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장황 張皇


 장황히 설명하다 → 길게 얘기하다

 그 사람의 연설은 너무 장황하여 → 그 사람 연설은 너무 길어

 네 말이 너무 장황하니 → 네 말이 너무 늘어지니

 다 아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다 → 다 아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다

 편지로 쓰기에는 매우 장황하여 → 편지로 쓰기에는 매우 길어


  ‘장황(張皇)하다’는 “매우 길고 번거롭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뜻대로 “매우 길고 번거롭다”처럼 써도 되지만 ‘길다’라고만 써도 됩니다. ‘늘어지다’나 ‘하염없다’나 ‘끝없다’를 써도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 보기글을 보면 “매우 장황하여” 꼴이 있어요. ‘장황하다’가 “매우 길다”를 뜻한다고 하니까, 이 같은 보기글은 겹말입니다. 2016.7.15.쇠.ㅅㄴㄹ



그 주장의 근거로서 장황하게 내세우는 말

→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로 길게 내세우는 말

→ 그 주장을 받치려고 하염없이 내세우는 말

→ 그렇게 말하는 까닭이라며 끝없이 내세우는 말

→ 그렇게 말하는 까닭으로 따분하게 내세우는 말

《리영희-반세기의 신화》(삼인,1999) 58쪽


지식을 과시하려는 듯 장황하게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 지식을 뽐내려는 듯 자질구레하게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 지식을 자랑하려는 듯 너절하게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 지식을 우쭐거리려는 듯 매우 길게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 지식을 젠체하려는 듯 끝없이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 지식을 드러내려는 듯 한참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고성국-10대와 통하는 말하기와 토론》(철수와영희,2016) 95쪽


뒤영벌 유전을 설명하며 약간 장황하게 말했다

→ 뒤영벌 유전을 다루며 조금 길게 말했다

→ 뒤영벌 유전을 얘기하며 살짝 길게 덧붙였다

《데이브 굴슨/이준균 옮김-사라진 뒤영벌을 찾아서》(자연과생태,2016) 1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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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거동 擧動


 거동이 불편하다 → 움직이기 힘들다

 거동이 수상하다 → 움직임이 수상하다

 자기의 거동을 살피고 있을 것 같은 → 제 몸짓을 살필 듯한

 지쳐서 거동할 수 없다 → 지쳐서 움직일 수 없다

 새벽 네 시면 거동한다 → 새벽 네 시면 움직인다

 몸소 거동할 필요가 없다 → 몸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거동(擧動)’은 “몸을 움직임. 또는 그런 짓이나 태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거동·거동하다’를 쓰기보다는 ‘몸짓·움직임’이나 ‘움직이다’를 쓰면 넉넉합니다. ‘움직임’이라는 낱말을 구태여 한자말로 바꾸어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거동(去冬)’을 “= 지난겨울”로 풀이하면서 싣고, ‘거동(拒冬)’을 “= 속수자”로 풀이하면서 싣는데, 두 가지 한자말은 모두 쓸모가 없다고 느낍니다. 2016.7.15.쇠.ㅅㄴㄹ



거동이 불편한 어른들을 모시는 것은 물론이고

→ 움직이기 힘든 어른들을 모실 뿐 아니라

→ 돌아다니기 어려운 어른들을 모시기도 하고

《김남일-통일 할아버지 문익환》(사계절,2002) 32쪽


거동조차 어려웠다

→ 움직이기조차 어려웠다

→ 다니기조차 어려웠다

→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어려웠다

《마이클 예이츠/추선영 옮김-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이후,2008) 105쪽


어미는 거동이 불편해진 할머니에게 말을 건다

→ 어미는 몸이 힘들어진 할머니한테 말을 건다

→ 어미는 움직이기도 힘든 할머니한테 말을 건다

→ 어미는 몸져누운 할머니한테 말을 건다

《나치 미사코/이기선 옮김-네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AK comics,2016) 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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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창의적


 창의적 계획 → 좋은 계획 / 슬기로운 계획

 창의적 방법을 고안하다 → 좋은 길을 찾다 / 새 길을 찾다

 창의적인 생각 → 슬기로운 생각 / 새로운 생각


  ‘창의적(創意的)’은 “창의성을 띠거나 가진”을 뜻한다 합니다. ‘창의성(創意性)’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을 뜻한다 해요. 곧, ‘창의적’이란 “새로운 무엇을 생각하는”을 가리킨다고 할 테지요. ‘-적’을 뺀 ‘창의(創意)’는 “새로운 의견을 생각하여 냄”을 뜻한다고 합니다. ‘의견’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가지는 생각”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면 ‘창의’는 “새로운 생각을 생각하여 냄”인 꼴이라 말풀이가 겹말입니다. 한자말 ‘의견’은 굳이 쓸 일이 없는 셈이라 할 만하고, 한국말 ‘생각’을 알맞게 쓰면 되어요.


