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사기>에 수록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관계의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사기>가 더욱 읽어보고 싶습니다.

 

 

 전에 리뷰는 썼고 간단히 좋았던 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이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 빨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 뿐이다."

은희경, <타인에게 말 걸기>

 

 

 진시황의 암살을 다룬 영화 <영웅> 도 한 번 보고 싶습니다. 평이 상당히 좋던데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군자는 관계를 끊어도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충신은 나라를 떠나도 그 이르을 더럽히지 않는다."

<사기> 악의열전

 

 

 관계를 끊을 때는 깔끔하게 뒷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이상으로 마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 좋아합니다. 이 책도 구하기 쉽지 않은 책입니다. 운좋게 구해서 즐겁게 읽으려고 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이 아니라 국내 언론인이 쓴 다치바나 다카시씨에 관한 책입니다. 처음에 실망했다가 책을 읽으면서 만족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에 관한 몰랐던 내용들이 많이 있었고 그의 글도 굉장히 많이 인용되어 있어서 충분히 감사한 책이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저서가 60권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의 책들이 많이 번역되어서 나오면 좋겠습니다.

 

 

 

 

 

 

 

 

 

 

 

 

 

 

 

 <시튼 동물기> 동물 문학의 정수라고 하네요. 동물들의 삶도 궁금한데, 이 책 굉장히 재밌을 거 같습니다.

 

 

 

 

 

 

 

 

 

 

 

 

 

 

 

 이 책도 굉장히 재밌을 거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동물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본 책입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이 가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는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인간을 나누는 분류법입니다. 저도 다치바나 다카시씨와 동류입니다. 무언가 일이 일어나길 바라고 일이 일어났을 때 행위자로 참가하기 보자는 구경꾼으로 구경하기를 좋아합니다.

 

  인간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때때로 시도하는 분류법의 하나는 그 사람이 언제나 '무언가 일이 생겼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인지, '일이 없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나는 전자의 전형인 듯 소방차나 순찰차의 사이렌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바로 흥분되고 호기심에 휩싸여 사건이 일어난 데가 가까운 곳이면 달려가려는 충동을 억누를 수 없다.

 그런 성격이어서 날마다 평온하고 무사한 날이 계속되면 초조할 정도이다. 야구든 스모든 어느 쪽을 편들다가도 예상이 빗나가는 편이 기쁘고, 태풍이 올 것 같으면 초대형 태풍이 오기를 기다린다. 무슨 일이든 파란만장, 손에 땀을 쥐는 전개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중략)

 

 뭔가 일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에도 두 종류가 있다. 일이 일어났을 때 행위자로서 참가하는 자와 구경꾼으로서 구경하고 다니는 자이다. -p227

 

 

 

 

 

 

 

 

 

 

 

 

 

 

 

 사실은 콜린 윌슨의 <종교와 반항인>이란 책을 검색하다가 없어서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를 선택했습니다. <아웃사이더>는 위대한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아웃사이더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 하는 책입니다. 저도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해서 읽어보면 공감가고 재밌을 거 같습니다. <종교와 반항인>은 콜린 윌슨이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쓴 책입니다. 저도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찾지 못해 아쉽습니다.

 

 인간의 진화에 대한 책, 올리비에의 <인간과 진화>를 찾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진화에 대해서도 궁금한데 좋은 책 아시는 분 추천부탁드려요~

 

 역시난 세상에는 재밌는 책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도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읽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노 아야코씨를 만났습니다. 인생의 연륜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배울 점이 참 많았습니다. 그의 글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제 생각의 편협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나이를 들어가면서 사람은 자신이 알던 세계와 다른 세계를 만납니다. 끝없이 고정관념이 깨지고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합니다. 그러면서 사람의 생각은 조금씩 동글동글해 지는 걸까요? 앞으로도 소노 아야코씨의 에세이들을 많이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녀의 책이 무척 많습니다.

 

 좋은 글들이 참 많았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습니다.

