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감정 感情


 감정이 풍부하다 → 빛이 넉넉하다 / 느낌이 푸지다

 복받치는 감정 → 북받치는 마음 / 북받치는 느낌

 감정이 메마르다 → 속이 메마르다 / 메마르다

 음악은 감정을 순화한다 → 노래는 속을 풀어 준다 / 노래는 마음을 씻어 준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다 → 제 속빛을 드러내다 / 제 마음을 드러내다

 슬픈 감정을 참지 못하고 → 슬픔을 참지 못하고 / 슬퍼서 참지 못하고

 너무 감정에 사로잡혀 → 너무 사로잡혀

 감정을 잡는 솜씨 → 마음을 잡는 솜씨 / 느낌을 잡는 솜씨


  ‘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이라 하며 ‘마음’이나 ‘기분’으로 풀이합니다. ‘마음’은 “2.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3.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처럼 풀이하고, ‘기분(氣分)’은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로 풀이하지요. ‘감정 → 마음/기분’으로 다루고, ‘마음 → 감정/의지/생각’으로 다루며, ‘기분 → 감정/마음/분위기’로 다룹니다. 여러모로 뒤죽박죽인 낱말책입니다. ‘감정’이라는 한자말을 쓰는 자리를 살피면 ‘마음’이나 ‘느낌’으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낱말책을 더 살피면 ‘느낌’을 “몸의 감각이나 마음으로 깨달아 아는 기운이나 감정”으로 풀이해요. 여러모로 짚자면 글흐름에 따라서 ‘감정’을 털어낼 만하고,  ‘느끼다·느낌·늧’이나 ‘마음·맘·마음꽃·마음그림’으로 다듬습니다. ‘바라보다·반하다·보다’나 ‘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주다’로 다듬고, ‘뜻·생각·싶다·헤아리다’나 ‘여기다·어떠하다·어떻다’로 다듬으면 돼요. ‘속·속꽃·속낯·속얼굴·속모습’이나 ‘속내·속빛·속길·속뜻·속말·속얘기’나 ‘속마음·속넋·속얼·속생각·속살림·속소리·속청’으로 다듬어도 어울려요. ‘빛·빛결·빛기운·빛값’으로도 다듬는데, ‘불·불나다·불붙다·불지르다’나 ‘불더미·불힘·센불·큰불’로도 다듬습니다. ‘앙금·응어리’로도 다듬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여덟 가지 한자말 ‘감정’이 나오는데 ‘鑑定’ 하나를 빼고는 쓰임새가 없습니다. 일곱 가지 한자말 ‘감정’은 모두 털어야 할 테고, ‘鑑定’은 때때로 ‘살피다·가리다·따지다’로 손질해 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감정(甘井) : 물맛이 좋은 우물

감정(甘精) : [화학] = 사카린

감정(勘定) : 헤아려 정함

감정(減定) : 양이나 수를 줄여 결정함

감정(戡定) : 적을 물리치어 난리를 평정함

감정(監丁) : 예전에, 교도소에서 ‘사환’을 이르던 말

감정(憾情) : 원망하거나 성내는 마음

감정(鑑定) : 1. 사물의 특성이나 참과 거짓, 좋고 나쁨을 분별하여 판정함 2. [법률] 재판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재판에 관련된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의견과 지식을 보고하는 일



사랑을 하는 여자의 환희와 희열의 풍자적인 감정으로

→ 사랑을 하는 즐겁고 환한 가시내를 비꼬듯이

→ 사랑을 하는 기쁘고 밝은 순이를 비아냥대듯이

《성의 정치학 下》(케이트 밀레트/정의숙·조정호, 현대사상사, 1976) 458쪽


이 또래의 그들에게 있어서는 인간이 지니는 모든 감정이란

→ 이 또래한테는 사람이라는 마음이란

《태양의 계절》(이시하라 신타로 글/고광국 옮김, 범우사, 1978) 40쪽


言語는 그 위로 感情이 흘러가는 河床이다

→ 말은 마음이 흘러가는 냇바닥이다

《유토피아의 꿈》(최인훈, 문학과지성사, 1980) 187쪽


놀림을 받아도 또 한 번 쳐다보게 되는 아이. 그렇게 좋은 감정

→ 놀림을 받아도 또 한 벌 쳐다보는 아이. 그렇게 좋은 느낌

→ 놀림을 받아도 또 쳐다보는 아이. 그렇게 좋은 마음

《달려라 하니 1》(이진주, 드림필드, 1996) 61쪽


결단코 10대 소녀에게 부정한 감정을 품은 것도 아니고, 다만 조금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낸 것뿐이다

