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온 아이 - 치히로 아트북 2,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82



놀면서 자라는 아이

― 이웃에 온 아이

 이와사키 치히로 글·그림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펴냄, 2002.4.10.



  온누리 아이들은 놀면서 자랍니다. 아이들은 ‘공부하면서’ 자라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돈을 벌면서’ 자라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라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놀면서 자랍니다.


  아이들은 때로 일을 합니다. 어머니 일을 거들고 아버지 일을 곁듭니다. 심부름을 하고 잔일을 합니다. 동생을 돌보기도 하고, 물을 긷거나 빨래를 널거나 개곤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한테 이런 일은 모두 놀이와 같습니다. 놀듯이 하는 심부름이요, 신나는 놀이가 되는 심부름입니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어른은 일을 합니다. 어른이 하는 일은 일이면서 놀이입니다. 삶을 가꾸는 놀이요, 사랑을 빛내는 놀이인 일입니다. 그래서 어른은 아무 일이나 해서는 안 됩니다. 삶을 가꾸는 놀이가 되도록 할 일이고, 삶을 사랑하는 놀이가 되도록 즐길 일입니다.



.. “와아, 세발자전거다. 아이가 있나 봐.” 토토는 친구가 궁금합니다 ..  (2쪽)



  놀지 못하는 아이는 자라지 못합니다. 아이를 놀리지 못하는 어버이는 아이가 못 자라도록 가로막는 셈입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어 무엇인가 가르치려 하지 말아요. 아이는 늘 스스로 배워요. 아이를 학원이나 유치원에 보내어 무엇인가 억지로 가르치려 들지 말아요. 아이는 언제나 스스로 배웁니다.


  아이는 배울 때에 배웁니다. 놀아야 할 때를 놓치거나 잃도록 하지 말아요. 아이는 즐겁게 놀며 튼튼하게 자란 마음으로 아름답게 배웁니다. 아직 아이 마음밭이 튼튼하거나 씩씩하거나 곱게 자라지 않았는데, 억지로 지식과 정보를 밀어넣지 말아요.



.. ‘옆집에 온 아이는 어떤 애.’ ‘옆집에 사는 아이는 어떤 애.’ ..  (4∼5쪽)






  이와사키 치히로 님이 빚은 그림책 《이웃에 온 아이》(프로메테우스,2002)를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이웃에 새로 들어온 아이가 궁금합니다. 함께 놀 동무인지 궁금합니다. 서로 즐겁게 아끼고 보듬을 고운 동무인지 궁금합니다.


  유치원 동무나 학교 동무로 여기지 않습니다. 놀이동무로 여깁니다. 배움동무도 나쁘지 않겠으나, 아직 이 아이들은 놀이동무요 노래동무일 때에 즐겁습니다.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야기동무일 때에 기뻐요.



.. “우리 엄마 화 많이 났지?” “괜찮아 걱정 마. 그것보다 우리 같이 놀지 않을래?” ..  (20∼21쪽)



  아름답게 놀면서 자란 아이가 아름답게 일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즐겁게 놀면서 자란 아이가 즐겁게 일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사랑스레 놀면서 자란 아이가 사랑스럽게 일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웃고 노래하며 놀면서 자란 아이가 웃고 노래하며 일하는 어른으로 살아갑니다. 삶은 어릴 적부터 찬찬히 자랍니다. 삶은 어릴 적부터 누구나 스스로 차근차근 가꿉니다.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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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5-01 15:04   좋아요 0 | URL
한번쯤 보고싶은 그림책이네요.^^
근데 품절이군요..ㅠㅠ

숲노래 2014-05-01 16:46   좋아요 0 | URL
저도 이 그림책을 알아보았을 무렵에는 벌써 절판되었기에
어렵게 어렵게 헌책으로 장만했답니다 ㅠ.ㅜ
프로메테우스 치히로 님 그림책 가운데
몇 가지는 안타깝게 절판되고 말았어요 ㅠ.ㅜ
 

책아이 135. 2014.4.26. 손에 쥔 책과 함께



  열매 조각을 한손에 꼭 쥐고는 허벅지에 책을 올린다. 네 살 작은아이는 책읽기를 즐기지 않으나, 옆에서 누나가 책을 볼라치면 으레 누나를 따라한다. 그래도 이렇게 허벅지에 책을 올리고 앉아서 들여다보면 무엇인가 보이지? 너는 무엇을 보니? 그림을 보니? 꼬물꼬물 지렁이가 기어가는 글을 보니? 종이에 앉힌 이쁘장한 빛을 보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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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525) 안 1 : 기차 안에서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꼬박 새운 다음 맞이하는 아침은 그 시작의 빛을 아주 선명하게 드러낸다

