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27] 치움질



  아침에 일어나서 부엌을 치우고 마당을 씁니다. 자질구레한 것을 한창 치우다가 ‘청소(淸掃)’라는 낱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어릴 적부터 집이나 마을이나 학교에서 으레 ‘청소’라는 낱말을 들었는데, 마을 어르신은 “청소는 무슨, 그저 치울 뿐이지.” 같은 얘기를 으레 들려주었습니다. 할매나 할배가 비질을 하거나 걸레질을 하거나 집살림을 건사하는 몸짓은 ‘치움질’일 뿐이고 ‘청소’는 아니라고 했어요. 한국말사전을 한번 살펴봅니다. ‘청소’는 “더럽거나 어지러운 것을 쓸고 닦아서 깨끗하게 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치우다’는 “청소하거나 정리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두 낱말은 똑같은 뜻인 셈입니다. 다시 생각을 해 봅니다. ‘청소’라는 낱말은 일제강점기에 조금씩 퍼졌다고 할 만하고, 새마을운동을 나라에서 부채질하면서 널리 퍼졌다고 할 만합니다. 예나 이제나 나이가 제법 많은 분들은 “자, 집을 치워 보자”라든지 “골짜기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자”처럼 말씀합니다. 이제 부엌 치움질과 마당 치움질을 마무리짓습니다. 아이들을 불러 마당에서 놀도록 하고 마당을 마저 치웁니다. 치움질을 마쳤으니 아침을 지으려 합니다. 4348.5.11.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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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넋·삶 58 ‘뛰다’와 ‘달리다’



  한 사람은 뛰고, 다른 한 사람은 달립니다. 한 사람은 높이 솟으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멀리 나아가려 합니다.


  한 사람은 뛰면서 높이 솟으려 하는데, 가슴이 함께 뛰고, 뜻과 생각이 나란히 뜁니다. 뛰기 때문에 처음에는 올라가고, 이내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고, 이윽고 내려옵니다.


  다른 한 사람은 달리면서 멀리 나아가려 하는데, 달리면 달릴수록 더욱 빠릅니다. 빠르게 달리면서 바람을 가릅니다. 달리고 달리니, 내가 처음 있던 이곳에서 더 빠르게 멀어지고, 내가 처음 있던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아가면서, 어느새 저곳에서도 또 새로운 다른 곳으로 나아갑니다.


  한곳에 가만히 있으면서 뜁니다. 한곳에서 노래하며 뜁니다. 한곳에서 웃음을 지으면서 뛰고, 한곳에서 춤을 추어 이야기를 지으며 뜁니다.


  한곳에 가만히 있지 않으면서 달립니다. 한곳에 가만히 있지 않으면서 노래합니다. 한곳에서 다른 새곳으로 나아가면서 웃음을 짓고, 새로운 춤이 잇달아 터지면서 새로운 이야기도 함께 터져나옵니다.


  우리 숨은 늘 쿵쿵 뜁니다. 때로는 콩콩 뜁니다. 내 숨은 늘 내 몸에 고즈넉히 있으면서 뜁니다. 내 숨은 다른 데로 가지 않고 늘 내 몸에 깃듭니다. 내 넋도 언제나 내 몸에 함께 있습니다. 내 넋은 내 몸이 내 숨을 받아들여서 내 목숨을 건사하도록 지켜보면서 이곳에 함께 있습니다. ‘뛰기’란 바로 늘 언제 어디에서나 이곳에 깃들면서 새롭게 거듭나려는 몸짓입니다.


  우리 마음은 늘 바람을 가릅니다. 우리 몸은 마음을 따라서 어디이든 함께 달립니다. 우리 마음이 바다를 가로지르면, 우리 몸도 바다를 가로지르는 길을 찾아나섭니다. 우리 마음이 너른 숲을 헤치고 달리면, 우리 몸도 너른 숲을 헤치고 달리는 길을 찾아나섭니다. 내 넋은 내 생각을 따라서 어디로든 달립니다. 내 몸은 내 마음을 따라서 어디로든 달립니다. 달리고 다시 달리고 또 달리고 거듭 달려서 새롭게 달리니, 내 몸은 지치지 않습니다. 달리고 달리며 자꾸 달리는 몸과 마음은 늘 새롭게 다시 태어나니, 언제나 ‘기쁨’이면서 젊음입니다. 달리는 몸과 마음에는 ‘늙음’이나 죽음이 없습니다.


