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9.19. 길 1∼5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 ‘길’은 적어도 다섯 갈래로 나누어서 씁니다. 다만, 이 대목을 눈여겨보거나 들여다보는 분은 매우 적어요. 여러 해째 《손질말 꾸러미》를 추스르는데, ‘길’을 ‘길 1∼5’로 갈라 놓지 않은 줄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하나하나 고치는 품이 꽤 들지만, 하나하나 고치면서 말빛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길 1’이든 ‘길 2’이든 ‘길 3’이든 쓰임새가 넓습니다. 숱한 삶자리를 ‘길’로 그리는 말살림이요 말길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우리말꽃(국어사전)을 날마다 들추면서 스스로 말빛을 다독이는 분은 그리 안 많습니다만, 그래도 제법 있어요. 우리는 국립국어원이나 네이버·다음에서 손쉽게 낱말찾기를 할 수 있습니다만, 세 곳에 뜨는 말풀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엉터리에 엉망진창입니다. 그리고 이 엉터리에 엉망진창을 거의 못 고치거나 안 고칩니다. 손을 못 대지요.


  모든 낱말을 담으려고 하면 어그러집니다. 낱말 하나를 담더라도 제대로 담으려고 마음을 기울일 적에 비로소 차근차근 알차면서 푸진 길을 갈 수 있어요. 비록 ‘사전다운 사전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쉬워 말고, ‘스스로 뜻풀이를 하면서 스스로 사진 엮기’를 하면 됩니다.


  모든 글(시·소설·수필)은 ‘낱말(이름·제목)’ 하나를 놓고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얼거리입니다. ‘길’을 찾아가려고 하루를 ‘그리’면서 담아내는 ‘글’입니다. 그래서 꾸밈결(수사법)은 덧없어요. 터럭만큼이라도 꾸미려 하면 글이 아닌 허울입니다. 티끌만큼도 꾸밀 까닭이 없이 우리 삶을 스스로 담으면 어느새 활짝 피어날 글입니다. 삶길이 글길이고, 살림길이 말길입니다. 숲길이 사랑길이고, 사람길이 새길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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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9.11. 숲을 품은 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2014년에 선보인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통째로 고쳐썼습니다. 이레쯤 앞서 새판으로 나왔습니다. 앙증맞게 새로 나온 책을 품고 쓰다듬고서 두 아이한테 건네었습니다. 열여섯 살 큰아이는 ‘예전에는 아버지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못 알아들었’지만, ‘이제는 어떤 이야기인지 알겠다’고 말합니다.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웃 어린이하고 푸름이도 천천히 읽고 새기면서 삶을 사랑으로 짓는 말씨앗 한 톨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문단권력·미술권력’이 얽힌 슬픈 실타래를 보다가 ‘담’이라는 우리말과 ‘울’이라는 우리말을 다시 헤아리면서 ‘글담’이라는 낱말을 새삼스레 엮고 풀이를 해보았습니다. 이미 ‘글담’이란 이름인 펴냄터가 있는데, 그곳은 ‘글담 1 뜻'’이었겠지요. 우리 곁님(배우자)이 쓰는 이름이 ‘라온눈’입니다. 이 이름을 곁님만 써도 좋을 테지만, 문득 ‘말밑으로 풀어내어’ 두면, 여러 이웃님도 우리말을 한결 새롭고 깊고 넓게 바라보며 스스로 이름을 짓는 실마리를 얻을 만하지 싶다고 느껴, ‘라 + 온 + 눈’이라는 낱말 이야기를 적어 보았습니다. 다만, 이 글자락은 다음달 10월에 《월간 토마토》에 싣습니다.


  ‘물폭탄’이 아닌 그저 ‘함박비’일 텐데, 함께 하늘처럼 하나로 해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마음을 담는 ‘함박구름’ 같은 이름을 혀에 얹으면서, 미움이 아닌 사랑이라는 평화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낱말 이야기를 여미어 보았습니다. 오늘 하루도 온갖 글을 매만지고 새로 쓰고 추슬렀는데, 막상 누리집에 올린 글은 몇 조각 없습니다. 뭐, 대수롭지 않습니다. 스스로 가다듬고 새기면서 한 발짝 나아갈 뿐입니다. 오늘도 제비떼를 마을에서 만났어요. 어제 바로 떠날 줄 알았더니 이틀 더 묵는군요. 이튿날은 떠나려나 궁금합니다. 낮에 두바퀴를 달려 면사무소에 다녀오노라니 바람결이 확 바뀌었더군요. 그야말로 제비가 바람을 타고서 바다를 가를 때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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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9.3. 겨울나라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994년부터 모든 바람이(에어컨 + 선풍기)가 없는 살림을 이었습니다. 어느새 서른 해란 나날을 부채를 쥔 채, 때로는 부채조차 없이 여름나기를 하며 살았습니다. 이렇게 살아오며 ‘미친놈’이나 ‘돌대가리’란 말을 흔히 들었습니다. 그러나 으레 “우리가 언제 선풍기나 에어컨을 쓰며 살았나요? 선풍기조차 기껏 쉰 해조차 안 되었을 텐데요?” 하고 대꾸하지만, 고작 쉰 해 앞서만 해도 바람이(선풍기)를 거느릴 엄두조차 없이, 아니 ‘바람이’라고 하면, 따로 빛(전기)을 먹여서 돌리는 틀(기계)이 아니라, 철마다 새롭게 풀꽃나무를 스치면서 싱그러이 부는 바람을 가리키는 줄 헤아리던 사람은 가뭇없이 사라져요.