  생각을 새롭게 하기에 “새로운 생각”입니다. 새롭게 생각을 기울여 보면서 ‘슬기롭게’ 거듭날 수 있습니다. “새 길”을 찾는다거나 ‘좋은’ 생각을 찾아보려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16.7.14.나무.ㅅㄴㄹ



우리 말로 창의적인 이름을 붙이면

→ 우리 말로 슬기롭게 이름을 붙이면

→ 우리 말로 알맞게 이름을 붙이면

→ 우리 말로 아름답게 이름을 붙이면

《배상복·오경순-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어》(21세기북스,2012) 143쪽


창의적인 재활용을 실천했다

→ 새롭게 재활용을 실천했다

→ 새로운 재활용을 해 보았다

→ 새로운 되살림을 해 보았다

→ 새롭게 되살려서 써 보았다

《리 호이나키/부희령 옮김-아미쿠스 모르티스》(삶창,2016) 31쪽


회의를 좀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게 하려면

→ 회의를 좀 더 새롭고 재미있게 하려면

→ 모임을 좀 더 슬기롭고 재미있게 하려면

《고성국-10대와 통하는 말하기와 토론》(철수와영희,2016) 11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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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느낌의


 차가운 느낌의 사진 → 차가운 느낌인 사진 / 차가운 사진

 수줍은 느낌의 미소 → 수줍은 느낌인 웃음 / 수줍은 웃음

 좋은 느낌의 책 → 좋은 느낌인 책 / 좋은 뜻

 신나는 느낌의 영화 → 신나는 느낌인 영화 / 신나는 영화

 다른 느낌의 맛집 → 다른 느낌인 맛집 / 다르게 느끼는 맛집

 밝은 느낌의 색깔 → 밝은 느낌인 빛깔 / 밝은 빛깔


  어떤 느낌이라고 한다면 “어떤 느낌‘이다’”처럼 말하면 됩니다. 토씨를 붙일 적에 알맞게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차가운 느낌‘의’ 말”이 아닌 “차가운 느낌‘인’ 말”처럼 써야 올발라요. 한국말에서는 ‘느낌인’까지 안 붙여도 됩니다. “차가운 말”이라고만 해도 어느 말을 차갑다고 ‘느끼’는 셈이에요. “밝은 빛깔”이라고 할 적에는 빛깔이 “밝은 느낌”이라는 뜻입니다. 따로 ‘느낌’이라는 낱말을 더 붙이려 한다면 “밝은 느낌이 나는”이나 “밝은 느낌이 감도는”이나 “밝은 느낌이 좋은”이나 “밝은 느낌이 도드라지는”처럼 더 뜻을 살려서 써 볼 수 있습니다. 2016.7.14.나무.ㅅㄴㄹ



달콤한 크림 같은 느낌의 언어다

→ 달콤한 크림 같은 느낌인 말이다

→ 달콤한 크림을 느끼는 말이다

→ 달콤한 크림 같은 말이다

→ 달콤한 크림을 떠올리는 말이다

→ 달콤한 크림처럼 느껴진다

→ 달콤한 크림 같다고 느낀다

《김종휘-내 안의 열일곱》(샨티,2007) 17쪽


그런 느낌의 역할은 어차피 나겠죠

→ 그런 느낌인 몫은 어차피 나겠죠

→ 그런 느낌이라면 어차피 나겠죠

→ 그런 느낌은 어차피 나겠죠

《모리모토 코즈에코/양여명 옮김-코우다이 가 사람들 3》(삼양출판사,2016) 35쪽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느낌의 말 같지 않나요

→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느낌이 나는 말 같지 않나요

→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느낌인 말 같지 않나요

→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느낌이 나지 않나요

→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같은 말 같지 않나요

→ 마치 코미디프로에 나오는 ‘책 읽기’ 같지 않나요

《고성국-10대와 통하는 말하기와 토론》(철수와영희,2016) 7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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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만족 滿足