→ 참말로 어린순이한테 지분거리는 뜻을 품지 않았고, 다만 조금 꾸밈없이 마음을 드러냈을 뿐이다

→ 어린순이한테 조금도 얄궂은 마음을 품지 않았고, 다만 마음을 고스란히 조금 드러냈을 뿐이다

《연풍 1》(요시다 모토이/편집부 옮김, 세주문화, 2002) 39쪽


설경雪景을 보고 옛날이 그립다는 감정의 세계는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다

→ 눈나라를 보고 옛날이 그립다는 마음은 거의 가리지 못한다

→ 눈벌판을 보고 옛날이 그립다고 할 적에는 거의 가름하지 못한다

《저항의 문학》(이어령, 문학사상사, 2003) 435쪽


제네바의 호반은 새로운 자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요람이 되었다

→ 제네바 못가는 숲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터가 되었다

→ 제네바 못가는 숲을 새로 느낄 수 있는 포근터가 되었다

《여행의 역사》(빈프리트 뢰쉬부르크/이민수 옮김, 효형출판, 2003) 161쪽


감정이 몸에 돌기 위한 최소조건이라도 되는 듯

→ 마음이 몸에 돌려면 그래야 하는 듯

→ 마음이 몸에 돌자면 그쯤은 해야 하는 듯

《사라진 손바닥》(나희덕, 문학과지성사, 2004) 57쪽


삐뽀 씨의 결혼에 안 좋은 감정을 갖고 계셔

→ 삐뽀 씨가 짝을 맺어서 안 좋아하셔

→ 삐뽀 씨네 꽃살림을 못마땅해 하셔

《보노보노 23》(이가라시 미키오/서미경 옮김, 서울문화사, 2004) 110쪽


예술작품은 사상이 아닌 감정 속에 존재한다

→ 멋은 생각 아닌 마음에 있다

→ 꽃은 생각 아닌 마음에 깃든다

→ 그림은 생각 아닌 마음에 흐른다

《예술의 의미》(허버트 리드/임산 옮김, 에코리브르, 2006) 72쪽


힘든 감정 상태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러 있지 않게 돼서

→ 힘든 마음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을 수 있어서

→ 힘든 느낌을 지나치게 오래 붙잡지 않을 수 있어서

→ 힘들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을 수 있어서

《자연 관찰 일기》(클레어 워커 레슬리·찰스 E.로스/박현주 옮김, 검둥소, 2008) 99쪽


어른들의 놀이는 끊임없이 감정을 소모했을 뿐

→ 어른들 놀이는 끊임없이 마음을 태웠을 뿐

→ 어른들 놀이는 끊임없이 속태우기였을 뿐

→ 어른들 놀이는 끊임없이 마음닳이였을 뿐

《돌 하우스 그녀들의 이야기》(이승은, 달과소, 2008) 15쪽


그때는 너한테 감정이 상해 있었던 것뿐이야

→ 그때는 네가 미웠을 뿐이야

→ 그때는 네가 못마땅했을 뿐이야

《Dr.코토 진료소 22》(타카토시 야마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8) 106쪽


관객은 자신의 감정에 정직하지

→ 보는이는 제 느낌을 안 숨기지

→ 손님은 마음을 바로 드러내지

《유리가면 5》(미우치 스즈에/해외단행본팀 옮김, 대원씨아이, 2010) 112쪽


정말 천진하면서 이제 막 감정의 움직임이 눈뜨려 하는 한 소년을

→ 참말 맑으면서 이제 막 마음결이 눈뜨려 하는 어린 사내를

→ 참말 밝으면서 이제 막 마음빛에 눈뜨려 하는 어린이를

《도스또예프스끼 평전》(E.H.카/권영빈·김병익 옮김, 열린책들, 2011) 55쪽


이 일기는 젊은 시절의 고뇌와 허무를 표현하기 위해 모든 글에서 감정을 없애고 오로지 정보만을 전달하고 있으며

→ 이 하루글은 덧없이 끙끙댄 젊은날을 그리려고 마음을 지우고 오로지 줄거리만 담으며

→ 이 날적이는 그저 앓던 젊은때를 보이려고 무뚝뚝하게 오로지 줄거리만 들려주며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마음산책, 2011) 16쪽


감정의 기억까지 선명하게 불러일으키고 있어

→ 어떻게 느꼈는지까지 또렷하게 떠올라

→ 어찌 받아들였는지까지 환하게 생각나

《오늘의 네코무라 씨, 여섯》(호시 요리코/박보영 옮김, 조은세상, 2013) 16쪽


양가감정 같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의 여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 흔히 보이는 엇갈린 두마음이 들어설 틈이 없다

→ 으레 보이는 갈팡질팡 두마음이 있을 자리가 없다

《어머니는 아이를 사랑하고 미워한다》(바바라 아몬드/김진·김윤창 옮김, 간장, 2013) 58쪽


선생님 소개를 하자면, 선생님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 나부터 말하자면, 나는 아주 들쑥날쑥하고!

→ 나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몹시 오락가락하고!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남동윤, 사계절, 2014) 14쪽


슬픔은 신에게만 국한된 감정이면 좋을 뻔했다

→ 하늘만 슬퍼하면 될 뻔했다

→ 님만 슬프면 될 뻔했다

→ 하느님만 슬프면 될 뻔했다

《6》(성동혁, 민음사, 2014) 16쪽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똑같은 표정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 마음을 넉넉히 나타내고, 똑같은 낯빛이 하나도 없는 듯해

→ 느낌을 잘 나타내고, 똑같은 얼굴이 하나도 없는 듯해

《그녀와 카메라와 그녀의 계절 1》(츠키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5) 124쪽


친구와 다툰 뒤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에 마음이 무거운 아이

→ 동무와 다툰 뒤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운 아이

→ 동무와 다툰 뒤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느낌에 마음이 무거운 아이

→ 동무와 다툰 뒤 받아들여지지 못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무거운 아이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서천석, 창비, 2015) 264쪽


배롱나무는 얼마나 많은 감정을 갖고 있었을까

→ 배롱나무는 얼마나 많이 헤아릴까

→ 배롱나무는 얼마나 너른 마음일까

→ 배롱나무는 얼마나 갖가지로 느낄까

《구구》(고영민, 문학동네, 2015) 110쪽


항상 좋아한다는 감정만으로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고 만다

→ 늘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 달라질 수 있으리라고 여기고 만다

→ 노상 좋아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잘못 보고 만다

《솔로 이야기 4》(타니카와 후미코/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6) 77쪽


솔직한 감정과 느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로 한 것이다

→ 마음과 느낌을 꾸밈없이 얘기하기로 했다

→ 마음과 느낌을 터놓고 얘기하기로 했다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케이, 모요사, 2016) 18쪽


