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방송 책소개 (16.7.29. 21시∼22시)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지난 7월 25일 월요일에 국악방송으로 나들이를 가서 한 시간 즈음 녹음을 했습니다. 유월에 새로 선보인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놓고서 이 책 줄거리라든지, 이 책을 둘러싸고 새롭게 길어올릴 만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여울의 책이 좋은 밤〉이라는 풀그림에 나오는데, 오늘 7월 29일 금요일 저녁 아홉 시부터 열 시(21시∼22시) 사이에 나온다고 해요. 국악방송이 FM 99.1이던가요? 아무튼 이 방송을 즐겁게 듣는 분들은 새삼스레 즐거이 들어 주시기를 바라요. 이 방송을 즐겨듣지 않더라도 제 새로운 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고자 하시는 분들도 이 풀그림을 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나저나 정여울 님이 두 주 동안 휴가라 해서, 문학평론을 하는 허희 님이 사회를 보셨고, 저는 정여울 님이 아닌 허희 님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2016.7.29.쇠.ㅅㄴㄹ



[국악방송 편성표] http://www.gugakfm.co.kr/gugak_web/?sub_num=786


[정여울의 책이좋은밤 바로가기] http://www.gugakfm.co.kr/gugak_web/radio/radio_program_main_sub.jsp?idx=RD2015002411&sub_num=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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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일찍 읍내로 자전거마실을 갔습니다.

아이들을 이끄는 제 자전거를 고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고쳐야 할 자전거를 이끌고 읍내로 가다니

꽤 멍청하지요?

그래도 달릴 만하지만, 다 닳은 뒷바퀴를 갈고

다 닳은 브레이크슈를 갈고,

다 닳은 페달을 갈고... 그러려고 갔어요.


이렇게 읍내로 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 다섯 시입니다.

집에서 바닷가를 지나 산을 두 번 넘어 읍내로 닿기까지

두 시간 즈음,

읍내에서 볼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이 길을 거슬러 세 시간 남짓 @.@


집에 닿아 허둥지둥 배를 채우는 사이

아이들은 저희끼리 씻게 하면서

저녁을 지었고,

저녁을 차린 뒤 "아이들이 씻고 난 물"에

몸을 푹 담그다가 잠들었는데,

겨우 물기를 닦고 그대로 잠자리에 드러누웠는데


철수와영희 출판사 사장님한테서 쪽글이 왔어요.

알라딘 첫화면에 "편집장의 선택"으로

이번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

아주 크게 떴다고 하는군요.


죽을 동 살 동 힘든 몸을 일으켜

겨우 컴퓨터를 켜 보았는데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이제껏 여러 가지 책을 내며

이렇게 '첫화면에 큼지막하게 알려진 책'은

아직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 스스로도 참 잘 빚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출판사도 디자인회사도 모두

얼마나 긴 나날을 밤샘으로 이 책을 여미었는가를 돌아보자니

살짝 눈물이 나는군요.


이런 일을 겪으면 어느 누가 기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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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새로운 국어사전'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한테

오늘도 앞으로도 고맙다는 절을 올립니다.

다시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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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님이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이라는 책을 놓고 느낌글을 써 주셨습니다. 이번에 책을 내며 <머니투데이> 매체와 인터뷰를 하지 않았는데에도, 이렇게 멋진 느낌글을 써 주셨으니 그저 고마우면서 기쁠 뿐입니다. 책 한 권을 고이 읽고서 써 주신 글이라고 느껴요. 제가 쓰는 느낌글도 이처럼 '책 한 권을 고이 사랑하는 이야기'로 슬기롭게 여미는가 하고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제 누리사랑방에 이 글을 옮겨 놓으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 + +


'겨우'와 '고작'은 어떻게 다를까…숲에서 나온 우리 말

[MT서재]'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1100가지 비슷한 말이 264가지 꾸러미에


집 책꽂이에는 사전 몇 권이 그야말로 '장식품'처럼 있다. 국어사전, 영·한사전, 한·영사전, 자전 그리고 독어사전. 아, 아이가 학원 다닐 때 봤던 영영사전도 하나 있는 듯하다. 

자전을 빼고는 모두 중고등학교 때 봤던 사전이니 낡았다. 마지막 들춘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으니, 버려야 할 물건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한데 괜히 가진 책. '책'이라고 쓰고 나니 드는 생각 하나 '사전을 책으로 생각한 적이 있던가?'

네이버에 '사전'을 검색하니,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해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이라고 나온다. 그래, 사전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은 사전은 사전이되 색다른 사전이다. 딱딱하거나 비닐이 싸인 표지와도 다르고 종이재질 역시 습자지 류가 아닌 일반 단행본 책과 같다. 무엇보다 기존 사전의 양식과 서술 방식이 다르다. 찬찬히 읽으니 오히려 단정한 문장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는 산문 느낌이다.

