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역 驛


 역 광장 → 나루마당

 역 대합실 → 나루맞이칸

 역에서 친구들과 만나 → 나루에서 동무하고 만나


  ‘역(驛)’은 “1. 열차가 발착하는 곳 ≒ 철도역 2. [역사] 중앙 관아의 공문을 지방 관아에 전달하며 외국 사신의 왕래, 벼슬아치의 여행과 부임 때 마필(馬匹)을 공급하던 곳. 주요 도로에 대개 30리마다 두었다 ≒ 우역”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일본말씨이면서 중국말씨일 텐데, 이제는 우리말씨로 가다듬을 만합니다. ‘길목·길머리·길마루·길나루·길넘이’나 ‘나루·나루터’로 풀어내 봅니다. ‘노둣길·노둣돌·노두’나 ‘섟·칸·목·터’로 풀어낼 수 있어요. ‘기차나루·칙폭나루’나 ‘징검다리·징검돌·징검길’로 풀어도 어울려요. ㅍㄹㄴ



오늘 우리는 예외적으로 역을 거쳐 돌아갑니다

→ 오늘 우리는 드물게 나루를 거쳐 돌아갑니다

→ 오늘은 여느때와 달리 나루를 거쳐 돌아갑니다

→ 오늘은 여느날과 달리 나루를 거쳐 돌아갑니다

《팔아버린 웃음》(제임스 크뢰스/차경아 옮김, 범조사, 1980) 78쪽


우리 집 식탁은 기차역

→ 우리집 밥자리는 나루

《딱 걸렸어》(박해경, 청개구리, 2017) 16쪽


설경 속의 기차역이 떠오른다

→ 눈밭 칙폭나루가 떠오른다

→ 눈덮인 칙폭나루가 떠오른다

《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김원희, 달, 2020) 47쪽


다음 역을 향해 달립니다

→ 다음 나루로 달립니다

→ 다음 길목으로 달립니다

《당신이라는 문을 열었을 때처럼》(최상해, 문학의전당, 2021) 5쪽


퇴근하는 길에 환승역에서 일단 밖으로 나와

→ 돌아오는 길에 이음터에서 밖으로 나와

→ 들어오는 길에 이음목에서 밖으로 나와

《어서오세요, 책 읽는 가게입니다》(아쿠쓰 다카시/김단비 옮김, 앨리스, 2021) 15쪽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9월 모일 젊은 의원이 역에서 갑자기

→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9월 어느 날 젊은 나리가 나루서 갑자기

《마오 17》(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 17쪽


여기가 정말로 종착역인 거다

→ 여기가 참말로 끝나루이다

→ 여기가 드디어 끝이다

《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이다, 미술문화, 2024)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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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감촉


 비의 감촉을 상상하면서 → 비느낌을 떠올리면서 / 비맛을 그리면서

 너의 감촉을 → 네 손길을 / 네 숨결을 / 네가 만지는

 돌의 감촉은 → 돌에 닿으면 / 돌을 만지면 / 돌느낌은


  ‘감촉(感觸)’은 “외부의 자극이 피부 감각을 통하여 전해지는 느낌 ≒ 촉감(觸感)”을 가리킨다고 해요. ‘-의 + 감촉’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결·느낌·늧’으로 고쳐쓸 만하고, ‘닿다·만지다·쓰다듬다·자라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길·끗·맛’이나 ‘손·손길·손맛·손매’로 고쳐쓰지요. ‘손때·손타다·손살림·손차림’으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숨·숨결·숨빛·숨꽃·숨통·숨소리’로 고쳐쓸 만하고요. ㅍㄹㄴ



풀의 감촉이 달라지고 점점 무성해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강가에 도착했다

→ 풀결이 달라지고 차츰 짙어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냇가에 닿았다

→ 풀 느낌이 달라지고 더 우거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냇가에 이르렀다

《우리 이웃 이야기》(필리파 피어스/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11) 89쪽


바람의 감촉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걸지

→ 바람결로 우리한테 말을 걸지

→ 바람 숨결로 우리한테 말을 걸지

《해수의 아이 5》(이가라시 다이스케/김완 옮김, 애니북스, 2013) 302쪽


나무의 감촉을 느꼈습니다

→ 나무결을 느꼈습니다

→ 나무를 느꼈습니다

《달팽이》(에밀리 휴즈/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24)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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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아내의


 아내의 소원인데 → 그이가 바라는데 / 곁님이 비는데

 아내의 과거를 회상한다 → 각시 옛일을 떠올린다 / 곁씨 지난일을 돌이킨다

 아내의 일을 분담해서 → 짝지 일을 나눠서 / 곁사랑 일을 갈라서


  ‘아내’는 “혼인하여 남자의 짝이 된 여자 ≒ 규실·내권·처·처실”처럼 풀이하는데, 이제는 ‘안사람(안해)’이라는 뜻으로만 묶는 일이 안 어울린다고 여길 만합니다. ‘아내 + -의’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각시·곁가시내·곁각시·곁순이’나 ‘곁님·곁씨·곁사랑’으로 손볼 만합니다. ‘지어미·그이·이녁·이분·이이·이님’이나 ‘보시오·보게나·여보·이보’로 손보고요. ‘사람·사랑·한사랑’으로 손보며, ‘사랑꽃·사랑날개·사랑나래’나 ‘짝·짝꿍·짝님·짝지’로 손보면 됩니다. ㅍㄹㄴ



