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단순한 자기계발서로 생각하지 마시라. 철학적이다. 철학적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쨌든 장르나 분류에 너무 민감해하시지 마시기 바란다. 좋은 책은 좋은 책이고 나쁜 책은 나쁜 책이다. 어느 작가의 글이 떠오른다.

 

 "SF의 90%는 쓰레기다. 모든 것이 그렇다."

 

 나는 이 책이 좋았다. 허물어져가는 내 기존의 가치관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내 기존의 가치관이란. 노력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 이다. 물론 이 가치관은 아직 유효하고 상당 부분 유효하다. 하지만 항상 유효하진 않다.

 

 애쓰지 마!

 

 저자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요즘에 요약하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진 거 같다. 그래서 요약해보려다가 포기했다. 쉽게 요약할 수 있는 책은 어쩌면 단순한 내용의 반복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정보량이 중복되고 부족할지도.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아래의 글들은 이 책을 읽고 좋았던 구절들이다. 책을 읽고 자신에 대해, 인생에 대해 성찰해보기실 추천드린다. 분명 도움이 된다.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일에 신경을 쓰면 나머지 일들에 신경을 끌 수 있게 된다. 중요한 일에는 애 써보자! 나머지 일들은 신경끄자.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분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어떤 가치관을 우선 순위에 둘 것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가치관을 우선 순위에 둘 것인지는 내가 내일 죽는다고 가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죽음 앞에서는 진실만이 드러난다.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하려는 욕망 자체가 부정적인 경험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부정적인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긍정적인 경험이다. -p26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난 그가 당시에 취하지 않았으리라고 확신한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p27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 우리의 무의식은 스스로가 어떤 면에서 아주 특별하거나 아주 모자라거나 둘 중 하나라는 판단을 내린다. 또 나는 다른 사람과는 뭔가 다르고, 세상의 규칙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한다. 이런 것이 바로 허세다. -p78

나는 다 안다는 식으로 자존감을 세우는 사람은 시행착오를 통해 뭔가를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들은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타인에 공감하지 못한다. 더불어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스스로 차단한다. -p104

확신은 성장의 적이다.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조차도 논쟁의 여지는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선택하는 가치관이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만 성장할 수 있다. -p142

맛이 간 게 나 아니면 나를 제외한 전부 둘 중 하나일 때는, 내가 맛이 갔을 가능성이 아주아주 크다. 난 경험을 통해 이걸 배웠다. 난 불안과 엉터리 확신에 휘둘려 수도 없이 헛짓거리를 벌이는 얼간이였다. 젠장.
물론 다른 사람들이 늘 옳다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틀리고 당신이 옳을 때도 있다. 내가 보여주려는 건 평범한 현실이다. 당신과 세상이 대결하는 느낌이 든다면, 실제로는 당신과 당신 자신이 대결하는 게 현실일 가능성이 크다. -p167

그러나 정작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이 선택한 고통을 견디는 법이다. -p179

세상에는 건전한 사랑이 있고, 불건전한 사랑이 있다. 불건전한 사랑을 하는 이들은 감정을 통해 서로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나려 한다. 다시 말해, 상대를 탈출구로 여긴다. 건전한 사랑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처리하며 서로 격려한다. 건전한 관계와 불건전한 관계의 차이는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각자가 책임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 둘째, 각자가 기꺼이 상대를 거절하고 상대로부터 거절당할 수 있는가. 불건전하거나 치명적인 관계를 맺는 이들은 하나같이 책임감이 희박하며, 거절을 하지도 받아들지도 못한다. 건전하고 다정한 관계를 맺는 이들은 각자와 각자의 가치관에 명확한 경계를 두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서로 거절하고 거절을 받아들인다. -p200

자신이 결국 소멸하리라는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해보는 게 중요한 이유는, 그 행위가 덧없고 피상적인 엉터리 가치를 삶에서 싹 없애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더 버느라, 명성을 조금 더 얻고 주목을 조금 더 받느라, 또는 자기가 옳거나 사랑받고 있다는 걸 조금 더 확신하느라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축내는 동안, 죽음은 우리에게 훨씬 더 고통스럽고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p227