《서갑숙-추파》(디어북,2003) 13쪽


 기차 안에서 꼬박 새운 다음

→ 기차에서 꼬박 새운 다음



  ‘기찻간’이라 말하는 분도 있어요. 이렇게 써도 됩니다. ‘기차 안’은 아니에요. ‘비행기 안에서’나 ‘배 안에서’나 ‘버스 안에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비행기에서’와 ‘배에서’와 ‘버스에서’로 바로잡아야 알맞아요. 우리는 “기차를 탄다”고 하지 “기차 안에 탄다”고 하지 않아요. “버스에서 내린다”고 말하지 “버스 안에서 내린다”고 하지 않습니다. 4339.3.23.나무/4347.5.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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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기차에서 꼬박 새운 다음 맞이하는 아침은 그 첫 빛을 아주 또렷하게 드러낸다


“시작(始作)의 빛”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밤을 새우고 맞이하는 아침에 보는 빛이니 “첫 빛”이라고 하면 될까요. “하루를 여는 빛”이라고 하면 될까요.


..



 우리 말도 익혀야지

 (609) 안 2 : 이른 시일 안에


이라크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수습되기를 바랄 뿐이다

《중앙일보 어문연구소-한국어가 있다 1》(커뮤니케이션북스,2005) 21쪽


 이른 시일 안에

→ 하루 빨리

→ 머잖아

→ 어서

→ 곧

 …



  이 보기글을 쓴 분은, “빠른 시일”이 아니라 “이른 시일”로 써야 알맞다고 이야기합니다. 맞습니다. ‘빠르다’와 ‘이르다’는 올바르게 갈라 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두 낱말은 써야 할 자리에 올바르게 쓰고 알맞게 써야지, 굳이 안 써도 될 곳에까지 써야 하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날이나 때를 놓고 “이른 때”나 “이른 날”로 적어야 올바르지만, “이른 시일 안”이나 “이른 때 안”이나 “이른 날 안”처럼 적으면 올바르지 않습니다.


  “오늘 안에 끝내라”나 “올해 안에 마칩니다” 같은 말투도 올바르지 않아요. “오늘까지 끝내라”나 “올해에 마칩니다”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어제 안에 끝냈어야 할 일”이 아니라 “어제까지 끝냈어야 할 일”입니다. “일 주일 안에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일 주일 동안 할 수 있다”나 “일 주일이면 할 수 있다”예요. 4339.8.25.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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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태가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기를 바랄 뿐이다


‘시일(時日)’은 ‘날’이나 ‘때’를 뜻합니다. ‘수습(收拾)’은 “거두어 정돈함”이나 “어수선한 사태를 거두어 바로잡음”을 뜻합니다. “수습되기를 바랄”은 “제자리를 찾기를 바랄”이나 “바로잡히기를 바랄”로 손볼 수 있습니다. “옛모습을 되찾기를 바랄”로 손보아도 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636) 안 3 : 조선 안에서


일본군도 출병하여 7월 말 청·일 양군은 조선 안에서 교전상태에 들어갔고

《정일성-후쿠자와 유키치》(지식산업사,2001) 55쪽


 조선 안에서 교전상태에 들어갔고

→ 조선에서 싸움을 벌였고

→ 조선에서 싸웠고

→ 조선 땅에서 싸웠고

 …



  한국과 중국이 축구 경기를 합니다. 그런데 두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경기를 치릅니다. 잘 생각해 보셔요. 이때 어느 곳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말할까요? “일본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하지요? “일본 안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말하지 않아요. 지난날 청나라와 일본 두 나라가 싸움을 벌였을 때에도 이와 같습니다. “조선 안에서”가 아니라 “조선에서”나 “조선 땅에서”라 해야 알맞아요. 서양말에서는 ‘in’을 꼭 붙이겠지만, 한국말에서는 ‘안’을 붙이지 않습니다. 4339.10.28.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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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군대를 보내 7월 끝무렵 청·일 두 나라는 조선에서 서로 싸웠고


‘출병(出兵)하여’는 ‘군대를 보내’로 다듬고, ‘양군(兩軍)’은 ‘두 나라’로 다듬습니다. “교전(交戰) 상태에 들어갔고”에서 ‘교전’은 “서로 싸우는 일”을 뜻해요. 그러니까 “청·일 두 나라는 서로 싸웠고”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971) 안 4 : 방 안


우리 집 고양이는 / 따듯한 방 안에서 / 알약처럼 동그란 / 사료를 먹지

《김환영-깜장꽃》(창비,2010) 68쪽


 따듯한 방 안에서

→ 따듯한 방에서



  아이들이 뛰놉니다. 마당에서 뛰놀지 않고 방에서 뛰놉니다. 아이들한테 말합니다. “우리 예쁜 아이들아, 방에서 뛰놀지 말고 마당에서 뛰놀렴.” 따스한 봄날 마당에 밥상을 내놓고 밥을 먹곤 합니다. 부엌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마루에서 밥을 먹기도 합니다. 부엌과 마루는 집 안쪽에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부엌 안에서 밥을 먹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마루 안에서 밥을 먹는다”고도 하지 않습니다.


