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6.


《그 유물, 진짜로 봤어?》

 박찬희·배성호 글, 철수와영희, 2025.10.18.



어제오늘은 속임꾼(사기꾼)이란 어떤 사람이며 어디에 있는지 곱씹으면서 이야기한다. 유난히 보이는 속임꾼이 있다면, 으레 탈을 쓰는 속임꾼이 있다. 모든 속임꾼은 “없다고 여기며 있는 척”하거나 “있다고 여기며 없는 척”한다, 누구한테나 있는 숨빛을 바라보려고 안 하기에 속임꾼이다. 저마다 다른 숨결을 품으려고 안 하기에 속임꾼이다. 이들은 모든 자리에 있다. 누구나 스스로 숨빛을 사랑하고 숨결을 돌볼 적에는 수수하지만, 숨빛을 안 사랑하고 숨결에 등돌리면 속이려고 든다. 낮에 저잣마실을 다녀오고서 저녁에 작은아이 손을 주무른다. 찬바람이 불어도 언손을 그냥 두는 작은아이라서, 올해에도 새삼스레 ‘따뜻손’으로 보살피는 길을 들려주고 알려준다. 《그 유물, 진짜로 봤어?》는 푸른씨가 온나라 여러 살림숲(박물관)을 가까이 마주하기를 바라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고을마다 다 다르게 태어난 살림숲에 건사한 옛살림에 어떤 뜻이 있는지 짚는다. 무척 잘 엮었다고 느낀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참말로 살림숲”이라 할 만한 데는 없다. ‘나라·임금·벼슬아치’하고 얽힌 옛살림만 너무 많다. 수수한 사람이 지은 살림살이를 거의 못 품는다. 더구나 수수한 사람 곁에 푸르게 피어나는 들숲메바다를 고루 담는 눈이 얕다. 그래도 이만 한 책이 나왔으면, 살림숲도 바뀔 수 있겠지.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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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천천히 (2023.5.20.)

― 부산 〈우리글방〉



  길그림책(지도책)을 살 수 있은 지 얼마 안 됩니다만, 우리는 까맣게 모르기 일쑤입니다. 이제 손전화를 켜면 웬만한 길을 다 짚는다는데, 이렇게 길그림을 열기까지 사람들을 억누르던 나라요, 아직 굴레짓은 곳곳에 고스란히 남습니다.


  나란히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으며 놀아야 사랑을 이룹니다. 얼굴 없이 줄줄이 서는 곳에서는 윗분이 밑놈한테 시키는 말만 맴돌면서 아무런 사랑씨가 깃들지 못 합니다.


  부산에 일하러 온 길에 보수동을 들릅니다. 아니, 부산에서 일하니까 보수동부터 들러서 책내음을 맡습니다. 문득 〈우리글방〉도 둘러봅니다. 어쩐지 〈우리글방〉은 갈수록 ‘고른 책을 안 팔아’서 멀리하고 싶습니다. ‘책벌레가 고른 책’이면 아무리 수수한 책이어도 ‘뭐가 있으리라 여기’는 책집지기가 꽤 있습니다. 일부러 웃돈을 부르기도 하는데, ‘제가 예전에 골랐을 때 팔지 않은 책이 책꽂이에 고스란’한 모습을 늘 느낍니다. ‘좋은책이 이렇게 많다’고 뭇사람한테 자랑하려고 ‘고른 책을 안 팔고’서 늘어놓기도 한다고 느낍니다.


  사투리란, 살림짓는 사람이 스스로 숲빛으로 지은 새말입니다. 들숲메바다를 스스로 읽기에 새말이자 새길인 사투리를 누구나 짓습니다. 들숲메바다를 스스로 등지니까 새길도 새말도 모르는 채 “남과 나라가 시키는 대로 길들며 서울말에 갇힙”니다. 새말인 사투리를 쓸 줄 알기에, 새넋으로 새책을 마주합니다.


  서울에서도 서울 한복판이 아닌 ‘강서·강동·성북·구로·노원·송파 끝’에서 일하는 분들이 으레 “변두리 작가” 같은 말을 쓰더군요. 서울 아닌 모든 고장에서는 인천도 부산도 대구도 광주도 곧잘 “변두리 작가” 같은 말을 쓰고요. 그런데 삶터에 ‘복판·가생이’가 어디 있을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복판·가생이’가 아닌 ‘보금자리·둥지’인걸요. 우리는 우리 터전을 밝혀서 “대구 지음이”나 “고흥 지음이”나 “서울 지음이”처럼 수수하게 말하면 스스로 빛나고 즐겁게 새눈을 틔울 만하리라 봅니다.