무대 위의 공연이 보여주는 콘셉트는 ‘섹시’이고,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요구되는 감정은 ‘모성애’다

→ 마루에서는 ‘벗기기’를 밝히고, 무르익으면 ‘어머니’를 보여준다

→ 마당에서는 ‘벗기기’요, 달아오르면 ‘어머니 사랑’을 외친다

《외롭지 않은 말》(권혁웅, 마음산책, 2016) 225쪽


감정이 결여된 목소리로

→ 마음이 빠진 목소리로

→ 메마른 목소리로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요네자와 호노부/김선영 옮김, 엘릭시르, 2016) 216쪽


물고기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최근까지도 비과학적인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 물고기가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요즈막까지도 엉뚱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 물고기한테 느낌이 있다는 생각은 요새까지도 터무니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 물고기한테 마음이 있다는 생각은 요즈음까지도 말이 안 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물고기는 알고 있다》(조너선 밸컴/양병찬 옮김, 에이도스, 2017) 129쪽


아직 그 어린아이 같은 감정이 그립습니다

→ 아직 그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그립습니다

→ 아직 그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 그립습니다

《삼등여행기》(하야시 후미코/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2017) 94쪽


이 마법은 언제나 인간의 감정이 자리잡고 있는 깊은 원천에서 솟아난다

→ 이 꽃힘은 언제나 우리 마음이 자리잡는 깊은 곳에서 솟아난다

→ 이 빛힘은 언제나 마음이 자리잡는 깊은 데에서 솟아난다

→ 이 꽃손은 언제나 우리 마음이 자리잡는 밑바탕에서 솟아난다

→ 이 빛은 언제나 마음이 자리잡는 밑물에서 솟아난다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레진 드탕벨/문혜영 옮김, 펄북스, 2017) 59쪽


아무 악감정도 없는 사람들이

→ 아무 미움도 없는 사람들이

→ 아무도 안 미운 사람들이

《들꽃, 공단에 피다》(아사히 비정규직지회, 한티재, 2017) 87쪽


감정 글쓰기 수업은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을 키워드로 제시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글로 써 보는 것입니다

→ 마음 글쓰기 배움꽃은 배움이가 느끼는 대로 글감을 내놓아 저마다 털털하게 이야기를 쓰도록 이끕니다

→ 마음 글쓰기는 저마다 느끼는 대로 바탕말을 일러주고 스스로 꾸밈없이 이야기를 쓰도록 합니다

→ 마음 글쓰기는 스스로 느끼는 대로 열쇠말을 밝혀서 저마다 제 이야기를 쓰도록 돕습니다

《괜찮아, 나도 그래》(순천 신흥중학교 북적북적동아리·황왕용, 학교도서관저널, 2017) 16쪽


정확한 운지법을 익히지 않으면 감정과 사고의 통합에 다다를 수 없어요

→ 제대로 누르도록 안 익히면 마음과 생각을 어우를 수 없어요

→ 손가락길을 제대로 안 익히면 마음과 생각이 함께할 수 없어요

→ 손가락을 제대로 안 짚으면 마음과 생각이 하나일 수 없어요

→ 손놀림을 제대로 안 익히면 마음과 생각이 빛날 수 없어요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2017) 284쪽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 어떻게 느끼는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곧 느낄 수 있었다

《인디고 파워를 깨워라》(도린 버츄·찰스 버츄/여연 옮김, 샨티, 2018) 77쪽


빛에 예민하게 반짝이는 감정의 액세서리를 했네

→ 빛에 바로 반짝이는 마음치레를 했네

→ 빛에 곧장 반짝이는 마음을 치레했네

→ 빛에 곧장 반짝이는 마음을 꾸몄네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문태준, 문학동네, 2018) 54쪽


이럴 때는 부정적 감정을 느낄 필요성과 권리를 인정하도록 하자

→ 이럴 때는 나쁘게 느껴도 된다고 여기자

→ 이럴 때는 싫어해도 된다고 받아들이자

→ 이럴 때는 꺼려도 된다고 받아들이자

《비관주의자를 위한 낙관주의 수업》(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박태신 옮김, 가지출판사, 2018) 116쪽


그냥 쓸데없는 감정은 필요없으니까

→ 그냥 쓸데없는 생각은 덧없으니까

→ 그냥 쓸데없는 느낌은 군더더기니까

→ 그냥 쓸데없는 마음은 짐이니까

《드래곤볼 슈퍼 9》(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9) 14쪽


내가 느끼는 감정조차

→ 내 느낌조차

→ 내 속내조차

→ 내 속마음조차

→ 내 속빛조차

《변명과 취향》(김영건, 최측의농간, 2019) 241쪽


그 양반처럼 잘나가지 못한 데서 억한 감정을 품게 된 것 같다

→ 그이처럼 잘나가지 못해서 억한 마음을 품은 듯하다

→ 그분처럼 잘나가지 못해서 억한 마음인 듯하다

《취미로 직업을 삼다》(김욱, 책읽는고양이, 2019) 35쪽


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껴 더욱 힘들다는 감정을 갖는다

→ 예전보다 더 끊겼다고 느껴 더욱 힘들다고 여긴다

→ 옛날보다 더더 빼앗겼다 느껴 더욱 힘들다고 본다

《타락한 저항》(이라영, 교유서가, 2019) 23쪽


비누는 비누의 이름보다 좀더 슬픔을 가진 뼈대의 감정에 가까워지고

→ 비누는 비누란 이름보다 좀더 슬픈 뼈대라는 마음에 가깝고

→ 비누는 비누란 이름보다 좀더 슬프게 뼈대 마음에 가깝고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23쪽


