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친숙 親熟


 친숙한 주제를 다루었다 → 익숙한 주제를 다루었다

 무척 친숙한 사이 → 무척 익숙한 사이 / 무척 가까운 사이

 친숙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 허물없이 얘기를 나누었다


  ‘친숙(親熟)’은 “친하여 익숙하고 허물이 없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허물없다’는 “서로 매우 친하여, 체면을 돌보거나 조심할 필요가 없다”를 가리키니, ‘친숙’을 풀이한 말마디는 겹말이에요. 아무튼 한자말 ‘친숙하다’는 ‘익숙하다’나 ‘허물없다’나 ‘가깝다’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살갑다’나 ‘도탑다’나 ‘쉽다’나 ‘늘’이나 ‘흔히’

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0.21.쇠.ㅅㄴㄹ



친숙하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 낯익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 익숙하지 않은 일이 됩니다

《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야생의 실천》(문학동네,2015) 66쪽


여러분이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 여러분이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 여러분이 가깝게 만날 수 있는

→ 여러분이 쉽게 만날 수 있는

→ 여러분이 늘 만날 수 있는

→ 여러분이 흔히 만날 수 있는

《구민정·국찬석·권재원·김병호·신동하-사회가치 사전》(고래이야기,2016) 5쪽


밥심은 우리에게 너무나 일상적이고도 친숙한 말이다

→ 밥심은 우리한테 아주 흔하고도 가까운 말이다

→ 밥심은 우리한테 매우 흔하고도 익숙한 말이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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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75 : 밥과 음식



밥은 그저 음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

→ 밥은 그저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 밥은 그저 먹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밥 : 1.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 2. 끼니로 먹는 음식 3. 동물의 먹이 4. 나누어 가질 물건 중 각각 갖게 되는 한 부분 5. 남에게 눌려 지내거나 이용만 당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음식(飮食) : 1.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 2. = 음식물

음식물(飮食物) :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

먹을거리 : 먹을 수 있거나 먹을 만한 음식 또는 식품



  한자말 ‘음식’은 ‘밥’이나 ‘먹을거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 ‘밥’은 쌀이나 보리 같은 곡식으로 지은 것을 가리키기도 하고, 먹을거리를 통틀어서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음식 = 밥’이요 ‘밥 = 음식’인 셈입니다. 하나는 한자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말이에요. 보기글처럼 “밥은 그저 음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로 쓴다면 겹말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밥’이라는 낱말을 풀이하면서 ‘음식’을 쓰지요. ‘먹을거리’라는 낱말도 ‘음식’으로 풀이해요. 이렇게 풀이말을 달면 뒤죽박죽이 되어 어지럽습니다. 한자말 ‘음식’을 쓰고 싶다면 알맞게 쓸 노릇이면서, ‘밥·음식·먹을거리’가 어떻게 얽히는가를 또렷하게 살펴보아야지 싶습니다. 2016.10.21.쇠.ㅅㄴㄹ



우리에게 밥은 그저 음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음식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 우리한테 밥은 그저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먹는 모두를 가리키기도 한다

→ 우리한테 밥은 그저 먹을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먹는 것 모두를 가리키기도 한다

→ 우리한테 밥은 그저 밥이 아니라 먹을거리 모두를 가리키기도 한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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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상쾌 爽快


 상쾌한 아침 → 시원한 아침 / 산뜻한 아침 / 싱그러운 아침

 기분이 상쾌하다 → 기분이 산뜻하다 / 느낌이 시원하다

 마음이 상쾌하다 → 마음이 시원하다 / 마음이 산뜻하다

 온몸이 날아갈 듯 상쾌하였다 → 온몸이 날아갈 듯 시원하였다

 바람이 상쾌하게 불어서 → 바람이 산뜻하게 불어서


  ‘상쾌(爽快)하다’는 “느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를 뜻한다 하고, 한국말사전에는 “≒ 상활(爽闊)하다”라고 해서 비슷한말이 있다고 나옵니다. ‘상활하다’를 찾아보면 “= 상쾌하다”로 풀이하는데, 이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낍니다. 아무튼 ‘상쾌하다·상활하다’는 ‘시원하다’나 ‘산뜻하다’를 가리키는 한자말이요, 한국말로 ‘시원하다’나 ‘산뜻하다’로 손볼 만해요. 또는 ‘싱그럽다’나 ‘상큼하다’로 손볼 수 있고, 때로는 ‘즐겁다’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0.21.쇠.ㅅㄴㄹ