"뜻밖에 어떤 일을 겪어서 가슴이 자꾸 뛸 적에 '놀라다'라 합니다. '놀라다'는 무서움을 느끼는 자리에서도 씁니다. '까무러치다'와 '두근거리다'는 놀라서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놀라서 넋을 잃듯이 있으면 '까무러치다'라 합니다. 놀라서 가슴이 자꾸 뛰는데 멈추지 않으면 '두근거리다'라 해요. '까무러치다'와 '두근거리다'라는 낱말은 '놀라다'처럼 대단하거나 뛰어난 어떤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이는 일을 가리킬 때에도 씁니다. '설레다'는 마음이나 몸이 가만히 있지 않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마음이 설레다"는 어떤 일을 기다리거나 바랄 적에 씁니다. '두근거리다'도 이런 느낌을 가리킬 수 있는데, '설레다'는 반갑거나 기쁘게 기다리거나 바랄 적에만 쓰고, '두근거리다'는 모든 자리에서 두루 쓸 수 있습니다."

한 꾸러미에 담은 '놀라다·까무러치다·두근거리다·설레다'는 비슷한 말이다. 하지만 이처럼 쓰임새가 다르다. 누군가가 예의를 갖춰 그 차이를 조근조근 설명하는 듯하지 않나. 설명문 뒤에는 각 단어를 적절하게 사용한 예문이 나온다. 

이런 문장을 읽으니 '~한 모습', '~하는 행위' 형태의 설명과 '(비)슷한 말'이나 혹은 '(반)댓말'이라는 약어로 몇 개 단어가 나열되고, '~ 하다'라는 식의 예문으로 설명된 깨알 같은 글씨의 사전이 왜 안 읽혔는지 알 것 같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쓰는 일 없는 한자말이 너무 많다. 일본 영어와 일본 말이 너무 많다. 외국사람 이름과 외국 도시 이름, 외국 문학책 이름도 많다. 한국말 풀이가 엉성하다. 아무리 읽어도 슬기롭게 쓰는 길을 배우기는 어렵다.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새로 써도 훨씬 낫겠다."

저자가 고등학교 때 '국어사전 통독'을 두 차례 하면서 느낀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25년 만에야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1100개 단어를 264개 꾸러미에 담았다. 그리고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달라, 적절하게 사용하면 그 맛과 멋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음을 반듯한 문장으로 보여준다.

그는 사전을 내기까지 한 우물을 팠다. "1994년부터 한국말을 살찌우는 길을 스스로 찾아서 배웠다." 그렇게 20여 년 동안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보리 국어사전을 편집하는 일을 하고, 이오덕 선생의 유고와 일기를 정리하고, 우리말을 정리했다. 

그의 말을 숲에서 나왔다고 하는 이유는 전남 고흥에 사진책도서관+한국말사전 배움터 '숲노래'를 꾸리며 살고 있어서다.

저자는 책에 대해 "말·넋·삶을 새롭게 가꾸면서 사랑스레 살찌우는 길을 기쁘게 생각하자는 살림살이를 담고자 했다"고 말한다. 사전을 만들면서 '생각하는 기쁨'을 살리는 말을 고민한 저자의 마음이 귀하게 다가온다.

'벌써-이미-어느새
개운하다-시원하다-후련하다
고즈넉하다-호젓하다-한갓지다
뜨뜻하다-미지근하다-미적지근하다-뜨뜻미지근하다
심심하다1- 심심하다2- 따분하다-재미없다
이따금-가끔-더러-때로-때로는-때때로
성가시다-귀찮다-번거롭다
맑다-깨끗하다-정갈하다-해맑다-티없다-해사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멋지게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라 해도 이런 한글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채고 그 맛을 살려 번역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최종규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496쪽/2만5000원

(머니투데이 기사)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6062315474852030&outlink=1

(네이버 기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8&aid=000370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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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6-27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봐도 겨우`와 고작˝에 대한 얘긴 없네요?^^;
그래도 잘 읽었습니다 .

숲노래 2016-06-27 09:59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날카로우십니다.
기사에는 겨우와 고작 이야기는 없네요 ^^

아마 흔히 쓰는 말투이지만
정작 잘 모르고 그냥 흔히 쓴다는 뜻으로
겨우와 고작을 보기로 드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랴 싶어요.