놀람 반, 부러움 반과 같은 감정이 든다

→ 놀랍고 부럽기도 한다

→ 놀라면서 부럽다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이정하, 스토리닷, 2020) 78쪽


불안으로 마음이 흔들리고 분노의 감정을 제어할 수 없던 시절

→ 마음이 흔들리고 미운데 누를 수 없던 때

→ 마음이 흔들리고 싫은데 달랠 수 없던 무렵

→ 마음이 흔들리고 불길을 못 끄던 철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오카 에리/황국영 옮김, 자기만의방, 2020) 4쪽


별러서 온 올레길인데 감정소모하며 걸어야 하다니 속이 말이 아니었다

→ 별러서 온 올레길인데 부글거리며 걸어야 하다니 속이 말이 아니다

→ 별러서 온 올레길인데 속을 태우며 걸어야 하다니 속이 말이 아니다

《비로소 나를 만나다》(김건숙, 바이북스, 2021) 52쪽


오래된 감정의 층을 감추고 피하면서 바쁘게

→ 오래된 앙금을 감추고 비키면서 바쁘게

→ 오래된 응어리를 감추고 빼면서 바쁘게

《당신이라는 습관을 깨라》(조 디스펜자/편기욱 옮김, 샨티, 2021) 199쪽


종이 위에 내 감정을 여과 없이 토해냈다

→ 종이에 내 느낌을 거리낌없이 밝혔다

→ 종이에 내 마음을 고스란히 쏟아냈다

《나의 종이들》(유현정, 책과이음, 2022) 7쪽


내 글이 감정보다 이성에 호소하기 바란다

→ 내 글이 마음보다 넋에 부르짖기 바란다

→ 내 글이 느낌보다 빛에 외치기 바란다

《난 그 여자 불편해》(최영미, 이미, 2023) 57쪽


화해를 통해 지난 감정은 새로운 감정으로 바뀐다

→ 손을 잡으면서 묵은 마음은 새로운 마음이 된다 

→ 서로 녹이면서 묵은 마음은 새롭게 바뀐다

《살림문학》(김대성·강경주와 12사람, 곳간, 2024) 37쪽


모두가 연애 감정을 키워 가는 가운데 나는 웃으면서 방관자를 연기하고 있었다

→ 모두가 가슴뛰는데 나는 웃으며 구경하는 척한다

→ 모두가 설레는데 나는 웃으며 모르는 체한다

→ 모두가 들뜨는데 나는 웃으며 딴청을 한다

《133cm의 풍경 2》(히루노 츠키코/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24) 48쪽


요새 뮤지컬을 자주 번역하면서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 요새 춤노래를 자주 옮기면서 두 마음이다

→ 요새 판노래를 자주 옮기면서 둘을 느낀다

《오역하는 말들》(황석희, 북다, 2025)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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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단어 單語


 영어 단어 → 영어 낱말

 단어가 어렵다 → 말이 어렵다 / 마디가 어렵다

 예쁜 단어 → 예쁜 말 / 예쁜 낱말

 기초 단어 → 바탕말 / 밑말

 2개의 단어 → 두 낱말 / 두 말

 여덟 단어 → 여덟 마디 / 여덟 조각


  ‘단어(單語)’는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철수가 영희의 일기를 읽은 것 같다.”에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철수’, ‘영희’, ‘일기’, ‘읽은’, ‘같다’와 조사 ‘가’, ‘의’, ‘를’, 의존 명사 ‘것’ 따위이다 ≒ 낱말·어사(語詞)”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낱말’로 고쳐쓰면 될 텐데, 낱말책을 더 들추면 ‘낱말’은 “[언어] = 단어(單語)”로 다룹니다. 참 얄궂습니다. 뜻풀이를 거꾸로 붙인 셈입니다. 이러구러 ‘단어’는 ‘낱말·글·글씨’나 ‘마디·조각·조각글’로 고쳐씁니다. ‘말·말꼴·말붙이’나 ‘말마디·말씨·말품새’로 고쳐쓸 만합니다. ‘씨·씨말·씨앗말’이나 ‘이름·이르다·이른바·이름길·이름결’로 고쳐써도 되고요. ㅍㄹㄴ


‘쑥쑥’이라는 말은 어느 언어에서나 대단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단어랍니다

→ ‘쑥쑥’이라는 말은 어디에서나 대단히 힘있는 낱말이랍니다

→ ‘쑥쑥’은 어디에서나 대단히 힘이 있는 말이랍니다

→ ‘쑥쑥’은 어느 나라에서나 대단히 힘찬 말이랍니다

《아북거 아북거》(로알드 달/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1997) 34쪽


박정희를 쓰면서 나는 두 단어를 생각했다. 소박(素朴)과 자주(自主)

→ 나는 박정희를 쓰면서 두 낱말을 생각했다. 수수와 스스로

→ 나는 박정희를 쓰면서 두 낱말을 생각했다. 단출와 몸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2》(조갑제, 조선일보사, 1998) 10쪽


