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결국 結局


 결국에 가서는 마찬가지이다 → 끝에 가서는 마찬가지이다

 결국은 그렇게 된다 → 끝은 그렇게 된다 / 마지막은 그렇게 된다

 결국 뿌리치지 못했다 → 끝끝내 뿌리치지 못했다

 결국 성공했다 → 마침내 뜻을 이루었다

 결국 내가 손을 들었다 → 끝내 내가 손을 들었다


  ‘결국(結局)’은 “1. 일이 마무리되는 마당이나 일의 결과가 그렇게 돌아감을 이르는 말 2. 어떤 일이 벌어질 형편이나 국면을 완전히 갖춤”을 뜻한다고 해요. 이러한 뜻을 가리키는 한국말로 ‘끝내’나 ‘끝끝내’나 ‘마침내’나 ‘드디어’나 ‘그예’가 있습니다. 이밖에 ‘그러니까’나 ‘그리하여’나 ‘이리하여’나 ‘다시 말해’를 알맞게 넣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바로’나 ‘곧’을 넣을 수 있어요. 2016.6.27.달.ㅅㄴㄹ


결국 나 자신을 강하게 단련하여 남을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 그러니까 나 스스로를 단단히 갈고닦아 남을 이겨야 한다는 뜻이었다

→ 다시 말해 나를 튼튼히 갈고닦아 남을 이겨야 한다는 소리였다

→ 곧 나를 힘있게 갈고닦아 남을 이겨야 한다는 얘기였다

《김별아-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이룸,2001) 48쪽


나는 결국 날 위해서 하는 거다

→ 나는 바로 날 생각해서 하는 거다

→ 나는 곧 날 헤아려서 하는 거다

→ 그러니까 나는 나 때문에 하는 거다

《이와오카 히사에/오지은 옮김-토성 맨션 1》(세미콜론,2008) 184쪽


결국 판단은, 네 몫이야

→ 끝내 판단은, 네 몫이야

→ 마지막 생각은, 네 몫이야

→ 끝을 맺는 생각은, 네 몫이야

《나카무라 타카토시/최윤정 옮김-십일분의일(1/11) 1》(학산문화사,2013) 81쪽


결국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끝내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끝끝내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곧,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 이리하여, 따지고 보면 너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뜻으로

《황현산-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2015) 101쪽


결국은 어리석은 일이다

→ 끝끝내 어리석은 일이다

→ 그예 어리석은 일이다

→ 마지막에는 어리석은 일이다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21쪽


로쿠도는 결국, 나보다 부적을 택한 거야

→ 로쿠도는 끝내, 나보다 부적을 고른 거야

→ 로쿠도는 마침내, 나보다 부적을 골랐어

→ 로쿠도는 그예, 나보다 부적을 고른 셈이야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경계의 린네 20》(학산문화사,2016) 10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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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진하다 津


 진한 고깃국 → 짙은 고깃국

 커피가 진하다 → 커피가 짙다

 안개가 진하게 끼었다 → 안개가 짙게 끼었다 / 안개가 두껍게 끼었다

 진한 빨강 → 짙은 빨강

 진한 쪽빛 → 짙은 쪽빛

 꽃향기가 진하다 → 꽃내음이 짙다

 진한 감동을 느끼다 → 감동을 깊이 느끼다 / 뭉클하다 / 북받치다

 진한 절망을 담고 있었다 → 깊은 절망을 담았다

 진한 건강미 → 야무진 건강미 / 단단한 건강미


  ‘진(津)하다’는 “1. 액체의 농도가 짙다 2. 기체의 밀도가 높다 3. 빛깔이 짙다 4. 맛이나 냄새가 강하다 5. 감정의 정도가 보통보다 더 깊다 6. 어떤 정도가 보통보다 더 세거나 강하다”처럼 여섯 가지로 쓴다고 합니다. 그런데 물이나 국물이 짙으면 ‘짙다’고 하면 됩니다. 무엇을 깊게 느끼면 ‘깊다’고 하면 되지요. 감동을 크게 했다면 ‘크게’ 감동했다고 하면 되며, 감동을 깊게 했다면 ‘깊이’ 감동했다고 하면 돼요. 이런 모습은 “가슴이 뭉클해졌다”라든지 “가슴이 촉촉해졌다” 같은 말로 나타낼 수 있어요. “가슴이 벅차다”라 해도 어울리고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해도 어울리는군요. 이밖에 또 어떤 말투로 ‘마음이 짠하고 울리는 모습’을 나타내 볼 수 있을까요? 2016.6.27.달.ㅅㄴㄹ



서양식 문화에 너무 진하게 물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 서양 문화에 너무 깊게 물이 든 것이 아닐까