  아직 우리나라 글밭은 말과 삶과 마음을 짓는 길이 아닌, 억지로 만들거나 쥐어짜는 굴레에 길듭니다. 길을 걸어야 할 텐데, 길을 안 걷거나 길들이거나 길들기만 하는 곳에서는 모두 엉킬 뿐인데 말이지요. 우리나라 책밭도 매한가지일 테지만, 글밭도 책밭도 살림밭도 새롭게 갈아엎으려고 호미질을 하는 이웃님이 한 분씩 늘어납니다. 저는 ‘호미이웃’을 기다리고 지켜봅니다. 저는 호미이웃하고 ‘호미놀이’하듯 조촐히 모임을 꾸리려고 즐겁게 온곳으로 천천히 이야기마실을 다닙니다.


ㅍㄹㄴ


《러시아의 작가와 사회》(로날드 힝글리/이항재 옮김, 푸른산, 1989.7.10.)

《미혼의 당신에게》(다나까 미찌꼬, 김희은 옮김, 백산서당, 1983.1.25.)

《中國地圖冊》(편집부, 中國地圖出版社, 2001.1.)

《날랜 사랑》(고재종, 창작과비평사, 1995.5.10.)

- 서초구 이동도서관

《동아 어린이 문고 24 이성계》(김기용 엮음, 동아출판사, 1990.7.5.)

《호호호》(윤가은, 마음산책, 2022.2.5.)

《150cm 라이프 3》(타카기 나오코/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6.1.25.)

#たかぎなおこ #150cmライフ #다카기나오코

《카나자와 셔터 걸》(키리키 켄이치/우서윤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9.12.15.)

#桐木憲一 #金澤シャッタ-ガ-ル

《송곳 1》(최규석, 창비, 2015.5.20.)

《송곳 2》(최규석, 창비, 2015.5.2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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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권력관계



 권력관계에 의하여 좌우된다면 → 힘에 따라 흔들린다면

 비이성적인 권력관계를 유지한다 → 넋나간 위아래틀을 버틴다

 구태의연한 권력관계를 탈피하여 → 낡은 자리힘을 벗어나서


권력관계(權力關係) [정치] 합법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여 성립하는 지배와 복종의 사회관계



  힘으로 누르거나, 힘을 앞세우면서 윽박지르면서 틀을 세우려는 나라가 있습니다. 이럴 적에는 ‘감투·감투힘·벼슬·자리·자리힘’이나 ‘기둥·힘·힘줄·-심·이름값·이름힘·콧대·마구·마구잡이’로 풀어냅니다. ‘다스리다·끌다·이끌다·잡아끌다·잡다·쥐다·휘어잡다’로도 풀어내고요. ‘으뜸·첫머리·첫손·첫째’나 ‘윽박·부라리다·뽐내다·으르렁·주름잡다·찧다’나 ‘억누르다·짓누르다·거머잡다·거머쥐다·움켜잡다’로 풀어낼 만하고, ‘거세다·누비다·당기다·드세다·세다·짓다’나 ‘기운세다·기운있다·주먹·주먹힘·힘세다·힘켠’으로 풀어낼 때가 있어요. ‘우두머리·꼭두·꼭두머리·꼭두자리·꼭두주먹’이나 ‘나라·나라힘·어깨띠·임금·임자’나 ‘나서다·내세우다·높다·드높다·앞·앞서다·앞장’으로 풀어내기도 합니다. ‘위아래·위밑옆’으로도 풀고요. ㅍㄹㄴ



일그러진 권력관계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 일그러진 힘줄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 일그러진 벼슬힘이 그대로 깃들었습니다

→ 일그러진 말뚝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표창원·오인영·선우현·이희수·고병헌, 철수와영희, 201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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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아들의


 아들의 입장은 배려하지 않고서 → 아들은 헤아리지 않고서

 아들의 말을 경청한다면 → 아들 말을 귀담아들으면

 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 아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아들 + -의’ 얼개라면 ‘-의’를 털면 됩니다. 토씨 ‘-이’나 ‘-은’을 붙일 만하지요. “아들의 입장”이나 “아들의 처지” 같은 자리라면 뒷말을 다 털고서 “아들은”이라 하면 됩니다. ‘-의’ 뒤에 한자말이 붙을 적에는 한자말까지 함께 손봅니다. ㅍㄹㄴ



물론 아버지 입장에서도 아들의 클릭질이 한심하게 보일 게 틀림없었다

→ 뭐 아버지 보기에도 아들 딸깍질이 바보스레 보일 테지

→ 아버지 눈으로도 아들 또깍질이 우스워 보이리라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75쪽


내 아들의 눈에 투영된 세상을 보여주는 사진 작품을

→ 우리 아들 눈에 비친 삶을 보여주는 빛그림을

→ 우리 아들 눈에 나타난 온누리를 보여주는 빛꽃을

→ 우리 아들 눈에 감도는 온누리를 보여주는 빛을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조던 매터/이선혜·김은주 옮김, 시공아트, 2013) 8쪽


아직도 살 날이 창창한 아들의 건강을 생각한다

→ 아직도 살 날이 긴 아들이 튼튼하기를 빈다

→ 아직도 살 날 많은 아들이 튼튼하기를 바란다

《섬: 살이》(김준, 가지, 201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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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투영 投影