  뒷간에 가서 오줌이나 똥을 눕니다. “뒷간에서 똥을 누”지 “뒷간 안에서 똥을 누”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따듯한 방에서 사료를 먹”습니다.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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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시골빛 삶노래

― 어떤 소리를 듣는가



  사월에 개구리 소리를 듣습니다. 사월이니 마땅히 개구리 소리를 듣습니다. 개구리는 삼월부터 깨어나는데, 삼월에는 드문드문 개구리 소리를 듣고, 사월이 되면서 비로소 소리가 늘며, 사월 끝무렵에는 소리잔치가 이루어집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개구리 소리입니다.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아침부터 한낮 사이에는 개구리 소리가 살짝 잦아듭니다. 해가 기우는 저녁부터 개구리 소리는 커다란 소리물결이 됩니다.


  우리 식구는 시골에서 살기에 개구리 소리를 듣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분들은 사월에 개구리 소리를 못 들을 수 있습니다. 오월이 되거나 유월이 되어도 도시에서는 개구리 소리는커녕 개구리 뒷다리조차 구경을 못할 수 있어요.


  톰 새디악 님이 쓴 《두려움과의 대화》(샨티,2014)라는 책을 읽습니다. 톰 새디악 님은 미국에서 돈과 이름을 무척 크게 거머쥔 영화감독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돈도 이름도 내려놓으면서 새로운 두 가지를 어루만지려고 한다고 해요.


  무엇일까요? 무엇 때문에 전용헬기까지 타고 다니던 영화감독이 돈과 이름을 살포시 내려놓고는 다른 길을 걷도록 할까요?


  톰 새디악 님은 이녁이 쓴 책에서 “역사상 인간이 오늘날처럼 많은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살던 시대는 없었다. 단추 하나만 누르면 그 즉시 우리 컴퓨터의 스크린이나 텔레비전 수상기, 심지어 휴대폰에까지 전 세계로부터 이미지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에 딸려온 메시지들은 우리가 주목해 주기를 간청하고 … 가짜로 살 때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 인생의 저자가 될 수 없다(55∼56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이분이 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아주 마땅한 모습입니다.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신문이고 방송이고 인터넷이고 온통 그 이야기만 가득합니다. 우리들은 날마다 일어나고 먹고 자고 아이들과 복닥이면서 지내는데, 어느 일 하나가 터지면 이 모두를 까맣게 잊고 ‘커다란 일’ 하나에만 매달려야 하는 듯이 내모는 사회 얼거리입니다.


  사월에 개구리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합니다. 사월은 씨앗을 심는 달입니다. 아무리 슬프거나 아픈 일이 있어도 사월은 씨앗을 심는 달입니다. 전쟁이 터지건 불이 나건 사월은 씨앗을 심는 달입니다.


  삼월부터 풀이 돋고 꽃이 피듯이, 사월에는 사람들이 한 해 동안 먹을 곡식과 열매를 얻고자 씨앗을 심습니다. 슬플 때에는 슬피 울면서 씨앗을 심어요. 기쁠 때에는 기쁘게 웃으면서 씨앗을 심어요. 사월에 손을 놓지 못합니다. 오월에도 손을 놓지 못합니다. 오월에는 오월대로 우리를 기다리는 들빛이 있습니다. 유월에는 유월대로 우리 손길을 바라는 들바람이 있습니다. 칠월에는 칠월대로 우리 손품을 누리고 싶은 들내음이 있어요.


  그런데, 사월 어느 날, 진도 앞바다에서 배가 가라앉았어요. 배가 가라앉으면서 선장과 승무원 여럿이 몰래 빠져나왔어요. 배에 탄 수백 아이와 어른을 그대로 둔 채 선장과 승무원 여럿은 제 몸만 건사했어요. 바닷속에 잠긴 수많은 사람들 주검은 아직 건지지 못해요. 바닷속에서 슬픈 소리가 울려요. 배가 가라앉으면서 배에 탄 사람들 슬픈 소리가 퍼져요. 그렇지만, 이 슬픈 소리에 귀를 닫은 어른들이 많아요.