→ 서양 문화에 너무 많이 물이 들지 않았을까

《한정식-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167쪽


진한 감동을 받는다

→ 크게 감동을 받는다

→ 뭉클해진다

→ 가슴이 촉촉해진다

→ 가슴이 뭉클해진다

→ 가슴이 뜨거워진다

→ 가슴이 벅찬다

《박병상-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알마,2007) 55쪽


푹 삶아진 잼은 투명감이 없는 탁하고 진한 핑크색

→ 푹 삶아진 잼은 속이 안 비치는 흐리고 짙은 분홍빛

→ 푹 삶아진 잼은 속이 안 비치는 거무튀튀하고 짙은 진달래빛

《이가라시 다이스케/김희정 옮김-리틀 포레스트 1》(세미콜론,2008) 11쪽


잘 봐. 이건 진한 빨강

→ 잘 봐. 이건 짙은 빨강

《쿄우 마치코/한나리 옮김-미카토 3》(미우,2011) 6쪽


피곤한 사람은 약간 진하게 내린다거나

→ 고단한 사람은 살짝 짙게 내린다거나

《아이자와 하루카/최윤정 옮김-리넨과 거즈 4》(학산문화사,2013) 13쪽


햇빛은 조금씩 더 진한 색으로 천을 물들였다​

→ 햇빛은 조금씩 더 짙은 빛으로 천을 물들였다

→ 햇빛은 조금씩 더 깊은 빛깔로 천을 물들였다

《김소연-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모요사 펴냄,2014) 239쪽


그림자에 진하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그림자에 짙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그림자에 어둡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1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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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눈물의


 눈물의 외침입니다 → 눈물로 외칩니다

 눈물의 편지 → 눈물로 쓴 편지 / 눈물로 읽는 편지 / 눈물 어린 편지

 네 눈물의 의미를 모르겠다 → 네가 눈물을 흘리는 뜻을 모르겠다

 눈물의 생일파티 → 눈물겨운 생일잔치 / 눈물지는 생일잔치

 눈물의 탄원서 → 눈물로 쓴 탄원서 / 눈물겨운 탄원서

 

  웃음이 넘쳐 바다와 같을 때에는 ‘웃음바다’이듯이, 눈물이 넘쳐 바다와 같다면 ‘눈물바다’예요. 눈물이 흐르고 흘러 냇물과 같다면 ‘눈물내’라 할 만해요. 한 낱말로는 ‘눈물겹다’와 ‘눈물지다’와 ‘눈물짓다’가 있어요. 아직 한 낱말로 한국말사전에 못 실린 말마디로는 “눈물 나다”와 “눈물 어리다”가 있어요. 눈물이 어리는 밥이라든지 눈물이 나는 밥이라면 ‘눈물밥’처럼 단출하게 써 볼 만합니다. 2016.6.27.달.ㅅㄴㄹ



눈물의 아우성이요

→ 눈물겨운 아우성이요

→ 눈물지는 아우성이요

→ 눈물짓는 아우성이요

→ 눈물 나는 아우성이요

→ 눈물 어린 아우성이요

《김수정-아기공룡 둘리 7》(예원,1990) 7쪽


눈물의 밥을

→ 눈물밥을

→ 눈물 어린 밥을

→ 눈물 나는 밥을

→ 눈물 흘리며 밥을

→ 눈물 뚝뚝 밥을

《곽재구-서울 세노야》(문학과지성사,1990) 32쪽


눈물의 결혼식

→ 눈물지는 혼례식

→ 눈물겨운 혼례식

→ 눈물짓는 혼례식

→ 눈물로 얼룩진 혼례잔치

→ 눈물로 범벅이 된 혼례잔치

→ 눈물이 가득한 혼례마당

→ 눈물바다가 된 혼례마당

→ 눈물 아니면 말할 수 없는 혼례마당

《안재구·안영민-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아름다운사람들,2003) 32쪽


눈물의 바다가 있었다니

→ 눈물바다가 있었다니

→ 눈물이 바다를 이루었다니

→ 눈물로 바다를 이루었다니

→ 눈물이 바다처럼 있었다니

→ 눈물이 바다만큼 있었다니

《노다 미치코/김경인 옮김-덴코짱》(양철북,2011) 53쪽


눈물의 모자 상봉을 한 뒤에

→ 눈물 나는 모자 상봉을 한 뒤에

→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와 만난 뒤에

→ 어머니와 아들이 눈물로 만난 뒤에

→ 어머니와 아들이 눈물겹게 만난 뒤에

《전규태-단테처럼 여행하기》(열림원,2015)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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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무심코 無心-