 

 세상은 모순투성이다. 그리고 이 모순은 인간에게 생각하는 힘을 준다. 모순 없이 만사가 계산대로 척척 진행되었다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처지 곤란한 장애물이 되었으리라고 확신한다. 생각이라는 게 필요 없을 만큼 세상이 공리적이고, 그래서 신앙과 철학이 무의미하며 정의가 완수되어 불만이 사라진 세계는 행복할 리 없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인간답게 숭고해질 수 있는 까닭은 세상이 매우 불완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정의는 행해지지 않고 약육강식이 난무하며, 사람들은 권력과 금전에 수시로 유혹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에 저항하고자 보다 인간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p50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본성은 착하고 세상은 단순하고 정의로운 곳이며 평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동시에 정반대의 모습도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서나 쉽게 모순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모순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왠지 위험해보입니다. IS같은 테러리스트들의 세상은 모순없는 세상이 아닐까요? 세상의 모순을 인식하고 그것에 저항하면서 인간은 보다 인간적이게 됩니다.

 

  어떤 운명으로부터도 우리는 배운다. 그것을 배우지 못한 인간만이 운명에 패배하는 법이다. -p52 

 

 저자는 초지일관 실패를 통해 성장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니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더 큰 의미에서 실패는 오히려 성장의 믿거름 또는 성공의 발판이 됩니다. 실패는 분명 괴롭고 힘든 일이지만 하나의 경험일 뿐입니다. 우리는 어린아이일 때 걸음마를 떼다 넘어져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 를 똑바로 발음하지 못한다고 괴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저 조금씩 배우고 성장해가는 것 뿐입니다.

 

  인간이 하루아침에 지혜로워질 수는 없다. 사람은 오랜 세월 헤매야 하며, 때로는 잘못을 저지르고, 때로는 어리석음에 정열을 불태우다가 끝내는 자신에게 필요한 최고의 선택을 내리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p61 

 

 저는 이런 글을 읽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현실적이고 희망적입니다.

 

  우리는 외부 의견에 따르게 될 때가 많다. 대답이란 사고방식에서 나온다. 나와 세상의 대답이 다른 이유는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지 정답이 틀려서가 아니다. 그러므로 외부 의견에 일일이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p100

 

 사람이란 외부 의견에 민감하기 마련입니다. 칭찬에 기분 좋아지고 험담에 분노하게 됩니다. 공자님께서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것을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의 헛소리에 너무 연연해하지 맙시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데 의의를 둡시다.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가장 큰 체력소모는 결점을 감추는 데 소비된다. 타인에게 나의 결점을 감추느라 거짓말을 하게 되고, 나중에 이것이 탄로나 서로 곤혹스러워진다. 차라리 과감하게 드러냄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사전에 절약할 수 있다면 각자의 장점을 통해 더 큰 매려을 드러낼 수 있는 기운이 생기는 것이다. -p126

 

 가슴에 새겨야 할 조언입니다. 저도 최근에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결점을 감추는 것은 정말 체력소모에 스트레스입니다. 차라리 과감하게 드러내고 에너지 낭비를 줄여야겠습니다.

 

 타인의 장점을 깨닫는 것이 재능이라면 타인의 좋지 않은 점을 깨닫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본능이다. 장점을 발견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재능이다. 따라서 갈고닦지 않고서는 개발되지 않는다. 보다 적극적으로, 의식적으로 이 재능을 꽃피우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점의 발견은 입에 발린 말이나 아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부는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한 속임수다.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제대로 칭찬하는 일은 말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를 완벽하게, 아름답게 완성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애정을 갖고 사람들을 충분히 관찰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p131

 

 저는 남을 칭찬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습니다. 완벽하게, 아름답게 완성하기 위해서 평소 애정을 갖고 사람들을 관찰하는 눈을 길러야겠습니다.