 타인의 고통에 자신을 투영하면서 → 괴로운 이웃을 저한테 비추면서

 욕망을 상징적으로 투영하고 있다 → 바람을 빗대어 비춰 보인다

 빛을 투영하다 → 빛을 비추다 / 빛을 담다 / 빛을 싣다

 어머니 모습이 투영된 → 어머니 모습이 깃든 / 어머니 모습이 담긴

 역사와 시대가 투영된 → 자취와 오늘이 담긴 / 어제와 오늘이 흐르는


  ‘투영(投影)’은 “1. 물체의 그림자를 어떤 물체 위에 비추는 일. 또는 그 비친 그림자 2. 어떤 일을 다른 일에 반영하여 나타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수학] = 사영(射影) 4. [심리] = 투사(投射)”를 뜻한다고 합니다. ‘반영(反映)’은 “1. 빛이 반사하여 비침 2.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어떤 현상이 나타남”을 가리키니 둘째 뜻풀이 “다른 일에 반영하여 나타냄”은 “다른 일에 나타나서 나타냄” 꼴이 되어요. 이런 겹말풀이는 손질해야겠습니다만, 이보다 ‘투영’이나 ‘반영’ 모두 ‘나타내는’ 일을 가리키니, ‘나타나다·나타내다·내리쬐다·내쏘다·내뿜다’나 ‘드러나다·드러내다·들어가다’로 손질합니다. ‘보이다·보여주다·비끼다·비추다·비치다’나 ‘넣다·놓다·담다·던지다’로 손질하지요. ‘깃들다·깃두다·고이다’나 ‘스며들다·스미다·싣다’나 ‘우리다·흐르다’로 손질해도 되어요. ㅍㄹㄴ



여기에 투영된 생활현실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 여기에 담은 삶을 읽으니 마음이 뭉클하다

→ 여기에 깃든 살림을 읽으며 마음이 녹는다

→ 여기에 흐르는 오늘을 읽자니 눈물이 난다

《雜草밭에 누워서》(김태수, 태창문화사, 1980) 74쪽


우리 삶이 투영된 종이

→ 우리 삶을 담은 종이

→ 우리 삶을 비추는 종이

《시간창고로 가는 길》(신현림, 마음산책, 2001) 114쪽


한 겹 얇은 종이 너머로 비쳐 보이기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한자의 게슈탈트는 보다 심층적인 기억으로 사람들 안에 머문다

→ 한 겹 얇은 종이 너머로 비쳐 보이기에, 이렇게 나타나는 한자꼴은 더 깊이 사람들 마음에 머문다

→ 한 겹 얇은 종이 너머로 비쳐 보이기에, 이렇게 비치는 한자꼴은 더 깊이 사람들 눈에 머문다

《한글의 탄생》(노마 히데키/김진아·김기연·박수진 옮김, 돌베개, 2011) 100쪽


거칠게 파헤쳐진 붉은 땅을 보면, 우리의 땅이 투영되어 보였다

→ 거칠게 파헤친 붉은 땅을 보면, 우리 땅이 드러나 보였다

→ 거칠게 파헤친 붉은 땅을 보면, 우리 땅이 그대로 보였다

→ 거칠게 파헤친 붉은 땅을 보면, 우리 땅이 비추어져 보였다

《우리 마을 이야기 4》(오제 아키라/이기진 옮김, 길찾기, 2012) 162쪽


내 아들의 눈에 투영된 세상을 보여주는 사진 작품을

→ 우리 아들 눈에 비친 삶을 보여주는 빛그림을

→ 우리 아들 눈에 나타난 온누리를 보여주는 빛꽃을

→ 우리 아들 눈에 감도는 온누리를 보여주는 빛을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조던 매터/이선혜·김은주 옮김, 시공아트, 2013) 8쪽


나는 세상에 반드시 투영됩니다

→ 나는 이곳에 반드시 나타납니다

→ 나는 온누리에 반드시 비춥니다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조정민, 두란노, 2013) 184쪽


투영한 결과다

→ 비춘 모습이다

→ 담아낸 대로다

《파리의 열두 풍경》(조홍식, 책과함께, 2016) 152쪽


일그러진 권력관계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 일그러진 힘줄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 일그러진 벼슬힘이 그대로 깃들었습니다

→ 일그러진 말뚝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정당한가》(표창원·오인영·선우현·이희수·고병헌, 철수와영희, 2016) 16쪽


그러한 생각과 감정과 발견들이 서서히 사진에 투영되기 시작했다

→ 그러한 생각과 느낌과 찾아낸 모두가 찬찬히 빛꽃에 담겼다

→ 그러한 생각과 느낌과 본 대로 찬찬히 빛그림에 스며들었다

→ 그러한 생각과 느낌과 본 바가 찬찬히 그림에 녹아들었다

《아바나》(이동준, 호미, 20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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