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단어 單語


 영어 단어 → 영어 낱말

 단어가 어렵다 → 말이 어렵다 / 마디가 어렵다

 예쁜 단어 → 예쁜 말 / 예쁜 낱말

 기초 단어 → 바탕말 / 밑말

 2개의 단어 → 두 낱말 / 두 말

 여덟 단어 → 여덟 마디 / 여덟 조각


  ‘단어(單語)’는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철수가 영희의 일기를 읽은 것 같다.”에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철수’, ‘영희’, ‘일기’, ‘읽은’, ‘같다’와 조사 ‘가’, ‘의’, ‘를’, 의존 명사 ‘것’ 따위이다 ≒ 낱말·어사(語詞)”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낱말’로 고쳐쓰면 될 텐데, 낱말책을 더 들추면 ‘낱말’은 “[언어] = 단어(單語)”로 다룹니다. 참 얄궂습니다. 뜻풀이를 거꾸로 붙인 셈입니다. 이러구러 ‘단어’는 ‘낱말·글·글씨’나 ‘마디·조각·조각글’로 고쳐씁니다. ‘말·말꼴·말붙이’나 ‘말마디·말씨·말품새’로 고쳐쓸 만합니다. ‘씨·씨말·씨앗말’이나 ‘이름·이르다·이른바·이름길·이름결’로 고쳐써도 되고요. ㅍㄹㄴ


‘쑥쑥’이라는 말은 어느 언어에서나 대단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단어랍니다

→ ‘쑥쑥’이라는 말은 어디에서나 대단히 힘있는 낱말이랍니다

→ ‘쑥쑥’은 어디에서나 대단히 힘이 있는 말이랍니다

→ ‘쑥쑥’은 어느 나라에서나 대단히 힘찬 말이랍니다

《아북거 아북거》(로알드 달/지혜연 옮김, 시공주니어, 1997) 34쪽


박정희를 쓰면서 나는 두 단어를 생각했다. 소박(素朴)과 자주(自主)

→ 나는 박정희를 쓰면서 두 낱말을 생각했다. 수수와 스스로

→ 나는 박정희를 쓰면서 두 낱말을 생각했다. 단출와 몸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2》(조갑제, 조선일보사, 1998) 10쪽


혼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에 전혀 단어 노릇을 못 한다

→ 혼자서는 딱히 뜻이 없기 때문에 낱말 노릇을 조금도 못 한다

→ 혼자서는 아무 뜻이 없기 때문에 말 노릇을 하나도 못 한다

《가짜 영어사전》(안정효, 현암사, 2000) 247쪽


단어의 의미라면 사전에 쓰여 있다

→ 낱말뜻이라면 낱말책에 있다

→ 낱말풀이라면 말책에 있다

→ 말뜻이라면 말꽃에 있다

→ 말풀이라면 낱말책에 있다

→ 낱말은 말책에 다 풀이하였다

→ 낱말뜻은 말꽃에 다 나온다

→ 말뜻은 낱말책을 찾으면 안다

→ 말풀이는 말책을 뒤지면 된다

《번역과 번역가들》(쓰지 유미/송태욱 옮김, 열린책들, 2005) 122쪽


선거철마다 텔레비전에서 왕왕거리는 단어가 시의적절하게도 떠올랐는가 보다

→ 뽑기철마다 보임틀에서 왕왕거리는 말이 딱 떠올랐는가 보다

→ 가림철마다 보임그림에서 왕왕거리는 말이 바로 떠올랐는가 보다

→ 고름철마다 바보틀에서 왕왕거리는 말이 마침 떠올랐는가 보다

《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최은숙, 샨티, 2006) 38쪽


배운 사람들의 단어를 쓰는 적이 없었지만

→ 배운 사람들 말을 쓰는 적이 없지만

→ 배운 사람들처럼 말하는 적이 없지만

《퇴곡리 반딧불이》(유소림, 녹색평론사, 2008) 22쪽


오로지 정치적인 선동을 위한 비장한 어조의 문장에만 장식처럼 등장하는 이 단어를

→ 오로지 벼슬 앞잡이로 대차게 쓰는 글을 꾸밀 적에만 나오는 이 낱말을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목수정, 레디앙, 2008) 71쪽


열쇠라는 단어를

→ 열쇠라는 낱말을

→ 열쇠라는 말을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 주는 꼬마 마법사》(다니엘 시마르·쥬느비에브 꼬떼/안지은 옮김, 세상모든책, 2009) 2쪽


이따금씩 들려오는 뉴스 중에서 참 자극적으로 귓가에 꽂히는 단어가 몇 있다

→ 이따금 들려오는 이야기에서 참 따갑게 귓가에 꽂히는 낱말이 몇 있다

《내 사람이다》(곽정은, 달, 2012) 51쪽


예전에는 단어의 뜻을 영어로 적었다

→ 예전에는 낱말뜻을 영어로 적었다

→ 예전에는 말뜻을 영어로 적었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줌파 라히리/이승수 옮김, 마음산책, 2015) 41쪽


