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놀이 1

 


  안동 편해문 님한테서 선물로 받은 ‘나무소꿉’은 두 아이가 언제나 잘 갖고 노는 소꿉놀이가 된다. 다만, 두 아이는 소꿉놀이를 흐드러지게 즐긴 다음 아무렇게나 팽개친다. 하나하나 찾아서 갈무리하는 몫은 늘 아버지가 맡는다. 아직 두 아이가 제대로 갈무리하기는 어려울는지 모르나, 밥상 밑이든 책상 뒤이든 숨겨 놓는 녀석은 동생이다. 누나는 예쁘게 놀고 예쁘게 건사할 줄 안다. 그래서, 밥을 먹다가도 문득 소꿉놀이를 하곤 한다. 조그마한 나무칼로 곤약을 퍽 예쁘장하게 썬다. 그나저나, 네가 썰었으면 네가 먹어야지, 그렇게 담기만 하고 내버려 두니? (4345.11.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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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냥놀이

 


  어머니가 쓰는 성냥을 하나둘 슬쩍슬쩍 평상으로 가져가더니, 다섯 살 큰아이 사름벼리가 ‘성냥으로 이름 그리기’ 놀이를 한다. 그래, 너 사름벼리는 이름에 ‘ㅇ’이 없으니 성냥으로 이름을 그릴 수 있구나. 네 동생도 이름에 ‘ㅇ’이 없어. 그런데, 너 “사름벼리”만 성냥으로 그리면 되지, “사름벼리ㅋ”는 뭐니. ‘ㅋ’라고 붙이는 그림말은 어디에서 배웠니. 무슨 뜻인 줄 알기나 하고 붙이니. (4345.11.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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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놀이

 


  아름답게 꿈꾸며 살아가기에 아름답습니다. 언제나 가장 좋은 마음을 품으며 말을 섞고 사랑을 빛내며 뜻을 펼칠 때에 내 하루를 즐거이 누립니다. 스스로 놀이를 즐겁게 생각하기에 언제나 스스로 즐겁게 웃습니다. 누가 이끌거나 시키는 놀이를 한다면 자꾸 누군가한테 기대요. 스스로 삶을 짓기에 스스로 사랑을 길어올리고 스스로 꿈을 피울 수 있습니다.


  바람을 마시고 햇살을 먹는 삶은 어느 누구도 따로 배우지 않아요. 갓난쟁이도 아이도 푸름이도 어른도 스스로 바람을 마시고 햇살을 먹어요. 돌이켜면, 사람이든 짐승이든 바람·햇살·빗물(또는 냇물), 이렇게 세 가지만 먹고살았을 수 있어요.


  작은아이가 누나 신을 예쁘게 여겨 신고 벗는 놀이를 한참 합니다. 여러 날째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신발놀이 즐깁니다. (4345.1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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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놀이

 


  둘째가 무럭무럭 자라 씩씩하게 잘 뛰어놀 수 있으니, 큰아이와 서로 마을 곳곳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다만, 작은아이는 신을 스스로 꿰지 못해 곧잘 맨발로 돌아다닌다. 그런데 맨발로 돌아다니는 녀석이 어머니 신이나 누나 신을 들고 돌아다니곤 한다.


  벼를 모두 베어 빈 논자락을 둘이 내닫는다. 다칠 것도 거리낄 것도 없다. 자동차가 오가나 무엇이 오가나. 들도 둑도 길도 모두 너희 것이다. 가을바람과 가을햇살을 모두 가지렴. (4345.1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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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형놀이

 


  아이들을 토닥토닥 예쁘게 재우면, 아이들은 인형놀이를 하면서 토닥토닥 예쁘게 재웁니다. 누나가 인형을 예쁘게 재우며 놀면, 동생도 인형을 예쁘게 재우며 놉니다. 서로서로 예쁜 마음을 주고받아요. 저마다 예쁜 사랑을 길어올려요. (4345.10.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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