예수, 또는 망할 비틀스, 당신이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든, 이들은 행복의 근원으로 똑같은 걸 말할 것이다. 너 자신보다 대단한 것에 신경 써라. 자신이 거대한 영원의 일부임을, 자신의 삶이 이해할 수 없는 위대한 생성의 일부를 이루는 과정일 뿐임을 받아들여라. (중략) 내가 나보다 더 위대한 알 수 없는 무언가의 일부라는 찰나의 느낌 때문이다.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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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거서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을 읽었다. 해문출판사 판으로 읽었다. 이 작품은 애거서 크리스티 자신이 뽑은 베스트 10에 들어가는 책이다. 다른 책들은 다음과 같다. 아래는 <화요일 클럽의 살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황금가지 판이다. 해문출판사가 황금가지 출판사보다 애거서 크리스티 쪽에서는 더 알아주는 거 같다. 일단 황금가지 출판사가 더 익숙에서 황금가지 출판사 책들을 올려보았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화요일 클럽의 살인>, <오리엔트 특급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움직이는 손가락>, <0시를 향하여>, <예고살인>, <누명>, <끝없는 밤>

 

 

 

 

 

 

 

 

 

 

 

 

 

 

 

 

 

 

 

 

 

 

 

 

 

 

 

 

 

 

 

 

 

 

 

 

 

 

 

 

 

 

 

 

 

 

 10권을 다 읽을지 모르겠다. 일단 2권 읽었고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꼭 읽어보고 싶다. 읽은 책 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재밌었다. 추천하고 싶은 추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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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8-01-07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저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굉장히 철학적이란 생각이 들었습ㅂ니다..

고양이라디오 2018-01-07 12:00   좋아요 0 | URL
다음으로 볼 책은 <오리엔트 특급살인> 입니다. 철학적이라니 더 기대되네요ㅎ 좋은 주말 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1-07 12:46   좋아요 1 | URL
http://blog.aladin.co.kr/myperu/6311271

제가 이 소설에 감명을 받아서 리뷰 페이퍼를 두 개나 작성했습니다.
링크가 안 걸리시면 제 서재 오셔서 검색란에 오리엔트 특급 치면 나옵니다.

상당히 재미있게 저는 봤습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극찬한 철학자 존 그레이의 <호모 라피엔스>의 책을 읽었다. 신선한 충격을 주는 책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기존의 철학을 뒤집는 철학. 파격적이고 설득력있다. 그가 고대부터 최근 까지의 철학과 사상을 쭉 훑어주는데 색다른 시각으로 기존의 철학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진보와 휴머니즘에 대한 환상을 철저하게 깨부셔주는 위험한 철학자 존 그레이. 하지만 그의 철학이 우리가 추구하고 믿고 있는 이상보다 현실 세계를 더 잘 설명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존 그레이의 저서들을 더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버트런드 러셀의 책들도 더 읽고 싶다. 쇼펜하우어의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존 그레이가 말하길 쇼펜하우어는 휴머니즘을 처음 비판한 사람이었고 백 년 전만 해도 매우 영향력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읽어보고 싶은 철학자는 데이비드 흄이다. 흄의 경험주의, 회의주의 사상을 접해보고 싶다. 그리고 니체의 초기 저작 <비극의 탄생>도 읽고 싶다.

 

 

 

 

 

 

 

 

 

 

 

 

 

 

 

 

 

 

 

 

 

 

 

 

 

 

 

 

 

 

 

 <콜리마 이야기>는 북동 시베리아의 수용소 콜리마에서 17년을 보낸 샬라모프가 쓴 책이다. 최악의 상황을 간접체험해 보고 싶을 때 읽어야겠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현재의 삶이 더 행복하게 느껴질 것 같다.

 

 "'나라면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사람은 인생의 진짜 바닥에 내려가 보지 않은 사람이다. 그는 '영웅들이 없는 세계' 에서 숨을 거둘 필요가 없었던 사람이다." -p134

  

 

 

 

 

 

 

 

 

 

 

 

 

 

 

 아마도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현실 세계를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읽으면 좋을듯 싶다.

 

 

 

 

 

 

 

 

 

 

 

 

 

 

 

 

 번역에 문제가 있는듯 보이지만 로버트 라이트의 진화심리학 입문서인 <도덕적 동물>도 담아놔야겠다.

 

 

 

 

 

 

 

 

 

 

 

 

 

 

 

 가상현실 게임의 위험성에 대해서 초현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다룬 영화 <엑시스텐즈>도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옮긴이의 글에서 한 단락을 옮겨 적으로 페이퍼를 마친다.

