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44] 숨결



  이 꽃 어여쁘구나

  저 나무 아리따워

  그 사람 아름답네



  꽃도 나무도 사람도 참으로 고운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덜 곱거나 더 고운 숨결은 아니요, 저마다 다르면서 똑같이 고운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내가 눈으로 바라보며 느끼는 고운 숨결이 있을 테고, 내가 미처 못 보거나 못 느끼는 고운 숨결이 있을 테지요. 우리는 모두 즐겁게 깨어나는 고운 숨결이고, 아침마다 새롭게 일어서는 고운 숨결이에요. 2016.10.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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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자루



연필 한 자루

손에 쥐면

내 마음을 종이에

찬찬히 그리고

천천히 적고

때로는

꿈나라 동무들도 하나씩

그려 넣어

신나게 놀 수 있지.


연필 한 자루 

손에 들면

언제 어디에서나 느긋이

편지도 쓰고

이야기도 써

마음속에서 자라는 모든 생각을 써.



2016.6.29.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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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3] 옳은 말을



  어쩐지 가슴이 따가워

  확확 달아올라

  이러면서도 홀가분해



  하나같이 옳구나 싶은 말을 들을 적에는 어쩐지 가슴이 따갑습니다. 이러면서도 확확 달아오르고 홀가분해요. 옳지 않구나 싶은 말을 들을 적에는 어쩐지 재미없고 졸음이 쏟아져요. 가만히 생각해 보지요. 옳은 말은 따갑지만 기쁨으로 가는 뜨거운 기운이 되어요. 옳지 않은 말은 안 따갑지만 기쁨하고는 동떨어진 채 차갑게 죽은 찌끄레기가 되어요. 2016.9.2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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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3. 실놀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우리 손끝에서 태어났어. 우리가 사랑을 담아서 지은 것으로 살림살이가 펴고, 하루가 노래처럼 즐겁지. 우리가 기쁘게 바라보며 가꾼 것이 우리 보금자리로 스며들고, 너랑 내가 함께 나누는 이야기는 늘 새로운 꿈으로 거듭나. 자, 실 한 올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생각해 보자. 바늘 하나를 깎으려면 나무가 어느 만큼 해를 먹고 비바람을 맞으며 자라야 하는지 살펴보자. 실하고 바늘이 엮여서 새로 나타나는 멋진 놀잇감을 그리자. 어릴 적에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사랑을 가슴에 담아 어른이 되어 짓는 실놀이는 오늘 너희한테 새로운 씨앗으로 뿌리내릴 수 있기를 빌어. 2016.9.26.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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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2. 민들레 씨앗



  어린이한테는 이 말이 잘 어울립니다. ‘씨앗을 보면 날리고 싶다’ 어른한테도 이 말이 잘 어울릴 수 있을까요? 어린이는 길을 걷다가 민들레 씨앗이든 고들빼기 씨앗이든 방가지똥 씨앗이든, 씨앗을 보면 걸음을 멈춥니다. 도시이든 시골이든 똑같습니다. 둘레에 차가 많든 없든 늘 매한가지입니다. 오직 꽃씨를 바라보고, 오로지 꽃씨한테 다가서며, 오롯이 따사로운 손길로 꽃대를 톡 꺾습니다. 이러고는 빙그레 웃음을 짓는데, 온힘을 모아 숨을 잔뜩 들이켜고는 한 번 후우 내뱉으며 씨앗을 날려요. 씨앗은 바람이나 벌레나 새가 널리 퍼뜨린다고 하는데, 여기에 ‘어린이’라는 이름도 넣어야지 싶습니다. 2016.9.23.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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