혼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전혀 단어 노릇을 못 한다

→ 혼자서는 딱히 뜻이 없기 때문에 낱말 노릇을 조금도 못 한다

→ 혼자서는 아무 뜻이 없기 때문에 말 노릇을 하나도 못 한다

《가짜 영어사전》(안정효, 현암사, 2000) 247쪽


단어의 의미라면 사전에 쓰여 있다

→ 낱말뜻이라면 낱말책에 있다

→ 낱말풀이라면 말책에 있다

→ 말뜻이라면 말꽃에 있다

→ 말풀이라면 낱말책에 있다

→ 낱말은 말책에 다 풀이하였다

→ 낱말뜻은 말꽃에 다 나온다

→ 말뜻은 낱말책을 찾으면 안다

→ 말풀이는 말책을 뒤지면 된다

《번역과 번역가들》(쓰지 유미/송태욱 옮김, 열린책들, 2005) 122쪽


선거철마다 텔레비전에서 왕왕거리는 단어가 시의적절하게도 떠올랐는가 보다

→ 뽑기철마다 보임틀에서 왕왕거리는 말이 딱 떠올랐는가 보다

→ 가림철마다 보임그림에서 왕왕거리는 말이 바로 떠올랐는가 보다

→ 고름철마다 바보틀에서 왕왕거리는 말이 마침 떠올랐는가 보다

《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최은숙, 샨티, 2006) 38쪽


배운 사람들의 단어를 쓰는 적이 없었지만

→ 배운 사람들 말을 쓰는 적이 없지만

→ 배운 사람들처럼 말하는 적이 없지만

《퇴곡리 반딧불이》(유소림, 녹색평론사, 2008) 22쪽


오로지 정치적인 선동을 위한 비장한 어조의 문장에만 장식처럼 등장하는 이 단어를

→ 오로지 벼슬 앞잡이로 대차게 쓰는 글을 꾸밀 적에만 나오는 이 낱말을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목수정, 레디앙, 2008) 71쪽


열쇠라는 단어를

→ 열쇠라는 낱말을

→ 열쇠라는 말을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 주는 꼬마 마법사》(다니엘 시마르·쥬느비에브 꼬떼/안지은 옮김, 세상모든책, 2009) 2쪽


이따금씩 들려오는 뉴스 중에서 참 자극적으로 귓가에 꽂히는 단어가 몇 있다

→ 이따금 들려오는 이야기에서 참 따갑게 귓가에 꽂히는 낱말이 몇 있다

《내 사람이다》(곽정은, 달, 2012) 51쪽


예전에는 단어의 뜻을 영어로 적었다

→ 예전에는 낱말뜻을 영어로 적었다

→ 예전에는 말뜻을 영어로 적었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줌파 라히리/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2015) 41쪽


원자폭탄을 겪은 사람들을 지칭할 때, 일본인들은 ‘생존자’라는 단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

→ 버섯불을 겪은 사람을 가리킬 때, 일본사람은 ‘산사람’이라는 말을 되도록 안 쓰려 했다

→ 불벼락을 겪은 사람을 가리킬 때, 일본사람은 ‘살아남다’라는 낱말을 거의 안 쓰려 했다

《1945년 히로시마》(존 허시/김영희 옮김, 책과함께, 2015) 160쪽


편편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우리는 간절한 단어를 썼습니다

→ 반반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애타는 낱말을 씁니다

→ 판판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목마른 말씨를 씁니다

《운동장 편지》(복효근, 창비교육, 2016) 16쪽


단어 한 방울로 만드는

→ 낱말 한 방울로 짓는

→ 말씨 한 방울로 짓는

→ 글씨 한 방울로 짓는

《시》(조인선, 삼인, 2016) 94쪽


나는 ‘타샤의책방’에 붙어 있는 “집필 클럽”이라는 단어를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 나는 ‘타샤책집’에 붙은 “쓰기 모임”이라는 말을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 나는 ‘타샤책집’에 붙은 “글동아리”라는 낱말을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김건숙, 바이북스, 2017) 173쪽


그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단어를 틀리게 발음한 것이었다

→ 그 모임에서 눈부신 대목은, 낱말을 틀리게 말하기였다

→ 그 모임은 낱말을 틀리게 소리내어 돋보였다

《동네에서 제일 싼 프랑스》(서정학, 문학과지성사, 2017) 42쪽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녹색’이라는 단어는 ‘자란다’라는 동사와 어원을 같이한다

→ 온누리 어디를 가나 ‘풀빛’이라는 낱말은 ‘자란다’라는 움직씨와 말밑이 같다

→ 모든 나라에서 ‘푸르다’하고 ‘자라다’는 말밑이 같다

→ 어느 나라이든 ‘푸르다’랑 ‘자라다’는 말뿌리가 같다

《랩걸》(호프 자런/김희정 옮김, 알마, 2017) 400쪽


옛날부터 써 온 단어에

→ 옛날부터 써 온 말에

→ 옛날부터 쓰던 낱말에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요시오카 노보루·니시 슈쿠/문방울 옮김, SEEDPAPER, 2018) 73쪽


책이라는 건 묘한 데가 있어서 한 문장이나 단어 하나만 봐도 그것을 읽고 있는 나의 삶, 나라는 존재로 곧장 눈을 돌리게 할 때가 많습니다

→ 책이란 대단해서 글줄이나 낱말 하나만 읽어도 내 삶과 숨결로 곧장 눈을 돌립니다

→ 책이란 대단해서 글발이나 낱말 하나만 읽어도 삶과 숨빛을 곧장 떠올립니다

→ 책이란 재미있어서 슬쩍 보기만 해도 삶과 넋을 곧장 생각합니다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마음산책, 2018) 7쪽


