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담긴 뜻
그림책에는 어떤 뜻이 담길까요? 어른이 아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사랑이 담깁니다. 그림책에는 어떤 뜻을 담을까요? 어른으로 살며 그림책을 짓는 어른이 어릴 적에 누린 꿈을 담습니다.
그림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아이이든 어른이든) 사랑하고 꿈을 읽습니다. 어른이 아이한테 물려주고 또 물려주면서 오늘날까지 꾸준히 물려준 사랑을 그림책 한 권에서 읽습니다. 어른이라는 몸을 입기 앞서 아이로 누린 아름답고 신나는 삶에서 어떤 꿈을 꾸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새롭게 읽습니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모든 그림책이 넓거나 깊은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습니다. 어른책이나 인문책이라고 해서 우리 삶과 사회를 넓거나 깊게 다루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넓고 깊은 마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쓰는 책에 넓고 깊은 이야기가 흐릅니다. 스스로 즐겁고 아름다운 삶을 지으려 하는 사람이 쓰는 책에 즐겁고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넘실거립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그림책을 저마다 다른 보금자리에서 저마다 다른 몸짓으로 가까이하면서 마음을 새롭게 다스립니다. 사랑이나 꿈을 그림책으로 배우기도 하고, 이냥저냥 사회의식이나 시사상식을 그림책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림책에 담긴 뜻은 대단하지 않습니다. 그림책에 담긴 뜻은 대단합니다. 스스로 무엇을 읽으려 하느냐에 따라 그림책 한 권은 늘 새롭게 달라집니다. 아름다운 그림책이기에, 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읽는 사람이 늘 아름다운 마음을 얻거나 배우거나 누리지 않습니다. 아름답지 못한 그림책이라 하더라도, 그림책을 손에 쥔 우리가 아름다운 마음으로 차분히 다스리면서 노래할 적에, 언제나 아름다운 마음을 기쁘게 가꿀 수 있습니다. 4348.8.13.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