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39] 버릇이 들다



  버릇대로 하면 몸이 닫히고

  새롭게 하려면 몸이 열리지

  말 몸짓 생각 모두



  ‘굳어진 사회 습관’이라고 하는 틀에 얽매여 말을 할 적에도 생각을 새롭게 담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늘 하던 대로’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면 몸이나 마음은 차츰 굳어지면서, 말이나 넋도 차츰 굳어지리라 느껴요. 아이들이 날마다 새롭게 뛰어노는 기운을 끌어내는 바탕이란, 또 어른들이 나날이 새롭게 일하는 힘을 길어올리는 발판이란, 스스로 새로운 숨결로 다시 태어나려고 하는 마음과 몸짓과 말이 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2016.9.1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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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철이 저무는 구월입니다


. . .


옥수수



봄에

아버지랑 동생하고 함께 심은

옥수수


저번에 큰바람 불어

그만 드러누웠는데

쑥쑥 줄기가 오르며 굵더니

모두 똑바로 섰어

키도 나보다 훨씬 커


땡볕에 목마를 테니

대야 가득 물 받아

부어 줘야지


날마다

옥수수자루 만져 보며

언제 딸까 하고

기다려



2016.7.25.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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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아주 천천히

발자국 소리조차 안 내고

살금살금 다가서며

더 천천히

손을 뻗어

드디어 바로 앞에

나비를 잡는구나 싶더니

내 손끝을 톡

치고

펄렁펄렁 날아가는

멧범나비



2016.7.25.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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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해야 해?

― 그러게 왜 해야 할까?


왜 하면 안 돼?

― 참말 왜 하면 안 될까?


왜 저렇게 있어?

― 그래 쟤는 왜 저렇게 있을까?


왜 밤에 별이 떠?

― 그렇구나 왜 밤에 별이 뜰까?


궁금해서 ‘왜?’ 하고 물을 적마다

아버지는 다시 ‘왜?’ 하고 물으며

수수께끼를 낸다.



2016.7.1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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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8] 노는 힘



  뻣뻣하거나 굳거나 딱딱하면

  일도 잘 못하지만

  놀이도 잘 못하지



  뻣뻣한 몸으로 일하다가는 자칫 다칩니다. 굳은 몸으로 일하다가는 그만 고단합니다. 딱딱한 몸으로 일하다가는 여러모로 안 풀리기 마련입니다. 일뿐 아니라 놀이도 같아요. 뻣뻣하거나 굳거나 딱딱하면 놀이하고도 동떨어져요. 즐거우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몸일 적에 비로소 일이 재미나고 놀이가 아름답지요. 2016.9.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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