원자폭탄을 겪은 사람들을 지칭할 때, 일본인들은 ‘생존자’라는 단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 했다

→ 버섯불을 겪은 사람을 가리킬 때, 일본사람은 ‘산사람’이라는 말을 되도록 안 쓰려 했다

→ 불벼락을 겪은 사람을 가리킬 때, 일본사람은 ‘살아남다’라는 낱말을 거의 안 쓰려 했다

《1945년 히로시마》(존 허시/김영희 옮김, 책과함께, 2015) 160쪽


편편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우리는 간절한 단어를 썼습니다

→ 반반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애타는 낱말을 씁니다

→ 판판하게 잘 마른 나뭇잎에 목마른 말씨를 씁니다

《운동장 편지》(복효근, 창비교육, 2016) 16쪽


단어 한 방울로 만드는

→ 낱말 한 방울로 짓는

→ 말씨 한 방울로 짓는

→ 글씨 한 방울로 짓는

《시》(조인선, 삼인, 2016) 94쪽


나는 ‘타샤의책방’에 붙어 있는 “집필 클럽”이라는 단어를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 나는 ‘타샤책집’에 붙은 “쓰기 모임”이라는 말을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 나는 ‘타샤책집’에 붙은 “글동아리”라는 낱말을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김건숙, 바이북스, 2017) 173쪽


그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단어를 틀리게 발음한 것이었다

→ 그 모임에서 눈부신 대목은, 낱말을 틀리게 말하기였다

→ 그 모임은 낱말을 틀리게 소리내어 돋보였다

《동네에서 제일 싼 프랑스》(서정학, 문학과지성사, 2017) 42쪽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녹색’이라는 단어는 ‘자란다’라는 동사와 어원을 같이한다

→ 온누리 어디를 가나 ‘풀빛’이라는 낱말은 ‘자란다’라는 움직씨와 말밑이 같다

→ 모든 나라에서 ‘푸르다’하고 ‘자라다’는 말밑이 같다

→ 어느 나라이든 ‘푸르다’랑 ‘자라다’는 말뿌리가 같다

《랩걸》(호프 자런/김희정 옮김, 알마, 2017) 400쪽


옛날부터 써 온 단어에

→ 옛날부터 써 온 말에

→ 옛날부터 쓰던 낱말에

《사라질 것 같은 세계의 말》(요시오카 노보루·니시 슈쿠/문방울 옮김, SEEDPAPER, 2018) 73쪽


책이라는 건 묘한 데가 있어서 한 문장이나 단어 하나만 봐도 그것을 읽고 있는 나의 삶, 나라는 존재로 곧장 눈을 돌리게 할 때가 많습니다

→ 책이란 대단해서 글줄이나 낱말 하나만 읽어도 내 삶과 숨결로 곧장 눈을 돌립니다

→ 책이란 대단해서 글발이나 낱말 하나만 읽어도 삶과 숨빛을 곧장 떠올립니다

→ 책이란 재미있어서 슬쩍 보기만 해도 삶과 넋을 곧장 생각합니다

《소설가의 사물》(조경란, 마음산책, 2018) 7쪽


너희도 원래 뜻을 모르면서 사용하는 단어가 많을 텐데

→ 너희도 제뜻을 모르면서 쓰는 말이 많을 텐데

→ 너희도 참뜻을 모르면서 쓰는 낱말이 많을 텐데

→ 너희도 속뜻을 모르면서 쓰는 말씨가 많을 텐데

《보석의 나라 8》(이치카와 하루코/신혜선 옮김, YNK MEDIA, 2019) 35쪽


마법의 단어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 놀라운 낱말 짜증은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이진송, 다산책방, 2019) 15쪽


각 페이지의 그림은 단어의 뜻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쪽마다 실은 그림을 보면 낱말뜻을 더욱 생생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 낱말뜻을 더욱 생생하게 헤아리라고 쪽마다 그림을 실었습니다

《사춘기 준비 사전》(박성우, 창비, 2019) 5쪽


잠재의식(subconscious mind)이라는 단어는 마음의 배후 혹은 의식 너머에 존재하거나 거기서 작동한다는 의미이다

→ 숨은빛이라는 말은 마음 뒤나 생각 너머에 있거나 거기서 움직인다는 뜻이다

→ 밑마음이라 하면 마음 뒤켠이나 생각 너머이거나 거기서 흐른다는 뜻이다

《치유, 최고의 힐러는 내 안에 있다》(켈리 누넌 고어스/황근하 옮김, 샨티, 2020) 73쪽


페이소스라는 단어를 정치인의 입에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 눈물이라는 낱말이 벼슬꾼 입에서 나올 줄은 몰랐다