  시골집에서 아무런 바람이를 안 거느리는 채 여름을 싱그러이 누리던 두 아이를 이끌고서 경기 일산으로 마실을 나왔습니다. 곧 흙으로 돌아갈 할아버지를 만나러 나온 길인데, 서울(도시)은 전철도 얼음나라요, 길손채(숙소)도 얼음나라입니다. 가게(마트 및 편의점)도 얼음나라일 뿐 아니라, 어디를 가든 몽땅 얼음나라입니다. 겨울나라조차 아닌 꽁꽁 얼려서 마음도 눈도 생각도 죽여버리려는 수렁이에요.


  여름에 땀을 안 흘리는 사람들이 ‘땀’이 무엇인지 어찌 알까요? 여름에 얼음나라에 갇혀 오들오들 떠는 아이들이 ‘여름’이라는 철이 사람한테 어떻게 이바지하는 숲빛인지를 어떻게 배울까요?


  여름이 여름나라가 아니라 얼어붙는 서울(도시)은, 겨울이 겨울나라가 아닌 더워서 혀를 내두르는 죽음터요, 이런 죽음터에서는 죽음글에 죽음글이 쏟아질밖에 없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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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88 책값 1억 6500만 원



  지난 2021년에 나왔다고 하는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라는 책이 있다고 합니다. 글쓴이 신학림 씨는 김만배 씨한테서 ‘1억 6500만 원’을 받고서 이 책을 팔았다고 밝히는데, 책이 참말로 나왔는지부터 알 길이 없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없고, 누리책집이건 헌책집이건 아예 뜨지를 않아요. 〈한겨레〉 글바치는 김만배 씨한테서 9억 원을 받았다고 하니, ‘책값 1억 6500만 원’은 푼돈(?) 같아 보입니다. 책집하고 책숲에조차 안 들어가는 책에 이렇게 돈을 받았는데, 더구나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둔 날’ 돈을 받고서 〈뉴스타파〉에 글(인터뷰 기사)을 실었군요. 책으로 같잖게 장난을 치고 뒷돈이 오가고 춤추는 글판입니다. 신학림 씨는 ‘조중동 이너써클’을 갈무리해서 나무랐다지만, 막상 이녁 스스로도 ‘먹물판 이너써클’로 돈잔치를 벌인 창피한 민낯입니다. 조중동만 손가락질한대서 이 나라가 깨끗하게 바뀌지 않습니다. 먼저 스스로 깨끗하게 살아야지요. 나라지기를 맡은 이가 모지리처럼 굴기에, 이녁도 모지리처럼 살아도 되지 않습니다. 휜 붓으로는 등도 손도 눈도 마음도 휘어버립니다. 곧게 쥐는 붓으로 곧게 살림을 지을 적에 비로소 스스로도 곧고, 푸른숲을 짓는 씨앗을 글 한 자락으로 심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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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창피한 줄 압시다.

"세금 납부 아직 못 해"가 아닌 "세금 낼 마음이 아예 없었"겠지요.

뒷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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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8.30. 이 하루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하루에 한 가지씩 한다면 한 해에 삼백예순다섯 가지를 합니다. 열 해라면 삼천육백쉰 가지를 할 테고요. 서두르려 하면 하루에 한 가지조차 못 하기 쉬우나, 곰곰이 생각하면서 편다면, 하루에 몇 가지씩 마무를 수 있습니다. 미뤄도 되고 늦춰도 되어요. 마음에 환하게 피어날 적에 신나게 할 적에 반짝입니다.


  읽을 책을 읽고, 쓸 글을 쓰고, 할 살림을 하고, 지을 마음을 짓고, 나눌 노래를 나누고, 두런두런 수다를 피우면서 아이들하고 하루를 누립니다. 오늘도 나비에 새는 우리 집을 보금자리로 삼습니다. 풀벌레도 개구리도 늦여름 노래를 베풉니다. 두바퀴를 달릴까 했으나, 등짐을 꾸려서 읍내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간밤부터 쏟아지던 비는 조금 수그러들었고, 시골마을은 호젓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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