아무쪼록 이 책을 즐겁게 장만하셔서
곁에 두고서 사랑해 주셔요 ^^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6-06-27 12:14   좋아요 0 | URL
네네~ 전체 맥락을 보자면 그리 이해해도 될듯합니다 . ^^
겨우 랄수있는 거지만
고작이랄수 있겠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ㅡ이런 의미 ..로요!
이해했습니다 .^^
모셔와야겠네요~

숲노래 2016-06-27 12:57   좋아요 1 | URL
말씀 고맙습니다 ^__^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이 나왔어요 ^__^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이 나오기 힘들다고 할 만한 이즈음, 종이책으로 엮은 새로운 한국말사전(국어사전) 한 권을 내놓았습니다. 모든 한국말을 다루려고 한 ‘종합 국어사전’은 아닙니다. 한국말을 쓰는 사람들이 뜻이나 느낌이나 쓰임새를 즐겁게 생각하거나 기쁘게 살피면서 말꽃을 피울 수 있도록 북돋우려는 뜻으로 엮은 ‘비슷한말 사전’입니다.


  모두 264 갈래로 나누어서 1100 낱말을 다루었습니다. ‘종합 국어사전’은 아니지만, 이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에서 다루는 1100 낱말을 놓고 뜻풀이를 모두 새롭게 붙였습니다. 보기글도 모두 새롭게 지었습니다. 이 사전은 어른이 읽는 책이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도 함께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뜻풀이하고 보기글에 더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열 살 어린이부터 읽을 수 있도록 말풀이와 보기글을 쉽게 적으려고 했습니다.


  ‘열 살 어린이 눈높이’를 살피면서 뜻풀이하고 보기글을 붙인 까닭은, 이 사전이 ‘인문 지식을 두루 갖춘 어른’만 읽는 책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한국말을 새롭게 배우는 길에 길동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대학교를 마치지 못한 이웃님도, 중·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이웃님도, 누구나 쉽게 읽으면서 한국말을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길동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슷한말’을 264 갈래로 나누어서 다룬 까닭은, 우리가 쓰는 모든 낱말은 외따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말뿐 아니라 다른 모든 말이 이와 같을 텐데, 모든 말에는 비슷하게 어울리는 말이나 맞서는 뜻으로 쓰는 말이 있어요. 그래서 이러한 얼거리로 말을 들여다본다면 더 넓으면서 깊게 말을 익힐 수 있고, 말을 넓고 깊게 익히는 동안 넋을 슬기롭게 가꿀 수 있으리라 봅니다.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한국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곁에 두고서 읽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사전을 곁에 두고서 말·넋·삶을 즐겁게 가꾸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고흥에서 '숲노래' 올림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5743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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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6-06-27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소개기사로 접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다음달 기회봐서 구매하겠습니다.

숲노래 2016-06-27 12:2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즐겁게 읽어 주시면서
아름다운 넋과 숨결을
가꾸는 길에
살그마니 동무가 되는 책으로
곁에 놓이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
 

(독자편지를 받고서 답장을 썼어요. 아무쪼록 한국말을 새롭게 배우려는 이웃님한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제 답장을 붙입니다.)


어제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책을 읽고 제가 말하고 쓰는 한글에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이 표현이 맞는지 아닌지 정확히 구분조차 못하면서, 외국어 번역체를 그대로 쓰고 한자말을 많이 알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말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좀 더 바른 한국말을 쓰고 싶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한국말을 공부하려고 하는데 어떤 책을 보고 배워야 하는지 선생님에게 여쭤봐도 될까요?


+ + +


2016.2.17.

삶이 되는 말이라는 생각을


  보내신 글 잘 받았습니다.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책은 열다섯 살 눈높이에 맞추어서 썼어요. 중학교 나이쯤 되면 찬찬히 헤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왜 열다섯 살 눈높이를 헤아려서 이 책을 썼느냐 하면,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도 이제껏 한국말을 찬찬히 돌아보는 삶을 누리지 못하기 마련인 한국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스무 살이나 서른 살이나 마흔 살 나이라 하더라도, 정작 중·고등학교를 다니거나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한국말을 제대로 배운 일도 드물기 마련이에요. 대학교에서는 논문을 쓰며 어려운 한자말을 많이 집어넣어야 마치 학문이 되는 듯이 잘못 배우기까지 하는 한국 사회이고요.