오래 가물다가 비가 오면 마음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 오래 가물다가 비가 오면 마음이 시원하고 산뜻하다

→ 오래 가물다가 비가 오면 마음이 시원하고 좋다

→ 오래 가물다가 비가 오면 마음이 시원하고 맑다

《김태완-시냇가로 물러나 사는 즐거움》(호미,2012) 195쪽


상쾌한 봄바람

→ 싱그러운 봄바람

→ 시원한 봄바람

→ 산뜻한 봄바람

《나탈리 민/바람숲아이 옮김-숲을 사랑한 소년》(한울림어린이,2015) 13쪽


아침에 바위 꼭대기에 앉아 있는 건 아주 상쾌한 일이었다

→ 아침에 바위 꼭대기에 앉는 일은 아주 산뜻했다

→ 아침에 바위 꼭대기에 앉으면 아주 시원했다

→ 아침에 바위 꼭대기에 앉으면 아주 즐거웠다

《로알드 달/최지현 옮김-로알드 달의 위대한 단독 비행》(살림Friends,2016) 220쪽


저녁 공기는 아주 상쾌했어요

→ 저녁 바람은 아주 시원했어요

→ 저녁 바람은 아주 상큼했어요

《버나뎃 와츠/김서정 옮김-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황금 접시》(봄볕,2016) 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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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74 : 과거의 유물



과거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 옛 모습이 되었습니다

→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 낡은 것이 되었습니다

→ 아스라한 것이 되었습니다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유물(遺物) : 1. 선대의 인류가 후대에 남긴 물건 2. = 유품 3. 예전에 통용되던 제도나 이념 따위가 이미 그 효력을 잃어 쓸모가 없어졌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유물’이란 ‘옛’ 사람이 남긴 것을 가리켜요. ‘예·옛날’을 한자말로 옮기면 ‘과거’이지요. 곧 ‘유물 = 옛 것 = 과거의 것’이라는 얼거리예요. “과거의 유물”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한자말을 쓰려 한다면 ‘과거’나 ‘유물’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씁니다. 한자말을 안 써도 넉넉하다면 “옛 모습”이나 “낡은 것”이나 “아스라한 이야기”로 손질할 수 있어요. 2016.10.21.쇠.ㅅㄴㄹ



이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 이제 연속극에서나 볼 수 있는 옛 모습이 되었습니다

→ 이제 연속극에서나 볼 수 있는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 이제 연속극에서나 볼 수 있는 아스라한 것이 되었습니다

《길담서원 엮음-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철수와영희,2016) 1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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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73 : 전 지구적



젼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 온 지구에서 벌어지는

→ 지구 모든 곳에서 벌어지는

→ 지구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전(全) : ‘모든’ 또는 ‘전체’의 뜻을 나타내는 말

지구적(地球的) : 범위나 규모가 지구 전체에 미치는



  ‘전(全)’이라는 한자는 ‘모든’이나 ‘전체’를 가리킨다 하고, ‘지구적’이라는 한자말은 “지구 전체”에 미치는 테두리나 크기를 가리킨다고 해요. “전 지구적으로”이라고 하면 겹말입니다. 한자로 빚은 낱말을 쓰더라도 “전 지구에서”라고만 하거나 ‘지구적으로’라고만 해야 올바릅니다. 더 헤아린다면 ‘전’이라는 한자를 쓰기보다는 한국말 ‘모든’이나 ‘온’을 쓸 수 있습니다. ‘지구적’에서는 ‘-적’을 덜 만해요. “지구 어디에서나”라든지 “지구 모든 곳”으로 손볼 수 있어요. 2016.10.21.쇠.ㅅㄴㄹ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플라스틱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은

→ 지구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분별 없는 플라스틱 씀씀이는

→ 온 지구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마구 쓰는 일은

→ 지구 모든 곳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아무 생각 없이 쓰면

《산드라 크라우트바슐/류동수 옮김-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양철북,2016)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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