 

  세상은 무책임하게도 겉모습만 그럴듯한 안정된 가정, 남들이 인정하는 영광된 자리를 차지해야 객관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며 개인에게 그와 같은 행복을 강요한다. 내가 알기로는 '객관적 행복' 이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지식과 기준이 넘쳐나는 세월을 살아간다고는 하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은 행복의 개념을 만들어내는 힘은 각자에게 달리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 고독한 길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p136

 

 참으로 인간은 나약하게도 타인의 시선으로 본 행복을 중요시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찌어찌 힘들게 저 자신의 행복을 쫓고 있습니다만 항상 타인에게도 인정받고 싶고 선망받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이 둘이 만나게 되는 날이 오겠지요. 모두가 각자의 행복을 찾아서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잣대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행복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의식의 성숙이 필요합니다. 객관적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행복은 상대적이다. 모두 기억합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모임을 하나 시작했습니다. 모임에서 한 회원 분이 폴 투르니에의 책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중고서점에 들렀습니다. 비록 그 분이 추천해준 책을 없었지만 폴 투르니에의 <비밀>이란 책이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폴 투르니에는 스위스의 내과 의사 입니다. 기술적인 의학만이 존재하던 시기에 의사와 환자가 인격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인격 의학'을 주창했으며, 심리학을 기도교와 통합시키는 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이 책은 비밀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제공해줍니다. 그동안 비밀에 대해 이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 사유를 공유하고자 책 속의 구절들을 옮겨봅니다.

 

  비밀스러움이 그토록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독립성의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비밀스러움을 침범하는 모든 행위는 이러한 독립성을 침범하는 행위다. -p48

 

 우리에게 사생활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체주의 체제에서는 개인의 비밀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비밀, 독립성,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사회입니다.

 

 비밀을 가직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비밀을 절대 밝힐 수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p58 

 

 어느 누구도 자신의 내면으로만 향하고 분석하는 고립된 상태에서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없다. 인간은 자기를 내어 줌으로써 자신을 발견하다. 비밀을 말하는 것은 자지 자신을 내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상대를 크게 감동시킬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다. -p68 

 

 누구나 남에게 쉽게 말 못할 비밀이 있습니다. 저도 남에게 속내를 잘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류입니다. 자신의 단점이나 상대가 들었을 때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 같은 이야기들은 잘 하지 못합니다. 초면에 상대방에서 나쁜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합리화합니다. 가끔 자신있게 자신의 치부나 단점, 상처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는 '그런 안 좋은 과거가 있었어?' 라고 상대를 깍아 내리기 보다는 '저 사람 참 멋지다. 대단하다. 강하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저도 제 단점이나 치부를 너무 감추지 않고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래는 이 책 속에서 프로이트에 관한 글입니다. 저자의 프로이트에 대한 좋은 평가가 엿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의사가 환자의 개인사나 인간적인 문제들을 등한시 하는 상황)에서 프로이트가 등장했다. 그는 사람들의 영혼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에 무한한 인내심으로 그들의 말을 수백 수천 시간 들어 주었다!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들이 내놓은 새로운 지식은 우리에게 엄청난 수확이었다. 먼저 그들은 아픈 사람에 대한 이해화 지식을 얻고자 헌신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에 대해 더욱 참되고 깊은 지식을 내놓기도 했다. 인간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과 인류학에 대한 관점이 모두 뒤집어졌다. 프로이트는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고 있는 짐을 벗는 것이 가장 먼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주저하거나 가장하지 않고 말하는 단순한 태도에 대단한 치료 효능이 있음을 밝혀내었다. 이제는 건간항 사람도 아픈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러한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다. (중략) 자신의 비밀을 말하는 것,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인간적 친교를 경험하는 것. -p80 

 

 '결혼과 비밀' 이란 챕터는 결혼생활을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습니다. 아래는 그 챕터 속 글들입니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이란 갈등이 전혀 없는 생활이 아니라 갈등이 유용한 목적을 달성해 주는 생활이다. -p98

 

 이 외에도 커플들이나 부부에게 들려주고 싶은 좋은 글들이 많다. 꼭 읽어보시길!

