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1.27.)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설날에도 고흥에 조용히 머뭅니다. 우리는 우리 보금자리에서 조용히 살림을 헤아립니다. 만화책 칸도 자리를 바꾸고 새로 갈무리하지만, 사전하고 인문책을 놓은 칸도 자리를 바꾸어 봅니다. 여러 달에 걸쳐 퍽 천천히 이 일을 합니다. 제자리를 찾는 일이라고 할 테니 서둘러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제자리를 찾는 일인 터라 조금씩 더 헤아리면서 차근차근 할 수 있어요. 한동안 집에만 두었던 《우리 고장 고흥》이나 《고흥 지명 유래》를 도서관으로 옮깁니다. 순천에 있는 헌책방에서 찾아낸 고흥 이야기책입니다. 아이들이 몸뿐 아니라 마음이 함께 차츰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어버이로서 나는 몸이나 마음이 어떻게 자라는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천천히 책하고 책꽂이를 옮기면서 우리 자리가 참말로 보금자리가 되도록, 사랑자리나 꿈자리가 되도록, 또 이야기자리나 노래자리가 되도록, 나아가 바람자리나 하늘자리가 되도록, 오늘 하루 어떤 길을 걸어갈는지 설날을 앞두고 조용히 돌아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알라딘에서] http://blog.aladin.co.kr/hbooks/5784559


[예스24에서] http://www.yes24.com/SearchCorner/Search?author_yn=y&query=%c3%d6%c1%be%b1%d4&domain=all


[교보문고에서] http://www.kyobobook.co.kr/search/SearchKorbookMain.jsp?vPstrCategory=KOR&vPoutSearch=1&vPauthorCD=1000909201&vPsKeywordInfo=%C3%D6%C1%BE%B1%D4&vPorderClick=L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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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1.26.)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해가 저물 무렵 도서관으로 갑니다. 두 아이는 종이인형을 챙기고, 저는 책을 챙깁니다. 다 읽고 나서 도서관으로 옮길 책을 천바구니에 넣어서 가져갑니다. 도서관에 닿으니 해는 넘어갑니다. 불을 밝힙니다. 두 아이는 인형놀이를 하고, 저는 만화책 자리를 새로 꽂습니다. 책꽂이가 더 있어야겠는데, 손수 짜 볼는지, 다른 곳에서 책꽂이를 얻을 만한지 생각합니다. 열 몇 해 앞서 한 권씩 장만하며 읽던 《초인 로크》를 새삼스레 쓰다듬습니다. 이 만화책이 다시 나오기는 만만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2003년에 《초인 로크》를 장만하던 때에 바로 느꼈거든요. 어쩌면 마지막으로 번역판이 나오는 셈일 수 있겠다 하고요. 한 시간 남짓 저녁 한때를 누리고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불을 끄고 나오니 바깥은 아주 깜깜합니다. 이러면서 별빛이 아주 환합니다. 우리는 눈부신 밤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천천히 걷습니다. 이 어둠을 즐거이 맞아들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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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학교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도서관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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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진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1.22.)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제가 국민학교를 다닐 무렵, 마을에 ‘과외 바람’이 분 적 있습니다. 대학생을 과외 교사로 부르기에 살림돈이 모자란 집에서는 ‘학습지’를 받아서 교과서 학습을 도우려고 하곤 했어요. 과외 교사는커녕 학습지조차 받기 어려운 살림인 집도 많았고요. 저는 셋 가운데 학습지를 받는 쪽이었습니다. 이때 받은 학습지는 ‘웅진아이큐 큰마음 작은아이’였습니다. 주마다 우편으로 학습지 꾸러미가 날아오는데, 하루나 이틀쯤 학습지 숙제를 안 하면 자꾸자꾸 쌓였어요. 처음에는 제 이름으로 된 봉투가 오니 기뻤지만, 부록으로 얹힌 만화책 빼고는 잘 안 들여다보았습니다. 이때 받은 학습지와 부록만화와 봉투까지 한동안 모두 건사했다가 아마 고등학생 무렵 모두 폐휴지로 버렸는데, 지난 11월에 헌책방마실을 하다가 ‘웅진아이큐 큰마음 작은아이’ 학습지에 곁달린 부록만화를 두 권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이 부록만화에 누가 그림을 그렸는지 몰랐어요. 이제 와 돌아보면 백성민 님이나 이희재 님도 이런 부록만화를 그리셨더군요. 애틋하면서 그립고 재미난 자그마한 만화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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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자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7.1.14.)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책순이는 책을 봅니다. 노래순이는 노래를 부르다가 악기를 탑니다. 자전거돌이는 자전거를 끌면서 놉니다. 놀이돌이는 온갖 놀이를 스스로 생각해 보면서 하나씩 즐깁니다. 곧 상자돌이가 나타나서 커다란 상자에 들어갑니다. 돌이랑 순이는 저마다 하고픈 놀이를 하고, 스스로 배우고픈 이야기를 배웁니다. 나는 돌이랑 순이가 무엇을 하며 노는가 살펴보다가 못을 칠 곳에 못을 칩니다. 만화책 칸을 며칠째 헤집으면서 새로 꽂고 치웁니다. 하려고 생각하니 하고, 하려고 생각을 안 하니 안 하겠지요. 이루려고 생각하기에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품으면 그저 제자리걸음이 되지 싶어요. 하나씩 하자고, 한 걸음씩 나아가자고, 하나를 하루씩 배우자고 되새깁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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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도서관학교 숲노래 2016.12.12.)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집에서도 책걸상을 놓기로 하면서 도서관학교에서 쓰던 책걸상을 둘씩 집으로 가져옵니다. 면소재지 우체국에 들러서 책을 부치고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수레에 책상 하나를 실어 봅니다. 작은아이가 묻습니다. “여기에 책상을 실으면 보라는 어디에 앉아서 가?” “책상을 여기에 앉히고 우리는 걸어서 가면 어떨까?” 작은아이는 조금 생각해 보더니 “그러면 내가 벼리 자리에 앉을까?” 하면서 웃습니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앉는 샛자전거에 앉고 싶은 눈치입니다. 누나 자리에 앉으면 발이 발판에도 안 닿지만 그 자리를 노려요. 개구쟁이로 태어나서 장난꾸러기로 노는 아이는 앞으로 책상맡에서 어떤 새 놀이를 지어낼까요. 책을 읽기에 책상이고, 뜨개질을 할 수 있는 책상이요, 편지를 쓸 수 있는 책상이며, 밥을 먹을 수 있는 책상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책상이고, 오리기나 소꿉놀이도 책상맡에서 할 수 있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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