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779) 고가의 1
ST합제 100개를 살 수 있는 돈으로 제3세대 세팸을 겨우 한 알 살 수 있을 정도인데, 시에라리온에서는 할 수 없이 이러한 고가의 약을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야마모토 토시하루/문종현 옮김-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달과소,2003) 144쪽
고가의 약을
→ 비싼 약을
→ 값나가는 약을
→ 값비싼 약을
→ 돈이 많이 드는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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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이 비싸니 “비싼 약”이라고 합니다. 책값이 비싸면 “비싼 책값”입니다. 술값이나 밥값이 비싸면 “비싼 술값”이나 “비싼 밥값”입니다.
고가의 물품 → 비싼 물품
고가이니까 → 비싼 것이니까
고가로 팔렸다 → 비싸게 팔렸다
한국말사전을 살펴보면 ‘싼값’은 한 낱말로 실립니다. 그러나 ‘비싼값’은 올림말이 아닙니다. 한국말에서는 ‘싸다·비싸다’를 나란히 쓰는 만큼 ‘싼값·비싼값’을 모두 올림말로 다루어서 써야 한다고 느낍니다. 4337.5.7.쇠/4348.5.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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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합제 백 알을 살 수 있는 돈으로 새로 나온 세팸을 겨우 한 알 살 수 있는데, 시에라리온에서는 할 수 없이 이러한 비싼 약을 써야 한다
‘100개(個)’는 그대로 두어도 될 테지만, 알약을 가리키는 대목이니 ‘백 알’로 바로잡습니다. “제3세대(第三世代) 세팸”은 “새로 나온 세팸”으로 손질하고, “있을 정도(程度)인데”는 “있을 만큼인데”나 “있는데”로 손질합니다. “사용(使用)해야 하는 실정(實情)이다”는 “써야 하는 판이다”나 “써야 한다”로 손봅니다.
고가(高價) : 비싼 가격. 또는 값이 비싼 것
- 고가의 물품 / 고가이니까 깨지지 않도록 조심 /
김 화백의 그림이 고가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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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쓰면 우리 말이 깨끗하다
(263) 고가의 2
철분을 다량 함유했다는 고가의 기능성 달걀도 일반 양계와 사육방법이나 닭장 면적도 동일하다 … 기능성 달걀을 비싼 값에 살 때, 일반 달걀보다 약을 더 먹인다는 점을 알아 두자
《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항생제 중독》(시금치,2005) 84쪽
고가의 기능성 달걀
→ 비싸고 좋다는 달걀
→ 비싸고 더 낫다는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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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글 앞쪽에는 “고가의 달걀”이라 적으나, 뒤쪽에는 “달걀을 비싼 값에 살”로 적네요. 차근차근 살폈다면, 앞이나 뒤나 알맞게 적을 수 있을 텐데요. ‘고가의’처럼 쓰는 말투는 일본사람이 쓰는 말투로구나 싶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로 올바로 가다듬어야겠습니다. 4338.7.9.흙/4348.5.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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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분을 듬뿍 담았다는 비싼 달걀도 여느 닭우리와 똑같은 곳에서 똑같이 키운다 … 더 좋다는 달걀을 비싼값에 살 때, 여느 달걀보다 약을 더 먹인다는 대목을 알아 두자
“다량(多量) 함유(含有)했다는”은 “듬뿍 담았다는”이나 “많이 넣었다는”이나 “많이 담겼다는”으로 다듬고, “기능성(機能性) 달걀”은 “더 좋은 달걀”로 다듬습니다. “사육방법(飼育方法)이나 닭장(-欌) 면적(面積)도 동일(同一)하다”는 “키우는 법이나 닭우리 넓이도 같다”나 “똑같은 닭우리에서 똑같이 키운다”로 손질합니다. “일반(一般) 달걀”은 “여느 달걀”로 손보고, “먹인다는 점(點)”은 “먹인다는 대목”으로 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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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43) 고가의 3
기대하고 있는 동안에는 마치 고가의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처럼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타이라 아이린/김남미 옮김-들어 봐요 호오포노포노》(판미동,2015) 56쪽
고가의 엔진
→ 비싼 엔진
→ 값비싼 엔진
→ 좋은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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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씨 ‘-의’를 붙이는 온갖 말투는 일본책을 옮기면서 무척 많이 퍼졌습니다. ‘고가 + 의’도 이와 같습니다. 한국말로 ‘비싸다’나 ‘값비싸다’를 일본말로 옮긴다면 틀림없이 ‘高價の’로 적겠지요. 그러니, 한국말은 ‘비싼’이나 ‘값비싼’인 줄 제대로 알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비싼 것이라고 해서 꼭 좋은 것은 아닐 테지만, 글흐름에 따라서 ‘좋은’이나 ‘더 좋은’이나 ‘나은’이나 ‘더 나은’을 넣을 수 있습니다. 4348.5.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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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동안에는 마치 값비싼 엔진를 단 자동차처럼 매우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기대(期待)하고 있는”은 “바라는”으로 다듬고, ‘장착(裝着)한’은 ‘단’이나 ‘붙인’으로 다듬습니다. ‘전속력(全速力)으로’는 ‘아주 빠르게’나 ‘매우 빠르게’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