

《힘내, 두더지야》(이소영, 글로연, 20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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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고민


 너의 고민을 들을게 → 네 근심을 들을게

 우리의 고민을 해결할 → 우리 멍울을 풀어낼

 어제의 고민은 망각하고 → 어제 그늘은 잊고


  ‘고민(苦悶)’은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을 뜻한다고 합니다. ‘-의 + 고민’ 같은 얼개라면 ‘-의’부터 털고서, ‘걱정·근심·끌탕·끙끙거리다·헤매다’이나 ‘괴롭다·버겁다·벅차다·힘들다’로 다듬습니다. ‘애태우다·골아프다·골치·골머리’나 ‘머리앓이·마음이 타다·머리가 아프다·골머리 썩다’로 다듬어요. ‘마음졸임·마음태우기·마음갈이·말하지 못하다·말 못하다’나 ‘걱정·검다·검은빛·검은꽃’으로 다듬을 만합니다. ‘까망·까맣다·깜장·까만꽃·깜꽃·깜빛’이나 ‘새까맣다·새카맣다·시꺼멓다·시커멓다’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까마득하다·깜깜하다·껌껌하다·캄캄하다·깜깜하다’로 다듬을 만하고, ‘그늘·그늘지다·먹구름·비구름’으로 다듬으면 돼요. ‘눈검정·눈검댕·눈그늘·눈멍·눈멍울’이나 ‘멍·멍울·멍울꽃·멍꽃·멍들다’로 다듬지요. ‘뜬눈·퀭·퀭하다·퀭눈’이나 ‘길찾기·길읽기·틀찾기·틀읽기’로 다듬고요. ‘돌아보다·살펴보다·생각·따지다’나 ‘곰곰·곱씹다·곱새기다·헤아리다’로 다듬어도 되고, ‘시름·한시름·할매마음·할배마음’으로 다듬습니다. ‘속타다·속태우다·애타다·애태우다’나 ‘조마조마·조바심·피말리다·혀를 내두르다’로도 다듬어요. ㅍㄹㄴ



이와 마찬가지로 정신의 고민은 생활이 바르지 않은 데서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괴롭다면 살림이 바르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앓이를 한다면 삶이 바르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 이와 마찬가지로 걱정거리가 있다면 하루가 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이와 마찬가지로 근심거리는 삶이 바르지 않을 적에 생긴다고 생각한다

《보살의 인생독본 상》(무샤고오지 사네아쓰/이영자 옮김, 동국대학교부설역경원, 1981) 25쪽


그의 고민이 흥미로운 긴장감 속에 표현되는 가운데 그가 떨어지는 순간

→ 그가 두근두근 애태우며 밝히다가 떨어지는데

→ 그는 걱정스레 떨면서 얘기하다가 떨어지고

→ 그는 조마조마 걱정스레 말하다가 떨어지는데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17쪽


다른 동물 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 줘

→ 다른 이 걱정을 듣고서 풀어줘

→ 둘레 근심걱정을 듣고서 풀어줘

《힘내, 두더지야》(이소영, 글로연, 202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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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책갈피 노래



  인천 배다리책골목 이웃님이 다가오는 흙날(토요일)에 꾀하는 책잔치에 갑자기 구멍이 났다고 얘기하신다. 그때 “책갈피 전시”를 할 수 있으려나 물으신다. 하루 만에 얼른 챙겨서 꾸리고 보내야 하기에 말이 안 될 일이지만, 복닥복닥 큰아이랑 바지런히 추스른다. 판(액자)은 읍내로 나가서 장만하고, 손이 닿는 곳에 조금 모은 책갈피를 주섬주섬 붙인다. 이제 커다란 꾸러미에 담고서 동인다. 늦은낮에 마치고서 큰 꾸러미에 담는다. 나래터 마감을 앞두고서 시골버스를 탄다. 영차영차 날라서 부친다. 바람처럼 눈썹을 휘날리며 땀을 뺀다.


  크고작은 일을 돕고 거드는 아이를 지켜보며 돌아본다. 마음에 들 만한 일이나 마음에 안 들 만한 일이란 없다. 아이는 언제나 아이다우면서 어른스럽게 일하고 살림하고 말하며 어울린다. 나는 아이곁에서 늘 어른다우면서 어질고 아이빛을 헤아리는 작은이로서 나란히 서자고 생각한다.


  떠난 훌륭한 어른이 있다면, 오늘 이곳에서 우리부터 어른스레 철들고 눈뜨며 싹틔울 씨앗을 바라볼 노릇이다. 떠난 아름다운 어른을 그리면서, 언제나 오늘 이곳에서 새롭게 어른으로 서는 즐거우며 반짝이는 일을 지으면 느긋하다. 떠난 놀라운 분만 어른일 수 없다. 바로 우리도 나란히 어른이다. 모자라거나 엉성하거나 멍청하기까지 한 모습이 남더라도, 이 모두를 차근차근 달래고 다독이는 하루를 살기에 보금살림을 꾸릴 수 있다고 느낀다.


  나는 작은아재이다. 작은 아저씨이다. 작은이요 작은사람이고 작은씨이다. 나는 작은돌이고 작은모래이고 작은별이고 작은빗물이다. 작게 조그맣게 조고마니 조촐히 조용조용 조곤조곤 한 걸음을 내딛는다. 큰일이나 큰살림이나 큰노래를 부를 마음은 없다. 늘 이곳에서 씨앗 한 톨을 심으려는 마음이다.


  오늘도 새록새록 즐겁게 땀을 뺐다. 읍내에서 일을 마치니 빈몸이다. 그러면 저잣마실을 한다. 다시 등짐이 묵직하다. 하루글을 쓰고서 눈을 감는다. 뉘엿뉘엿 저무는 가을해를 느낀다. 즐겁게 집으로 가자. 이제 다른 마감을 하나둘 갈무리해야지. 2025.10.22.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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