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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평점 :
예술이라고 하면 보통 음악과 미술이 양대 산맥으로 여겨지는데(이러면 문학이 섭섭해할 듯) 클래식과
미술을 모두 섭렵하기는 쉽지 않다. 두 분야를 모두 즐길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로 예술을 좀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전에 두 분야를 한 권에 모두 다룬 책으로 '발칙한 예술가들', '클래식
인 더 뮤지엄'이란 책 정도가 기억에 남을 정도여서 두 분야를 모두 망라하는 책들도 드문 편이다.
이 책도 클래식과 미술을 넘나들며 39인의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한 권에 담아냈다.
총 11장에 걸쳐 테마별로 해당하는 예술가들 3~4명을 엮어 소개하는데, 1~3장에선 파격과 변신의
귀재들을, 4~5장에선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뜨거운 창작혼을 불태웠던 예술가들, 6~7장에선 천재
중의 천재로 손꼽히는 예술가들, 8~11장에선 예술가들의 핵심인 낭만과 감성에 대해 다룬다. 영광의
첫 주자는 당시 큰 파란을 일으켰던 마네였다.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올랭피아'로 큰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키스'로 유명한 빈 분리파의 대표 클림트를 거쳐 탱고와
클래식을 접목한 피아졸라, '악마'를 자신의 브랜드로 내세운 파가니니까지 충분히 파격의 대명사라
할 수 있었다. 미술가들은 그림을 보여주면 되는데 음악가들은 책이란 매체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이 책에선 큐알코드를 제공해 유튜브에 있는 대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아무래도 미술책을 훨씬 많이 봐서 그런지 미술가쪽은 대부분 아는 얘기와 작품들이 많았던 반면
음악가들은 다 아는 인물들이었지만 그들의 사연이나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특히 음악은 귀에는 친숙한 작품들이었지만 누구의 작품인 줄은 몰랐던 경우가 많았는데 드로브자크의
'신세계로부터'가 죠스 등의 테마곡으로 쓰인 그 음악이었고,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도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쓰인 테마곡이었다. 양 분야의 대표 거장들이 총망라하고 있어 예술 입문서 또는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는데 다만 미술가와 음악가들을 정신없이 넘나들다 보니 좀 체계적이지
못한 느낌이 드는 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미술과 음악의 대표 스타들의 작품과 삶을 한 권에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줘서 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