  톰 새디악 님은 “성장의 신은 행복, 삶의 질, 만족, 성취감, 삶의 의미 혹은 목적 지수 같은 것은 측정하지 않고 단지 하나 ‘수익’만 측정하고 따진다. 수익이 높으면 경제는 잘 굴러가는 것이고, 수익이 낮으면 배가 침몰중이니 바로잡아야 한다. 수익이란 물론 돈을 뜻한다 … 삶이라는 더 큰 장부에서 보면 화학물질에 노출돼 더 이상 곡식을 수확할 수 없는 땅과 진폐증으로 가장을 잃은 가족이 곧 고통스러운 진짜 손실로 기록된다(132, 134쪽).” 하고 이야기합니다. 바닷속에 가라앉아 목숨을 잃는 사람이 이백을 넘고 삼백에 이르려 합니다. 너무 끔찍합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 목숨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이 끔찍합니다. 왜 이 목숨은 바닷속에 잠겨야 할까요. 왜 이 목숨은 안타깝고 애틋하게 떠나야 할까요.


  이백 사람이 죽기에 스무 사람이 죽을 때보다 더 슬프지 않습니다. 스무 사람이 죽기에 두 사람이 죽을 때보다 더 슬프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죽기에 두 사람이 다칠 때보다 더 슬프지 않습니다. 죽어도 슬프고 다쳐도 슬픕니다. 삶과 죽음은 숫자로 따질 수 없습니다. 수백 사람이 죽기 앞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쳤을 적부터 제대로 살폈어야 할 일입니다.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치기 앞서 처음부터 올바로 살폈어야 할 일입니다.


  배가 왜 가라앉았을까요? 돈 때문입니다. 배가 가라앉은 뒤에도 터무니없는 일이 왜 곳곳에서 불거질까요? 돈 때문입니다. 밑뿌리를 살피면 모두 돈 때문입니다. 어른들 스스로 이 사회를 돈으로 굴러가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돈에 미친 사회’에 내몰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바닷속에 잠겨 죽고 맙니다. 그리고, 바닷속에 아니더라도 입시지옥에서 죽습니다. 해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아주 많습니다. 입시지옥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수백 수천 아이들 이야기는 신문에도 방송에도 인터넷에도 뜨지 않습니다. 자동차에 치여 죽는 아이들도 아주 많은데, 이 아이들 이야기 또한 언론에 나오지 않습니다. 전쟁으로 죽는 사람보다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가라앉은 배에서 죽은 아이보다 입시지옥 때문에 괴로운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이가 훨씬 많습니다.


  ‘더 많은 아이가 죽었’으니 그 일을 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렇게도 많은 아이가 사고로 죽고 입시지옥 때문에 죽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돈바라기’입니다. 돈이 아니면 안 되는 사회 얼거리입니다. 대통령이 ‘재난관리국’을 만들라느니 더 힘을 실으라느니 한다고 해서 아이가 안 죽을 일이 없습니다. 괜스런 공무원이 더 늘어나고 공문서만 더 생길 테지요. 사회를 고치고 교육을 뜯어고치며 문화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입시지옥으로 치닫는 학교교육이 아니라, 삶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가꾸는 배움터가 되어야 합니다. 돈으로 계급과 신분을 가르는 사회와 정치와 경제가 아니라,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품앗이와 두레로 즐거운 마을살이로 거듭나야 합니다. 《두려움과의 대화》라는 책을 쓴 갑부 영화감독이던 톰 새디악 님은 돈과 이름을 내려놓고 ‘사랑’과 ‘꿈’ 두 가지를 찾으려 한다고 밝힙니다. 참말 그렇습니다. 사랑과 꿈으로 살아갈 때에 아름답습니다. 돈과 이름이 춤추는 사회는 그악스럽습니다. 마음을 살찌우고 빛낼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때에 삶이 즐겁습니다.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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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5-01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복놀이 2 - 한복 갖춰 입고 마당에서



  날이 따스한데 긴소매에 긴치마인 한복을 입겠단다. 옷장에서 꺼내어 건네니 혼자서 척척 갈아입고는 마당으로 나간다. 쑥이 곱게 돋은 옆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한다. 마당에서 돌아다니는 품을 보니 맨발이다. 꽃처럼 환하면서 빛나는 옷을 입고 봄풀과 봄꽃 사이에 있고 싶었니? 그러면 그렇게 더 놀아라. 괜찮아. 4347.5.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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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5-01 15:05   좋아요 0 | URL
한복입은 샤름벼리 너무 예쁩니다!!!^^

숲노래 2014-05-01 17:20   좋아요 0 | URL
후애 님도 치마저고리 갖춰 입고 마실 다니시면
무척 곱겠지요.
모두들 예쁜 옷을 입으면 얼마나 좋으랴 싶은데
요즈음은 이런 예쁜 옷을 입고 다니는 분을 찾아보기
참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