  뛰는 숨결은 언제나 즐거움입니다. 제자리에서 뛰지만, 언제나 즐거움이요 싱그러운 삶입니다. 그리고, 뛰는 숨결이 멎으면, 이때에도 곧바로 늙음이면서 죽음입니다.


  뛰지 않거나 달리지 않으면 죽음이자 늙음입니다. 뛰거나 달리면 삶이자 새로움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뛰면서 달립니다. 우리는 저마다 달리면서 뜁니다. 뛰기만 하지 않고, 달리기만 하지 않습니다. 뛰기도 하고 달리기도 합니다. 뜀박질과 달음박질이 서로 맞물리면서 삶이 태어납니다. 뛰고 달리는 몸짓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자랍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으나, 이내 한숨이 몸에 깃들어 새숨이 되고, 한숨이 새숨으로 되는 결을 살펴서 첫걸음이 새걸음으로 나아갑니다. 즐겁게 뛰면 됩니다. 기쁘게 달리면 됩니다. 즐겁게 웃고 노래하면 됩니다. 기쁘게 웃고 노래하면 됩니다. 우리 삶에는 늘 즐거움과 기쁨이 함께 어우러집니다. 마음으로 고이 품는 즐거움이요, 마음 바깥으로 바람에 실려 날리는 기쁨입니다. 웃음과 노래가 즐거움과 기쁨을 만나서 이야기로 태어나니, 이 이야기에서 사랑과 꿈이 가만가만 피어나면서 온누리를 따사롭고 너그럽게 껴안습니다. 4348.3.12.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람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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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42) -의 : 한솥의 밥


한솥의 밥을 먹으며 함께 자고 일어나는 환자들의 생활이야말로 그대로 공동체입니다

《이오덕·권정생-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양철북,2015) 187쪽


 한솥의 밥을

→ 한솥밥을

→ 한솥에 지은 밥을

→ 한솥으로 지은 밥을

 …



  같은 솥으로 지은 밥이기에 한솥밥입니다. 같은 솥에서 푼 밥이기에 한솥밥입니다. ‘한솥밥’과 같은 낱말로 ‘한솥엣밥’과 ‘한가맛밥’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글월에서는 ‘한솥밭·한솥엣밥·한가맛밥’ 가운데 하나로 손질하면 됩니다. 또는, “한솥에 지은 밥”이나 “한솥에서 푼 밥”처럼 적어도 돼요. 4348.5.10.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자고 일어나는 환자들 삶이야말로 그대로 모둠살이입니다


“환자들의 생활(生活)이야말로”는 “환자들 삶이야말로”로 손봅니다. ‘공동체(共同體)’는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모둠살이’나 ‘두레’나 ‘두레살이’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44) 색의 7


청색의 불빛 오래도록 바라다본다

《이재무-몸에 피는 꽃》(창비,1996) 19쪽


 청색의 불빛

→ 파란 불빛



  한국말사전에서 ‘청색(靑色)’을 찾아보면 “= 파란색”으로 풀이합니다. ‘파란색’으로 고쳐쓰라는 뜻입니다. ‘色’은 ‘빛’을 가리키는 한자입니다. 그러니, 한국말로는 ‘파란빛’입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파란빛의 불빛”으로 손질하면 ‘-의’도 그대로 남지만, 글흐름이 어설픕니다. 그래서 “파란 불빛”으로 더 손질해 줍니다. 4348.5.10.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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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779) 고가의 1


ST합제 100개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제3세대 세팸을 겨우 한 알 살 수 있을 정도인데, 시에라리온에서는 할 수 없이 이러한 고가의 약을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야마모토 토시하루/문종현 옮김-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달과소,2003) 144쪽


 고가의 약을

→ 비싼 약을

→ 값나가는 약을

→ 값비싼 약을

→ 돈이 많이 드는 약을

 …



  약값이 비싸니 “비싼 약”이라고 합니다. 책값이 비싸면 “비싼 책값”입니다. 술값이나 밥값이 비싸면 “비싼 술값”이나 “비싼 밥값”입니다.