〈인생은 아름다워〉는 아내의 추천으로 결혼 전에 함께 봤고

→ 〈삶은 아름다워〉는 곁님이 보자고 해서 예전에 함께 봤고

→ 〈오늘은 아름다워〉는 짝지가 얘기해서 옛날에 함께 봤고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안재구·안영민, 아름다운사람들, 2003) 49쪽


번번이 인생의 변곡점에서 아이들이 발목을 잡았다고 투덜댔던 아내의 입술에

→ 삶 갈림길마다 아이들이 발목을 잡았다고 투덜댔던 곁사랑 입술에

→ 삶이 굽이질 적마다 아이들이 발목을 잡았다고 투덜대는 곁님 입술에

《무명시인》(함명춘, 문학동네, 2015) 34쪽


사랑스러운 아내의 미소를 볼 것이다

→ 사랑스레 웃는 곁님을 보리라

→ 사랑스레 웃음짓는 짝을 보리라

《고양이 화가 주베의 기묘한 이야기 24》(나가오 마루/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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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전쟁의


 전쟁의 참화를 딛고서 → 불바다 잿더미를 딛고서

 전쟁의 의미란 → 싸우는 뜻이란 / 죽음길 뜻이란

 전쟁의 상처가 깊다 → 피바다 생채기가 깊다


  ‘전쟁(戰爭)’은 “1.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 ≒ 군려·병과·병혁·전역·전화 2.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이를 합니다. ‘전쟁 + -의’ 얼개라면 ‘-의’부터 털고서 ‘싸우다·싸움판’이나 ‘겨루다·겨룸판’이나 ‘다투다·다툼판’으로 고쳐씁니다. ‘사납다·사납터·아귀다툼·물고물리다’나 ‘쏘다·쏘아대다·찌르다’로 고쳐쓸 만하고, ‘불구덩이·불굿·불마당·불수렁·불바다·불바람’이나 ‘불타오르다·타다·잿더미’로 고쳐쓸 만해요. ‘맞서다·맞붙다·붙다·옥신각신·티격태격·치고받다·치다·쳐내다’나 ‘죽음길·죽음빛·수렁’이나 ‘피비린내·피바다·피무덤·피밭·피투성이·피다툼·피싸움’으로 고쳐써도 되어요. ㅍㄹㄴ



적을 섬멸시켜 버리는 데 있어서는 악마적일 만큼 철저한 작전을 구사해 나가는 전쟁의 천재

→ 놈을 무찔러 버릴 적에는 무시무시할 만큼 꼼꼼히 펼쳐 나가는 싸움꾼

→ 놈을 박살내 버릴 적에는 무서울 만큼 빈틈없이 다잡아 나가는 싸움꽃

→ 놈을 족쳐 버릴 적에는 끔찍할 만큼 구석구석 꾀를 내는 싸움바치

《안녕! 미스터 블랙 3》(황미나, 서화, 1991) 101쪽


선전포고도 없이 점차 참화 속으로 빨려들어간 그 전쟁의 첫 해가 1937년입니다

→ 말도 없이 차츰 불바다로 빨려들어간 싸움터 첫 해가 1937년입니다

→ 한마디 없이 어느새 싸움불밭으로 빨려들어간 첫 해가 1937년입니다

《십대를 위한 다섯 단어》(요시모토 다카아키/송서휘 옮김, 서해문집, 2015) 16쪽


박정희는 성장이라는 전쟁의 맨 선두에 서서 이 전쟁을 지휘하는 장군 행세를 했다

→ 박정희는 잘살기라는 싸움 맨 앞에 서서 이끌었다

→ 박정희는 크게 된다는 싸움에서 가장 앞에 선 우두머리였다

→ 박정희는 발돋움이라는 싸움 꼭대기에 서는 꼭두쇠 노릇을 했다

《촛불철학》(황광우, 풀빛, 2017) 22쪽


전쟁의 희생자를 기리는 평화의 전당을 짓고 싶었습니다

→ 불바다 죽음을 기리는 나눔터를 짓고 싶었습니다

→ 불굿에 죽은 넋을 기리는 쉼터를 짓고 싶었습니다

《달팽이》(에밀리 휴즈/윤지원 옮김, 지양어린이, 202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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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고래의


 고래의 바다에 도착했다 → 고래바다에 닿았다

 이곳은 고래의 섬이다 → 이곳은 고래섬이다


  ‘고래 + -의’ 얼개라면 ‘-의’를 털어냅니다. “고래의 바다”가 아닌 ‘고래바다’요, “고래의 등”이 아닌 ‘고래등’이에요. 고래가 싸우면 ‘고래싸움’이요, 고래가 노래하면 ‘고래노래’입니다. ㅍㄹㄴ



이제 신화가 된 고래의 늑골 하나 빼내어

→ 이제 까마득한 고래 갈비뼈 하나 빼내어

→ 이제 아득한 고래 갈비뼈 하나 빼내어

《말향고래》(정영주, 실천문학사, 2007) 12쪽


바다 수면 위로 고래의 등이 살짝 보였고요

→ 바다 너머로 고래등이 살짝 보이고요

→ 바닷물낯에 고래등이 살짝 보이고요

《비밀의 크기》(김세희, 상상, 2025) 4쪽


고래의 마을을 지나

→ 고래마을을 지나

《걸었어》(이정덕·우지현, 어떤우주, 202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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