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함께 읽기



  아이가 읽는 모든 책은 어버이가 먼저 읽습니다. 어린이책을 아이하고 함께 읽으면서 아이 눈높이와 눈길에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길을 새롭게 배웁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책을 읽는 까닭은 책 한 권을 손에 쥐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추천도서이거나 명작도서이기 때문에 책을 읽지 않아요. 아이들한테는 추천이나 명작이라는 이름은 하나도 대수롭지 않습니다. 아이들 마음에 와닿을 만한 이야기인가 아닌가 같은 대목만 대수롭습니다.


  아이들하고 함께 어린이책을 읽으려는 어른이라면, ‘누가 추천했는가’ 같은 대목은 내려놓고 어린이책을 살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명작인가 아닌가’ 같은 대목도 내려놓고 어린이책을 헤아릴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잘 팔리거나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해서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잘 팔리거나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해서 좋지도 않습니다. 그저 잘 팔리거나 많이 팔린 책일 뿐입니다.


  아이들하고 어린이책을 함께 읽을 적에는 어버이나 어른으로서 먼저 ‘즐거운 삶’을 ‘기쁜 웃음과 눈물’로 다루면서 ‘서로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슬기롭게 엮고 맺는’ 책인가 하는 대목을 살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아이들 못지않게 우리 어른도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삶을 배우고 살림을 새로 돌아보며 사랑을 기쁨으로 되새길 수 있어요.


  아름다운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우리 마음씨를 아름답게 다스립니다. 사랑스러운 어린이책을 읽는 동안 우리 마음결을 사랑스럽게 가다듬습니다. 즐거운 어린이책을 읽는 사이 우리 마음밭을 즐겁게 일굽니다. 제가 어린이책을 고르는 잣대는 늘 이 세 가지입니다. 아름다움인가 사랑스러움인가 즐거움인가, 이렇게 세 가지를 헤아려요. 2016.3.1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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