→ 눈물꽃이라는 말을 감투꾼이 들려줄 줄은 몰랐다

→ 슬픔꽃이라는 낱말을 벼슬아치가 읊을 줄은 물랐다

→ 마음빛이라는 말을 감투잡이가 할 줄은 몰랐다

《좌파 고양이를 부탁해》(김봄, 걷는사람, 2020) 164쪽


공동체 소멸 역시 각자도생이란 단어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 무너지는 마을도 따로따로란 낱말과 함께 눈길을 받는다

→ 우리는 사라지는 마을과 혼자살기를 눈여겨본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김탁환, 해냄, 2020) 1쪽


채식주의자라는 단어보다 채식인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 풀밥바라기라는 말보다 풀밥이라는 이름을 흔히 쓰기도 합니다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1) 22쪽


나는 멘토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 관대함, 신뢰감, 푸근함을 무척 좋아한다

→ 나는 마음벗이라는 말이 아늑하고 너그럽고 미덥고 푸근해서 무척 반긴다

→ 나는 길동무라는 낱말이 느긋, 넉넉, 듬직, 푸근해서 무척 즐겁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장명숙, 김영사, 2021) 39쪽


저는 단어생활자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 저는 낱말살림꾼입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 저는 낱말로 산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단어의 집》(안희연, 한겨레출판, 2021) 6쪽


코로나블루는 작년 한 해를 설명하는 단어 중 하나였죠

→ 슬픔앓이는 지난 한 해를 풀이하는 낱말이지요

→ 슬픔꽃은 지난 한 해를 얘기하는 낱말이지요

《womankind vol 14》(나희영 엮음, 바다출판사, 2021) 4쪽


나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탈라소필thalassophile(바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 나를 한 낱말로 그리자면 아마도 ‘바다사랑’이 가장 어울린다

→ 나는 ‘바다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 나를 ‘바다사랑꾼’으로 볼 수 있다

《바다 생물 콘서트》(프라우케 바구쉐/배진아 옮김, 흐름출판, 2021) 11쪽


이 잡지의 이름은 생태적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나타낼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이 달책은 숲넋과 푸른길을 나타낼 한 마디로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도쿄의 편집》(스가쓰케 마사노부/현선 옮김, 항해, 2022) 69쪽


보다 간결한 단어로 다듬어 보자 싶어서

→ 더 깔끔한 낱말로 다듬어 보자 싶어서

《여학교의 별 2》(와야마 야마/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2) 125쪽


곡창지대라는 단어부터 머릿속에 떠올랐다

→ 설잔둘이라는 낱말부터 떠올랐다

→ 푸진들이라는 말부터 떠올랐다

→ 너른들이라는 이름부터 떠올랐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구로카와 유지/안선주 옮김, 글항아리, 2022) 5쪽


내게 자전거라는 단어의 반짝임이 찾아왔다

→ 두바퀴는 반짝이는 낱말로 찾아왔다

→ 두바퀴는 반짝이는 말씨로 찾아왔다

→ 두바퀴라는 낱말이 반짝인다

→ 두바퀴라는 말씨가 반짝거린다

《자전거를 타면 앞으로 간다》(강민영, 자기만의방, 2022) 7쪽


자기를 낮추는 태도를 나타내는 단어예요

→ 나를 낮추는 매무새를 나타내요

→ 스스로 낮춘다는 뜻이에요

→ 나를 낮추는 길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26쪽


그들은 간단하고 간편한 단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 그들은 쉽고 짧게 이야기를 한다

→ 그들은 단출하고 가볍게 얘기한다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이보현, 소나무, 2022) 99쪽


마지막 단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내가 묻자

→ 내가 마지막 낱말을 쳐다보며 묻자

→ 내가 끝말을 바라보면서 묻자

《중급 한국어》(문지혁, 민음사, 2023) 13쪽


‘모부’라는 단어에도 힘을 싣고 싶다

→ ‘어버이’라는 말을 힘껏 쓰고 싶다

→ ‘엄빠’라는 낱말을 힘차게 쓰고 싶다

《날씨와 얼굴》(이슬아, 위고, 2023) 45쪽


그 “좋은 단어”를 쓰지 않는다면 그 말을 빼앗기게 됩니다. 단순히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에 담긴 민주주의 철학마저 잃어버리고 말지요

→ 이 “고운 말”을 쓰지 않는다면 이 말을 빼앗깁니다. 그저 빼앗기지 않고 말에 담긴 들넋까지 잃어버리고 말지요

→ 이 “알뜰한 말”을 쓰지 않는다면 이 말을 빼앗겨요. 그냥 빼앗기지 않고 말에 담긴 사람빛까지 잃어버리고 말지요

《손석춘 교수의 민주주의 특강》(손석춘, 철수와영희, 2024)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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