 고가의 물품 → 비싼 물품

 고가이니까 → 비싼 것이니까

 고가로 팔렸다 → 비싸게 팔렸다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싼값’은 한 낱말로 실립니다. 그러나 ‘비싼값’은 올림말이 아닙니다. 한국말에서는 ‘싸다·비싸다’를 나란히 쓰는 만큼 ‘싼값·비싼값’을 모두 올림말로 다루어서 써야 한다고 느낍니다. 4337.5.7.쇠/4348.5.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ST합제 백 알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새로 나온 세팸을 겨우 한 알 살 수 있는데, 시에라리온에서는 할 수 없이 이러한 비싼 약을 써야 한다


‘100개(個)’는 그대로 두어도 될 테지만, 알약을 가리키는 대목이니 ‘백 알’로 바로잡습니다. “제3세대(第三世代) 세팸”은 “새로 나온 세팸”으로 손질하고, “있을 정도(程度)인데”는 “있을 만큼인데”나 “있는데”로 손질합니다. “사용(使用)해야 하는 실정(實情)이다”는 “써야 하는 판이다”나 “써야 한다”로 손봅니다.



고가(高價) : 비싼 가격. 또는 값이 비싼 것

   - 고가의 물품 / 고가이니까 깨지지 않도록 조심 /

     김 화백의 그림이 고가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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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263) 고가의 2


철분을 다량 함유했다는 고가의 기능성 달걀도 일반 양계와 사육방법이나 닭장 면적도 동일하다 … 기능성 달걀을 비싼 값에 살 때, 일반 달걀보다 약을 더 먹인다는 점을 알아 두자

《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항생제 중독》(시금치,2005) 84쪽


 고가의 기능성 달걀

→ 비싸고 좋다는 달걀

→ 비싸고 더 낫다는 달걀

 …



  보기글 앞쪽에는 “고가의 달걀”이라 적으나, 뒤쪽에는 “달걀을 비싼 값에 살”로 적네요. 차근차근 살폈다면, 앞이나 뒤나 알맞게 적을 수 있을 텐데요. ‘고가의’처럼 쓰는 말투는 일본사람이 쓰는 말투로구나 싶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올바로 가다듬어야겠습니다. 4338.7.9.흙/4348.5.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철분을 듬뿍 담았다는 비싼 달걀도 여느 닭우리와 똑같은 곳에서 똑같이 키운다 … 더 좋다는 달걀을 비싼값에 살 때, 여느 달걀보다 약을 더 먹인다는 대목을 알아 두자


“다량(多量) 함유(含有)했다는”은 “듬뿍 담았다는”이나 “많이 넣었다는”이나 “많이 담겼다는”으로 다듬고, “기능성(機能性) 달걀”은 “더 좋은 달걀”로 다듬습니다. “사육방법(飼育方法)이나 닭장(-欌) 면적(面積)도 동일(同一)하다”는 “키우는 법이나 닭우리 넓이도 같다”나 “똑같은 닭우리에서 똑같이 키운다”로 손질합니다. “일반(一般) 달걀”은 “여느 달걀”로 손보고, “먹인다는 점(點)”은 “먹인다는 대목”으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43) 고가의 3


기대하고 있는 동안에는 마치 고가의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처럼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판미동,2015) 56쪽


 고가의 엔진

→ 비싼 엔진

→ 값비싼 엔진

→ 좋은 엔진

 …



  토씨 ‘-의’를 붙이는 온갖 말투는 일본책을 옮기면서 무척 많이 퍼졌습니다. ‘고가 + 의’도 이와 같습니다. 한국말로 ‘비싸다’나 ‘값비싸다’를 일본말로 옮긴다면 틀림없이 ‘高價の’로 적겠지요. 그러니, 한국말은 ‘비싼’이나 ‘값비싼’인 줄 제대로 알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비싼 것이라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닐 테지만, 글흐름에 따라서 ‘좋은’이나 ‘더 좋은’이나 ‘나은’이나 ‘더 나은’을 넣을 수 있습니다. 4348.5.9.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바라는 동안에는 마치 값비싼 엔진를 단 자동차처럼 매우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기대(期待)하고 있는”은 “바라는”으로 다듬고, ‘장착(裝着)한’은 ‘단’이나 ‘붙인’으로 다듬습니다. ‘전속력(全速力)으로’는 ‘아주 빠르게’나 ‘매우 빠르게’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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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75) 으애― (‘―’를 붙이는 말투)


