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75 : 밥과 음식



밥은 그저 음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

→ 밥은 그저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 밥은 그저 먹는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밥 : 1.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 2. 끼니로 먹는 음식 3. 동물의 먹이 4. 나누어 가질 물건 중 각각 갖게 되는 한 부분 5. 남에게 눌려 지내거나 이용만 당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음식(飮食) : 1.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 2. = 음식물

음식물(飮食物) :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

먹을거리 : 먹을 수 있거나 먹을 만한 음식 또는 식품



  한자말 ‘음식’은 ‘밥’이나 ‘먹을거리’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국말 ‘밥’은 쌀이나 보리 같은 곡식으로 지은 것을 가리키기도 하고, 먹을거리를 통틀어서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음식 = 밥’이요 ‘밥 = 음식’인 셈입니다. 하나는 한자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말이에요. 보기글처럼 “밥은 그저 음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로 쓴다면 겹말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밥’이라는 낱말을 풀이하면서 ‘음식’을 쓰지요. ‘먹을거리’라는 낱말도 ‘음식’으로 풀이해요. 이렇게 풀이말을 달면 뒤죽박죽이 되어 어지럽습니다. 한자말 ‘음식’을 쓰고 싶다면 알맞게 쓸 노릇이면서, ‘밥·음식·먹을거리’가 어떻게 얽히는가를 또렷하게 살펴보아야지 싶습니다. 2016.10.21.쇠.ㅅㄴㄹ



우리에게 밥은 그저 음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음식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 우리한테 밥은 그저 먹을거리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먹는 모두를 가리키기도 한다

→ 우리한테 밥은 그저 먹을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먹는 것 모두를 가리키기도 한다

→ 우리한테 밥은 그저 밥이 아니라 먹을거리 모두를 가리키기도 한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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