너희도 원래 뜻을 모르면서 사용하는 단어가 많을 텐데

→ 너희도 제뜻을 모르면서 쓰는 말이 많을 텐데

→ 너희도 참뜻을 모르면서 쓰는 낱말이 많을 텐데

→ 너희도 속뜻을 모르면서 쓰는 말씨가 많을 텐데

《보석의 나라 8》(이치카와 하루코/신혜선 옮김, YNK MEDIA, 2019) 35쪽


마법의 단어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 놀라운 낱말 짜증은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이진송, 다산책방, 2019) 15쪽


각 페이지의 그림은 단어의 뜻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쪽마다 실은 그림을 보면 낱말뜻을 더욱 생생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 낱말뜻을 더욱 생생하게 헤아리라고 쪽마다 그림을 실었습니다

《사춘기 준비 사전》(박성우, 창비, 2019) 5쪽


잠재의식(subconscious mind)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배후 혹은 의식 너머에 존재하거나 거기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 숨은빛이라는 말은 마음 뒤나 생각 너머에 있거나 거기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 밑마음이라 하면 마음 뒤켠이나 생각 너머이거나 거기서 흐른다는 뜻이다

《치유, 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켈리 누넌 고어스/황근하 옮김, 샨티, 2020) 73쪽


페이소스라는 단어를 정치인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 눈물이라는 낱말이 벼슬꾼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

→ 눈물꽃이라는 말을 감투꾼이 들려줄 줄은 몰랐다

→ 슬픔꽃이라는 낱말을 벼슬아치가 읊을 줄은 물랐다

→ 마음빛이라는 말을 감투잡이가 할 줄은 몰랐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 걷는사람, 2020) 164쪽


공동체 소멸 역시 각자도생이란 단어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 무너지는 마을도 따로따로란 낱말과 함께 눈길을 받는다

→ 우리는 사라지는 마을과 혼자살기를 눈여겨본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김탁환, 해냄, 2020) 1쪽


채식주의자라는 단어보다 채식인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 풀밥바라기라는 말보다 풀밥이라는 이름을 흔히 쓰기도 합니다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1) 22쪽


나는 멘토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 관대함, 신뢰감, 푸근함을 무척 좋아한다

→ 나는 마음벗이라는 말이 아늑하고 너그럽고 미덥고 푸근해서 무척 반긴다

→ 나는 길동무라는 낱말이 느긋, 넉넉, 듬직, 푸근해서 무척 즐겁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장명숙, 김영사, 2021) 39쪽


저는 단어생활자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 저는 낱말살림꾼입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 저는 낱말로 산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 2021) 6쪽


코로나블루는 작년 한 해를 설명하는 단어 중 하나였죠

→ 슬픔앓이는 지난 한 해를 풀이하는 낱말이지요

→ 슬픔꽃은 지난 한 해를 얘기하는 낱말이지요

《womankind vol 14》(나희영 엮음, 바다출판사, 2021) 4쪽


나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탈라소필thalassophile(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 나를 한 낱말로 그리자면 아마도 ‘바다사랑’이 가장 어울린다

→ 나는 ‘바다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를 ‘바다사랑꾼’으로 볼 수 있다

《바다 생물 콘서트》(프라우케 바구쉐/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2021) 11쪽


이 잡지의 이름은 생태적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나타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이 달책은 숲넋과 푸른길을 나타낼 한 마디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도쿄의 편집》(스가쓰케 마사노부/현선 옮김, 항해, 2022) 69쪽


보다 간결한 단어로 다듬어 보자 싶어서

→ 더 깔끔한 낱말로 다듬어 보자 싶어서

《여학교의 별 2》(와야마 야마/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2) 125쪽


곡창지대라는 단어부터 머릿속에 떠올랐다

→ 설잔둘이라는 낱말부터 떠올랐다

→ 푸진들이라는 말부터 떠올랐다

→ 너른들이라는 이름부터 떠올랐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 5쪽


내게 자전거라는 단어의 반짝임이 찾아왔다

→ 두바퀴는 반짝이는 낱말로 찾아왔다

→ 두바퀴는 반짝이는 말씨로 찾아왔다

→ 두바퀴라는 낱말이 반짝인다

→ 두바퀴라는 말씨가 반짝거린다

《자전거를 타면 앞으로 간다》(강민영, 자기만의방, 2022) 7쪽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나타내는 단어예요

→ 나를 낮추는 매무새를 나타내요

→ 스스로 낮춘다는 뜻이에요

→ 나를 낮추는 길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26쪽


그들은 간단하고 간편한 단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 그들은 쉽고 짧게 이야기를 한다

→ 그들은 단출하고 가볍게 얘기한다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이보현, 소나무, 2022) 99쪽


마지막 단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내가 묻자

→ 내가 마지막 낱말을 쳐다보며 묻자

→ 내가 끝말을 바라보면서 묻자

《중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2023) 13쪽


‘모부’라는 단어에도 힘을 싣고 싶다

→ ‘어버이’라는 말을 힘껏 쓰고 싶다

→ ‘엄빠’라는 낱말을 힘차게 쓰고 싶다

《날씨와 얼굴》(이슬아, 위고, 2023) 45쪽


그 “좋은 단어”를 쓰지 않는다면 그 말을 빼앗기게 됩니다. 단순히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에 담긴 민주주의 철학마저 잃어버리고 말지요

→ 이 “고운 말”을 쓰지 않는다면 이 말을 빼앗깁니다. 그저 빼앗기지 않고 말에 담긴 들넋까지 잃어버리고 말지요

→ 이 “알뜰한 말”을 쓰지 않는다면 이 말을 빼앗겨요. 그냥 빼앗기지 않고 말에 담긴 사람빛까지 잃어버리고 말지요

《손석춘 교수의 민주주의 특강》(손석춘, 철수와영희, 2024)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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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8.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

 수전 니먼 글/홍기빈 옮김, 생각의힘, 2024.4.25.