부엉이는 창가를 한다. 부―엉 … 애기가 코― 자면서 … 너는 너는 나―리 … 들녘새는 펀―한 들녘 … 순이가 찾아내니까 으애― 하고 울었습니다 … 옛이야기처럼 살―살― 바람결에 고개를 … 이―슥하여 내리는 밤이슬 … 웃수머리 둥구나무, 조―그만하게 보였다

《오장환-부엉이는 부끄럼쟁이》(실천문학사,2014) 16, 18, 20, 27, 39, 42, 46, 62쪽



  일본에서 나온 책을 보면 ‘―’를 퍽 자주 씁니다. 말을 늘인다든지 길게 소리내려고 하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를 넣습니다. ‘에또’는 일본말인데 이 일본말을 ‘에―또’처럼 적기도 해요. 이렇게 적으면 껍데기는 한글이어도 아주 일본말(일본글)인 셈입니다.


 부―엉 → 부엉 / 부어엉 / 부엉부엉

 코― 자면서 → 코 자면서 / 코오 자면서


  긴소리를 나타내려고 ‘―’를 넣는다고도 할 수 있으나, 한국말에서는 ‘―’를 넣지 않고 긴소리를 나타냅니다. 영어 같은 서양말에서는 ‘:’ 같은 기호를 써서 긴소리를 나타내기도 하지요. 그러나 한국말을 글로 적을 적에는 ‘:’도 쓰지 않고 ‘―’를 쓰지도 않습니다. 말소리를 그대로 받아서 적은 뒤, 입으로 읽을 적에 길게 소리를 냅니다. ‘부엉’이라 적더라도 이 글을 읽을 적에 ‘부어엉’이나 ‘부우엉’처럼 소리를 내지요.


 너는 나―리 → 너는 나리 / 너는 나아리

 펀―한 들녘 → 펀한 들녘 / 퍼언한 들녘


  이 보기글은 오장환 님이 일제강점기에 쓴 동시입니다. 일제강점기에 글을 쓴 다른 분들도 오장환 님처럼 ‘―’를 으레 넣었습니다. 그무렵에는 ‘―’를 넣지 않으면 글이 안 된다고 여긴 듯합니다. ‘그녀’ 같은 일본말도 일제강점기에 지식인이 받아들였고, ‘の’를 ‘의’로 옮겨서 적는 글버릇도 일제강점기에 지식인이 받아들여 퍼뜨렸습니다. 그래도 요즈음에는 ‘―’를 넣어 글을 쓰는 분이 크게 줄었습니다. 한국말하고 어울리지 않는 기호이기도 하고, 입으로 소리를 내어 말을 할 적에는 이런 기호가 덧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으애― 하고 → 으앵 하고 / 으애앵 하고

 살―살― 바람결에 → 살살 바람결에 / 사알사알 바람결에


  한국말은 ‘붉다’를 ‘불그스름하다’라든지 ‘발그스름하다’라든지 ‘불그죽죽하다’처럼 새롭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붉은 빛깔이 살짝 옅거나 짙다는 느낌을 나타내려고 말을 늘여서 적습니다. 매미가 우는 소리를 ‘맴맴’처럼 적기도 하지만 ‘매앰매앰’처럼 적기도 하고 ‘매애앰매애앰’처럼 적기도 합니다. 한국말은 ‘매―앰’처럼 적지 않습니다. 홀소리를 사이에 넣어서 긴소리를 나타냅니다. 개구리가 우는 소리도 ‘개골개골’을 바탕으로 ‘개애골개애골’이라든지 ‘개고올개고올’처럼 적습니다.


  ‘살살’ 같은 낱말은 ‘살살살살’처럼 적을 수 있고, ‘사알사알’이라든지 ‘스을스을’이나 ‘사알살사알살’이라 적을 수 있습니다.


 이―슥하여 내리는 → 이슥하여 내리는

 조―그만하게 보였다 → 조그만하게 보였다


  어느 모로 본다면 ‘―’를 넣어서 글을 쓰는 놀이를 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얼거리로 ‘:’ 같은 기호를 넣어 글을 쓰는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겨레는 이런저런 기호가 없이도 얼마든지 닿소리와 홀소리를 늘이거나 줄이거나 깎거나 다듬어서 말놀이를 즐겼습니다. 한두 가지 기호로는 담아낼 수 없는 그윽하거나 너른 말맛을 닿소리와 홀소리를 쓰면 얼마든지 가꾸거나 북돋울 수 있습니다. 4348.5.8.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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