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2] 작은 사람은 2


 

  작은 풀들 서로 뿌리를 얽어
  비에도 바람에도 푸르게 빛나
  들 숲 멧골 곱게 지킨다.

 


  작은 사람 스스로 작은 사람인 줄 생각하지 못하면, 큰 사람이 되고픈 생각에 스스로 괴롭히고, 이웃과 동무도 힘들게 하는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작은 사람은 작은 사람으로 돌아오겠지요. 큰 사람(이를테면 공룡)들로 이루어진 이 사회는 머잖아 와르르 무너지고 마는 줄 깨닫겠지요. 작은 풀들은 서로 뿌리를 얽어 비에도 바람에도 사르르 소리내며 누웠다가 일어나지만, 큰 공룡은 서로 제 땅 움켜쥐려고 다투고 싸우면서 저마다 스스로 무너져요. 작은 풀들이 있기에 들과 숲과 멧골이 푸르게 빛나요. 작은 풀들이 있어 비에도 바람에도 흙이 쓸리지 않아요. 작은 풀들이 있어 작은 벌레와 짐승과 새가 깃들 보금자리가 생겨요. 작은 풀들이 있어 사람들도 푸른 숨 마시고, 푸른 밥 먹어요. 4346.7.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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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 작은 사람은 1

 


  작은 사람은 작은 사람끼리
  어깨동무를 하면서
  서로 돕고 아끼며 사랑하지요.

 


  차별을 없애는 길은 아주 쉽다고 생각합니다. 불평등과 편견과 소외를 없애는 길은 아주 가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가장 사랑스럽구나 싶은 사람들과 가장 즐겁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살아가면 돼요. 가장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가장 즐거운 삶을 지으면 됩니다. 나쁜 법을 고치자며 싸울 수 있고, 나쁜 짓을 몰아내려고 힘을 모을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가장 먼저 하고 가장 마음 기울여 할 일이란, 사랑과 즐거움과 아름다움 찾는 일이에요. 사랑과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찾고 함께 누리면서, 나쁜 법도 고치고 나쁜 짓도 몰아내야지요. 왜냐하면, 사랑과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무엇인 줄 제대로 알아야, 나쁜 법이 어떻게 나쁜 줄 깨닫고, 나쁜 짓이 왜 나쁜 짓인지 알아챌 수 있어요. 내 곁에 있는 작고 에쁜 사람이 얼마나 작고 예쁜가를 알아야 아름다운 길 걸어가면서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찬찬히 다독이면서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4346.7.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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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0] 환하게 웃자

 


  물방울 튀고 풀잎 살랑인다.
  올챙이 헤엄치고 볏포기 자란다.
  아이들은 나비를 보며 웃는다.

 


  밝고 홀가분하게 아름다운 사랑 즐거이 찾아서 환하게 누리면,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웃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밝은 삶은 스스로 밝게 웃을 때에 찾아들고, 홀가분한 삶은 스스로 홀가분하게 노래할 때에 찾아들어요. 아름다운 삶은 스스로 아름답게 꿈꿀 때에 찾아들고, 즐거운 삶은 스스로 즐겁게 일할 때에 찾아들어요. 환하게 웃음지으며 놀면 언제나 웃음꽃입니다. 나부터 웃음이고, 내 이웃 누구나 웃음입니다. 옆에서 웃겨야 웃지 않아요. 곁에서 웃음보따리 풀어놓아야 웃지 않아요. 스스로 싱그럽게 웃으며 따순 말 건네면, 저절로 웃음빛 퍼집니다. 4346.7.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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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9] 소리를 듣는다

 


  눈과 귀와 몸과 마음이 들으며
  춤과 이야기와 생각과 사랑이 흘러
  소리 한 자락, 맑게 퍼지는 노래 되지요.

 


  하늘을 울리는 소리가 있고, 땅을 부르는 소리가 있습니다. 나뭇잎을 건드리는 소리가 있으며, 구름을 타는 소리가 있어요. 사람마다 소리를 다 다르게 듣습니다. 사람마다 다 다른 곳에서 소리를 느낍니다. 나비 날갯짓에서 노래 한 가락 찾는 사람이 있고, 잠자리 날갯짓에서 노래 두 가락 살피는 사람이 있어요. 마음이 있을 때에 사랑을 느껴 노래를 짓습니다. 귀뿐 아니라 눈과 몸으로 소리를 들으니, 춤과 이야기와 생각이 샘솟아 고스란히 아름다운 노래로 태어납니다. 악보를 쓰거나 악기를 타야 노래를 짓지 않아요. 마음과 사랑이 만날 때에 노래가 태어납니다. 4346.6.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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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8] 새롭게 아름다운 빛

 


 스러지는 모든 것
 머잖아
 새롭게 아름다운 빛 되어요.

 


  옆지기와 나는 아이들한테 늘 이야기해요. 어떤 목숨이든지 죽는다고 하면, 다시 이곳에 아름다운 숨결로 찾아온다고요. 자동차에 치여 죽은 들짐승이나 멧새이건, 겨우내 말라죽은 잠자리나 나비이건, 모두 새로운 숨결로 아름답게 태어난다고 이야기해요. 우리 사람들도 이와 같으리라 생각해요. 스스로 살려고 하면 살아가는 사람이나, 그만 숨을 거두고 만다면 이 땅에 아름다운 사랑 피어나기를 빌면서 새 숨결 되리라 믿어요. 우리들이 늘 먹는 모든 밥도 이 땅을 푸르게 가꾸던 숨결이에요. 쌀알도, 푸성귀도, 고기 살점도, 모두 목숨입니다. 이 고마운 목숨을 반갑게 맞아들여 내 숨결을 잇고 내 삶을 아낀다고 느끼지요.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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