 무심코 던진 말이 → 그냥 한 말이 / 가볍게 내뱉은 말이

 무심코 휘둘러보던 → 문득 휘둘러보던 / 아무 생각 없이 휘둘러보던

 무심코 잘못 건드린 → 문득 잘못 건드린


  ‘무심(無心)코’는 “아무런 뜻이나 생각이 없이”를 뜻한다고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처럼 손볼 만하니다. 흐름을 살펴서 ‘그냥’이나 ‘문득’으로 손볼 만하고, ‘가볍게’나 ‘가만히’로 손볼 만합니다. ‘얼결에’나 ‘어쩌다’나 ‘불현듯’으로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2016.6.27.달.ㅅㄴㄹ



무심코 조수석 문을 자신이 직접 열고서

→ 그냥 조수석 문을 그이 스스로 열고서

→ 딱히 생각 없이 조수석 문을 그이 스스로 열고서

→ 아무 생각 없이 조수석 문을 그이 스스로 열고서

《사기사와 메구무/최원호 옮김-개나리도 꽃, 사쿠라도 꽃》(자유포럼,1998) 48쪽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풀잎

→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풀잎

→ 우리가 생각없이 지나치는 풀잎

→ 우리가 가볍게 지나치는 풀잎

《권혁도-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길벗어린이,2010) 2쪽


나는 무심코 단비의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 나는 아무 뜻 없이 단비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단비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 나는 문득 단비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 나는 가만히 단비 책상을 내려다보았다

《김병섭·박창현-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양철북,2015) 153쪽


나는 무심코 병원에 동행하게 되었다

→ 나는 문득 병원에 함께 가게 되었다

→ 나는 어쩌다 병원에 함께 따라갔다

→ 나는 얼결에 병원에 함께 갔다

→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병원에 함께 갔다

《권철-이호테우》(눈빛,2015) 112쪽


네 결혼 얘길 무심코 떠들어 버렸으니

→ 네 결혼 얘길 불현듯 떠들어 버렸으니

→ 네 결혼 얘길 문득 떠들어 버렸으니

→ 네 결혼 얘길 가볍게 떠들어 버렸으니

→ 네 결혼 얘길 어쩌다 떠들어 버렸으니

《모리모토 코즈에코/양여명 옮김-코우다이 가 사람들 3》(삼양출판사,2016) 2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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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관찰의 첫걸음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내는 것이 동물과 식물 관찰의 첫걸음이에요

→ 같거나 다른 점을 알아내는 일이 동물과 식물을 바라보는 첫걸음이에요

→ 같거나 다른 모습을 알아내기가 동물과 식물을 살펴보는 첫걸음이에요

→ 같거나 다른 대목을 알아내기가 동물과 식물을 지켜보는 첫걸음이에요

《이주희·노정임-동물과 식물 이름에 이런 뜻이》(철수와영희,2015) 96쪽


  “공통점(共通點)과 차이점(差異點)”은 “같은 점과 다른 점”이나 “같거나 다른 모습”으로 손볼 만합니다. ‘관찰(觀察)’은 ‘살펴보기’를 가리킵니다. ‘바라보기’나 ‘지켜보기’로 손질할 수도 있습니다.


사육하는 닭의 수는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연간 두 배씩 늘어나서

→ 기르는 닭은 수가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해마다 두 곱씩 늘어나서

→ 키우는 닭은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해마다 두 곱절씩 늘어나서

《앤드루 롤러/이종인 옮김-치킨로드》(책과함께,2015) 392쪽


  ‘사육(飼育)하는’은 ‘기르는’으로 손봅니다. “닭의 수는 어떠하다”처럼 쓰지 말고 “닭은 수가 어떠하다”처럼 써야 알맞습니다. ‘연간(年間)’은 ‘해마다’로 손질하고, ‘배(倍)’는 ‘곱’이나 ‘곱절’이나 ‘갑절’로 손질합니다.


수세기 녹슨 청동의 손이 근대의 대가리를 썩뚝

→ 여러 세기 녹슨 청동 손이 근대 대가리를 썩뚝

→ 여러 세기 낡은 청동 손이 근대 대가리를 썩뚝

《이경림-내 몸속에 푸른 호랑이가 있다》(중앙북스,2011) 117쪽


  ‘수세기(數世紀)’는 ‘여러 세기’로 손보거나 ‘오랜 나날’이나 ‘오랫동안’으로 손볼 만합니다. “청동의 손”이나 “근대의 대가리”에서는 ‘-의’만 덜어도 됩니다.


경찰의 말은 거짓이었다

→ 경찰이 한 말은 거짓이었다

→ 경찰은 거짓말을 했다

→ 경찰은 거짓으로 말했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38쪽


  “경찰의 말”이 아니라 “경찰이 한 말”입니다. 그리고 “경찰은 거짓말을 했다”처럼 적으면 한결 단출합니다.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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