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코트 웅진 모두의 그림책 76
송미경 지음, 이수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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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1.26.

그림책시렁 1677


《오늘의 코트》

 송미경 글

 이수연 그림

 웅진주니어

 2025.9.30.



  아이는 워낙 옷을 안 반깁니다. 천조각을 하나도 안 두르고서 해바람비눈을 맞이하며 놀기를 즐깁니다. 아이는 남눈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해를 온몸으로 받고서, 스스로 바람을 온살갗으로 누리려 하고, 스스로 비랑 눈을 그대로 놀려고 합니다. 우리는 코로도 숨을 들이쉬고 내쉬지만, 살갗으로도 바람을 맞아들이고 내놓습니다. 먼먼 옛날부터 누구나 맨몸으로 삶을 이었고, 추위를 견디려고 실을 얻어서 천을 엮을 적에는 오롯이 ‘풀줄기’한테서 얻었습니다. 오늘날 숱한 옷은 “풀한테서 얻은 실”이 아니라 “만듦터에서 따로 뽑아낸 플라스틱”이기 일쑤입니다. 얼핏 보면 이쁜 차림새라 하더라도, 막상 ‘풀실’이 아닌 ‘죽음실(화학약품)’이라면, 우리는 아이한테 살림살이하고 먼 굴레를 씌우는 셈입니다. 《오늘의 코트》는 겉옷 한 자락을 둘러싼 하루를 들려주려는 듯싶습니다. 아이가 처음 옷을 받아들일 적에는 ‘이쁜옷’을 안 따집니다. 그저 홀가분한 헐렁옷이면 됩니다. 우리는 어떤 옷을 짓거나 만들까요? 우리는 손수짓기라는 옷살림이 아닌, ‘만듦(공장생산)’이라는 씀씀이(소비)에 매인 나날은 아닐까요? 아이한테는 모든 옷이 모름지기 들에서 자라는 풀한테서 얻는 실이라고 보여주고 알려줄 수 있나요? 아니면 “남들 보기에 예쁘거나 멋지게 차려야 한다는 껍데기”로 치닫는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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