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진하다 津


 진한 고깃국 → 짙은 고깃국

 커피가 진하다 → 커피가 짙다

 안개가 진하게 끼었다 → 안개가 짙게 끼었다 / 안개가 두껍게 끼었다

 진한 빨강 → 짙은 빨강

 진한 쪽빛 → 짙은 쪽빛

 꽃향기가 진하다 → 꽃내음이 짙다

 진한 감동을 느끼다 → 감동을 깊이 느끼다 / 뭉클하다 / 북받치다

 진한 절망을 담고 있었다 → 깊은 절망을 담았다

 진한 건강미 → 야무진 건강미 / 단단한 건강미


  ‘진(津)하다’는 “1. 액체의 농도가 짙다 2. 기체의 밀도가 높다 3. 빛깔이 짙다 4. 맛이나 냄새가 강하다 5. 감정의 정도가 보통보다 더 깊다 6. 어떤 정도가 보통보다 더 세거나 강하다”처럼 여섯 가지로 쓴다고 합니다. 그런데 물이나 국물이 짙으면 ‘짙다’고 하면 됩니다. 무엇을 깊게 느끼면 ‘깊다’고 하면 되지요. 감동을 크게 했다면 ‘크게’ 감동했다고 하면 되며, 감동을 깊게 했다면 ‘깊이’ 감동했다고 하면 돼요. 이런 모습은 “가슴이 뭉클해졌다”라든지 “가슴이 촉촉해졌다” 같은 말로 나타낼 수 있어요. “가슴이 벅차다”라 해도 어울리고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해도 어울리는군요. 이밖에 또 어떤 말투로 ‘마음이 짠하고 울리는 모습’을 나타내 볼 수 있을까요? 2016.6.27.달.ㅅㄴㄹ



서양식 문화에 너무 진하게 물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 서양 문화에 너무 깊게 물이 든 것이 아닐까

→ 서양 문화에 너무 많이 물이 들지 않았을까

《한정식-사진, 시간의 아름다운 풍경》(열화당,1999) 167쪽


진한 감동을 받는다

→ 크게 감동을 받는다

→ 뭉클해진다

→ 가슴이 촉촉해진다

→ 가슴이 뭉클해진다

→ 가슴이 뜨거워진다

→ 가슴이 벅찬다

《박병상-이것은 사라질 생명의 목록이 아니다》(알마,2007) 55쪽


푹 삶아진 잼은 투명감이 없는 탁하고 진한 핑크색

→ 푹 삶아진 잼은 속이 안 비치는 흐리고 짙은 분홍빛

→ 푹 삶아진 잼은 속이 안 비치는 거무튀튀하고 짙은 진달래빛

《이가라시 다이스케/김희정 옮김-리틀 포레스트 1》(세미콜론,2008) 11쪽


잘 봐. 이건 진한 빨강

→ 잘 봐. 이건 짙은 빨강

《쿄우 마치코/한나리 옮김-미카토 3》(미우,2011) 6쪽


피곤한 사람은 약간 진하게 내린다거나

→ 고단한 사람은 살짝 짙게 내린다거나

《아이자와 하루카/최윤정 옮김-리넨과 거즈 4》(학산문화사,2013) 13쪽


햇빛은 조금씩 더 진한 색으로 천을 물들였다​

→ 햇빛은 조금씩 더 짙은 빛으로 천을 물들였다

→ 햇빛은 조금씩 더 깊은 빛깔로 천을 물들였다

《김소연-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모요사 펴냄,2014) 239쪽


그림자에 진하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그림자에 짙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 그림자에 어둡고 옅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한희철-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꽃자리,2016) 1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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