고흥군 동강면 이웃님이 햅쌀 작은자루를 안고서 찾아오신다. 요새 논짓기는 논지기 일삯보다 ‘수레꾼(농기계 기사)’ 일삯이 훨씬 높고, 나라에서 ‘논밭손질(농어촌정비)’에 어마어마하다 싶은 돈을 쏟아붓는다지. 온통 삽질로 나라돈을 줄줄 흘리는 얼개이다. 이 나라가 아름다우려면 시골에서 삽질을 멈춰야 한다. 엊그제 고흥군 나로면에서 또 펑 쏘아올렸다는데, 얼추 30km 떨어진 우리집이 덜덜 흔들리고 미닫이까지 덜덜 떨렸다. 고흥을 둘러싼 바다살림과 갯살림은 떨림(진동피해)이 어마어마하리라 느낀다. 바다와 시골에 흘리거나 버리는 쓰레기는 얼마나 많을까. 다들 ‘발사 성공!’에 손뼉치지만, 시골사람으로서 이 깨끗바다와 깨끗들숲을 또 뒤흔들고 망가뜨리는 짓에 돈을 얼마나 퍼부었는지 아리송하고 끔찍하기까지 하다. 우리는 길을 잃은 채 “길을 잃은 줄 모르는” 굴레살이 같다.


《워크는 좌파가 아니다》를 읽는다. 책이름 그대로 ‘워크’도, ‘미국·한국 민주당’도 왼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오른길도 드물거나 뜸하다. 왼길이라 할 사람도, 오른길이라 여길 사람도, 가운길이라 볼 사람마저 참으로 적다. 다들 이름과 허울은 커다랗게 내세우지만, 정작 이놈·저놈·그놈 모두 ‘돈바라기’라고 느낀다. 돈이 되면 우르르 몰리고, 돈을 쥐면서 담벼락을 세우고 끼리끼리 뭉치는 그들은 ‘워크·왼길·오른길·가운길’ 가운데 어느 쪽도 아닌 그냥 ‘돈길(돈에 미쳐서 돌아버린 길)’이라고 보아야 맞다. 가난한 적이 없으면서 가난흉내를 하거나 가난일꾼을 걱정하는 시늉을 하는 그들은 쉽게 티가 난다. 예전에는 가난했다지만 이제는 돈·이름·힘을 거머쥔 그들이 쓰는 글과 펴는 말도 다 티가 난다. “돌고돌며 서로서로 돕는 돈”이 아니라, “돌더미로 가두어 돌머리로 갇히는 돈”이 판치면서 목소리만 ‘워크’라 외친들, ‘깨어난 척’으로는 그냥 깨질 뿐이다.


#LeftIsNotWoke #SusanNeiman


ㅍㄹㄴ


'대장동 50억 클럽' 곽상도 아들 징역 9년·벌금 50억 구형(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68676?rc=N&ntype=RANKING


무인매장서 영상 유포…“소문 다 났다” 끝내 숨진 여고생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64746?sid=10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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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27.


《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글/한유주 옮김, 마티, 2022.3.21.



아침에 바람이 드세더니 비구름이 몰리고 비가 살짝 뿌리는데 이내 해가 난다. 다시금 구름이 짙게 덮고서 비를 좍좍 뿌리더니 슬며시 해가 나고 환하다. 그리고 또 구름이 몰리면서 비를 솨아아 뿌린다. 14시 무렵에는 구름만 하얗다.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나온다. 오늘은 ‘겨울맞이비’이지 싶다. 아직 겨울잠에 들지 않은 개구리더러 더 미루지 말라는 뜻이라고 느낀다.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에 나오니 청둥오리 열 마리가 냇물에서 헤엄을 친다. 못이며 내를 스칠 적마다 겨울오리가 몇씩 있는지 헤아린다. 《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를 읽는다. 영어 ‘still’은 어떻게 옮겨야 어울릴까? 다 다른 삶에 따라 새롭게 옮겨야 할 테지. “아직 쓰는”도 “그대로 쓰는”도 “이어서 쓰는”도 “늘 쓰는”도 “가만히 쓰는”도 “꾸준히 쓰는”도 “언제나 쓰는”도 “내내 쓰는”도 “내처 쓰는”도 “지며리 쓰는”도 있을 텐데, 나는 ‘비내리는’ 숨빛처럼 쓰는 길을 즐긴다. 빗물이 모두 비우다가 우리 손길을 닿으며 새롭게 빚어서 빛을 이루듯, 비가 내리듯 “내리 쓰는” 글을 열 적에는, 냇빛을 담아 ‘가시내·사내’이듯, 저마다 몸마음에 담은 물줄기를 새록새록 알아보면서 지피는, 꽃으로 피는, 파랗고 푸른 핏물 한 방울을 느낀다.


#StillWriting #ThePerilsandPleasuresofaCreativeLife #DaniShapiro

- 그저 쓰기 : 새롭게 살며 아슬하며 즐겁다


ㅍㄹㄴ


따릉이 빗속 방치 언제까지…100억 적자 속 녹스는 자전거

https://n.news.naver.com/article/665/0000006245


"새벽배송으로 육아", 워킹맘들의 반발..'2500만명' 서비스의 위기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439235?sid=101


[시론] 새벽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규제인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16049?sid=110


‘새벽배송=발암물질’ 발언, 갈등만 키우고 해법은 실종[기자수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170076?sid=101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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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로봇 퐁코 8 - S코믹스 S코믹스
야테라 케이타 지음, 조원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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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2.

