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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4년 7월
평점 :
파리 올림픽이 이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하는 시점에 파리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드디어 끝냈다. 예상
밖에 우리 대표팀이 호성적을 기록한 이번 올림픽에 비해 프랑스와 파리의 이미지는 오히려 추락한
느낌이 없진 않다. 그래도 파리가 간직한 유구한 역사와 이를 증명하는 여러 건축물들은 여전히 우리에겐
매력적인 곳으로 보여지는 게 사실이다. 작년 이맘때즘 '파리 도시건축의 역사'란 책을 통해 카이사르의
건도부터 루이 14세까지의 파리의 도시 역사를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는데 좀 전문적인 책이라
솔직히 난해한 측면이 없진 않았다. 이 책은 여러 대중교양서를 낸 주경철 교수의 책이라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먼저 파리 전체 지도에 주요 명소들의 위치를 표시한 게 첨부되어 있어 파리 전체를 대략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에선 총 4부로 나눠 파리의 개략적인 역사와 이를 간직한 장소들을 소개하는데
1부 '파리의 시작'에선 고대에서 백년전쟁까지를 다룬다. 파리는 센강의 선물이라 할 수 있는데 먼
과거에는 파리의 모든 지역이 늪지였다. 기원전 3세기 중엽 갈리아인의 일파인 파리지족이 센강 서쪽
지역에 자리를 잡았고 로마인들이 시테섬을 루테티아 파리시오룸이라 명명했다가 루테티아가 사라지며
키비타스 파리지오룸으로 대체되며 오늘날의 파리의 기원이 되었다. 고대와 중세의 유럽이 대부분
그러하듯 교회와 관련된 역사가 주를 이루는데 프랑스 전체의 수호성인인 성 드니와 파리의 수호성인
준비에느 성녀의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왕조의 역사도 빠질 수 없는데 프랑크왕국의 메로빙거 왕조에서
카롤루스 대제(사를마뉴)로 대표되는 카롤링거 왕조를 거쳐 카페 왕조가 차례로 등장하고 백년전쟁으로
마무리를 한다.
2부 '변화의 도시'는 종교전쟁에서 루이 14세 시대까지를 다루는데 영화(여왕 마고)로도 만들어진
마르고와 앙리 4세의 얘기를 필두로 어머니 마리 드 메디시스와 권력 투쟁을 벌였던 루이 13세를
거쳐 베르사유 궁전을 만든 루이 14세로 절정을 이룬다. 루이 15세때는 팡테옹이 가장 중요한 건축물
이라 할 수 있는데 이때부터 계몽주의가 유행하면서 볼테르 등 사상가들이 등장해 혁명의 씨앗이 싹
트기 시작한다. 3부 '혁명의 도시'에선 프랑스혁명부터 나폴레옹 1세 시대를 다루는데 격변의 시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좀 황당한 건 루이 나폴레옹의 등장이었는데 나폴레옹 1세의 동생과 의붓딸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데 DNA 조사 결과 나폴레옹 1세와는 생물학적으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고
한다. 여기도 출생의 비밀(뻐꾸기?)의 있나 보다.ㅎ 무능한 나폴레옹 3세였지만 오스만 남작을 기용해
근대 파리의 초석을 닦은 점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마지막 4부 '빛의 도시'에선 파리 코뮌부터
현재까지를 다루는데 잘 몰랐던 파리 코뮌부터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파괴되었다가 다시
부활한 파리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역사의 현장인 파리의
진면목을 압축적으로 소개한 이 책은 파리의 주요 명소들을 중심으로 파리를 제대로 이해하기에
충분한 가이드가 될 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