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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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치열한 예연서 경쟁을 벌였던 르네와 알렉상드르 교수는 각자 자신의 전생에게 불러주는

자신의 예언서가 최종 예언서로 낙점받기 위해 혈안이 된다. 르네는 자신의 전생 살뱅에게 시간 순서에

따라 세기별로 서술하는 방식을 채택한 반면, 알렉상드르 교수는 자신의 전생 가스파르에게 주제별로

접근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중국 역사책의 서술방식이 기전체와 편년체로 크게 나뉘는 것처럼 서로

다른 역사 서술방식을 두 사람의 경쟁은 과학과 지리를 중심으로 하는 르네에 비해 정치와 군사, 전쟁을

중심으로 서술한 알렉상드르가 조금 앞서는 듯 보이자 르네는 알렉상드르에겐 없는 2053년의 미래를   

포함시키는 승부수를 던진다. 결국 성전기사단의 최종 투표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포함된 르네의

전생 살뱅의 예언서가 한 표 차이로 공식 예언서로 채택되고 '살뱅 드 비엔의 예언'이란 이름에 '꿀벌의

예언'이란 제목을 붙인다.



이후 예언서를 지키려는 성전 기사단과 이를 빼앗으려는 독일 기사단 세력의 오랜 세월에 걸친 대결이

이어지고 현실에서도 예언서를 찾으려는 르네 일행의 노력이 계속된다. 르네의 전생 살뱅이 예언서

집필을 마치려는 순간 정체 모를 괴한에게 피살되면서 르네는 경쟁자였던 가스파르를 의심하고 현실의

두 사람 사이에서도 냉기가 흐른다. 간신히 오해를 해소하고 그 다음 전생들에게로 접근하는데 이번엔

르네의 전생 에브라르가 르네를 천사가 아닌 악마로 여기면서 르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지키기 위해 애를 썼던 예언서의 행방과 9백년 전 밀랍에 갇혀 유리화된 원시 여왕

꿀벌의 부활 여부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이어지는데, 특히 원시 여왕 꿀벌 얘기는 왠지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을 복원시키는 얘기를 연상시켰다.



그토록 찾아 헤맸던 예언서가 있는 위치나 꿀벌의 멸종을 노리고 모든 걸 꾸몄던 의외의 인물의 정체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드러난다. 어떻게 보면 지구상에 인간이 너무 많아서 일어나게 되는 일들이라고

볼 수도 있었는데 좀 사는 나라에선 인구가 준다고 난리고 먹고 살기 힘든 나라에선 무작정 애를 놓고

있는 실정이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구 전체 인구가 지금보다 대폭 줄어야

하는 건 분명 맞는 것 같은데 전쟁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인간 개체의 감소가 일어나지 않는 한 자발적

인구 감소가 일어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에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꿀벌 도시가 등장하는데 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제시하는 유토피아라

할 수 있었다.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고 늘 욕구 충족을 위해 살아왔던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

이었는데 역시 방대한 지식을 잘 녹여내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기발한 판타지 소설을 만들어낸

것 같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장대한 여행을 함께 하면서 날로 심각해지는 이상 기후에도 그다지 위기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인류가 과연 꿀벌의 멸종에서 비롯되는 인류 멸종의 예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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