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2] 선물

 


  자랑 아닌 자랑
  사랑, 선물, 꿈, 빛, 노래,
  함께 나누는 이야기.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선물할 수 있습니다. 이름을 드러내어 선물한들 나쁠 까닭 없습니다. 자랑하려고 드러내는 이름이 아니라, 즐거워서 밝히는 이름입니다. 무언가 돌려받거나 선물받기를 바라면서 알리는 이름이 아닙니다. 내가 쓰는 이름부터 고맙게 받은 선물입니다. 나눌수록 즐거운 삶은 자랑이 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사랑도 선물도 꿈도 빛도 노래도, 나누면 나눌수록 즐겁기에, 자꾸자꾸 사랑을 말하고 선물을 말하며 꿈을 말해요. 빛을 말하고 노래를 누려요. 어쩌면, ‘자랑’이란 한껏 소리높여 외치는 이야기이겠구나 싶습니다. 4346.7.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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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1] 사진찍기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선물합니다.
  마음을 찍어 사랑을 건넵니다.

 


  반가운 이웃들한테 아름다운 사진을 선물로 주셔요. 아름다운 사진이란 멋들어진 모습을 그럴듯하게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마음속으로 피어나는 사랑을 즐겁게 담을 때에 아름다운 사진이 됩니다. 작품으로 찍는 사진이 아니라 즐겁게 사랑을 찍는 사진입니다. 예술품 되라며 찍는 사진이 아니라 기쁘게 노래하며 찍는 사진입니다. 돈으로 헤일 수 없는 즐거움 나누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즐겁게 찍는 사진은 처음부터 돈값을 따지지 않아요. 기쁘게 노래하며 찍는 사진은 사랑을 담을 뿐이라, 사랑을 한 가득 나눕니다. 4346.7.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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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28 21:25   좋아요 0 | URL
참 좋습니다.^^
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숲노래 2013-07-28 21:48   좋아요 0 | URL
이웃 서재님 글에 댓글을 남기다가
그 댓글에 살을 붙여서
다시 뚝딱 해 보았어요.

이웃 서재를 다니며
댓글을 남길 때마다
그 댓글이 나한테 참 아름다운 생각
북돋우는구나 하고 느껴요.

[시로 읽는 책]이라는 이름으로 쓰는 글은 모두
이웃 서재님들 글에 댓글 붙이면서
떠오른 생각에 살을 붙여서
석 줄짜리 시를 쓰고
이야기를 덧다는 글이랍니다~
 

[시로 읽는 책 40] 곁에서

 


  곁에서 지켜보니 사랑입니다.
  두 눈으로 지켜보고,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곁에서 지켜보지 못하면, 제대로 사랑할 수 없구나 싶어요. 그런데, 몸과 몸을 가까이 두어야 곁에서 지켜본다고 하지 않아요. 멀리 떨어졌어도 마음과 마음으로 같이 있을 때에, 비로소 곁에서 지켜본다고 할 만하다고 느껴요. 그저 몸과 몸을 가까이 두는 일이란, 지켜보는 사랑스러운 눈길 아닌, 윽박지르거나 억누르는 차가운 눈길이리라 생각해요. 마음으로 깊이 사랑하면서 아낄 수 있기에, 몸과 몸은 멀리 떨어진다 하더라도 늘 새롭게 만납니다. 마음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마음으로 생각을 뻗어요. 마음으로 삶을 짓습니다. 4346.7.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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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9] 오래된 사람

 


  천 해를 살아가는 나무에서 씨앗 한 톨 떨어져
  새롭게 천 해를 살아가는 나무로 자랍니다.
  사람들도 새 씨앗 내놓아 함께 살아갑니다.

 


  사람들도 하나하나 따지면 모두 ‘오래된 숨’이지 싶어요. 열 해, 스무 해, 서른 해, 마흔 해를 묵는 숨. 이리하여 쉰 해, 예순 해, 일흔 해, 여든 해를 더 묵는 오래된 숨. 할머니 할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뿐 아니라, 어린이와 푸름이도 모두 오래된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살아서 숨쉬는 사람을 가리켜 ‘오래되었다’고는 말하지 않아요. 열 살이건 백 살이건 모두 똑같은 ‘숨결’일 뿐이에요.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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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8] 한여름 꽃

 


  한여름 나무꽃은
  하야말그스름, 푸르스름, 노르스름,
  곱더라고요.

 


  모든 나무는 꽃을 피웁니다. 모든 풀은 꽃봉오리 터뜨립니다. 알록달록 빛깔이어야만 꽃이 아닙니다. 새하얗거나 새빨간 빛깔이어야 꽃이 아닙니다. 하야스름하거나 푸르스름할 적에도 꽃입니다. 아기 손톱보다 작은 꽃망울이어도 꽃입니다. 깨알만큼 조그마한 꽃송이일 적에도 꽃입니다. 저마다 환하게 빛나는 꽃입니다. 서로서로 즐겁게 웃고 노래하는 꽃입니다. 풀꽃이요 나무꽃입니다. 풀꽃을 마주하면서 풀꽃내음 맡고, 나무꽃 바라보면서 나무꽃빛 받아들입니다. 4346.7.1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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