 가격 만족 → 값이 좋음 / 마음에 드는 값

 아이를 돌보는 일에서 만족을 얻는다 → 아이를 돌보는 일에서 기쁨을 얻는다

 생활의 만족 → 삶이 흐뭇함 / 삶이 넉넉함

 그 일자리에 만족하고 → 그 일자리에 흐뭇하고 / 그 일자리에 넉넉하고

 만족한 얼굴 → 흐뭇한 얼굴 / 넉넉한 얼굴 / 좋은 얼굴

 만족한 웃음 → 흐뭇한 웃음 / 넉넉한 웃음 / 좋아하는 웃음

 만족한 생활을 즐기다 → 넉넉한 삶을 즐기다 / 너른 살림을 즐기다

 그 정도면 생활비로 만족하오 → 그만큼이면 살림돈으로 넉넉하오


  ‘만족(滿足)’은 “1. 마음에 흡족함 2.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흡족(洽足)’은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을 가리키고, ‘충분(充分)’은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까 ‘만족 1 = 마음에 흡족 = 마음에 만족함’ 꼴이 되면서 ‘만족 2 =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 = 모자람이 없이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고 + 넉넉함’ 꼴이 되어요. 두 가지 뜻이 모두 돌림풀이인데, 이 뜻풀이를 살펴본다면, ‘만족·흡족·충분’은 모두 쓸모가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한국말 ‘넉넉하다’나 ‘너르다’나 ‘푸지다’로 손볼 수 있고, ‘흐뭇하다’나 ‘좋다·좋아하다’로 손볼 만하며, 때로는 ‘기쁘다·기뻐하다’나 ‘즐겁다’로 손보면 잘 어울립니다. 2016.7.14.나무.ㅅㄴㄹ



임금님은 그 어떤 질문에도 만족스럽게 대답하지 못했지요

→ 임금님은 그 어떤 물음에도 넉넉하게 대답하지 못했지요

→ 임금님은 그 어떤 물음에도 시원스레 얘기하지 못했지요

→ 임금님은 그 어떤 물음에도 제대로 얘기하지 못했지요

《마츠오카 쿄오코/송영숙 옮김-워거즐튼무아》(바람의아이들,2013) 61쪽


사람들이 자신의 소비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를 계속 부추겨

→ 사람들이 저마다 소비생활에 흐뭇해 하지 못하도록 자꾸 부추겨

→ 사람들이 저마다 소비생활이 즐겁지 못하도록 자꾸 부추겨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71쪽


관현악부는 그렇게 작은 물에서 놀면서 만족하는 겁니까

→ 관현악부는 그렇게 작은 물에서 놀면서 흐뭇한 겁니까

→ 관현악부는 그렇게 작은 물에서 놀면서 마음에 듭니까

→ 관현악부는 그렇게 작은 물에서 놀면서 즐겁습니까

→ 관현악부는 그렇게 작은 물에서 놀면서 기쁩니까

《하시모토 히로시·와타나베 켄사쿠/편집부 옮김-플레이 플레이 소녀 2》(서울문화사,2015) 69쪽


이 변화에 만족하기로 했다

→ 이 변화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 이렇게 달라져서 좋아하기로 했다

→ 이렇게 바뀌었으니 기뻐하기로 했다

《배리 존스버그/정철우 옮김-내 인생의 알파벳》(분홍고래,2015) 238쪽


스스로도 자신의 능수능란한 동작에 만족했습니다

→ 스스로도 제 빼어난 몸짓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스스로도 제 솜씨 좋은 몸짓이 기뻤습니다

→ 스스로도 제 훌륭한 몸짓이 좋았습니다

《안톤 체호프/우시경 옮김-카시탄카》(살림어린이,2015) 22쪽


당신이 행복하면 그걸로 만족할 겁니다

→ 당신이 행복하면 그걸로 좋아할 겁니다

→ 그대가 기뻐하면 그걸로 넉넉할 겁니다

→ 그대가 기쁘면 그걸로 흐뭇할 겁니다

《토우메 케이/이상은 옮김-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1》(학산문화사,2016) 116쪽


잔뜩 들뜬 지금의 기분도 만족시켜 주는

→ 잔뜩 들뜬 이 기분도 채워 주는

→ 잔뜩 들뜬 이 마음도 즐겁게 해 주는

→ 잔뜩 들뜬 이 마음도 넉넉하게 해 주는

《신큐 치에/문기업 옮김-와카코와 술 5》(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2016) 1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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