헌살림이란 손살림


《고물 로봇 퐁코 8》

 야테라 케이타

 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5.9.24.



  누구나 마음에서 울리는 소리를 듣는다고 느낍니다. 마음소리가 늘 또렷하게 들리는 사람이 있고, 얼핏 느끼는 사람이 있고, 아직 귀를 덜 틔워서 잘 느끼지 못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만 누구나 마음이 있기에 마음소리도 누구한테나 흐릅니다.


  까다롭거나 버겁구나 싶은 일을 맞닥뜨릴 때면 으레 마음소리 한 마디를 들어요. “자, 얼마나 즐겁니? 이 모든 고비와 가시밭과 봉우리는 네가 기쁘게 맞닥뜨리면서 넘어갈 배움길이란다.” 하는 마음소리를 가만히 들으면서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그렇지요, 수월하면 수월하게 거닐며 배웁니다. 고단하면 고단하게 내딛으며 배웁니다. 힘겨우면 힘겹게 맞이하며 배웁니다. 가벼우면 가볍게 풀면서 배웁니다.


  《고물 로봇 퐁코 8》을 읽으며 지난 일곱걸음을 되새깁니다. ‘낡은아이 낡다’라 할 만한 줄거리인데, 나이만 먹은 아이로 여기면 ‘낡다’요, 오래오래 사람 곁에서 이야기를 펴고 들려주고 들으며 함께 자라는 사이로 본다면 ‘날다’입니다. 언제나 말끝 하나로 만나고 닿고 잇습니다. 하루하루 함께 날듯 어울린다면 ‘날다’라는 이름이요, 그저 나이만 잔뜩 먹어서 곧 죽을 텐데 하고 여기면 하나도 안 배우면서 그만 ‘낡다’라는 이름입니다.


  어린이만 배우지 않습니다. 푸름이만 배우지 않습니다. 스무 살에 이르면 그만 배워도 되나요? 스물다섯 살이나 서른 살이면 안 배워도 되나요? 마흔 살이나 쉰 살에 배움길을 안 걸으면 어찌 바뀔까요? 예순 살이나 일흔 살이기에 굳이 뭘 배우냐고 손사래치면 어떤 모습인가요? 누구나 여든 살이건 온 살이건 두온 살이건 기쁘게 배우기에 새롭게 피어나는 나날입니다.


  꽃은 그저 꽃이되, 암꽃과 수꽃이 나란합니다. 모든 꽃은 그저 꽃이되, 첫달꽃과 셋쨋달꽃과 닷쨋달꽃과 일곱쨋달꽃과 아홉쨋달꽃과 열한쨋달꽃처럼, 다달이 다른 꽃입니다. 우리는 이른꽃과 늦꽃으로 나누기도 하고, 봄꽃과 여름꽃과 가을꽃과 겨울꽃처럼 말하기도 합니다. 달과 철마다 다르기에, 어떻게 다른지 그립니다. 암수가 다른 결이니 겉모습과 속빛을 헤아려 새롭게 이름을 붙입니다.


  나쁘게 붙이는 이름이 아니고, 따돌리거나 괴롭히려고 붙이는 이름이 아닙니다. 언제나 그저 그대로 고스란히 바라보는 동안 차분히 받아들이면서 나누는 이름입니다. 일본말 ‘퐁코’이든 우리말 ‘낡다’이든 대수롭지 않아요. 서로 다른 두 나라에서 서로 나란히 가리키면서 즐겁게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 이름 하나롤 혀에 얹으면서 새롭게 이 하루를 맞이하면 느긋하겠지요. ‘헌살림’이란 ‘한살림’하고 나란하되 다릅니다. ‘한살림’이란 함께 가꾸면서 하늘빛을 품는 길입니다. ‘헌살림’이란 우리가 저마다 손을 대어 손길과 손빛을 담으며 새롭게 허허바다처럼 뻗는 가없이 즐거운 길입니다.


ㅍㄹㄴ


“으음, 할아비는 이제 그만 가도 되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7쪽)


“날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주 잘 알았다.” “아니에요. 방금 건 어쩔 수 없이.” (12쪽)


“할아버지가 복잡한 곳 안 좋아하는 거 뻔히 아는데도, 여기저기 막 데리고 돌아다녔으니까, 그래도 할아버지가 도쿄를 마음에 들어하면, 이렇게 퐁코랑 같이 가끔씩 놀러올 거 아니야?” (20쪽)


“유우나는 이런 데서 공부하고 있구나∼.” “훌륭하시죠!”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거 맞겠지?” “모두가 즐거워하는 훌륭한 학교예요!” (46쪽)


“어지간히 소중한 로봇인가 봐요?” “뭐? 난 그냥 아직 쓸 수 있는 걸 버리는 게 아까워서!” “하지만 이렇게까지 오래된 로봇은 보통 수리를 안 해서요.” (96쪽)


“퐁코네 할아버지다!” “와―! 퐁코네 할아버지!” “퐁코네 할아버지가 아닌데.” (145쪽)


#ぽんこつポン子 #矢寺圭太


+


《고물 로봇 퐁코 8》(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5)


이런 망측한 곳을

→ 이런 끔찍한 곳을

→ 이 볼썽없는 곳을

→ 이 꼴사나운 곳을

8쪽


같이 가끔씩 놀러올 거 아니야

→ 같이 가끔 놀러올 수 있잖아

20쪽


보통 수리를 안 해서요

→ 으레 안 고쳐서요

→ 다들 손을 안 봐서요

9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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