 

존 그레이는 이런 답을 내놓을 것 같다. 삶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의지를 투사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의미와 의지를 걷어낼 때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변치 않은 자아, 영원한 진리, 절대적인 도덕의 추구는 모두 ‘영원 무궁한 무언가‘를 향한 것이다. 이는 ‘이상‘을 ‘실재‘라고 믿고, 현실의 변화하고 유한한 것들을 ‘허상‘ 이라고 믿게 만든다. 존 그레이는 유한함을 거부하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터전에서 붕 떠버렸을 때,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은 ‘한 번 뿐인 삶에 대한 성의있는 태도‘ 라고 지적한다. ‘영원한 무언가‘ 를 향해 허우적거리고 있는 머리를 땅으로 끌어내릴 때, 비로소 우리는 현실의 시간과 공간에 온전히 존재 할 수 있고, 그 어떤 위대한 의미를 인생에 부여했을 때보다 더 성의있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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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7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0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스완>의 저자 니콜라스 나심 탈레브의 책 <안티 프래질>을 읽고 있습니다. <블랙스완>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한 책입니다. 세네카는 탈레브가 예찬한 로마 시대의 스토아 철학자입니다. 세네카의 철학이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유한한 존재처럼 모든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도 무한한 존재라도 된 것처럼 온갖 것을 갈구한다. -p34

 

 세네카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유한한 삶을 이야기합니다. 곧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필연적으로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서 말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죽음을 멀리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혹은 그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매사에 죽음을 걱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지만 삶을 죽음에 비추어 보는 것은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유익한 일입니다.

 

 세네카는 어떤 것이 시간낭비인지 어떤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줍니다. 그에게 동의하는 사람은 금욕주의자 일 것이고 부정하는 사람은 쾌락주의자 일 것입니다. 지나치게 단순한 이분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먼저 술과 욕정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이들보다 더 어리석은 것에 몰두한 자들이 있을까? 야망이라는 헛된 꿈에 사로잡힌 자들만 해도 겉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인다. 이렇듯 탐욕이나 화, 혹은 부당한 증오심과 전쟁에 집착하는 자들의 이름을 열거해보면 호전적이라는 변명의 여지라도 있을 텐데, 자기 발로 욕정에 완전히 굴복해버린 자들의 불치병은 그저 불명예스러운 것에 지나지 않는다. -p55

 

 술과 욕정을 순간적인 쾌락으로 바꾸어도 세네카의 의도에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너무 쉽게 순간적인 쾌락에 빠져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라는 핑계로 말입니다. 당장의 스트레스가 해소될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나 본질적으로나 올바른 해법은 아닙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으며 낭비된 시간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래 글 역시 시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글입니다.

 

  인간적인 과오를 완전히 초월한 사람들만이 자기 수명을 어디에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들이 아주 오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스스로를 위해 아낌없이 바치기 때문이다. 하릴없이 흘려보내거나 빈둥거리는 시간, 타인의 손에 좌우되는 시간 따위는 전혀 남겨두지 않는다. 그것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바꿀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기에 애초에 주어진 시간만 경제저으로 관리한다.

 그런 사람들은 본인이 가진 것에 충실하고 만족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자시 시간을 많이 빼앗긴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p59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한 사람은 여가를 즐기지 못한다

 

 편한 안락의자에 앉아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남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것처럼 구는 사람들이나 목욕할 시간, 수영할 시간, 저녁을 먹을 시간까지 누군가 챙겨주어야만 하는 사람들도 여가를 즐긴다고 볼 수 없다. 그저 정신적으로 무력하고 나약해져서 스스로 배가 고픈지도 모르는 사람들일 뿐이다.

 이렇듯 남의 도움을 받는 데 익숙해진 나약한 사람들은 욕조에 앉아 있다가 안락으자로 옮겨지고 나서야 "내가 자리에 앉은 건가?" 라고 되묻는다고 한다. 자기가 의자에 앉은 건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진짜 살아 있고 무엇인가를 보고 있으며 여가를 즐기는 것일까? 정말 몰랐을 수도 있고, 아니면 모른 척했을 수도 있지만 둘 중 어느 쪽이 더 불쌍한지 모를 정도다. -p97

 그런 자들은 실제로 수많은 일들을 망각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망각한 척하기도 한다. 아마도 악덕을 행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근거라 생각하고 즐기는 모양이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안다면 남들 눈에 천박하고 경멸스러워 보인다는 것도 알 수 있을 텐데. -p98

 

 이런 자들은 진정 여가를 즐기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그들은 병든 것이고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본인 스스로 여가를 즐기고 있다고 인식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여가다. 남의 말을 들어야만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만큼 반쪽짜리 인생이라면 대체 언제쯤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p99

 

 뜨끔한 글이었습니다. 저는 집안 일이나 여타의 생활에 게으릅니다. 다행이 현재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처지는 안되지만 과거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데 익숙했습니다. 그것이 습관이 된 탓인지 저는 여가를 잘 즐기지 못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주인공 처럼 누군가의 도움없이 자신의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이 여가를 잘 즐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여가란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세네카의 답을 들어봅시다.