 

 마지막은 이 책을 잘 요약한 문단이다. 한 번 읽어보시길.

 

 개인을 형성하는 첫 단계는 숨긴이다. 즉 사적인 비밀을 만들어 냄으로써 그는 개인이 된다. 둘째 단계는 자유롭게 선택한 누군가에게 이러한 비밀을 자유롭게 내어 주는 것이며, 그러한 과정을 통해 타인과 더불어 상호 인격적인 관계와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셋째 단계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러한 두 가지 경험을 함께하는 것이다. 즉 우리를 하나님과 구별된 존재로 인식하고, 자유롭게 그분을 선택한 후, 우리의 비밀을 말함으로써 그분과의 상호 인격적인 관계를 알아 가며 그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다. -p1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이다.

 

 오늘 새로운 독서모임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친한 형과 그 지인들이 함께 하고 있는 모임이었다. 다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었다. 배울 점도 많았고 좋은 책 소개도 받고 자극도 많이 됐다. 요즘 많이 나태해져서 예전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다. 나태해진 나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거의 읽은 상태에서 오늘 모임 전에 뒷 부분을 마저 읽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읽었는데 밥 먹다 울뻔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되도록 울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래저래 할 이야기가 참 많은 책이다. 다음에 리뷰를 쓰면서 이야기하고 싶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여러 각도에서 비판하는 분들이 많다. 이 부분도 후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은데 작가의 의도를 벗어난 비판도 많아 보였다. 흔한 비유로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채식주의자>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이 부분을 다루지 않은 비판은 꼬투리 잡는 듯한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어쨌든 <소년이 온다>를 읽고 한강 작가를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더 좋아하게 되었다. 앞으로 그녀의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 비록 그녀의 소설을 읽는 것이 힘들고 괴롭더라도.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p95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을 짐승과 다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 대답이 나올 수 있다. 그 대답들은 모두 상대적이고 단편적인 내용일 수 밖에 없다. 인간도 결국 동물에 불과할 뿐이고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존재다. 하지만 이런 대답만으로는 왠지 불편하다. 빌어먹을. 어느 페미니스트의 말이 생각난다. 제발 최소한 다른 사람을 살해하진 말자. 이것 하나만이라도 지키자.

 

 수업 결손을 메우기 위해 대부분의 학교가 팔월 초순까지 수업을 했다. 방학하는 날까지 그녀는 날마다 정류장 옆 공중전화 부스에서 도청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다. 분수대에서 물이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발 물을 잠가주세요. 손바닥에서 배어나온 땀으로 수화기가 끈적끈적했다. 예에, 의논해보겠습니다. 민원실 직원들은 인내심 있게 그녀를 응대했다. 꼭 한번 나이 든 여사원이 말했다. 그만 전화해요, 학생. 학생 같은데 맞지요. 물이 나오는 분수대를 우리가 어떻게 하겠어요. 다 잊고 이젠 공부를 해요. -p97

 

 누군가는 세월호 유가족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그만하라고. 나또한 그 분들이 그만 잊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만약 그런 일이 자신에게 닥쳤다고 생각해보자.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희생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나는 그만할 수 있을까? 잊고 새출발 할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너무 쉽게 잊는다. 5.18도 잊고 세월호 사건도 잊는다. 하지만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마음 속으로 그 분들에게 감사해하고 지지하고 응원하고 잊지 않는 것, 그것만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는 그 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분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싸워주고 있다. 만약 우리에게 똑같은 일이 닥쳤다면 우리들도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을까?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깐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p110

 

 1980년 5월의 광주는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언제쯤이면 반복을 멈출 수 있을까? 아니 멈추는게 가능하긴 할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일단은 기억하자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 소설을 소개하고 권하자는 것. 많은 사람들이 <소년이 온다>를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역사를 바로 알고 잊지 않았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