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핀놀이 1

 


  머리카락 아직 얼마 안 난 두 살배기 산들보라가 다섯 살 누나가 머리에 핀 꽂는 모습을 따라하려고 용을 쓴다. 머리카락이 얼마 없을 뿐 아니라, 아직 아주 가늘고 짧아 머리핀을 하자마자 똑 떨어진다. 그래도 머리에 핀을 꽂아 달라며 핀을 어디에선가 찾아서 나한테 가져온다. 하나를 꽂으면 또 하나를 주워 와서 하나 더 꽂으라 하고, 둘을 꽂으니 다시금 핀을 더 찾아와서 꽂아 달라 한다. 네 개째 꽂으니 시익 웃고는 누나 곁으로 간다. 그러나 누나는 핀 꽂은 동생을 쳐다보지 않고 논다. 4345.11.23.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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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마중 먹기

 


  봄부터 가을까지 까마중풀이 자란다. 까마중풀은 어디에서고 흐드러지게 잘 자란다. 그러나, 까마중풀을 고운 풀로 여기는 사람은 나날이 줄어,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쑥쑥 뽑혀서 죽곤 한다. 그런데, 이 까마중풀은 다시금 씩씩하게 돋아 아이들 좋은 주전부리가 된다. 입과 볼이 까매지도록 즐기는 놀이로 다시 태어난다. 하얀 꽃이 피어 푸른 열매가 맺고, 차츰 까맣게 익어 까마중이란다. (4345.11.2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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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노래 1

 


  작은걸상을 밟고 올라서서 노래하고 춤추며 하모니카를 분다. 오랜만에 춤노래를 하네 생각하다 보니, 동생이 생긴 뒤로는 동생하고 어울려 뛰노느라 바쁘기에, 혼자서 춤노래를 하는 일이 줄었구나 싶다. 그러네, 아직 동생이 태어나지 않던 때에는 날마다 여러 차례 춤노래를 보여주며 혼자서도 놀고, 나랑 옆지기한테 예쁜 춤노래를 베풀었는데. (4345.11.1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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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놀이

 


  빵을 콩알처럼 돌돌 뭉쳐서 마룻바닥에 올려놓는다. “콩이야.” 하면서 ‘빵콩’을 만든다. 시골서 살며 언제나 콩을 보는 아이한테는 동글동글 생기면 어쨌든 ‘콩’이라고 말한다. 우리 식구가 시골로 오지 않고 도시에서 내처 살았으면 아이는 동글동글한 녀석을 바라볼 때에 무어라 말했을까. 아무튼, 빵콩을 잔뜩 만든 아이는 마룻바닥에 하나하나 늘어놓다가 주섬주섬 그러모아 꿀꺽 먹는다. 이러면서 빵놀이도 끝. (4345.11.1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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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놀이 1

 


  다섯 살 누나가 두 살 동생을 세발자전거 뒷자리에 태우며 논다. 처음에는 누가 앞에서 당기거나 뒤에서 밀어야 했는데, 이제 큰아이는 홀로 씩씩하게 동생을 태우며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아주 살짝 오르막이어도 낑낑거리는데, 하루하루 다리힘이 붙으니 앞으로는 살그마니 오르막이라 하더라도 동생을 태우고 잘 놀겠구나 싶다. 기저귀 빨래는 가을바람 맞으며 살랑살랑 흔들리고, 두 아이는 가을바람 온몸으로 느끼며 서로 깔깔거린다. 마당이 환하다. 마을이 훤하다. (4345.11.1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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