  그러니까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차근차근 배운 사람이 거의 없는 셈이라고까지 할 만해요. 학교에 ‘국어’ 과목이 있지만, 이 과목은 ‘우리말’이나 ‘한국말’을 가르치거나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입시 문제를 푸는 수업이 되기 일쑤예요. 한국말을 슬기롭게 익혀서 아름답고 알맞게 쓰는 길을 한국 사회나 학교에서는 좀처럼 못 배운다고 할까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에 앞서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하고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하고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하고 《생각하는 글쓰기》하고 《사랑하는 글쓰기》하고 《뿌리깊은 글쓰기》 같은 책을 썼습니다. 제가 쓴 책입니다만, 한국말을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마을에서나 사회에서 배운 일이 없거나 드문 이웃님한테 말을 새롭게 살펴서 익히는 길동무가 되기를 바라면서 쓴 책이에요. 이 책들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두실 대목이 있어요. 무엇인가 하면, 외국어 번역체나 어려운 한자말을 쓰더라도 크게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내가 잘못된 말을 썼구나!’ 하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셔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같은 책을 썼으면서 왜 이런 말을 하나 하고 궁금하게 여기실 수 있을 텐데요, 외국어 번역체나 외국말이나 일본말이나 일본 한자말 같은 말을 쓴다고 해서 ‘잘못’이지 않습니다. 아직 한국말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그런 말투를 썼을 뿐이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스스로 깎아내리거나 아쉽게 여기는 마음은 없어야 해요. 아직 못 배워서 아직 잘 모를 뿐이랍니다. 그러니, 즐겁게 배우면 돼요. 아이들이 말을 처음 익힐 적에 ‘난 말을 하나도 모르잖아!’ 하면서 짜증을 내거나 골을 부리지 않아요 ^^;;;;; 그렇지요? 아이들이 말을 차근차근 배우면서 아주 기뻐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고 웃듯이, 우리도 어른인 몸이자 삶으로 한국말을 ‘아주 처음부터 새롭게 배우는 자리’에서는 ‘아이고 힘들어!’ 같은 생각이 들면 안 돼요. 이런 생각이 들면 너무 어렵습니다.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우듯이, 우리 어른들도 한국말을 이제부터 처음으로 배운다고 하는 마음이 되어야지요. 그래서, 늘 기쁨으로 배워 보셔요. 하루에 한 마디를 새로 배우든, 한 주나 한 달에 다문 한 가지를 새로 배우든 늘 기쁨이 되도록 가다듬어 보셔요. 이렇게 하면 무척 쉬우면서 즐겁게 한국말을 배울 수 있어요.


  제가 쓴 책은 ‘한국말 이야기’도 다루지만, 글월(문장)을 아주 꼼꼼히 다듬은 글이기도 해요. 저로서는 제가 배운 테두리에서 가장 정갈하면서 사랑스러운 한국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수없이 가다듬어서 그 같은 책을 썼어요. 그리고 그 책에 실은 글은 ‘입으로 말하면서 쓴 글’이에요. 입으로 말하면서 손질하고 고쳤어요.


  무슨 뜻인가 하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이나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나 《뿌리깊은 글쓰기》 같은 책을 장만해서 읽어 주신다면, 이 책을 소리내어 읽어 주시기를 바라요. 그래야, 이러한 한국말이 입과 머리와 몸에 익어요.


  제가 골라서 쓴 낱말 가운데 낯선 낱말이 있으면, 그냥 한자말로 쓰셔도 돼요. 처음부터 모두 다 바꾸려 하지 마셔요. 받아들여서 배울 수 있는 만큼 천천히 배우시기를 바라요. 자, 이때에도 아이들을 생각하시면 돼요. 아이들은 며칠이나 몇 달 만에 한국말을 깨우치지 않아요 ^^;;; 그렇겠지요? 아이들도 여러 해에 걸쳐서 말을 익히지요. 기본 의사소통은 한두 해나 서너 해 만에도 다 깨우치지만, 한국말을 제대로 잘 살려서 쓰기까지는 아이들도 얼추 열 해가 걸립니다. 아이들이 열 해에 걸쳐서 한국말 바탕을 닦는다는 삶결을 헤아리시면서, 어른인 우리도 ‘앞으로 열 해’에 걸쳐서 천천히 한국말을 새로 배우겠다는 마음이 되어 보셔요. 이러한 마음으로 열 해를 차근차근 살아내시면, 앞으로 열 해 뒤에는 놀랄 만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한국말을 쓰시면서, 멋진 문학가나 철학가나 어버이나 어른이나 사람으로 우뚝 설 수 있겠지요.


  글을 쓰는 마음은 이오덕 님이 쓴 《우리 문장 쓰기》가 길동무가 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글과 말과 삶이 얽힌 수수께끼를 헤아리는 데에는 《람타 화이트북》이 길동무가 될 만하다고 생각해요. 아무쪼록 즐거우면서 기쁜 마음이 되셔서, 열 해에 걸쳐 차근차근 ‘느릿느릿’ 배우시면서 말삶을 가꾸어 보셔요.


  그리고, 제 누리집에 올리는 글을 꾸준히 동무 삼아서 읽어 보셔도 될 테고요. 제 누리집은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책날개에 적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hbooklove)로 들어오셔도 되고요. 고맙습니다. 새해에 기쁨 짓는 나날 누리셔요. ^___^


2016.2.17. 숲노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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