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사랑한다



  이야기를 사랑하면서 이 이야기를 글로 빚으면, 이야기로 들려줄 ‘말’을 언제나 저절로 곱게 사랑하기 마련이라고 느낍니다. 굳이 말놀이나 말장난을 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사랑하면서 글을 쓰면 찬찬히 말꽃이 피고 말노래가 흐르리라 느낍니다.


  말놀이 동시라든지 말장난 동화는 처음에는 눈길을 확 끌는지 모르나, 자꾸자꾸 되읽으면서 새롭게 노래할 만한 글이 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처음에 눈길을 확 끌 만한 대목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맛이 날 뿐 아니라, 자꾸 읽고 되읽는 동안 새롭게 깨닫거나 느끼는 숨결이 흐를 때에 비로소 ‘이야기를 노래하는 글’이 될 테지요.


  모든 글은 마음밥이고, 아이가 읽는 모든 글은 아이 마음에 스며드는 바람 한 줄기입니다. 동시집을 살피거나 동화책을 고를 적에는 ‘어떤 사랑으로 이야기를 빚은 작품’인가를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아이한테 동시나 동화를 읽히려는 어버이나 어른뿐 아니라, 아이한테 들려줄 동시나 동화를 쓰려는 어버이와 어른도 늘 이 대목을 돌아보아야지 싶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말이라든지 돋보이려는 말이 아니라, 꿈을 가꾸고 사랑을 북돋우는 이야기를 살찌울 수 있도록 생각을 그러모아야지 싶어요. 4348.11.22.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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