 

  철학을 위해서 시간을 할애하는 자들만이 진정 여가를 즐긴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살아 있는 것이다. 그들은 주어진 인생 여정을 잘 지켜낼 뿐만 아니라 한 해 한 해를 더하면서 살아간다. 또 지금까지 보내온 오랜 세월들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감사하게도 다양한 학파를 창시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양한 지침을 정리해두었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나올 수 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것들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우리는 온갖 세기들을 만끽할 수 있으며 그를 행해 다가갈 수 있다. 마침내 인간의 나약함으로 인한 좁은 경지를 벗어나 고매한 정신을 터득하기 위해 저 광활한 시간 속을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p103

 

 여가는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겠지만 세네카는 철학을 가장 우선시했습니다. 세네카는 철학이야말로 인생을 잘 살기 위해 그리고 지식을 쌓고 고매한 정신을 터득하기 위한 즐거운 여가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죽음과 삶에 대한 세네카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그는 네로 황제의 가정교사였습니다. 네로 황제는 세네카에게 아내와 식구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명합니다. 세네카는 소크라테스에 비견될 정도로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기에 아래의 글은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은 줍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자는 절대로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없다.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스스로 유한한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 사는 사람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단련되어 언제 어디서 벌어질지 모르는 일들에 맞설 수 있다. 언젠가 자신에게 벌어질 수도 있는 일에 대비함으로서 엄청난 불운으로 인한 충격을 경감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항상 불운에 대비하고 있는 사람은 막상 큰일이 닥쳐도 크게 놀라지 않지만 무사태평하게 운이나 바라며 안일하게 사는 사람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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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과 책 제목을 들어본 터라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에릭 호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철학자다. 그는 평생을 정처없이 떠도는 생계형 노동자의 삶을 택한 철학자다. 나는 한편으로는 그의 삶이 부럽게 느껴졌다. 여행, 사유, 노동, 철학이 하나가 되는 삶. 이 책은 돈에도 사랑에도 명예에도 얶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삶을 살다간 노 철학자의 자서전적인 에세이다.

 

 

 약자 속에 내재하는 자기 혐오는 일상적인 생존 경쟁에서 유발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에너지를 드러낸다. 약자들에게서 분출되는 강렬함은 말하자면 그들에게 특수한 적응력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p76

 

 에릭 호퍼는 니체와 상반되는 사유를 펼친다. 강자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들도 강자가 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개척자들은 도망자, 실패자, 흉악범인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약자였지면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을 해냈고 개척을 해냈다. 여기서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사유해본다. 그들은 본래 있던 곳에서는 약자였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강자로 변모한 것이 아닐까? 새로운 환경에서는 그들이 곧 주인이고 강자였다. 당장의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아야했던 그들은 강자가 될 수 밖에 없었고 강자였던 것은 아닐까?

 

 

 책에서 저자가 몽테뉴의 에세이에 빠져서 탐독하는 장면이 나온다. 몽테뉴의 저서를 다시 접해보고 싶다. 전에 읽다가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말았는데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H.G 웰스의 SF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다. 그의 저서 중에는 <타임머신> 등의 SF 소설과 문명비평 분야의 저서들이 있다.

 

 

 

  

 

 

 

 

 

 

 

 

 

 

 

 

 

 

 

 

 

 

 

 

 

 

 

 

 

 에릭 호퍼의 저서 중에 대표작 격인 <맹신자들>도 읽어보고 싶다. 나치의 이념을 추종했던 대중들의 심리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저서이다.

 

 (나치를 위시한 모든 대중 운동의 본질을 다룬 '좌절한 이들의 심리학'. 그 무렵 미국 학계에서 주류를 이루던 정신분석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사회 철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복이란 거의 없다. 나이 든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다. 노년에 자신의 생을 되돌아본 많은 위인들은 자신들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합쳐보아야 채 하루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p166

 

 "난 생계비를 벌기 위해 하는 일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일이란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이 세상에는 모든 이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산타야나는 일이 의미 있기를 요구하는 것은 인간의 몰염치라고 말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산업 사회에서는 수많은 일이 끝내고 나면 별 의미가 없는 그런 것을 요구하지요. 내가 하루에 6시간씩 1주일에 5일 이상 일을 해서는 안 되며, 일이 끝난 뒤에는 실질적인 생활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에요." -174

 

 나는 그의 의견에 완전히 동조할 수는 없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일을 통해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의미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현실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은 단지 돈벌이일 뿐이다. 그런 돈벌이에 인생의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해서는 안된다. 하루에 6시간씩 1주일에 5일 일하고 나머지 삶은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면서도 나름 실현 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적어도 모든 사람이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주장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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